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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90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당장 죽으러 갔을 지도
작성일 : 16-12-04 22:03     조회 : 513     추천 : 0     분량 : 7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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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계속 연달아 전쟁터 만들어놓고 단 한 팀만 뽑는다고?”

  “결국 32강전을 만들기 위해 한 팀만 뽑는 거구나. 거기다가 생판도 모르는 사람과 페어라니.”

  “그래도 명수가 있잖아. 명수랑 같이 된 사람도 그랜드 파티스 출신이잖아.”

 

  “암만 잘한다고 해도 긴장을 하게 되면 그만큼의 역량이 안 나오지. 상당히 지금 모두가 집중력이 흐려진 결장타도 있고.”

 

 

  잠깐의 휴식도 없이 페어 경연이 진행되었다. 명수는 피곤한 몸을 이끌며 32강을 오르기 위해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 모았다.

 

 

  ‘적이었던 사람과 한 패로 붙여놓다니. 그것도 소속마저 경쟁자인 그랜드 파티스의 멤버……. 그래도 우선은 지금 당장 살아야 하니까.’

 

 

  계획에 시간을 오래 두어선 안 됐다. 10개씩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몇 분도 되지 않아 바로 아이디어를 구상해야했다. 명수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했다.

 

 

  “우리는 긴 직사각형의 밀푀유로 합시다. 씁쓸한 다크 초콜릿 계열로 만들고 커피는 카페 라떼로 하는데 마냥 다 칙칙할 수 없으니까 조금 튀거나 밝은 색상의 식용 색소를 커피잔 하단에 묻혀서 수채화 같은 카페 라떼를 만드는 거예요.”

 

  “오, 그거 멋있겠네요. 그럼 밀푀유 디자인은 따로 생각하신 거 있나요?”

 

  “네. 우선 밀푀유(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으로, 수없이 많은 겹으로 쌓인 파이류.) 반죽만 같이 하고 디자인에 필요한 초콜릿 데커레이션이나 그런 것들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커피를 만들게요. 커피는 제 전문이거든요.”

  “네. 우리 꼭 살아남읍시다.”

 

 

  어떤 이는 작은 과일 타르트를 만드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아예 케이크 한 판을 만들어 10조각으로 나눌 생각이었다. 각자마다 다른 아이디어로 진행했다. 이번 역시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 일을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종종 불찰이 일어나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심사위원이 나서서 다른 팀에 방해되지 않게 하라고 경고를 주곤 했다.

 

  2:00에서 0:00로 카운트가 끝이 났을 때 비로소 모든 참여자가 조리대 밑으로 손을 내렸다. 한 팀씩 호명되자, 그 팀의 두 인원이 각자 음료와 디저트를 들고 평가의 자리로 향했다. 혹독한 심사평 와중에 명수는 자신의 팀 인원과 손으로 입을 가려가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대체로 음료는 흔히 카페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안전하게 들어가려고 한 거겠죠.”

  “크게 특출 난 아이디어나 디자인은 없어 보이는 듯하네요.”

  “그럼 승부사는 인기투표와 맛 밖에 없군요.”

 

 

   명수가 대화를 하다말고 충격 받은 듯 입을 크게 벌렸다.

 

 

   "제가 분명 대회 첫날에 말씀드렸을 텐데요. 정성과 담음새 맛이 중요하다고요. 개판으로 만들어놓고 지금 이걸 심사위원에게 먹으라고 한 겁니까?"

 

 

   여자 심사위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디저트 커팅 전용 칼을 이용해 접시에 있던 디저트 모두 쓰레기 통으로 버렸다. 가뜩이나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대회장이 더욱 삼엄해졌다. 명수 옆에 있던 남자도 충격이 가시질 않은지 자신의 입을 가리며 명수에게 작게 속삭였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당장 죽으러 갔을지도 몰라요."

 

 

   심사를 받던 두 명의 남자 중 하나는 울었고, 다른 한 명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리로 돌아가세요."

