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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63 안아도 돼?
작성일 : 16-11-22 13:08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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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어디 가?”

 

 

  대현이 규동에게 물었다.

 

 

  “응. 리하가 술 마시자고 했어.”

  “뭐? 걔가 너한테?”

  “응. 뭔 낮부터 마시자는데.”

  “너네 그렇게도 친했었나?”

 

  “글쎄. 아무래도 전에 그 일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서. 같은 조로 활동해왔으니 걱정되기도 하고. 많이는 안 마시게 하고 일찍 집 보내려고.”

 

 

  규동이 대문을 닫으며 말했다.

 

 

  “윤아 생일 챙겨주러 가는 거지?”

  “그렇긴 한데 아직 뭘 사줘야할지 몰라서.”

  “나 가게에 예약해놓은 거 있는데 찾아줘. 윤아 선물이니까.”

  “나 하루 종일 걔랑 보내도 괜찮지?”

  “싫은데.”

 

 

  대현과 규동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나더러 대신 선물 찾아주라는 게 그것 때문 아니겠어?”

  “맞는 말이라서 분하지만, 서로 여자 기분 잘 풀어주자고.”

  “힘내라. 권리하 술 한 번 마시면 끝까지 마시거든.”

 

 

 -

 

 

  규동은 대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각자의 길로 떠났다. 대현은 그 중 번화가로 향했는데, 옷가게와 쥬얼리 샵, 화장품 가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고민이었다. 윤아는 딱히 향수를 쓰는 것도 아니고, 무슨 화장품을 쓰는지도 몰랐다. 괜히 잘못 샀다가 윤아의 피부에 맞지 않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매번 사복을 입는 것을 보면 대충 옷 취향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는데, 윤아가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 지도 몰랐다.

 

 

  “임윤아를 좋아할 자격이 있는 건가 나.”

 

 

  생각해보면 윤아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 없었다. 음식이나 성격 정도. 윤아의 취향을 알기 위해 직접 물어보거나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다.

 

 

  “아아, 생일 케이크도 받지 못했지.”

 

 

  매번 질리도록 만드는 것이 케이크인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일의 정석은 아무래도 케이크니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케이크를 생일 선물이라고 치기도 그러니까…….”

 

 

  대현은 여성 옷가게나 쥬얼리 샵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옷도 대충 고르는데, 옷가게를 몇 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것이 처음이었다. 새삼 여자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 위해 다리 아프게 몇 시간을 걸어 다니다니. 아무래도 단비가 윤아에게 옷을 선물했다고 했으니, 목걸이가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여자들이 싱글로 하는 목걸이는 어떤 게 인기 있어요?”

 

 

  대현이 여러 목걸이를 둘러보며 직원에게 물었다. 은색으로 된 작은 곰돌이를 모티브한 목걸이라든가, 심플한 진주 목걸이 그리고 별자리 목걸이가 있었다. 대현은 목걸이를 추천 받으면서 윤아를 상상해 보았는데 마땅한 이미지가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맨 밑에 있던 목걸이를 발견했다. 알맹이가 크지 않아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아주 작게 깍여진 다이아몬드 주위를 꽃 한 송이가 둘러싸고 있었다.

 

 

  “아, 이거 임윤아가 하면 예쁘겠다. 그냥 이걸로 주세요.”

 

 

  직원은 재고를 파악한 뒤 마지막 남은 재고를 대현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단종 되는 제품이라 한 개 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A/S와 보관의 설명을 받은 뒤에 샵에서 나왔다. 규동이 대신 찾아달라는 물건이 생각났다. 핸드폰을 통해 위치를 추적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여름 샌들이었다. 아이보리 빛으로 발목 부분을 리본으로 교차해서 묶는 샌들이었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가냘픈 윤아에게 어울리는 샌들이었다. 이미 계산이 된 상태기에 대현은 신발을 받고 밖으로 나왔다. 땀 한 줄기가 이마를 타고 흘렀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니 더욱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대현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이번엔 꽃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슨 꽃이 여자의 눈에는 예쁜 것인지 몰랐다. 대현이 쭈뼛쭈뼛 꽃들 앞에 서서 제자리에 맴돌았다. 보다 못한 직원이 나섰다.

 

 

  “꽃을 주시는 분은 누구세요?”

  “20대 여자인데요.”

 

 

  대현의 목소리가 점점 죽어갔다. 대현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것은 단지 더워서 그럴 뿐이라고.

 

 

  “아아, 여자 친구분께 해드리는 거죠?”

  “예에?”

  “아닌가요?”

 

 

  ‘아직 여자 친구는 아닌데.’

