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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88 God Of Crown,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작성일 : 16-12-03 06:02     조회 : 604     추천 : 0     분량 : 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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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1. 오늘도 어김없이 규동은 윤아와 대현을 먼저 보내놓고 조리실에서 계속해서 연습을 했다. 조금 더 있으면 버스가 끊길 지도 모른단 생각에 서둘러 주변을 정리했다. 리하는 먼저 간 상황이었고, 명수와 효린은 아직까지 연습을 계속했다. 효린이 물었다.

 

 

  “이제 가게?”

  “응. 너희는?”

 

 

  명수가 효린 대신 말했다.

 

 

  “내가 차 태워줄 거야. 너도 태워줄게.”

  “됐어.”

  “이왕이면 대현이랑 차 한 대 사는 게 어때?”

 

 

  규동은 모자를 벗고는 락커로 향하며 말했다.

 

 

  “안 그래도 대회가 끝나는 참에 사려고.”

 

 

  규동이 짐을 싸고 학원에서 나오자, 화장실에서 나와 계단 내려가려는 리하가 보였다. 규동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며 리하에게 물었다.

 

 

  “먼저 갔던 거 아니었어?”

 

 

  리하의 표정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식은땀을 흘리는 것 같기도 했다. 이마가 조금씩 번들거렸다.

 

 

  “어디 아파?”

 

 

  리하는 말할 수 없었다.

 

 

  ‘얼마 후면 생리 시작할 지도 모른다는 거 알릴 수도 없고……’

 

 

  “알아서 뭐하게?”

  “알아서 뭐하긴, 병원에 데려다 줄게.”

  “됐어. 시간 지나면 금방 괜찮아져.”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규동은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에 타는 리하의 뒤를 따랐다. 리하가 계단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발을 헛디뎠다. 규동이 다급하게 부축해주었다. 리하는 뿌리칠 힘도 없었는지, 뿌리치려다 관두었다.

 

 

  “왜 그렇게 고집 부려? 대현이가 나처럼 이래도 그러지 않았을 거면서.”

  “대현이가 뭐. 그냥 놔두면 괜찮아 진다니까. 그리고 왜 하필 대현…….”

 

 

  리하는 정신없이 말하던 와중에 문득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하여간 남자는 대현이 말고는 전부 다…….’

 

 

  “너도 보면 그리 강한 게 아닌 것 같은데 항상 강한 척을 한단 말이지.”

 

 

  리하는 어정쩡하게 굽은 허리를 펴고 규동을 올려다보았다.

 

 

  “조금은 솔직해도 되잖아. 아직……, 대현이를 잊지 못 했다고.”

  “내, 내가 언제 잊지 못 했다고? 네가 나에 대해서 뭘 더 안다고…….”

  “몇 년 동안 같은 팀이 되었으면 어느 정도 알 건 다 알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대현이보다 너에 대해서 아는 게 더 많을 걸.”

 

 

  리하는 시선을 회피하며 빨리 자신을 부축해 달라고 팔꿈치로 규동의 허리를 찔렀다.

 

 

  “그래도 고백 못한 지질한 남자 보다 나아.”

  “갑자기 그 얘기는 왜 나와? 너야 말로 고백해 놓고도 잊지 못해 미련 가지는 지질한 여자지. 너보단 내가 나은 것 같은데?”

 

  “너 요새 시비가 부쩍 늘었다?”

  “너야 말로 엄한 사람 잡고 지질하다고 그만 시비 걸어.”

 

 

  한동안 리하와 규동은 서로를 내리까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못났는지를, 이번 대회에서 누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지를. 리하가 자신이 우승하겠다고 말하자, 규동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이번 우승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지욱이 형도 있고 대현이도 있는데. 거기다가 윤아의 실력도 무서울 정도로 그 둘의 뒤를 따르고 있어.”

 

  “그럼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사람들을 치고 나아가나 내기해. 우승까지는 못해도 내가 너 하나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거 같거든.”

  “내기에서 이기면 밥 사주기? 아니면 소원?”

 

 

  규동은 도로에서 택시를 잡은 뒤 리하를 태웠다.

 

 

  “야, 야. 나 택시 안 타. 왜 이래?”

 

 

  규동은 택시 기사에게 리하의 집 주소를 불렀다. 자꾸만 택시에서 나가려는 리하를 진정시키기 위해 리하의 어깨를 지그시 눌렀다.

 

 

  “네가 내 집 주소는 어떻게 알아?”

