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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3. 피끝마을전 4.해명(허리)
작성일 : 17-12-13 20:43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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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인참사검을 향해 촛불처럼 작게 변하여 칼 몸에 얹어지더니 사라졌다. 그리고는 갑자기 칼이 풀무 질을 한 듯이 빨갛게 달구어졌다.

 

 “동북방 귀문을 지키는 영수여-!

  검에 깃들어 맑은 칼날의 예리함을 지키라-!

  검을 달구어 뜨거운 칼날의 선명함을 지키라-!

  피 주린 검이 울지 않도록 네가 포효하라-!

  검강합인령(劍鋼合寅靈)-!”

 

  사인참사검이 발갛게 달구어짐을 넘어 아예 흰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비합과 웃는 사내, 둘 다 머리를 긁적대며 후회하는 기색을 내보였다.

 

 “나~ 참! 이런 이런,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었다는 얘긴가?”

 

 웃는 사내는 겸연쩍게 웃으며 실망을 표시했다.

 

 “괜히 시간만 줬구만. 후후후......”

 

 항현이 사인검에 힘을 불어 넣자, 비합도 작은 소리로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정북방 북극성의 신수여......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돈단다.

  정북방 모든 것의 죽음이여, 물이여......

  네가 끝날 때 모든 하루가 끝난다.

  나와 너의 적에게 모든 끝을 지우라.

  암천자연무(暗天子煙霧).”

 

  비합이 쥔 사자쾌속추에 검은 연기같은 기운이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

 항현은 비합을 노려보며 진전격적의 자세로 비합에게 다가갔다.

 비합은 휭휭 소리가 나도록 돌리던 사자추를 손가락 끝에 늘어뜨려 좌우로 진자 운동을 시켰다.

 항현의 움직임엘 맞춰 조금씩 뒤로 물러서며 검은 연기를 계속 뿌려댔다.

  항현은 연무기(부드러운 무기)의 특성상 첫 타가 격중되지 않으면 그것이 죽음으로 연결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비합이 살살 뒤로 물러나듯, 자신의 첫 공격을 끌어들이는 것을 당연한 전법이라 생각했다.

 

  건암과 광조도, 항현과 비합도 대치국면으로 접어들자 웃는 사내는 갑자기 시무룩해졌다.

 

 “아, 아, 이거 너무 지리해지네.....”

 

  달도 조금씩 서쪽으로 기울며 밤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밝지는 않았지만 검은 어두움은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약간이라도 밝아 졌기 때문일까?

 건암은 뭔가 광조의 형태에 빈틈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까지는 서로의 축선을 정확히 일치시키고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그 선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졸려서 그러는가? 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 봤나? 아니면 유인인가?’

 

  건암은 광조가 자신을 끌어드리려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신중히 광조를 관찰했다. 그러나 분명했다.

 광조의 왼쪽 삼각근과 우람한 왼 팔뚝으로 가로 막히던 측면이 자꾸 열리며 여러 차례 명치와 얼굴이 노출되었다.

 

 ‘집중력을 잃었는가? 꼬맹이......’

 

  그래도 건암은 신중했다.

 다시 체중을 앞으로 이동시키며 기를 광조의 얼굴께로 모아보았다.

 잠시 광조는 발목을 이용하여 예의 자기 가락으로 움직이다가 순간 움찔하더니 몸을 돌려 자신의 축선을 건암의 축선에 맞추었다. 즉, 반응이 조금 느렸던 것이다.

 

 ‘그래그래. 어린 것은 일찍 자야지. 밤늦게까지 이게 무슨 고생인가? 그래, 이 어르신이 편안하게 눕혀주마.’

 

  건암은 확신했다.

 광조가 잘 감추고는 있지만 자신의 투기에 반응이 확실히 굼떴다.

 많이 굼뜬 것도 아니었지만 자신의 속도는 그 짧은 한 순간의 틈을 파고 들 수 있었다.

 

 ‘4연타면 답이 있다! 미간, 인중, 앙가슴, 명치...... 반드시 하나는 뚫린다. 모두 다 뚫릴 수도 있고......’

 

  건암은 다시 양 주먹에 힘을 주어 꼭 쥐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것도 속도를 떨구고 체중을 다시 배분했다.

 그 모습에 광조도 자신의 체중 배분을 다시 조절했다.

 그 순간 건암은 확신했다.

 

 ‘늦다! 태세정비, 주의배분이 확실히 늦다! 이건 분명하다! 나의 승리다!’

 

  이미 이긴 듯, 득의양양한 건암은 광조를 이미 입안에 들어온 먹이로 생각했다.

 광조도 건암의 그런 당당한 자세 때문인지 건암의 공격을 받아칠 생각만 하며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한층 위축되어 보였다.

