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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76 오늘 밤, 방으로 들어와
작성일 : 16-11-29 21:21     조회 : 600     추천 : 0     분량 : 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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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도착했다. 이제 일어나.”

 

 

  외삼촌의 말로 목적지 플랫폼에 발을 딛자마자, 율은 윤아를 꼭 안았다. 윤아네가 아침에 겨우 도착했던 지라, 기차 안에서 제대로 인사를 나누고 싶었지만, 대근의 표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윤아한테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율은 윤아를 위아래로 한 번 훑으며 윤아의 볼을 손으로 감쌌다.

 

 

  “대체 이게 뭐야. 밥은 제 때 먹고 다닌 거야? 엄마 마음 아프게…….”

  “응, 먹고 있어요. 아까 기차 안에서 점심으로 전복죽 먹는 거 봤잖아요. 엄마……, 나 엄마가 만들어준 닭죽 먹고 싶어요.”

 

 

  윤아는 조심스럽게 율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젠 예전과 달리 율이 윤아를 잘 신경써주지만, 윤아는 아직 그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율의 눈치를 보았다. 닭죽은 율이 죽 중에서 제일 잘 만드는 죽었는데, 어릴 적 자신의 오빠인 유영이 아플 때마다 만들어줬던 것이었다. 윤아는 그것을 옆에서 딱 한 입 먹어본 것이 다였다. 율은 윤아가 닭죽을 먹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았는지, 윤아의 볼을 감쌌던 율의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율은 자신에게 눈치를 보면서까지 물어보는 윤아가 안쓰러웠다. 율은 다시 한 번 윤아를 안아주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 꼭 해줄게.”

 

 

  윤아는 생긋 웃으며 엄마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대현은 그 모습을 그들의 뒤에서 지켜보았다. 단비 역시 대현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지켜보았다. 대현은 단비를 노려보며 팔을 뿌리쳤다.

 

 

  “저리 가.”

  “왜?”

  “네가 무슨 내 여자친구라도 돼?”

  “흐응. 나도 닭죽 먹고 싶어, 대현아.”

  “이게 사람을 놀려?”

 

 

  대현은 순간 화나서 단비에게 소리쳤다. 일제히 모든 사람들이 대현과 단비를 쳐다보았다. 대현과 단비는 민망했던 것인지 어색한 미소를 띠었다. 대현은 단비에게만 들리도록 물었다.

 

 

  “너 대체 여기에 온 이유가 뭐야?”

  “마스터가 같이 가자고 했어. 이번 여행, 윤아의 심리를 고치는 것뿐만이 아니라고 했어.”

  “그럼 누굴 또?”

  “그 이상은 나도 잘 몰라. 나도 뭔 심리를 고쳐야하는 건가? 나도 왜 날 불렀는지 몰라.”

 

  “넌 나랑 임윤아 건드는 그 고약한 심리부터 고쳐야 해.”

  “뭐? 나 나름 애정 담아서 한 생각인데?”

  “시끄러.”

 

 

  대현은 듣기 싫다는 듯이 윤아에게 다가가 윤아의 캐리어를 대신 들어주었다. 윤아가 괜찮다며 자신의 캐리어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대현은 끝까지 자신이 들어주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단비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한참 버스를 타고 나서야 한 마을의 근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은 세 면이 강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강의 깊이는 매우 낮아 사람들이 발 벗고 돌아다녀도 될 정도였다. 마을에 도착하기 위해 강을 건너려면 마을 끝까지 이어진 무섬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다리는 한 사람이 걸을 수 있을 만큼 좁았다. 그들은 각자의 짐을 들고 그 다리를 건넜다. 그리고 도착했을 즈음엔 만개한 꽃들과 바람에 나부끼는 낙엽들이 한눈에 보였다. 그들은 마을의 풍경을 보며 감탄을 했다. 마을의 곳곳에 나무와 꽃을 포함한 식물들이 무성했고, 그 사이사이에 관광단지로써 신축한 공공시설과 한옥이 보였다.

 

  외삼촌이 구경은 나중에 하라면서 그들이 며칠 동안 묵어야할 곳으로 앞장섰다. 윤아는 도착하자마자 외삼촌에게 이곳이 어딘지에 대해 물었다.

 

 

  “여긴 스승님의 친구께서 운영하시는 민박집이야.”

 

 

  때마침 한 노인이 그들의 앞에 섰다.

