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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3. 피끝마을전 6. 전멸(머리)
작성일 : 17-12-14 21:27     조회 : 33     추천 : 0     분량 : 1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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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멸(前)

 

  진채의 안에서 잔치가 벌어졌다. 진채 구석의 시양졸과 취사병들이 잡아온 사냥감들을 가죽을 벗기고 살코기를 따로 잘라내어 구이용과 국거리용으로 분류하여 이리저리로 옮기고 있었다.

  사방에서 화톳불을 밝히고 나뭇가지에 고기를 꿰어 불에 굽고 있었다.

 낮 동안 발이 부르트도록 산을 헤집고 다니며 수색에 동원되었던 병졸들은 그 성과물을 행복하게 즐기고 있었다.

 출동한 병사들이 이렇게 맘을 놓고 풀어지는 것을 지휘관들이 허용하는 것은 첫째로 저들이 전날 밤에 마시고 즐긴 후, 병사들을 꼭꼭 누르기만 했던 것이 미안해서였고, 둘째는 짐승들로 확보된 대량의 육찬과 가죽을 그냥 썩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숨을 끊은 짐승들은 먹어 없애는 것이 가장 좋은 소비방법인 것이다.

 셋째는 상황을 읽기에 토벌할 역적들은 이미 도망친 후라고 판단 해서였다.

  내일 아침에 다시 수색에는 들어가더라도 도성으로 역적들이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는 전갈을 보낼 것이고 그러면 오늘 만큼 열심히 수색할 리 없는 내일이나, 모레정도에 이 출정은 끝이 날 것이다. 그러자면 오늘 밤 정도 잘 먹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순찰사 나으리~, 이것 좀 드사이다.”

 

  밥하는 병사가 구운 고기와 국과 밥을 담은 그릇을 사내들 솜씨답지 않게 제법 정갈히 담아왔다.

 

 “음~ 그래 너희들도 어서 먹거라~! 맡은 바 소임에 방해되지 않도록 적당히 즐기거라~.”

 “예~ 나으리~”

 

  병사들은 희희낙락 장군막을 나왔다.

 한 접시 고기를 올리고 즐기라는 명도 받았으니 이젠 겁날 게 없었다.

  아침부터 숙취로 고생한 순찰사 원강은 이미 밤이 온 그때서야 머리가 조금 시원해 졌다.

 머리가 시원해진 시점에서는 이미 작전은 끝이 났으니 뭔가 더 생각할 꺼리가 없었다.

  오천 군세를 수족처럼 부리며 가장 효율적 전술을 강구할 머리가 더 이상 손발인 오천을 움직여 해야할 아무런 일이 없자 원강의 맑은 머리에서는 다시 술 생각만 날 뿐이었다.

  다른 지역의 지방 수령들도 보고차, 또 진영이탈 권유차 겸사겸사, 순찰사의 장군막으로 모였다.

 

 “자~! 결국 무슨무슨 귀신이네, 시체가 움직이네, 하더니 아무것도 없는 게지요? 그렇지요?”

 

  원강의 가벼운 질문에 다른 수령들도 살짝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총 지휘관의 의견에 동조했다.

 

 “하하하~! 그저 확인하려는 것이었지요. 저희라고 그런 허무맹랑한 일을 믿었겠습니까? 그러나 좌부승지의 보고를 저희같은 아래 품계의 사람들이 마구 비웃을 수가 있겠습니까? 허허~ 그저 보고 없으면 없습니다~하고 말씀만 드리려는 거였지요. 허허허허허~”

 

  영천에 온 후로 계속 즐겁고, 여전히 즐거운 예천군수 맹부영이 역시 솜씨 좋게 원강의 빈정거림을 받아주었다.

 원강도 빈정거리기는 했지만 이왕 한 자리에서 얼굴 맞댄 자들에게 계속 시비를 걸 만큼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라 맹부영의 웃음에 맞추어 자신도 너털웃음을 흘려주었다.

 가장 상좌의 윗 계급자가 웃기 시작하자 장군막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졌다.

 

 “아마도 여기 있었다던 역적들은 군사들이 모인 것을 보고는 도주한 듯싶습니다. 저희가 느린 것도 아닌데 상대가 상당히 기민한 듯합니다.”

 “수가 적은 것이겠지요. 좌부승지의 보고에도 언급된 것은 세 명뿐이에요. 소백산에 산채가 있다는 것도 확인을 우리가 해야 할 그 자의 추측에 불과 했구요.”