 

  관문루 위에선 항현이 빛나는 검을 들고 사자추가 내뿜는 안개같은 사기 속으로 묻혀 들어가고 있었다.

 

 “항현 나으리-!”

 

  수빈의 다급한 외침이 항현의 귀에도 들렸다. 그러나 항현은 그 소리가 아득히 멀게 느껴졌다.

 

 ‘저 비합이란 자의 술법인가? 감각이 굉장히 멀고 둔하게 느껴진다. 이 운무는 굉장히 위험하다!’

 

  항현은 판단을 내렸지만 섣불리 상황에서 빠져 나가겠다고 거리를 넓힐 수가 없었다.

 상대의 무기는 반 거리 전의 무기인 유성추였다.

 지금 분명한 공격을 받지 않는 것도 거리의 가까움에 초타가 빗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계속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항현에게는 죽을 일이었다.

 처음 보는 술법이라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뭔가 포진을 계속 짜 넣어 상대를 확실하게 말살하는 방법인 것 만은 분명했다.

 

 “이 늙은 땡추는 젊을 때부터 기이묘술에 관심이 많았다네.”

 

  항현이 완전히 검은 안개에 잠겨 밖에서 보기에 완전히 사라지자 비합의 목소리가 전음(천리전음, 소리가 귀를 통하지 않고 머리에 직접 전해지는 비술)처럼 항현의 머리에 울리기 시작했다.

 

 “중화묘법, 왜식마도, 멀리 안남국이나 서장토번의 희귀묘법도 다 찾아다니며 보느라 청춘을 다 보냈지.”

 

  항현은 여전히 어둠 속에 홀로 서있었다.

 눈으로 귀로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이미 아니었다.

 단순히 어두운 안개 속에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눈과 귀에 직접 기술을 걸어 마비시켰는지도 환상을 보는 건지도 분명치가 않았다.

 

 “그런데 이 나라에도 큰 사람이 있어 우리말에 딱 맞는 우리글을 만드신 다는 게야! 그렇담 우리 감정과 우리 한과 우리 욕구를 표출할 우리 기이묘법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늙은이는 가슴이 두근두근 했었다네!”

 

  항현이 대꾸는 안 했지만 그 마음을 공감 못하진 않았다.

 딱히 반박까지 않자 비합은 계속 혼란을 일으킬 요량으로 계속 이야기했다.

 

 “이 언문주의 처음 시작 때부터 난 꽤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네. 언령을 글자에 안정시키는 가장 처음부터 있었던 원년 구성원이지.”

 

  항현이 말 없는 가운데서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비합은 좀 더 강하게 항현을 설득하기 위해 말을 계속 보탰다.

 

 “어느 정도 언문주의 기반이 잡히자 가장 먼저 내게 접근한 게 수양대군 이유일세. 무엇을 원했겠나?”

 “......”

 

  항현이 입술을 깨물며 눈살을 찌푸리자 비합은 빙긋이 웃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왕세자 이향을 죽이거나 왕이 되지 못하도록 큰 병에 걸리게 해달라는 것이었지. 나는 거절했지만 몇몇 술사들이 응하여 세자 향에게 저주를 걸었네. 결과는? 대 실패였어. 왕세자 향을 지키는 최초의 언문주술사가 너무나 강했거든.”

 “소격전 도류의 아내!”

 

  항현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알고 있는 몇 가지 사실 중 하나가 튀어 나왔다.

 

 “후후후~ 그래 아는 군. 솔이님이라고 하셨지. 지솔님이라 하셨네.”

 

  항현은 사자추에서 흘러나오는, 송진이 말라붙은 잔솔가지가 타듯이 끈적끈적한 그을음 같은 사기에 완전히 묻혔다.

 그 상황에서 비합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만 있었다. 그러나 비합은 말만 나불대며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항현이 듣기에는 말이 자신의 앞에서 들리는 것 같았지만 실은 비합은 그 그을음 같은 사기 속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비합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웃는 사내의 항현의 욕심을 이해하고 있었다.

 몇 수 같이 섞어 보고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사내는 싸움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도 의지는 꺾이질 않았다.

 일격을 패했다하더라도 그 시점에서 다시 남은 자신을 추슬러 다시 싸울 여지를 계속 만들고 투지를 유지시킨다.

  그런 인간이 자신들의 편이라면 혁명을 준비하는 자신들의 조직이 어려울 때 끝까지 의지를 잃지 않고, 다음 태세를 갖출 때까지 버텨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조직 내에 그런 인물의 존재는 조직이 좋을 때에도 많은 의지가 되어준다. 그러나 만일 그런 자가 적이라면?