 

 

  “어서 와.”

  “그간 강녕하셨어요? 얘들아, 어서들 인사해. 이 분은 내 스승님의 친구이셔.”

  “안녕하세요.”

  “아아, 얘들이 네가 말한 그 애들이란 말이지? 자리는 맡겨놨으니 어서 짐 풀고들 와.”

 

 

  단비와 율, 윤아가 한 방에 쓰기로 했고, 대현은 규동과 지욱과 함께, 외삼촌은 대근과 같은 방에 편성되었다. 대근은 겉옷을 벗다가 문득 어제 아침에 있었던 외삼촌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싫습니다.’

  ‘그러지 말고 다시 한 번만 생각해줘, 응?’

  ‘대체 왜 이러십니까? 율은 보내줄 테니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네가 꼭 와야 해.’

 

  ‘형님의 목적은 임윤아와 율이지 않습니까?’

  ‘아니. 그들 말고 더 많아. 일단 네가 와야 해.’

  ‘형님.’

 

  ‘매제, 스승님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

  ‘스승……, 님이라고요?’

  ‘이번 일은 스승님에 관련한 일도 있으니까, 이참에 그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자. 너한테 할 말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아. 그곳엔.’

 

 

  대근은 겉옷을 옷걸이에 걸으며 생각했다.

 

 

  ‘이번 여행, 대체 형님이 무엇을 바라고 제안하신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

 

 

  외삼촌은 저녁을 먹기 전에 그들에게 민박집에서 얼마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빵집을 소개시켜 주었다. 몇몇의 공공시설이 신축되면서 같이 재건축되었던 빵집이었다.

 

 

  “이런 곳에 빵집도 있어요?”

 

 

  규동이 물었다.

 

 

  “응. 원래 예전부터 있었긴 한데 요 근래에 다시 재건축한 거야. 이곳은 스승님과 아까 너희들에게 소개 시켜주었던 할아버지가 같이 운영하신 곳이야. 지금도 종종 운영하시곤 해. 윤아와 율과 대근은 장기간으로 여기서 머무르면서 이 빵집 일을 간간히 도와줘야해.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러 온 거니까 편하게들 있으라고. 종종 비법이 궁금하면 일을 도와준 만큼 가르쳐줄지도.”

 

 

  ‘와, 악덕. 결국 도와야한다는 거잖아.’

 

 

  대현이 해탈한 표정으로 입 꼬리를 올렸다.

 

 

  윤아는 불안한 표정으로 빵집을 슥 훑어보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대근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생각했다.

 

 

  ‘만약 이번에도 내가 고치지 못한다면 아빠가 날 데려가는 걸까?’

 

 

  대근도 윤아를 보며 생각했다. 분명 지난번 윤아가 입원했을 때, 윤아에게 마지막 기회라고 해서 기회를 줬는데, 그 기회도 윤아는 놓치고 말았다. 그렇담 윤아를 지금 당장이라도 데려가야 하는 게 대근의 상식에 맞는 것인데 어째서인지, 윤아를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쩌면 윤아와 율의 문제도 문제지만, 스승에 대한 일이 더욱 신경 쓰였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대근은 헛기침을 하며 자리를 먼저 떴다.

 

  율과 단비, 그리고 외삼촌은 한창 저녁 준비에 바빴다. 외삼촌과 단비는 밥상을 차리러 갔고, 율은 윤아에게 줄 닭죽을 따로 만들고 있었다. 어느 정도 간을 본 다음, 윤아에게 간을 보여주기 주기 위해 부엌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윤아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마루에 앉아 주변을 구경하던 대현만 보였다. 율은 대현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이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대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제가 도와드릴 거라도 있나요?”

  “응. 이 간 좀 봐줘.”

 

 

  대현은 자신에게 내민 국자에 든 닭죽의 맛을 보았다. 닭죽의 간이 잘 맞았지만, 대현은 고개를 기울었다.

 

 

  “내가 윤아 입맛이 어떤지 몰라서……, 넌 윤아랑 같이 동거하니까 알 것 같은데, 어때?”

  “걘 좀 더 짠 걸 좋아해요.”

  “그래? 흠, 몸에 짠 음식은 별로 안 좋은데…….”

 

 

  ‘내가 그 동안 윤아를 제대로 봐주지 않았으니 몸에 좋지 않은 것들만…….’