 

  봉화현감 여득길이 적의 도주를 얘기하자 원강이 애초에 불분명한 보고였다는 점을 지적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원강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좌부승지 동파와 그의 기관인 축귀검에 성리학의 선비스런 거부감을 거두질 않았다.

 그런 거부감이 동파의 보고를 전부 색안경을 끼고 보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뭐가 되었던 상위 품계의 두 사람의 갈등에 말려드는 것은 밑의 사람들로서는 사양이었다.

 지금 계속 져주는 좌부승지 쪽은 문제가 없으니 순찰사 원강만 잘 구워 삶으면 되는 것이다.

 

 “그럼 적은 없다는 말인데 계속 여기에 계시렵니까? 대감?”

 “?”

 

  원강이 문경현감 이종순의 저의를 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적도 없는 데 이 군사를 지휘하여 무얼 하시겠습니까? 이젠 이 놈들도 이리 사냥한 것으로 배불리 먹도록 놔두고 윗사람들은 윗사람들대로 따로이......”

 “......음...... 그래도..... 군을 이리 묶고서 그 지휘관이 그리 할 수는...... ”

 

  이종순은 다 년간의 관원 생활로 원강의 더듬거리는 거절의 뜻을 알았다.

 조금만 더 찔러달라는 것이다.

 군영을 이탈할 수 있도록, 절대로 싫다는 뜻이 아니다.

 체면 한 조각, 양심 한 톨, 잠시 지울 수 있도록 강하게 권해 달라는 얘기다.

 

 “아무런 적도 없지 않습니까? 적을 목전에 두고 도망치는 것도 아니고 적이 없는 산자락에서 잠깐 병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어른답게 자리를 비켜준 것을 누가 흠을 잡겠습니까?”

 “그럼요! 그럼! 밑에 것들이 배불리 먹고 쉬는 데 어른이 떡! 자리에 앉아 그것을 보고 있다면 무슨 체통이 서겠습니까? 밑의 것들도 불편하고요. 영천 관아로 가시지요. 외풍 드는 천막 말고 든든히 벽 있는 청에 드셔서 드시는 것이 어르신께 충성을 다하는 부하들의 마음에 부담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이종순이 앞을 잡아 끌자 즐거운 맹부영이 뒤를 잡아 밀었다.

 원강은 가운데서 어젯밤의 관기와 술을 생각하며 못 이긴 척, 하는 수 없는 척,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헛~참~! 이 사람들, 허허허허.......”

 “어이구~! 어서 가시지요~! 순찰사 대감~! 허허허허~”

 

  그래도 여자들에게 가며 빈손으로 갈 수 없어서 노루 뒷다리와 산 멧돼지의 살코기를 큼지막하게 잘라 처음 말을 꺼낸 문경 현감 이종순의 말 뒤에 싣고는 여섯 명의 최고 지휘관들과 그들을 보좌하는 부관들, 스무 명이 안 되는 인원이 전원 기승하여(말을 타고) 신나게 군영을 떠났다.

 

 “문을 열어라-! 순찰사 대감이시다-! 문을 열어라-!”

 

  부관들이 영천관아 문을 부술 기세로 두드렸다.

 어제에 이어 또, 여자 끼고 술 마실 생각에 흥분하여 위풍당당했다.

 

 “어서 문을 열지 못할까-! 문을 열어라-!”

 

  갑작스런 귀환에 놀란 나졸들이 황급히 문을 열자 부관들이 들어오며 명령을 내렸다.

 

 “어서 서헌에 주안을 마련하고 관기들을 불러라~!”

 “너무 겁을 먹어 역적토벌도 못하는 것들~! 이런 계집일이라도 잘해야지-!”

 

  이젠 체면도 예의도 없었다.

 술줘, 여자줘,란 얘기를 꺼리질 않고 했다.

 그런 부장들의 무례를 원강을 비롯한 지휘관들은 말리지도 않았다.

 이미 공포로 무력해진 영천현감을 대신하여 동파가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뛰어나왔다.

 항현과 다른 이들이 동파를 수행하여 그 뒤를 따라 와 시립(예를 표하며 서는 것)했다.