  “가봤으니 알지. 바보야.”

 

 

  규동은 리하의 어깨를 지그시 누른 손으로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는, 돈을 꺼내 리하의 손에 얹혀주었다.

 

 

  “돈은 이걸로 해결 됐지? 내기에서 지는 사람이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걸로 하자. 내일 늦지 말고 대회장으로 와.”

 

 

  리하가 뭔가를 말하기도 전에 규동이 자신의 주머니에 있었던 핫팩을 리하의 무릎 위에 던져주었다. 그리고는 택시의 문을 닫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택시가 떠나도 한동안 규동은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사람들이 지질하게 생각해도 어떡해. 너무 좋아하면, 정말 좋아했다면 그 사람은 쉽게 잊을 수 없어. 너도……, 마찬가지잖아.”

 

 

  리하는 자신의 무릎에서 느껴지는 열기를 손으로 쥐었다. 자신의 볼에 갖다 대며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그래. 나도 마찬가지지.’

 

 

  규동이 집에 도착해 현관에다가 신발을 벗을 찰나였다. 아직 자고 있지 않았던 윤아가 규동을 맞이했다.

 

 

  “아직 안 잤어?”

  “응. 내일 대회다보니까 너무 긴장 돼서 잠이 안 와.”

  “대현이는?”

  “대현이는 피곤했는지 벌써 자더라. 우유……, 한 잔 할래?”

 

 

  규동은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거실 소파에 앉았다. 윤아는 갓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규동에게 건넸다. 규동은 그것을 받으며 차가운 손을 녹였다. 규동은 우유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윤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시간 진짜 빨리 간다. 벌써 내일이네.”

  “그러게. 준비는 많이 했어?”

  “나 나름 열심히 한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불안해. 규동이 넌?”

  “나도 그래. 경험자라고 해도 사람의 떨리는 심리는 똑같달까. 우리,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 받자.”

  “응.”

 

 

  규동은 윤아에게 다가갈 생각을 하려다가 말았다. 우유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말했다.

 

 

  “내일 일찍부터 예선전 치르니까 이만 올라가볼게.”

  “응.”

 

 

  한편 단비는 빨간색 봉투를 화장대에 내려놓고서 화장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과연 이번 우승자는 누굴까.”

 

 

  단비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가락의 틈을 벌려 거울을 쳐다봤다.

 

 

  “이번 시즌 정말 기대 돼.”

 

 

 -

 

 

  D-DAY. 미스 로드의 PD는 촬영 카메라에 대회장 내부를 담았다. 각 디저트 소속 사람들과 마스터가 준비한 전시품이 1층 전시장에 배치되어 있었다. 초콜릿 공예를 통해 오페라 유령의 가면을 만들어 놓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과자의 집을 만들어 놓았거나, 여러 개의 초콜릿들을 모아 하나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외삼촌은 자신의 소속 사람들을 보기 위해 대기실로 달려갔다.

 

 

  외삼촌이 각자의 컨디션을 물어볼 때에 명수가 파이팅이라도 외치자며 사람들과 외삼촌을 둥그렇게 모이게 했다. 외삼촌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린 매일을 엄청난 노력을 해왔어. 비록 힘든 일도 많았고, 여러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그것이 우리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아닌가 싶어. 지금까지 와준 너희들이 무척 자랑스럽고 고마워. 우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래도 첫 번째. 다치지 말 것. 두 번째, 어떠한 상황이 놓여도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세 번째, 긴장하지 말 것.”

 

 

  외삼촌이 먼저 허공에 손을 뻗자, 다른 사람들이 그 위에 손을 차곡차곡 포갰다. 외삼촌은 기합을 모아 비장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자. 하나, 둘, 셋.”

 

 

  모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파이팅!”

 

 

  각자의 손이 굳게 쥐어진 주먹으로 바뀌어 자신의 가슴팍에 놓였다. 유난히 밝은 조명이 그들의 머리맡을 내리 쬐었다.

 

 

 -

 

 

  대회장 밖. 사전에 10개의 조로 나눠 줄을 맞춰 선 사람들로 빼곡했다. 심사위원이자 대회의 진행자를 맡은 세 사람이 강단 위에 올랐다. 중간에 서 있던 남자가 마이크를 쥐었다.

 

 

  “빵을 사랑하는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516명의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주변을 가득 메웠다.

 

 

  “소속의 명예를 걸고 오신 분들도 있고 개인별로 오신 유망주 혹은 일반인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는 소속의 이름을 잊어주세요.”