 

 

  율이 대현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자, 대현은 괜스레 민망했던 것인지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냥 이 상태로 줘도 될 것 같아요. 제가 더 짜게 먹는 편이라서 임윤아한텐 이게 적당할지도 몰라요.”

 

 

  대현은 싱겁게 먹는 편이었지만, 율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선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율은 그제야 한 시름 놓았는지 대현의 등짝을 툭 치며 말했다. 대현은 대현대로 당황했다.

 

 

  “그럼 대체 얼마나 더 짜게 먹는 거야? 사람은 싱겁게 먹어야 해, 싱겁게.”

  “아……, 네.”

 

 

  율은 그릇에다가 닭죽을 담았다. 대현은 그 모습을 보며 부엌에서 나가려다가 우뚝 멈추고는, 다시 율을 보며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때마침 단비가 밥상을 모두 차리고 부엌 입구에 들어서려 했는데, 대현이 앞을 막고 있었다.

 

 

  “저기, 그러니까……, 닭죽 만드는 거 어렵나요?”

  “응? 좀 번거롭긴 한데 하다보면 어렵지 않아.”

  “괜찮으시다면 닭죽 만드는 법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임윤아가 닭죽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만들어주고 싶은데 제가 요리를 잘 못해요.”

 

 

  율은 넌지시 웃으며 흔쾌히 허락했다.

 

 

  ‘다행이다. 나 대신에 이렇게 윤아를 챙겨주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그래. 빵집 당번이 아닐 때 따로 부엌에 만나서 가르쳐줄게. 대신 재료는 네가 구해라?”

  “네. 감사합니다.”

 

 

  대현은 율에게 목례를 하고나서 뒤돌았다. 단비가 팔짱을 끼며 대현을 흥미롭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대현은 갑작스런 단비의 등장에 놀라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야, 난 간 보러 여기에 온 거 뿐이야.”

  “누가 뭐래?”

  “그렇다고!”

 

 

  단비는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대현의 뒷모습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율에게 말했다.

 

 

  “윤아 참 괜찮은 남자친구 둔 것 같죠?”

  “응. 든든하네.”

  “분명 대현이도 윤아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힘들어 할 거예요.”

  “이게 다 윤아가 못난 부모를 둬서 그런 거지, 뭐…….”

 

 

  한편 윤아는 무섬다리 중간 지점에서 치마를 나풀거리며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대현은 자신의 카디건을 팔에 두른 상태로, 양 손을 주머니에 꽂으며 윤아에게 다가갔다. 윤아에게 다다랐을 즈음에 대현은 윤아의 어깨에 카디건을 걸쳐주었다.

 

 

  “어딜 또 싸돌아다니려고 여기에 있었던 거야?”

  “그냥.”

 

 

  윤아는 어색한 미소를 띠며 노을에 붉어진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계속 머물러 있기는 싫어서 여기에 왔긴 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어. 조만간 당번 정해가면서 빵집을 운영할 텐데, 내가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물어? 지금까지 잘 버텨왔잖아.”

  “글쎄. 나는 잘 모르겠어.”

 

 

  윤아는 계속해서 자신의 불안한 심리를 대현에게 표출했다. 대현은 이렇게 축 쳐진 모습만 보니 솔직하게 말해 지쳤다. 기다려준다고는 했지만 날이 갈수록 모든 게 쳐지고 정체된 느낌이었다. 윤아의 손을 잡으며 윤아를 따라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강물은 바람의 결에 따라 작은 파동이 일어났다.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하면 널 좋게 해줄 수 있을지. 가끔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많다.”

 

 

  윤아는 대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자꾸만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에 대현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윤아는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그만 대현의 손을 놓았다. 매번 대현에게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여줘서 대현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한순간에 대현의 손이 움찔거렸지만 윤아의 손을 잡지 않았다. 잡고 싶었는데 잡지 못한 그 이유를 대현은 몰랐다.

 

 

  “우리 이제 들어가자. 피곤할 텐데 어서 들어가서 자자.”

  “그래, 그러자.”

 

 

  윤아의 제안을 끝으로, 대현과 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다음 날이 되고, 모래가 찾아와도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윤아가 당번을 맡은 날이 찾아왔다. 윤아와 같은 날에 당번을 맡게 된 규동과 지욱, 그리고 율은 윤아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에 반면에 대근은 윤아를 무덤덤하게 보았다. 그러다 지욱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반죽을 시작했고, 윤아도 반죽을 시작했다. 율은 빵집을 청소하거나 재료를 갖다 주는 일을 했다.