  각 지방 수령들은 명백히 품계의 서열상 윗사람인 동파를 보고 하마(말에서 내림)하였지만 원강의 부관들 중 일부는 하마하지 않고 원강과 같이 말위에서 동파를 내려 보았다.

 명백한 하극상의 무례였지만 원강은 그들을 나무라기는커녕, 동파를 같이 내려 보며 피실피실 웃기만 했다.

 

 “그 놈의 귀신, 요괴, 시체들이 어디 숨었는지 찾을 수가 없더구만! 어떤가? 그대들의 앉아서 구만리를 보는 신통력으로 그들을 찾아주심이?”

 “아하하하하하~!”

 

  기승 중인 부관들이 박장대소하자 하마한 현령과 군수들이 낯이 창백해졌다.

 명백한 희롱이고 모욕이었지만 동파는 웃는 낯으로 원강의 귀환을 치하했다.

 

 “이 추운날씨에 노고를 어찌 말로만 치하하오리까? 어서 드시오소서, 곧 주안을 마련해 올릴 것이옵니다.”

 “......어.....허허허~ 좌부승지 영감의 정성을 어찌 무시하오리까? 순찰사 대감, 어서 드사이다.”

 

  혹시라도 동파가 못 참고 폭발하여 도순찰사와 순찰사 별정직 좌부승지와의 대충돌에 따른 파편에 해라도 입을까봐 즐거운 맹부영이 끼어들어 원강을 이끌었다. 그러자 안동대도호부사 장순도 동파의 체면을 생각하여 원강 주변의 기승한 장교들을 나무라며 나왔다.

 

 “정3품의 영감이 시립해 있거늘 너희는 어떤 물건들이 길래 말 위에서 그러고들 있느냐-! 썩 내려오지 못할까-!”

 

  장순이 호통, 한마디에 놀란 장교들이 어마뜨거라 구르듯이 하마했다.

 원강도 조금 지나쳤다 생각했는지 말에서 내리며 같이 마상에 있던 장교들을 어린애 꾸중하듯 나무랐다.

 

 “어찌들 그랬는가? 어서 좌부승지께 사죄드리게~”

 

  원강의 성의없는 사과권유를 동파는 손을 홰홰 저으며 만류했다.

 

 “추운 날 산을 헤집고 다니며 온갖 고생을 다한 병사들이 미처 사람의 예의까지 기억 못한 것을 어찌 탓하오리까? 그저 배를 채우고 몸이 따뜻해지면 예의 흉내라도 낼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일의 고됨을 이해하는 척, 슬그머니 "니들이 그렇지, 뭐 밥 먹고 따뜻하게 있으면 사람 흉내라도 낼 수 있을지도 몰라. 빨리 밥이나 먹어라"란 힐난을 교묘히 던지자 원강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모르는 척 서헌으로 들어갔고, 장교들은 지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을 진짜로 모른 채 원강을 따라 들어갔다.

  다른 현령들과 지방수령들이 따르자 동파 또한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

 항현과 다른 축귀검 인원들은 시건방진 바보들을 비웃는 얼굴을 전립 깊숙이 감추고 서헌으로 가는 동파를 따라 들어갔다.

 

  어제와 같은 자리로 지휘관, 장교들과 여자들이 배치되자 항현들은 자리를 피하여 나가려고 했다.

 

 “그럼 저희는 야간 경비를 위해 이쯤에서 일어나겠습니다.”

 “아~! 아~! 그냥 있게~!”

 “.....예?”

 

  항현들이 자리가 지저분해지기 전에 얼른 일어나려하자 원강이 제지하며 그들을 잡았다.

 

 “어제는 내 조금 너무한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일이 끝났으니 오늘은 있게나. 산에서 잡은 노루와 멧돼지 고기를 조금 끊어 왔으니 즐기게.”

 

  원강이 주안의 술을 큰 대접에 따라 항현의 앞에 내렸다.

 항현은 그저 무심한 눈으로 원강이 호의랍시고 권하는 술잔을 거절했다.

 

 “송구하오나, 지금 긴장을 늦출 수가 없사와 어르신의 호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용서하시오소서.”

 “허허~ 긴장을 늦출 수 없다니? 다 끝났다하지 않았느냐? 저 산에는 영천 사람들이 무서워 건들지 못한 짐승만이 우글거릴 뿐, 나라에 해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느니라! 긴장 풀고 술과 육찬을 즐기거라.”