 

 

   두 명의 남성은 다른 참가자의 이목을 집중 받았다. 심사위원의 말보다도 동정과 내가 저 사람은 아니다, 라는 안도감의 눈빛이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다음 팀은 4위 소속과 7위 소속의 파티쉐 작품이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주코토(돔형의 케이크)를 가르며 물었다.

 

 

    "안에 이 과일은 뭡니까."

   "잘랐을 때 마치 도지마(롤 케이크 안에 생크림으로 가득한 일본식 롤 케이크) 롤처럼 케이크 안에 샹티 크림(설탕을 넣고 휘핑한 크림)으로 가득 채우고 망고를 넣었습니다."

 

   "차라리 망고 말고 프레쉬한 과일을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 선택을 잘못하셨네요. 느끼한 샹티 크림에 고당도의 망고라니. 크림도 분명 상태가 좋았을 텐데 관리를 엉망으로 해서 수분과 유분이 분리되어 있네요."

 

 

   여성 심사위원이 삼키지 못하고 심사 테이블 밑에 있던 휴지를 꺼냈다. 두 명의 참가자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심사위원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심사위원이 꺼낸 휴지에다 입에 있던 디저트를 뱉어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두 참가자가 뭔가를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음료마저 초콜릿이나 아보카토, 망고, 바나나 류의 느끼하거나 고당도의 과일 음료로 했으면 정말로 화냈을 거예요. 음료 맛은 괜찮군요. 이 팀이 살아남으려면 오직 이 음료 하나로 인기투표에서 만점을 받아야 합니다.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계속되는 혹평이 몇 차례 지나갔다. 10명으로 이룬 팀전 역시 초면의 사람들과 팀을 꾸려 음식을 만들었어야 했지만, 개중에서도 실력자가 어느 정도 커버 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팀전은 2명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균 이하의 두 명이 만나게 된다면 결과는 빤했다.  이어서 웅의 팀 심사가 진행되었다. 다크 초콜릿 맛의 샤를로트와 초코 라떼였다.

 

 

   "왜 음료와 디저트 모두 초콜릿으로 한 거예요?"

   "제가 초콜릿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초콜릿으로 통일하자고 했습니다."

   "그럼 옆에 있는 사람은 곧이곧대로 그 말을 따라 갔다는 겁니까?"

   "네……."

 

 

   남자 심사위원이 한숨을 쉬며 좁은 원기둥 모양의 샤를로트를 잘랐다. 내용물은 얇은 시트와 초콜릿 무스, 초콜릿 글라사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크게 꾸밈없이 견과류로 데커레이션이 고작이었다.

 

 

   "맛은 나쁘지 않네요."

 

 

   다른 남자 심사위원이 포크를 접시에 내리며 말했다.

 

 

   "디저트가 음료보다 더 농도가 진해서 음료를 마셔도 그리 단 건지 모르겠군요."

 

 

   웅이 조심스럽게 남자 심사위원과 눈을 마주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웅은 말이 없었다.

 

 

   "초콜릿의 농도로 차이를 만들려고 한 것인지 자세한 의도는 모르겠다만 잘못된 건 확실하거든요. 보통 묵직한 디저트가 있다면 가벼운 음료를 만들거나, 가벼운 디저트를 이용했다면 무거운 음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초콜릿이란 무거운 주제로 이루어져서 밸런스가 붕괴되었습니다. 아직 프로로 보기엔 어린 부분이 있군요."

 

 

   웅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심사위원은 웅의 표정을 내리깔아 보며 말했다.

 

 

   "만약 기회가 한 번 더 있다면 그 땐 제대로 보여주셔야 합니다. 자리로 돌아가 주시고 김명수, 차원효 팀 나와 주세요."

 

 

   명수와 소속 사람의 평가는 여성 심사위원이 진행했다.

 

 

   "여태껏 패자부활전에 나온 소속 사람들의 수준은 우리들을 실망시켰는데 마지막 소속사로 이루어진 팀의 디저트는 어떨지 걱정이군요."

 

 

   심사위원이 밀푀유의 외형을 보고 맛을 보았다.