 

 

  대현이 더욱 얼굴을 붉혔다. 다른 선물들이 있기에 그리 큰 꽃다발 말고 몇 송이 믹스해서 주는 게 예쁠 것이라고 직원이 설명했다. 대현은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저 남자 귀엽지 않아? 여친 위해서 혼자 꽃집 오고.”

 

 

  대현의 귀에 들어온 대화였다. 대현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등졌다. 어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꽃다발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

 

 

 -

 

  규동은 리하의 집 근처 포장마차에 도착했다. 리하가 먼저 자리에 앉아 안주와 소주를 놓고 있었다. 규동이 자리에 앉자마자 리하가 술병을 들었다. 규동이 놀라 리하의 팔목을 잡았다.

 

 

  “너 조금만 마시고 집 가는 거다?”

  “술 마시는데 조금이 어디 있어?”

  “하아…….”

 

 

  규동은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리하의 손에 있던 술병을 빼앗아 리하의 술잔에 바닥에 깔릴 정도만 따라주었다.

 

 

  “장난 하냐?”

  “처음부터 무작정 막 마시지 말고 조금씩 마시면서 오래 얘기하자. 내가 계속 들어줄 테니까.”

 

 

  리하는 의외로 규동의 말에 순종적이었다. 리하가 술잔을 비우며 제일 먼저 꺼낸 얘기가 예라였다.

 

 

  “그 배은망덕한 년. 어떻게 엄마한테 먼저 돌아올 생각 안 하고 도지욱 선배부터 만나?”

  “그러게. 서울 돌아 온지도 몰랐어. 그 사건 이후로 서울을 떠났다고 하더라지?”

  “아, 정말 생각할수록 열 받네? 야, 술.”

  “예, 예.”

  “아, 더 따라. 찔끔찔끔 강아지 오줌이냐?”

  “비유해도 참.”

  “더 따라. 그 년 생각하면 화나는 게 한 두가지 아니니까.”

 

 

  규동은 리하의 고집에 결국 넘어가 술잔을 좀 더 채워주었다. 그제야 리하가 만족한다는 듯 한순간에 술잔을 비웠다. 리하는 술을 마시기 전에 규동의 잔과 맞닿아 친 뒤에 마셨는데, 그것이 번거로웠는지 이제는 멋대로 술잔을 비우곤 했다. 심지어 규동이 들고 있던 술병을 빼앗아 스스로 채워 마시기도 했다. 규동은 천천히 마시기 위해 일부러 텀을 쉬고 있었는데 리하가 그것을 못 봤을 리가 없었다. 규동에게 윽박지르며 마시라고 독촉했다.

 

 

  “둘 중에 하나는 제대로 멀쩡해야 집에 데려다줄 거 아냐.”

  “어차피 바로 옆이 우리 집인데. 기어들어가서라도 가지는 거리야.”

  “내가 널 집까지 기어들어가게 만들겠냐.”

  “됐고 마셔.”

 

 

  빈 술병이 세 병으로 늘어났을 때였다.

 

 

  “권예라 그 자식……. 반성할 기미가 하나도 없어. 그 년이 대현이 빼앗아 갔는데, 뒤에서 도지욱이랑 어장치고 있었고. 그래도 대현이는 그거 눈감아 주고 권예라 썅년 만나줬었는데. 내가 권예라보다 뭐가 부족한 거야? 아 짜증나. 권예라 친동생인 게 창피하다고!”

 

  “……뭐?”

 

 

  규동이 할 말을 잃다가 겨우 입을 뗐다.

 

 

  “대현이랑 예라 누나와 사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욱이 형이 예라와 만났다고? 그걸 대현이가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어. 사실 대현이는 그 둘의 사이가 그렇다는 걸 어느 정도 짐작하고 확신을 안 가진 상태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데. 권예라 내 언니지만 진짜 못된 기집이야. 가만히 있던 도지욱을 자꾸 꼬신 걸 내 두 눈으로 봤다니까. 어떻게든 로제와인에 별 볼일 없는 걔가 살아남으려면 제일 잘하는 사람에게 꼬리 살랑살랑거려야 했겠지. 자기 노력할 생각은 전혀 안 하고 남에게 묻어갈 생각이나 하고. 이번에도 그래. 그 날 임윤아 생일이기도 했다면서? 그게 생일이냐. 나 같았으면 생에 가장 기쁜 날이 아니라 가장 최악인 날이었을 거다.”

 

 

  리하가 어지러운 듯 두 손으로 이마를 감쌌다.

 

 

  “날이 가면 갈수록 임윤아에게 피해만 줘. 나도 최악이야.”

  “이제 윤아가 마음에 드나 보구나?”

 

 

  리하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리하는 충분히 취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술김에 하는 말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말들을 꺼내는 것과 같으니.

