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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2. 나모가비전 5.황창성(다리)
작성일 : 17-12-11 15:58     조회 : 38     추천 : 0     분량 : 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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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립을 벗은 남자는 어린이같은 동안이었다. 그리고 어리게 보이는 얼굴에는 빙그레 미소가 떠 있었다.

 

 “어제 인왕산 낙월봉 위에서 돈의문 안에 황창성네 집을 봤습니다.”

 “어떻게 되었나요? 그 흉물이 죽었나요?”

 

  사내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말을 이었다.

 

 “조정에서도 이제는 대비를 했더군요. 난힘을 쓰는 사람들인지 언문주를 쓰는 거였는지, 아무튼 뿌려 놓은 저주에 대항하여 방어를 해내더군요.”

 “그럼 어쩌죠? 관에서 우릴 아는 것 아닌가요?”

 

  사내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윤 씨를 진정시키는 어투로 잔잔히 얘기해 주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우리의 존재를 안다면 이렇게 도성이 조용할 수가 없습니다. 밤에 망령이 시끄럽게 구니 그 우의정 놈이 나라의 힘으로 어찌어찌 무당들이라도 찾아 막은 게지요.”

 

  사내는 품 안에 큰 쌈지를 꺼냈다. 그리고 주머니를 열어 기름 종이에 돌돌 말아 싼 것을 윤 씨의 손에 쥐어주었다.

 

 “저들은 우리가 해 놓은 것을 막을 뿐 우리를 쫓는 것은 아닙니다.”

 “......”

 

  걱정스런 눈빛의 윤 씨는 건네받은 것을 다시 가슴 팍의 저고리 밑 주머니에 넣었다.

 

 “이리 죄 받을 짓을 하다니...... 저는 죽어서 지옥으로 갈 겁니다. 흐흐흨~”

 “아니지요.”

 

  윤 씨가 소리 죽여 흐느꼈다.

 자신을 지옥에 갈 죄인이라 자책하며 계속 흐느꼈다. 그러자 사내가 조용히 윤 씨의 말을 부정했다.

 

 “만일 사랑하는 이가 다른 누군가에게 죽는 것을 보고도 운명이나 팔자 타령으로 한가로이 넘겨 버린 다면 죽어서 연인에게 원망을 받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원망 받는 내세야말로 지옥 아니겠습니까? 부군의 한 풀이를 하는 것은 절대 이 일을 모르는 타인에게 책망 받을 일이 아닙니다.”

 “허나, 이리 세상을 어지럽혀서야......”

 

  사내는 윤 씨의 말에 더욱 웃음을 지으며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내게 슬픔은 주는 세상이라면 세상도 슬퍼야지요. 기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나도 즐겁고 기쁘게 해주어야지요. 내가 즐겁지 않은데 세상만 즐거우면 반드시 세상도 슬프게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 견디어 봐야 세상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

 

  사내의 궤변에 윤 씨는 크게 동조하지 않았다. 도리어 황당한 소리에 언짢은 기색까지 있었다. 그러자 사내가 손을 내어 달리 얘기를 했다.

 

 “그럼, 하지 마세요. 그것 주십시오. 바깥 분의 유골에 건 주문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되시겠어요?”

 “그럼요. 이만큼 혼내신 걸로 되시겠다면 이쯤에서 그만 하세요. 전 해될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우물쭈물, 쭈뼛 쭈뼛, 가슴에 품은 기름 종이 뭉치를 다시 내줄까 말까 망설이는 윤 씨에게 사내는 보는 사람이 마음 편해지는 미소를 보여 주었다.

 

 “조정에 저에 대한 일만 고변하지 않으신다면 됩니다. 어차피 이 귀신 놀음과 부인을 연결시킬 증좌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

 

  고변, 증좌, 연결 범죄관련 법적 용어를 입에 담자 윤 씨의 눈이 경계심으로 반짝였다.

 무조건 이제부터 안 하겠다고 말한다면 입막음으로 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간을 올리고 걱정스런 눈으로 사내를 쳐다보았다.

 사내는 윤 씨의 생각을 읽었는지 못 읽었는지 그저 싱글싱글 웃기만 했다.

 

 “아~! 이거 아세요?”

 “......뭘...... 말입니까?”

 “저희의 저주로 간 집에는 황창성이가 없었더라고요.”

 

  윤씨는 다소 의아한 눈으로 사내를 쳐다보았다.

 

 “무슨 이야기신지요?”

 “그 집으로 령이 가길래 저희는 그 집에 황창성이 있는 줄 알았잖아요? 근데 거기에는 황창성이 없었어요.”

 “......”

 

  윤 씨는 목을 빼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사내는 그 모습을 즐기는 듯, 말 사이를 한참을 떼었다가 다시 이었다.