 

  항현은 동파같은 능청스런 면이 없었다. 정면으로 들어오면 정면으로 받아치는 인간이었다.

 항현은 원강의 권유를 정면으로 무시했다.

 

 “송구하오나, 그들은 숨었을 뿐 결코 어디로 도주하지 않았나이다. 산 전체에 요사한 기운이 감도나 어느 방향으로도 뻗지 않고 아직도 산을 휘돌아 감싸고 있으니 이건 분명......”

 “닥쳐라-!”

 

  원강이 째지는 듯한 고함소리가 밤하늘에 울렸다.

 

 “네놈이 지금 이 많은 제장들이 이룬 공을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

 

  항현은 전립 속에 눈빛이 엄격한 빛을 띠었다.

 그 눈을 동파가 확인하고는 빙긋이 미소를 짓고는 작게 고개를 도리질했다.

 

 “여기의 어르신들을 욕보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상황을 살피는 전문적 능력을 갖춘 자이니 제가 파악한 바를 아니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이옵니다. 정신을 흐릴 수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항현이 정확한 정론으로 대응하자 성이 난 원강이 오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너 이놈! 내 분명 수색을 완료한 후 적은 없다고 선언하였다. 근데 네 놈은 네 놈의 알량한 느낌을 이유로 없는 적을 있다 우기고 윗전, 상관들을 모욕하는 게냐-!”

 “......분명......”

 “이 놈이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는 구나-! 잔소리말고 내가 내리는 술을 비워라-! 오천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 본 적은 있느냐-! 그 많은 사람들이 오전, 오후 낮 동안을 내내 뒤지고 난 결과니라! 네깟 무당인지 술사인지 하는 것이 느낌 따위로 없는 적을 얘기 하느냐-!”

 

  원강이 악에 받쳐 소리소리 질렀다. 그 모진 소리를 다 듣는 항현은 미동도 없었다.

 

 “네깟 놈과 실랑이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내린 잔을 비우고 썩 꺼져라-!”

 “가라시면 물러가겠나이다, 그러나 강한 적과 싸움을 앞두고 맑은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그 명은 따르지 못하겠나이다~. 명을 거두어 주시오서소.”

 

  이젠 원강의 오기가 바락바락 밤하늘에 기어올라 퍼졌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동파의 밑에 사람이니 동파가 어찌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동파는 슬며시 미소만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질 않고 있었다.

 

 ‘요령부득하고는......’

 

  동파는 속으로 키득대며 항현은 우직한 면을 한편 존경하면서도, 한편 재미있게 보고 즐기고 있었다.

 단단한 우직함의 벽을 맞아 계속 위로 기어오르는 도마뱀마냥 버둥대는 원강의 꼴도 차분히 즐기고 있었다.

 

 “마셔라-! 이건 명이니라-!”

 “제 명은 적과 싸우는 무관이라는 것이 가장 큰 명입니다! 적과 싸우는 데 해될 짓은 할 수 없습니다.”

 “적은 없다-! 내가 다 확인했다-! 마셔라-!”

 “제 감각으론 아닙니다. 아직은 위험합니다.”

 “네 감각이 눈으로 확인한 것보다 나을 수는 없다-! 마셔라-!”

 “오늘 밤은 아직...... 어-!”

 

  묘한 실갱이중 항현과 준모, 광조, 그리고 다른 방에 누워있던 수빈까지 지금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는 방향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사기가 뿜어지는 것을 느꼈다.

 모두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갔다.

 

 “이...... 이 놈-! 상관이 얘기를 하는 데 고개를 돌리고 딴청을 피워-!”

 

  원강의 빼~액, 꾸지람 소리를 항현은 흘려들었다.

 산 쪽에서 내려오는 사악한 기운이 만만치가 않았다.

 곧 항현은 동파를 바라보고 가겠다는 눈짓을 했지만 동파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허락하지 않았다.

 

 ‘잠깐 있어봐......’

 

  눈으로 얘기한 것이 귀에 들리는 기분, 항현은 눈을 찡그리며 동파에게 가겠다는 신호를 다시 보냈지만 동파는 다시 손을 조금 내밀어 좌우로 흔들며 항현을 제지했다.

 

 “이.... 이....고얀.......천하에 버르장머리 없는......”

 

  항현이 왜 동파가 자신을 만류하는 지 알 수 없어 그저 우두커니 원강의 상소리나 듣고 있을 때 관아의 아문이 쾅쾅 울리며 찢어지는 비명이 들렸다.