 

 

   "밀푀유의 근본적인 기초를 가장 잘 해석한 팀 같군요. 이 두 분이 진정한 소속 명예를 걸고 온 게 아닌가 싶군요. 다만 지난 팀전에 팀을 잘못 만나서 이 자리에 온 것 같고요. 이 음료 밑바닥은 무엇입니까? 섞어 먹는 건가요?"

 

   "카페 라떼입니다. 밑바닥은 식용 색소고 섞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난하고 칙칙한 모습을 벗어내기 위해 조금 튀는 색상을 수채화처럼 넣어보았습니다. 참고로 디저트와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카페 라떼 치고는 좀 더 씁쓸한 맛에 가까울 것입니다."

 

 

   뒤에 앉아 있던 심사위원이 일어났다. 여 심사위원의 호평에 맛이 궁금하다며 남은 디저트를 맛보았다. 여 심사위원이 맛을 보던 남 심사위원에게 말을 걸었다.

 

 

   "맛있지 않아?"

   "이거 남은 거 나 다 먹어도 되지?"

 

 

   여 심사위원이 남 심사위원의 팔뚝을 웃으며 밀었다. 명수와 그랜드 파티스 소속의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윤아와 대현이 손을 마주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렇지. 명수가 패자부활전에 있을 명수가 아니지."  모든 참여자가 각자 조리대로 돌아가 결과를 기다렸다. 심사위원들은 심사 시작 전에 대회 스태프들이 야외로 남은 디저트들을 가져가 시식 평가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향했다.

 

 

  “뭐야, 결과가 왜 이래? 설마 진짜 이대로 투표가 마감된 거야?”

  “설마.”

  "시민 인기투표가 끝났습니다. 결과는 말 그대로 반전이었습니다."

 

 

   패자부활전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투표 현장에 가서 직접 지켜봤는데 설마 했던 게 사람을 잡았습니다."

 

 

   다른 심사위원이 명수네 팀을 불렀다.

 

 

   "이것도 인연인데 악수 한 번씩 합시다."

 

 

   명수는 전혀 심사위원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았다. 어정쩡한 자세로 악수와 포옹을 했다. 중간에 있던 남자 심사위원이 명수에게 한 번 더 손을 내밀었다. 명수가 심사위원을 바라봤다.

 

 

   "앞치마를 벗을 때 저에게 주시면 됩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다른 참가자들의 웅성거림이 심사위원의 귀까지 도달했다. 심사위원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뗐다.

 

 

   "인기투표에서 우리의 심사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명수는 하릴 없이 자신의 앞치마를 벗어 심사위원의 손에 쥐어주었다. 심사위원이 다시 한 번 더 명수를 안아주었다.

 

 

   "꼭 다음 대회 정상에서 마주합시다. 수고하셨습니다."

 

 

 -

 

 

   효린이 명수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그래도 심사위원께서 정말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어주셨다며. 다음 대회 정상에서 마주하자면 그만큼 너에게 애정이 있었단 소리 아닐까."

   "결과에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 아아, 대회 전에 예선전은 당연히 붙을 거라고 너한테 큰소리 쳤는데 이게 뭐람."

  "괜찮아. 나는 아예 참여해보지도 못했는걸. 우리 다음 기회는 꼭 32강전에 들어가자."

 

   "그래. 오늘은 효린이가 날 위로해주는 거야?"

   "당연하지! 기분 전환으로 고기나 구워먹으러 갈까."

   "단 둘이?"

   "응응."

 

 

   대현이 패자부활전 결과 상황을 다시금 기억에서 꺼냈다.

 

 

   '차 웅씨, 자신의 디저트가 맛있다고 생각합니까?'

   '네.'

   '축하드립니다. 패자부활전 최후의 1위, 차웅 팀입니다.'

 

 

   "나 대회 끝나고 나서 화장실 다녀오다가 우연히 남자 심사위원 둘이서 한 얘기 들었는데."

 

 

   명수와 몇몇 파티쉐들이 대현에게 주목했다.