 

 “그 늙은이가 새 장가를 간다셨죠? 본처가 아들을 못 나았대나 뭐래나, 나이가 스물이 안되는 젖내 나는 어린 아기를 데려다 그 집에 갔다 놨답니다.”

 “......”

 “아무래도 그 어린 각시가 황창성의 애를 배었나봅니다. 그러니 령이 착각을 한 거죠. 아마 황창성과 헷갈린 걸로 봐서는 아들인가 봅니다.”

 “......”

 

  윤 씨가 한참을 망연자실 앉아 있다가 옆의 이불을 낚아 채어 입으로 꽉 깨물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이불에 묻고 소리를 이불로 막으며 울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늙은 여자가 한밤중에 대성 통곡을 하는 것이 다른 집에 알려지면 이상하게 여겨 공연한 주목을 받을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읔~ 읔~ 읔~”

 “......”

 

  제법 오래 울었다.

 사내는 끈덕지게 윤씨의 울음을 듣고만 있었다.

 그 어떤 위로나 만류도 없이 이불을 이빨로 물고 소리 죽여 우는 윤 씨를 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울던 윤 씨는 겨우 호흡을 가다듬고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는 특별히 누굴랄 것 없는 모든 세상을 향한 비난을 토했다.

 

 “이런 일이 어찌 하늘 아래 있을 수 있습니까? 이런 일이 어찌 하늘 아래 있을 수 있습니까? 내 남편 잡아먹은 짐승 놈은 본처 내버리고 젖비린내 가시지 않은 어린 계집애한테 신난다고 새 장가를 들어요? 우리 부부, 어린 자식 여의고 서러움 달래고자 나무심어 자식 이름을 대신 지어주어 눈물로 키워낸 우리 나무 다 베어간 놈은 그 어린 새색시 안에 자기 씨 심고서 아버지가 된다구요? 이런 일이 어찌 하늘 아래 있을 수 있습니까? 이런 일이 어찌 하늘 아래 있을 수 있습니까?”

 “......”

 

  윤 씨의 착 가라앉은 넋두리를 사내는 말없이 미소만으로 응대하고 있었다.

 대충 대동소이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며 한참 넋두리한 후 숨을 고르던 윤 씨에게 사내가 말했다.

 

 “자~ 어찌 하시겠습니까? 그 유골을 주시면 제가 주문을 풀겠습니다. 그러면 고향, 홍산으로 가셔서 여생을 편히 사시면 됩니다.”

 “......”

 “자~ 어서 내어 주십시오.”

 

  사내가 슬그머니 손바닥을 보이며 달라는 시늉을 하자 윤 씨는 자신의 품에 손을 대고는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한 참을 생각하더니 사내에게 말을 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사내가 심술궂게 웃으며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확답을 받듯 재차 물어 보았다.

 

 “분명히 하시는 것이지요? 믿어도 되겠지요?”

 “......”

 

  사내의 확인에 윤 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내의 미소에 동정이 어리더니 이내 다시 감정 없는 미소로 돌아왔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

 

  작별 인사를 마저 안 끊고 한마디를 이으려는 사내를 윤 씨는 궁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사내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윤 씨를 빤히 쳐다보았다.

 

 “뭔가 더 하실 말이 있으신가요?”

 “......”

 

  사내는 윤 씨의 얼굴을 힐끔힐끔 보기를 몇 차례 하다가 결국 작게 한숨을 한번 쉬더니 뜻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로 돌아가 말했다.

 

 “아뇨. 이거면 됐습니다. 괜찮아요.”

 

  윤 씨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됐다고 말한다면 아마 이 주술의 자세한 변수는 자신이 어찌 알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므로 더 물을 생각도 안 했다.

 사내가 초립을 다시 쓰고 일어나자 윤씨가 마중하려 일어났다. 그러나 사내가 말렸다.

 

 “제가 혼자 뜨는 게 낫습니다. 부인은 기척을 지울 수 없으니까요. 잘못해서 이웃집 개라도 짖으면 남들이 볼 수 도 있어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서 남자가 나왔다고 쓸데없이 주목을 끌 수 있습니다. 그냥 방에 계세요.”

 

  윤 씨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내는 문을 빼꼼히 열고 밖을 한 차례 살핀 후 바로 나가 싸릿문을 훌쩍 뛰어 넘어나갔다.

  깊은 밤의 흐릿한 안개 속을 헤치고 가는 사내는 마치 그 자체가 바람인 것처럼 아무 발소리도 나지 않았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동네의 개들조차 그 남자에게는 짖지도 않았다.

  돈의문 밖, 성벽 밑 동네는 새벽 안개 속으로 고요히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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