 동파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사람 살려-! 살려주시오-! 문 좀 열어주시오-!”

 

  서헌에 주안이 차려진 방 에 작게나마 아문의 소리가 들려왔다.

 서헌의 주안을 받아놓은 지휘관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쾅-쾅-쾅-쾅-쾅-!”

 “문 좀 열어주시오-! 사람 좀 살려주시오-!”

 “자네가 나가 보시게.”

 

  항현을 제지하던 동파가 비로소 항현에게 아문에 나가 상황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해주었다.

 항현은 이런 상황이 닥쳐야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지만 동파는 가장 최고의 때에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그런 최고의 효과를 얻을 때라고 판단한 것이다.

  항현이 뛰어 나가 아문을 열자 세 사람의 나졸들이 피를 뒤집어 쓴 채로 관아로 뛰어 들어왔다.

 

 “히이잌-! 사람살려~ 사람살려~”

 

  서헌에 주안상을 받았던 장군, 장교들이 모두 동헌으로 뛰어나왔다.

 동파와 나머지 축귀검의 인원들도 따라 나왔으며 동헌의 한 방에서 쉬고 있던 수빈도 목에 팔 고정대를 감고서 뛰어나왔다.

 따라 나온 장교들 중에 일부가 수빈의 미모를 보고는 눈길을 주었지만 이내 다시 뛰어들어와 울며 떠는 병졸들로 시선을 옮겼다.

 

 “무슨 일이냐! 보고하거라-!”

 

  봉화현감 여득길이 자신의 병졸임을 알아보고 보고를 채근했다.

 병졸은 자기가 아는 얼굴을 보더니 겨우 말을 이어 내기 시작했다.

 

 “적의 습격이오~! 산에서 갑자기...... 적이 갑자기......”

 

  원강이 눈을 찌푸렸다. 적이라니 하루 내내 수색한 산에서 적이라니.....

 

 “무슨 소리냐! 적이라니, 그 수는 얼마나 되더냐-!”

 “그.... 그게 ...... 잘 모르겠나이다.”

 “모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정확히 네가 보고 들은 것만 얘기해 보거라!”

 “그..... 그게......”

 

  수빈이 정확히 병사들의 마음을 읽었다. 자신도 믿을 수가 없는 일을 감히 윗 전에 아뢰기가 힘든 것이다.

 이런 일은 이미 많이 겪은 축귀검의 인원들도 바로 알아챘다.

 

 “저희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만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랍니다. 저희는 이미 사건을 겪어 본 적이 있습니다. 윗 전에 아뢰기가 어렵다면 저희에게 말해 보세요.”

 

  어느 틈에 말하는 수빈의 등 뒤에 항현과 준모, 광조가 병풍처럼 늘어섰다.

 아마 여기도 어떤 정부기관이려니 싶은 병사들이 수빈을 보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그게 사람이..... 아니 사람이 아니었소. 그것은 눈도 없고 그 썩은 내에....분명히.... 분명히 시체였소! 시체..... 시신이 걸어 다니며 산 사람을 물어뜯고......”

 “네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지어내는 것이냐-! ”

 

  원강이 고함을 질러 병졸의 말을 막았다. 그러자 동파가 뒤에서 슬그머니 말을 흘렸다.

 

 “...... 허어~ 적의 기습이 있을 때 지휘관들이 군영을 이탈해 있다니...... 이것 큰일이군요.....”

 

  슬쩍 끼운 동파의 한 마디에 원강을 포함한 모든 지휘관들이 입으로 “크헉!” 피를 토하는 듯, 낯빛이 핼쑥해졌다.

 각 지휘관들은 자기들의 현실을 이해했다.

 이젠 임금에게 직보할 수 있는 승정원에 저 좌부승지의 입에 자신들 모두의 목이 달린 것이다.

 

 “자~ 조용히 상황을 보고 온 병사들의 말을 좀 들어 봅시다.”

 “아니이이~ 이런 말 같잖은....”

 

  어조는 뚜우욱,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뻗대려는 원강의 입을 이번에는 동파가 확실히 막았다.

 

 “제가 듣고 싶습니다. 그걸로 부족합니까?”

 “......”

 

  원강은 이후로는 찍짹소리 못하고 병졸들의 맘에 안 드는 진술을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체들 뿐이었소?”