 

 

   "분명 네 디저트가 맛있었는데 어떻게 시민 인기투표에서 차웅에 몰빵이라도 한 것처럼 고득점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데. 심사위원의 까다로운 입맛에 맛있다고 느껴지면 일반 시민에게도 맛있는 것은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차웅네 팀이 그렇게 맛이 없다는 건 아니었지만 분명 결과는 너를 예상하고 있었나봐."

 

   "그래서 나한테 그렇게 미안하단 표정을 지은 거구나."

   "그런 것일지도."

 

 

   순간 단비와 대현의 눈이 마주쳤다. 단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튼 명수는 수고했고, 본선에 진출한 사람들은 컨디션 잘 조절해서 대회 당일 때 보자.“

 

 

 -

 

 

   예선전에 통과한 32명의 첫 본선 날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하루의 휴식기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주영씨."

   "긴장되어 밤을 설쳤습니다."

 

   "지욱 씨."

   "어떤 주제의 대회가 이루어질지 몰라 여러 가지를 연습했습니다."

   "어떤 것들을 만들어보았나요?"

 

   "채소를 이용한 빵이 무엇이 있을까 고려하며 만들어보기도 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을 대상으로 디저트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자, 그럼 32명의 참가자들은 지금 바닥의 번호가 보이시죠?"

 

 

   참가자들과 심사위원 사이에 1번과 2번으로 나눠진 빨간색과 파란색의 매트가 깔려있었다.

 

 

   "여러분들은 지금 당장 5초 안에 원하는 번호를 골라 매트 안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단, 16명의 인원이 찬 번호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카운트 세겠습니다. 하나."

 

 

   갑작스런 결정권에 참가자들이 우왕좌왕 했다.

 

 

   "둘."

 

 

   대현은 1번을, 윤아는 2번을 선택했다.

 

 

   "셋."

 

 

   이어서 리하와 단비, 현미가 대현을 따라 1번을 선택했다. 지욱과 웅, 정, 규동, 제훈이 2번을 선택했다.

 

 

   "다섯."

 

 

   다섯이 되어서도 결정을 하지 못한 사람들 역시 이미 차버린 1번에 들어가지 못해 2번으로 들어가 모든 결정이 끝났다.

 

 

   "마감되었습니다. 그럼 1번과 2번 팻말이 무엇인지 스티커를 떼겠습니다."

 

 

   1번과 2번이 심사위원의 손에 의해 동시에 떼졌다.  1번 이탈리안. 2번 프렌치.

 

 

   "대현 씨,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겠습니까?"

   "머랭입니까?"

   "맞습니다. 첫 본선의 주제입니다. 이탈리안 머랭과 프렌치 머랭을 선택한 사람은 각각 16명. 이 주제가 다른 16명은 기계를 통해 랜덤으로 주제를 교차시켜 1 : 1 경연을 할 것입니다. 즉, 이탈리언 대 프렌치 경기죠."

 

 

   대형 스크린 화면에 1번과 2번 박스가 나왔다. 그 박스 안에 참가자들의 이름이 들어가더니 곧이어 두 개의 박스가 그것보다 더 큰 박스에 들어갔다.

 

 

   "지금부터 32강 대전표를 소개하겠습니다!"

 

 

   박스 정 중앙에서 빛이 점차 모아지더니 펑, 터졌다. 터지면서 튀어나온 이름들이 무작위로 이어졌다. 단비가 눈을 얇게 뜨며 대전표를 확인했다.

 

 

   "이번 32강전은 누구와 누가 붙는지 한 번 볼까나. 나랑, 윤아랑, 지욱이는 일반인이랑 붙네. 리하가 차 웅이랑 붙네?"

   "네? 제가 차웅이랑 붙는다고요? 왜 하필 그 자식이지. 가뜩이나 찜찜한데."

   "그리고 제훈이랑 현미랑 붙고."

 

 

   제훈과 현미가 손가락으로 서로를 가리켰다.