 

  대근은 한동안 자신의 눈앞에 놓인 재료들을 내려다보았다. 얼마 만에 빵을 만드는지 몰랐다. 노인이 따로 대근에게 일을 부탁한다고 맡겼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 대근은 골머리를 앓으며 프라이팬에 기름칠을 했다. 그 다음 가스레인지 불을 켜고 프라이팬을 놓으려 할 때 쯤, 다른 조리대에서 뭔가가 챙그랑, 하며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대현은 저도 모르게 놀라 몸을 움찔거리며 앞을 보았다. 윤아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로 바닥에 흩어진 수플레들을 부랴부랴 줍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규동과 율이 이를 도와주었고, 지욱도 도와주려고 다가가려다가 멈췄다.

 

 

  ‘내가 도와줄 순 없지.’

 

 

  수플레를 줍던 윤아의 손이 떨렸다. 율의 손도 마찬가지였다. 규동은 그들의 손을 보며 자신이 좀 더 빨리 주워야겠단 생각에, 손을 좀 더 빠르게 놀렸다. 율은 자신의 떨리는 손을 보다가 윤아의 손을 보더니, 자신의 떨리는 손을 주먹 쥐었다.

 

 

  그 시각, 외삼촌과 노인은 빵집 밖에서 청아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 여기에 온 이유는 그 모녀를 치료하기 위함이겠구만.”

  “네. 대근과 지욱이에겐 깨우침을 주기 위함도 있지요.”

 

  “흐음, 여기 사람들은 꽤나 복잡한 인간관계구만. 대현이와 단비, 규동이란 애는 서포터 역할이겠고. 내 친구의 제자라면 내 자식과 손자들과 같은 거지. 이런 나라도 괜찮겠니?”

  “당연하죠. 스승님께서도 믿고 이곳에서 세상을 떠나셨으니, 저 또한 믿는 건 당연해요.”

 

  “난 비록 심리치료사처럼 전문적이지는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보마.”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 말로.”

 

 

 -

 

 

  빵집 운영이 끝난 시각에 대근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민박집으로 향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외삼촌은 대근을 기다리기라도 한 마냥, 외삼촌이 나오자마자 벽에 기대었던 등을 떼고 대근에게 다가갔다.

 

 

  “윤아와 율은 어때?”

 

 

  대근이 외삼촌의 말에 뭔가를 대답하려던 찰나, 율과 윤아, 그리고 규동이 빵집에서 나와 민박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외삼촌은 시무룩한 상태인 율과 윤아를 보며 눈치 챌 수 있었다. 대근은 자신의 할 말은 끝났다는 듯, 이어서 나오는 지욱의 뒤를 따랐다. 외삼촌이 대근의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오랜만에 일하니까 어때?”

  “정신없기만 했습니다.”

  “오랜만에 바쁘게 움직이니까 기분 좋지 않았어?”

  “쉴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기쁘지 않았어?”

 

 

  대근은 외삼촌의 마지막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외삼촌을 힐끔 쳐다보다가 다시 앞을 보았다. 대근의 눈엔 율과 윤아의 뒷모습이 보였다.

 

 

  “형님, 대체 이게 어딜 봐서 스승과 관련된 일입니까?”

  “스승께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이 일을 하셨거든.”

 

  “어째서요? 그럼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가 프랑스에 가신 게 아니라 이곳에 있으셨던 말입니까?”

  “응. 서울도 프랑스도 아닌 이곳에서 빵을 만들면서 나름의 속죄를 하시고 싶으셨거든.”

 

  “허, 그런 이유마저도 형님께서만 알고 계셨군요.”

  “나만 알고 싶어서 그런 게 아냐. 너한테 말해주고 싶었는데 네가 계속 자리를 피했잖아.”

 

  “전 피한 게 아니라 더 이상 스승님의 곁에도, 형님의 곁에도 있어야 할 저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 사라져준 것뿐입니다.”

  “그게 피하는 거잖아.”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외삼촌이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 밤에 모든 걸 얘기해 줄 테니까 선생님의 방으로 와.”

  “왜 하필 선생님의 방입니까?”

  “그야, 스승님께서 하루하루를 보내셨던 방이었으니까. 난 네가 꼭 오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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