 “아.....아니오. 범, 범들, 범 떼...... 그..... 그것도 범인지 뭔지...... 눈빛도 이상하고 아...... 그래...... 그 등에 이상한 사람의 형상이......”

 

  병사의 중언부언에 항현과 수빈이 눈을 마주쳤다.

 

 ‘창귀호!’

 “그.... 그리고 나무들도 이상했습니다. 마.... 마치..... 뱀처럼.... 사람처럼.....”

 

  준모가 그 대목에서 눈썹을 세우며 움찔거렸다.

 

 ‘나모가비라~’

 “그.....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연봉우라고 말하는.....”

 “연봉우-!”

 

  경군장, 순찰사 원강이 단말마 비명처럼 그 이름을 복창했다. 다른 이들도 눈썹을 미간으로 모으며 말하는 병사를 노려봤다.

 

 “.......목이...... 잘린...... 그 목을 자기 손으로 들고 있는 사람이...... 분명히 말했습죠..... 자기는 동하군을 다시 왕으로 모실 연봉우라고..... 손에 들고 있는 목이 말했습죠.......”

 “저희가 가보겠습니다!”

 

  항현이 있는데로 눈을 찌푸리고 있는 뒤의 원강과 다른 지휘관들에게 말하자 대답을 동파가 했다.

 

 “어서 가보시게! 일이 급한 듯 하이~!”

 

  항현과 축귀검, 나머지 모두가 마굿간으로 뛰어나갔다.

 

 “우리도..... 말을 준비하라-! 빨리 가봐야 겠다.”

 

  항현과 축귀검이 말을 타고 뛰어 나가자 나머지 원강과 지휘관들도 말을 가져오라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었다.

 대충 수를 맞추어 전원 기승하자 그 때 원강과 지방수령들이 출발했다. 곧 모두가 뛰어 나가자 홀로 남은 동파는 다시 서헌으로 뒷 짐을 지고 들어갔다.

 

 “나 혼자 풍악까지는 좀 그렇고...... 술이나 좀 편하게 마셔야 겠군......”

 

  나간 사람들이 들으면 분노는 아니더라도 깊은 짜증정도는 낼만한 혼잣말을 읊으며 동파가 서헌으로 들어가자 걱정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의 관기들이 그 뒤를 따랐다.

 

 “어-흥-!”

 

  귀성포효, 이미 경험한 바 있는 항현과 수빈은 상황이 심상찮음을 느꼈다.

 준모는 말로 바짝 따르며 자신이 보고서로만 접한 창귀호에 대해 물었다.

 

 “이거, 어째 그냥 평범한 산 짐승 울음이 아닌데요.”

 “네~ 이번에 직접 보실 수 있겠네요.”

 

  축하한다는 어조의 수빈의 말에 준모는 동물원에 가는 어린 아이같은 천진한 웃음을 보였다.

  좌우로 길게 100보 이상의 목책을 치고서 진문과 천막마다 불을 밝혀 은근히 군세를 과시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과시할 만한 것이 못됐다.

  항현이 뛰어 들어갔을 때는 이미 상황이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겁에 질려 떠는 군졸들의 사이를 창귀호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며 물어 뜯고 있었고 귀갱시들은 사방에서 인간이었던 듯한 조각들을 입에 물고 있었다.

 땅에서 나무뿌리들이 솟아 나와 포박된 군졸들은 사형수마냥 떨떨 떨며 범과 사람잡아 먹는 시체들 사이에 서 있었다.

 나무에 포박된 군졸들 중 일부는 이미 입으로 피가 흐르며 눈에 흰자가 드러났다. 숨이 이미 끊겼다.

 수빈이 말에서 내려 항현의 옆에 내려 서서 말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몸은...... 어깨는 괜찮으십니까?”

 

  항현의 걱정에 수빈은 항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선언하듯 이야기했다.

 

 “나으리 옆이 가장 안전하지 않겠어요? 물론 저도 짐이 될 생각은 없지만요!”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상처가 가볍지 않았어요. 말을 타고 오실 때 충격이 있지 않으셨습니까? 아프시지 않아요?”

 

  항현의 걱정에 수빈이 넓은 소매에서 금줄에 묶인 나무 조각들을 꺼냈다.

 그것을 팔을 고정시켜 목에 감은 고정대에 매달았다.