 

 

   "은근 이번 대회 보면 로제와인끼리 붙여놓는 게 많다니까. 최초의 예선전 D조도 죽음의 조로 로제와인이랑 그랜드 파티스 소속사로 붙여놓더니. 이번 대회는 아무래도 로제와인이 누구에게서나 견제의 대상이니 초반에 떨어뜨릴 공략인 것 같은데 쉽지 않은 걸. 어디보자, 우리 대현이는…….”

 

 

   대현이 단비의 말에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차 정? 아, 걔 쌍둥이 형 아냐?"

   "응. 맞아. 그런데 그 쌍둥이 형은 나름 자기 알아서 잘 하던 걸? 지난 미스로드 때 두 번의 출연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왕중왕전 때 괜찮은 모습 보여줬었지."

 

 

   지욱이 규동의 대전표를 보고 말했다.

 

 

   "규동이 너는 이번 3위 소속 누구였지? 체리쉬? 거기의 파티쉐랑 붙네. 그런데 이 사람 프로필 보니까 지지난 크라운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했던 사람이던데."

   "네에?"

   "넌 이번 대회 여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구나."

   "하하……."

 

 

   리하가 씩 웃으며 규동에게 다가와 딴지를 걸었다.

 

 

   "이번 우리 소원 내기 잊지 않았지?"

   "너도 차 웅이면 만만치 않잖아?"

   "그거야 모르지. 하지만 난 자신 있어."

   "헤에, 대단하네. 32강전 결과 두고 보자고."

 

 

   다른 심사위원이 마이크를 들었다.

 

 

   "이번 경연부터 본선이기 때문에 실내 대회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최대 조리대 수용 인원이 16명이기 때문에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하겠습니다. 우선 윗줄에 있는 대전표가 1부 오전에, 밑줄에 있는 대전표가 2부 오후에 치루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1부 경연을 치룰 사람들은 세팅할 동안 준비하시고 2부 경연 참가자분들은 위로 올라가셔서 상황을 지켜보시면 됩니다."

 

 

   1부에 경연을 치루는 사람은 단비, 지욱, 제훈과 현미, 윤아였다. 윤아는 스태프가 자신의 옷에 마이크를 달 동안 단비의 손을 잡았다.

 

 

   "언니, 나 너무 긴장돼요."

   "그런 것 같네. 목소리부터 떨림이 굉장한 걸?"

 

 

   단비가 윤아의 옷매무새를 바로해주며 다시금 대화를 이었다.

 

 

   "걱정 마. 여기서 너보다 실력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 거야. 긴장할수록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 힘드니까 편하게 마음먹어. 평소 로제와인의 월말평가와 크게 다를 것 없이 TOP을 가리는 것뿐이니까."

   "네……."

 

 

   대현은 2층에 올라와 윤아와 단비가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진 않지만 윤아를 달래는 것 같았다. 윤아의 긴장이 역력한 표정에 대현 역시 덩달아 긴장이 되었다.

 

 

   "아, 차라리 내가 1부에 쳤더라면 좋을 텐데. 빨리 치고 긴장이라도 풀게. 너무 긴장해서 배가 아프다."

   "혹시 그거 똥배?"

 

 

   이번엔 규동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리하가 발로 규동의 정강이를 차며 말했다.

 

 

   "맞는다. 난 엄마랑 통화하고 오련다."

 

 

   엄마와 통하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화장실부터 찾았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라 화장실의 위치를 단번에 찾지 못했다. 한참을 헤매어 복도 끝에서 코너를 돌려고 할 때였다. 주훤의 뒷모습에 놀라 벽 뒤로 숨었다.

 

 

   '잠시만, 내가 왜 쟤보고 숨어?'

 

 

   리하가 다시 한 발자국 앞으로 가려고 할 때, 주훤의 대화에 멈췄다.

 

 

   "이번 본선 붙는 건 로제와인의 권리하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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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 너의 한계 2016 / 11 / 24 706 0 8925   
65 65 신은 나의 위치를 실감나게 해 2016 / 11 / 23 855 0 8859   
64 64 이게 무슨 일이야 2016 / 11 / 23 445 0 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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