 

 

  몇몇 소속 사람들의 얼굴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로지 실력만으로만 승부를 펼치게 될 것입니다.”

 

 

  맨 오른쪽에 있던 남자 심사위원이 말했다.

 

 

  “요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정성입니다. 올바른 태도가 있기에 정성이 존재하고 정성이 있기에 감동이 존재합니다.”

 

 

  맨 왼쪽의 여성 심사위원이 입을 열었다. 훨씬 전부터 대현을 주목했었던 심사위원이기에 대현이 긴장한 듯 침을 힘겹게 삼켰다.

 

 

  “요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담음새입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요리여야 합니다.”

  가운데에 있던 심사위원이 마저 말을 이었다.

 

  “요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맛입니다. 이곳의 팬트리는 최고급 식자재만 취급하였고, 최고라고 불리는 설비를 갖췄습니다. 절대 뭐가 부족해서 실력을 발휘 못했다, 라는 핑계는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최고급 식자재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 않게 신중하셔야 합니다.”

 

 

  세 사람의 위엄은 대단했다.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제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이 대회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을 맡을 정도가 그들이 인정받았다는 증거였다. 매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욱 까다롭고 예민하기에 잠깐의 실수라도 용서가 되지 않았다.

 

 

  “킹 오브 크라운.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지금부터 예선전을 시작하겠습니다!”

 

 

  516명은 A조에서 J조까지 총 10개의 팀으로 나뉘어졌는데, 단비와 명수가 A조. 리하, 윤아, 대현, 지욱, 차 정이 D조. 규동과 제훈이 G조, 차 웅과 현미가 J조였다. A조인 명수와 단비가 간이 조리대 앞에 섰고, 나머지 조의 인원들은 대회장 뒤로 빠져 그들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앞으로 이 대회에서 이루어지는 경연에는 어쩌다 한 번 최고의 1인에게 이 대회 로고의 배지를 수여합니다. 그 배지는 다음 경연에 있어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드리니 꼭 차지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예선전에는 2조씩 마다, 그러니까 약 100:1의 확률로 배지를 수여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경험이 있던 대회 참가자들이 헛웃음을 지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와 무슨 100 대 1로 배지를 받을 수 있어. 작년까지만 해도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이번 시즌이 전대 시즌보다 상금이 대단해서 그런가. 장난 없네.”

 

  “그럼 이번 예선전을 치룰 종목 첫 번째를 알려드립니다. 머랭을 신속히 만들어 뒤집었을 때 떨어지지 않게 하면 통과입니다. 단, 제대로 치지 않아 머랭이 흘러내린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선착순으로 25명을 고르는 것이니 여유를 부려서는 안 됩니다.”

 

 

  단비는 자신의 앞 작은 조리대에 놓인 재료들을 보았다. 비장한 눈빛으로 손을 풀었다.

 

 

  “그럼 3초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3, 2, 1, 시작!”

 

 

  시작을 외침과 동시에 예선전을 치루는 A조 참가자들이 볼에 달걀흰자를 분리해 소량의 설탕을 넣고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빠른 손놀림과 거품기를 올렸을 때 빳빳하게 서는 것이 관건이었다. 거품기가 빠르게 그리고 불규칙하게 볼과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머지않아 곳곳에서 다 되었다며 자신의 눈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서 볼을 뒤집었다. 누군가는 붙은 반면에 누군가는 흘러 내려 조리대 위에 질척이며 떨어지곤 했다.

 

 

  “아씨.”

 

 

  점점 선착순 인원이 차질수록 마음이 급해져만 갔다. 다행이도 단비와 명수는 선착순 안에 들어갔다.

 

 

  “그만. 25명 마감하겠습니다.”

 

 

  선착순에 들어간 25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앞치마를 벗고 대회장에서 나갔다.

 

 

  “두 번째 관문, 과일 손질하기입니다. 세 가지의 과일을 동시에 손질하고 조리대 위에 올립니다. 과일이 제대로 손질이 되지 않거나, 알맹이의 형태가 조금이라도 깨지면 바로 탈락입니다. 두 번째 평가엔 선착순이 없는 대신 제한 시간이 넉넉 잡아 있으니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심사위원이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뒤에 있던 세 개의 대형 박스가 열렸다. 약간의 구릿하면서도 달콤한 향을 품기며 정체를 드러냈다. 평소에 흔히 접하는 사과나 망고 따위가 아니었다.