 

 

  “너 확실히 변했구나.”

  “뭐? 취했다고?”

  “아니.”

  “넌 임윤아한테 언제 고백해?”

 

 

  정적이 흘렀다. 규동이 울컥한 마음에 자신의 술잔에 술이 반쯤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득 채워 마셨다. 적당히 마시려고 했더니만 윤아 생각에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어느새.

 

 

  “우리 윤아가 얼마나 귀여운데!”

  “우리? 임윤아가 네 거가 아니잖아!”

  “마음만큼은 내 거다!”

  “웃기지 마. 넌 절대로 고백 못 해!”

 

 

  이상한 말다툼을 했다. 아무래도 곱게 집 가는 것은 무리라고.

 

 

  “아, 진짜 이게 뭐야. 이 상태로 어떻게 집에 가. 아직 대낮인데.”

 

 

  규동은 가득 취해 비틀거리는 리하를 부축해 리하의 집으로 갔다. 걷다보니 조금은 술에 깬 상태였다. 리하는 신발을 벗자마자 화장실로 갔고, 규동은 거실 바닥에 앉았다. 리하가 기어오다시피 거실로 왔다.

 

 

  “나 좀 쉬었다가 갈게.”

 

 

  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하는 어느새 바닥에 누워 자고 있었다. 몇 분 채 앉아 있던 규동도 눈이 스르륵 감겼다.

 

 

 -

 

 

  저녁이 되어서야 대현은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자마자 윤아가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윤아의 신발이 없는 것을 보아 집에서 나간 모양이었다. 대현은 짐을 바닥에 내리고 에어컨부터 틀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어디야?”

  -아, 나 단비 씨랑 같이 있어.

  “뭐? 걘 또 왜? 당장 와.”

  -만난 지 몇 분 채 안 됐어.

  “됐고, 최단비 바꿔 봐.”

 

  -여보세요? 자기, 날 찾았어?

  “소름 돋게 그러지 말고 왜 또, 임윤아한테 뭔 짓하려고 그러는 거야?”

  -무슨 섭섭한 소리를. 이번에는 윤아가 먼저 연락해줬단 말이야.

  “뭐? 걔가 왜?”

  -그건 비. 밀.

 

 

  이어서 들려오는 단비의 웃음소리에 대현의 신경이 곤두섰다.

 

 

  “그래서 언제 들여다 보낼 건데?”

  -윤아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있어?

  “그건 네 알 바가 아니고. 빨리 들여다 보내.”

  -몰라. 생각해보고. 끊는다?

  “야, 야. 끊지 마!”

 

 

  이미 단비가 통화를 끊었다. 윤아가 무슨 일이냐며 단비에게 물었는데 단비는 전혀, 라고 대답했다.

 

 

  “그럼 우리 하던 얘기나 마저 할까.”

  “단비 씨의 말을 들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생각해봤어요.”

  “지금 지욱이에 대한 감정은?”

  “존경스럽고 분야를 더욱 넓혀가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그럼 대현이에 대한 감정은?”

  “생각할 때마다 설레어 긴장돼요. 하지만.”

  “하지만?”

  “그 설레는 감정이 언젠가는 변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오히려 더 멀어질까봐 걱정이에요. 지금 당장은 좋더라도 영원은 없다고…….”

 

 

  윤아는 자신의 발끝을 쳐다보다가 뒤로 한 발 물러내 숨겼다.

 

 

  “그래도 지금 당장 좋은 거면 된 거 아냐? 사랑은 너보다 나이를 먹은 나도 어려워. 잘 풀리다가도 한 순간에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이 일어나 쉽게 그 사람이 질리거나 실망하고 상처받을 수도 있지. 사랑은 완전체가 없기에 불안함을 더욱 증폭시켜. 하지만 그 불안한 감정이 있다는 건 내 안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두려움에 너의 용기를 숨기지 마. 누군가의 눈에는 내가 젊어 보이고 내 눈에는 네가 젊어 보여. 사랑에 나이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이런 사랑도, 저런 사랑도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

 

 

  윤아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옆에 앉은 단비를 바라봤다. 단비 역시 윤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한 가지. 네가 연애를 한다고 가정할 때에 팁을 준다면, 너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와 단순히 호기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의 구별법은 뭔가요?”

 

  “함께 있을 때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진정 너를 사랑해주는 남자란다. 너를 매번 힘들게 하거나 사귀자마자 얼마 안 돼서 스킨십을 강요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 갓 사랑에 빠진 여자는 세상에서 제일 귀엽기 마련이지. 너처럼.”

 

  “엑? 세상 귀여운 사람들에게 사죄해야하는 말이에요, 그건.”