  적은 쓰러뜨려도, 쓰러뜨려도, 언제나 다시 일어나는 끈질김을 가지게 될 것이고 다 이긴 싸움의 마지막 역전의 빌미가 될 것이며 언제나 적들은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잃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합은 항현이 설득을 듣지 않을 시에는 죽이기로 결심했다.

 상대는 무술가이니 정면의 공격은 아마도 확률이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등 뒤에서 아문혈(두개골과 목뼈가 연결되는 부위에 있는 혈, 급소다. 영화같은 데서 머리를 쳐서 기절시키는 혈.)에 사자추를 날려 단숨에 목을 분지르기로 결심했다.

 그런 계획을 숨기고서 비합은 항현에게 계속 옛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지솔님이 왕세자를 훌륭히 방어해내자 이유, 현영휘, 황창성은 다른 방법을 썼다네. 일종의 이간계를 쓴거지.”

 “무슨 소리냐?”

 “어떠신가? 이 다음의 얘기는 우리의 편이 되어 들으신다면?”

 

  비합은 말을 계속 하면서 천천히 걸어가 이제 완전히 항현의 등 뒤를 잡았다.

 항현의 뒷통수를 빤히 바라보며 아문혈에 시선을 고정했다.

  칼의 길이는 두 자(1자= 30cm 두 자면 60cm쯤.)가 조금 안됐다.

 지금 자신은 한 보 반정도(1보=6척, 180cm 한보반이면 2m쯤 ) 이상의 거리였다.

 추를 있는 힘껏 날린다면 눈치 챈 그 순간 이미 머리에 사자추가 박힐 것이다.

 설사 상대가 칼을 휘두른다고 해도 자신은 상대의 사정거리 바깥이다.

 

 ‘필승이군, 일단 포진은 완벽해. 말을 들어보고 우리 사람이 안된다면 죽여 없애리......’

 

 “타아앗-!”

 

  문루 아래에서 벼락같은 기합소리와 함께 건암이 광조를 향해 땅을 박찼다.

 귀갱시를 정리하던 준모와 수빈의 시선이 광조로 향했다.

 건암이 대 여섯 보의 거리를 단 두 번의 발 딛음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돌진력을 자신의 오른 주먹에 실었다.

 

 “하아압-!”“휘이이이이잉~!”

 

  주먹이 바람을 갈랐다.

 방금 전 광조의 얼굴이 있던, 아직까지 그 잔영이 남아있는 자리를 건암의 오른 주먹이 갈랐다. 광조는 허리를 굽히고 발을 한 척쯤 뒤로 물러 이동했다.

 건암은 그 모습에 확신했다.

 

 ‘내가 빠르다. 분명히-!’

 

  아직 돌진의 힘이 남아 있는 상황, 굽힌 허리를 펴 일어나는 광조의 얼굴을 향해 건암의 왼쪽 주먹이 날아갔다.

  피할 틈이 없자 광조는 왼쪽 손바닥을 올려 얼굴을 막았다.

 주먹이 손바닥에 닿았을 때 광조는 허리와 머리를 함께 돌려 그 힘을 흘렸다.

 정면으로 건암의 주먹을 막았다면 광조의 왼쪽 손이 찢어지고 뒤의 광조의 인중이 부서지며 죽었을 것이다.

 제대로 막기는 했지만 아직 건암의 공격은 끝이 난게 아니었다.

 첫 초의 오른 주먹이 그대로 광조의 얼굴을 노리고 위로 올라갔다.

 파악승천(턱을 부수며 하늘로 오르다. 뛰며 어퍼컷 자세)의 자세로 그대로 주먹을 걷어 올렸다. 땅에 갈린 잔 돌멩이가 주먹의 바람을 따라 떠오를 정도였다.

 광조는 무릎을 반쯤 꿇으며 상체를 뒤로 빼어 그 주먹을 피했다.

 그때 건암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됐다! 이젠 빠져 나가지 못한다! 애송이!’

 

  무릎이 반쯤 꺽여 뒤로 빠진 광조의 몸이 그대로 공중에 뜬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 상반신에 왼쪽 주먹이 꺼릴 것이 없이 날아갔다.

 앙가슴(가슴 가운데)의 가슴뼈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때 건암의 눈에 광조의 어깨선이 수평이 아닌 것이 보였다.

 광조의 왼쪽, 건암의 보는 방향을 오른 쪽의 어깨가 더 내려와 기울어져 있었다.

 

 ‘체중을 한 쪽으로 실어 놨다고? 다음 움직임이 더 남았다는 건가?’

 

  눈에 알 수 없는 상황이 들어왔지만 내친걸음이었다.