 

 “저도 누워만 있지는 않았답니다. 방어주의 널을 준비했으니 지난 번 같이 어처구니없게 당하지는 않을 거예요.”

 

  항현이 무표정한 얼굴을 말없이 끄덕이자 수빈은 가벼운 눈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들을 입가에 잔뜩 피를 묻히고 있던 창귀호 하나가 봤다.

 

 “커어어어어흥-!”

 

  날카롭게 울부짖은 창귀호가 둘을 향해 뛰어왔다.

 

 “동북방 지옥문을 지키는 범의 성난 울음

  괴로운 인생에 괴로워하는 산자들의 울음

  남겨진 원한에 격노하는 남은 자들의 울음

  불길에 몸을 태울 죄인들의 두려운 울음

  달님만이 위로하며 소리 없이 우노매라.”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범을 항현은 같이 뛰어오르며 요격했다.

 

 “귀인참월격-!”

 

 두 토막이 난 창귀호는 땅에 떨어지고도 발을 움직이며 효후성을 으르릉거렸다.

 

 “밉다~! 나 죽여 공신되고 상 받은 놈들 다 죽일 테다~! 죄 없는 날 죽여 영달을 누린 놈들 다 죽일테다~!”

 

 둘로 나뉜 범 위에서 원귀가 앞뒤 없는 저주를 읊조리고 있었다.

 

 “날개는 바람의 발이라

  새는 날개를 가졌으니 바람을 걷노라

  바람을 걸어 하늘을 향하니

  한울님의 기뻐 겨워시라

  새는 한울님의 아이들이라

  그늘진 것의 속임이 듣지 않노라.”

 “으흐흐흨~! 이젠 지친다. 힘들어~! 미워하는 게 힘들어~! 편해지고 싶다~! 으흐흐흨~! ”

 

  수빈의 성불축원에 원귀가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조용히 사라졌다.

 토막 난 호랑이도 눈을 뜨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수빈이 무릎을 굽히고 앉아 호랑이의 눈을 감겨 주었다.

 

 “미움도 힘든 일이죠. 남이 죽어서도 미워할 만큼 나쁜, 산 인간이란 어떤 것일까요.”

 

  항현이 수빈에게 대답 못하고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수빈이 벌떡 힘차게 일어나며 뒤의 남자들에게 외쳤다.

 

 “이렇게 생각해요! 이제는 쉬어야 할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응보를 직접 갚으라고 강제하는 우둔하고 악한 자들을 깨치기 위해서!”

 “......”

 “......”

 “......”

 “우리는 싸우는 거예요!”

 

  항현, 준모, 광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명분이란 측면에서 이 나라의 왕을 위해 일하는 항현과 일행은 늘 마음 한 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죽은 자들에게 늘 미안하고 차라리 자신이 져버렸으면 마음이 편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느낌,

 죄책감......

 

  수빈의 선언으로 그런 죄책감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정당함만은 확보되었다.

 

 “이들을 편하게 해주죠!”

 “우리는 이들을 해치는 게 아니야! 도리어 편하게 하는 것이야-!”

 

  준모와 항현은 서로의 주문을 외치며 진 안으로 뛰어들었다.

 

 “흩어진 악을 쫓아 귀인의 범 떼를 푸노라,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하나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둘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셋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넷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다섯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여섯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일곱 찢었도다,

  하나는 하나를 뿌리치지 못하니 얼마라도 찢기리라.”

 

 “하늘 향해 용이 오른다,

  물을 안아 비를 뿌린다,

  바람이 맴을 돌아 소용돌이치는 도다,

  땅이 겁을 먹고 버들처럼 요동친다,

  등용의 문이 악을 향해 열렸노라-!”

 

  귀갱시들과 나모가비, 그리고 창귀호들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둘의 입에서 강렬한 기합이 터졌다.

 

 “귀인천망격(鬼寅千網擊)-!”

 “청등룡권참(靑登龍巻斬)-!”

 

  소백산 비탈에 영천집결군이 설치한 감시초소, 하산하는 “역적들”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주변에는 배치된 병사들의 시신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을 뿐, 이미 불만 밝힌 모닥불 이상의 기능은 가동하질 못했다.

  설치되어 있는 모든 초소가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그중 가장 집결군 진이 잘 보이는 초소에는 전 날의 세 사람, 비합, 건암 해명이 모여 축귀검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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