  “예쁘든 안 예쁘든 사랑에 빠진 여자는 다 귀여워.”

 

 

  단비가 윤아를 와락 안았다.

 

 

  ‘내 눈에도 이렇게 사랑스러워 보이는데 도대현 마음은 더 애가 타겠네. 크큭, 재밌어.’

 

 

  “어서 집 가봐. 대현이가 언제 오냐고 묻던데.”

  “그래도 단비 씨랑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제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건 예의가 아닌 걸요.”

  “괜찮아. 괜찮아. 대신 다음에 부탁하나 들어줘.”

  “무슨 부탁이요?”

 

  “그건 아직 이르니까 다음에. 아,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의식을 하기 시작했어도 절대 서둘지 마. 서둘러봤자 좋을 건 하나 없거든.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까. 완전히 정리하고 신중하게 선택한 다음 고백하도록 해.”

 

  “네. 그럼 실례하지만 먼저 자리에서 일어날게요.”

  “그래, 그래. 조심해서 가고 다음 만날 때부턴 단비 씨 말고 단비 언니라고 불러줘.”

  “네?”

  “불편하잖아. 난 좀 더 너랑 친해지고 싶은 걸.”

 

 

  단비가 싱긋 웃었다. 윤아의 얼굴이 점차 밝아지면서 네, 라고 크게 외쳤다.

 

 

 -

 

 

  드르륵. 현관문을 닫았다. 어디선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윤아는 그 소리를 따라 걸었다. 대현이 상자에서 케이크를 꺼내 올리고 있었다. 대현이 윤아의 인기척에 놀라 하마터면 케이크를 칠 뻔 했다. 대현의 어정쩡한 모습을 발견한 윤아는 가만히 대현을 응시했다.

 

 

  “설마 너……, 생일이야?”

 

 

  윤아가 당황한 듯 대현의 생일을 기억하려 머리를 굴렀다. 대현은 머리를 긁적이곤 자신의 앞에 윤아를 앉혔다. 그리고는 조명을 끄고 케이크 위의 촛불을 밝혔다. 잠시동안의 정적.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윤아의 대현의 뜬금없는 생일 축하 노래에 급히 따라 불렀다.

 

 

  “사랑……, 하는 임윤아의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도대현의 생일 축하합니다.”

 

 

  윤아가 눈을 크게 뜨며 깜빡였다.

  “어?”

  “촛농 흘러내린다. 어서 불어.”

 

 

  얼떨결에 촛불을 불었다. 대현의 생일인줄 알고 불렀던 노래가 사실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네 생일 그냥 지나친 게 아까워서.”

 

 

  여전히 놀란 상태의 윤아를 힐끔 쳐다보고는 규동이 준비해둔 선물을 건넸다.

 

 

  “이건 이규동이 준비해준 선물. 이건 내가 너한테 주는 거.”

 

 

  대현이 윤아의 옆에 앉아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윤아는 그것을 한동안 어루만지다가 대현을 쳐다봤다. 윤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현이 울려는 윤아에게 당황해 쩔쩔 맸다.

 

 

  “마, 마음에 안 들어?”

  “이렇게 받아보는 거 처음이라서.”

  “아직 더 줄 거 있는데.”

 

 

  마지막으로 꽃다발을 윤아에게 건네주었다.

 

 

  “나 울어도 돼?”

  “뭐? 울지 마, 바보야.”

  “고마워. 나 정말 기뻐.”

 

 

  대현은 자세가 불편 했던 것인지 한 쪽 다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묻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걸이 어울리네.”

  “뭐라고?”

  “예쁘다고.”

  “뭐?”

  “목걸이가.”

 

 

  윤아가 대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가 개냐?”

  “대현아.”

  “왜?”

 

 

  대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윤아의 손길을 감지했다.

 

 

  “너 정말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응.”

  “쉽게 떠나거나 그러지 않을 거야?”

  “그럴 일 없어.”

  “지금 당장 고백하는 건 아닌데 말이야. 조금씩 너에 대해 알아나가도 될까?”

 

 

  대현이 자신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윤아의 손을 잡음과 동시에 고개를 치켜 올렸다.

 

 

  “그 말, 진심이야?”

 

 

  윤아가 고개를 소심하게 끄덕였다. 윤아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기까지 했다.

 

 

  “안아도 돼?”

  “뭐어? 싫어.”

 

 

  윤아가 부끄럽다는 듯 거절했다. 대현이 키득키득 웃으며 그래, 라고 대답했다. 그 때,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명이 아니었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졌다. 윤아와 대현이 고개 돌려 앞을 쳐다봤다.

 

 

  “어? 여긴 어쩐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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