 시원하게 왼쪽 주먹으로 광조의 가슴팍을 꿰뚫으려 내질렀다. 그러나 광조의 왼쪽 발이 힘차게 땅을 딛으며 그 큰 몸이 회전하며 자기 키의 두 배 쯤으로 솟구쳐 올랐다.

 

 ‘읏-!’

 

  광조는 회전력을 이용하여 오른 무릎으로 건암의 오른 쪽 관자놀이를 노렸다.

 파악승천 후 끌어당기는 오른팔 하박을 이용하여 겨우 그 공격을 막았다. 그러나 그 힘이 알쏭달쏭 했다.

 준비된 공격이라기에는 약했고 갑작스런 공격이라기에는 어느 정도 무게가 있었다.

 

 ‘역공을 노려야하나? 아니면 뒤로 빠져 다시 기회를 노릴까?’

 

  광조는 공중에서 무릎으로 건암의 관자놀이를 노린 오른 발을 펴며 그 발끝으로 차 이번에는 턱을 노렸다.

 공중 두동작!

  이번에도 건암은 공격이 무산된 왼쪽 손으로 턱을 막았다.

 

 “까앙-!”

 

  사미벽천권과 사묘파암각이 부딪치며 금속성 파열음이 동헌 앞마당에 가득 울렸다.

 이번에도 그 힘이 알쏭달쏭 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기묘함.

 건암이 생각을 가다듬기 전에 광조는 다시 허리의 회전력으로 공중에서 그대로 왼쪽 발을 질러 건암의 머리를 노렸다.

 건암은 양 손을 다 사용하여 그 공격을 막았다.

 공중 세 동작!

 이번의 공격은 분명히 약했다. 건암은 그 순간 결심했다.

 

 “깨-앵-!”

 ‘공중 세 동작! 마지막 차기! 이건 되는 대로 지르는 것에 불과하다. 내 공격에 분한 김에 마구 질러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땅에 착지하며 다음을 노릴 것이다. 그러나 착지! 바로 그 순간이 바로 이놈이 죽을 때다!’

 

  공중에서 세 번이나 연속해서 발을 찬 광조의 몸이 서서히 내려왔다.

 건암은 광조의 왼쪽 발끝이 땅에 닿기 직전에 자신도 왼쪽 발이 앞으로 내밀어 체중을 실었다.

 체중이 돌진력으로 변해 허리를 거쳐 활배근을 타고 어깨를 지나 주먹으로 뿌려질 그때!

 

 “퍼어억-!”

 “크억-!”

 

  이미 두 번의 공격 후 접혀 있던 오른 발이 다시 불을 뿜었다. 하늘을 향해 용이 오르듯 일자로 곧게 뻗은 광조의 오른 발차기에 건암의 턱이 걸렸다.

 공중 네동작!

 네발당상이 터졌다.

 다만 제대로 착지는 못하고 광조는 엉덩방아를 찧은 후에 등으로 땅을 한 바퀴 굴러 다시 일어났다.

 

 “후우우~ 정말 힘드네요. 유인하느라 조는 척에, 도망가지 않고 착지 점을 노리도록 하기 위해서 발차기의 힘 배분에 후후후후~ 정말 유인하느라 제가 많은 수고를 했습니다. 하아~ 하아~”

 “그.... 그럼 그 모든 것이 다.....”

 

 분한 건암의 각혈을 동반한 물음에 광조는 얄밉도록 가볍게 대답해 주었다.

 

 “그럼요. 계속 그 얼굴만 바라보고 있을 수 있나요. 빨리 끝내야죠.”

 “네....놈.....”

 

  건암은 눈에 흰자위를 보이고 땅에 쓰러졌다.

 광조는 건암에게 더는 신경을 쓰지 않고 손으로 뒹굴며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문루 위에서 항현은 비합의 권유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합은 그것을 거부로 알아들었다.

 

 ‘그렇다면, 매우 아깝지만......’

 

  비합이 속으로 아까움을 토로하며 오른 손에 사자추를 고쳐 잡고 던지기 위해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

  밝음의 힘 앞에 모든 어둠은 숨을 것이다!”

 

  항현은 빛나는 사인검은 자신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이마와 평행이 되도록 잡고 주문을 외자 칼의 빛이 폭발하는 것처럼 밝아지면서 사자추의 사기로 이루어진 안개를 밀어냈다.

 일순! 항현을 감싸던 안개가 썰물의 파도처럼 밀려나자 그 안개에 몸을 감추고 있던 비합도 그 모습이 오롯이 들어났다.

 더구나 사인검의 갑작스런 빛에 비합은 고개를 돌렸던 순간이었다.

 항현은 뒤로 돌지도 않고 그대로 뒤로 모둠 뛰어 사인검을 왼 쪽 겨드랑이로 빼내었다. 그리고 그 칼끝은 비합의 왼쪽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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