 

 

  “저건 망고스틴, 두리안. 저건 뭐지? 저것도 과일 맞아? 왜 저렇게 커.”

  “와 무슨 흔히 접해보지 못한 것도 있네.”

  “무슨 먹어보지도 실제로 보지도 못한 것을 손질해야해.”

 

 

  세 가지의 과일은 열대과일을 대표하는 과일로써 망고스틴, 두리안, 잭푸르트였다. 잭푸르트, 큰 것은 몇 십 키로도 되는 대형 과일에 속하며 약간의 구릿한 향과 고당도, 비타민을 자랑하는 과일이다. 초록빛의 촘촘한 가시 껍데기를 가지고 있으며 잘랐을 때 노란 속살을 드러내는데 석류처럼 껍데기 속에 수많은 알맹이가 있다. 그 알맹이의 큰 씨앗을 빼내야하는데 생각보다 양이 상당하다. 하나 모두를 손질하기엔 많은 시간이 소모되기에 10개의 알맹이만 분리하면 되었다. 재료 손질의 지식이 있어야 좀 더 쉽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모두 하나씩 가져가시면 됩니다.”

 

 

  두 번째 예선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망고스틴. 사과 껍질처럼 일일이 벗겨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손으로 지그시 눌러 껍질을 깨서 알맹이만 꺼내는 사람, 칼집으로 껍질을 갈라 꺼내는 사람도 있었다. 두 번째 두리안.

 

 

  “크흡, 두리안 냄새는 암만 맡아도 적응이 안 돼.”

 

 

  명수가 코를 찡그리며 과일 손질에 들어갔다. 두리안은 긴 타원형 구 모양이었는데, 뾰족한 가시로 둘러싸여 있다. 그 중 유독 불룩 튀어나온 부분에 칼집을 냈다. 두꺼운 껍데기 속에 노란 속살이 나왔다. 규동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한 번에 꺼냈다.

 

  문제는 잭푸르트였다. 잭푸르트를 접해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 처음 보는 것이라 어떻게 손질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단비는 잭푸르트를 반으로 쪼개 안의 알맹이를 찾아 꺼내어 씨를 벗겨냈다.

 

  도중에 마음이 급하거나 긴장하여 손을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시간에 쫒기며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심사위원의 눈에 밟혔다.

 

 

  “그만.”

 

 

  몇 분의 소요 끝에 2차 예선이 종료되었다. 심사위원 세 명이 둘러보며 손질된 과일 형태를 보았다.

 

 

  “지금 이걸 과일이라고 손질한 거예요? 걸레짝이 되었네요. 앞치마 벗으세요.”

  “망고스틴의 껍데기를 벗겨낼 때 칼집을 너무 깊게 내서 알맹이에 칼집이 났네요. 심사위원 눈을 속이려고 칼집을 숨기지 마세요. 벗으시면 됩니다.”

 

 

  윤아가 손을 모으며 기도했다. 단비와 명수는 꽤나 여유로웠다. 25명에서 15명으로 추려졌다. 마지막 관문, 케이크 데코레이션이었다. 사전에 케이크 하나가 대형 스크린 위에 떴다. 케이크 윗면에 여러 가지 형태의 꽃이 생크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것과 똑같이 만들면 됩니다. 이번 역시 선착순 10명을 가립니다.”

 

 

  백합, 장미, 국화, 카네이션, 스위트피 꽃이었다. 각자마다 색깔이 있으며 간혹 두 세 가지의 그라데이션 색감을 표현해야 하는 꽃도 있었다. 조금씩 아마추어와 프로급의 실력이 차이났다. 제일 먼저 단비가 해냈고 이어서 명수가 해냈다.

 

 

  “좋아.”

 

 

  대현이 주먹 쥔 손을 흔들며 외쳤다. 이어서 몇 차례 다른 조의 예선이 끝나고 D조의 예선전을 준비했다. 윤아와 대현이 맞은편으로 서로 마주보았다. 윤아가 파이팅을 알리는 손짓을 하자 대현이 손가락으로 윤아의 목을 가리켰다. 주훤이 낸 멍을 가리기 위해 둘렀던 손수건이 살짝 흘러내렸다. 윤아가 급히 매무새를 다듬었다.

 

 

  “와아, 이번 D조 죽음의 조네요.”

 

 

  명수가 단비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게. 대현, 지욱, 윤아, 리하가 있다니. 그리고 저 사람은 그랜드 파티스 쌍둥이 파티쉐의 형 아냐? 이번 판은 살벌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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