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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당신이 선인장 이라고 해도
작성일 : 17-07-20 17:46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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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진은 한참을 큰 사거리에 있는 까페에 앉아 있었다... 사실 집으로 향해야 했다.

 

 

 

 

 

 휴가는 생각 만큼은 길지 않았고 ,자신은 쉬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에 온 가장 큼 목적이 산산이 조각나 바람에 휘날리게 생긴

 

 이판국에 무슨 휴식?.... 쉴 마음조차도 들지 않았다.

 

 

 

 

 

 마음을 가득 채운 누군가의 손자국을 피해서 그저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멍하니 되뇌일 뿐이었다.

 

 

 

 

 

 세진은 술의 여운이 남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머릿속에 자꾸만 떠 오르는 집요한 의구심.. 세진은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언제나 현실을 직시하면서- 현실에 맞게 ... 그렇게 살았다. 그런 그에게서 현실을 거스르는

 

 그런 문제는 단 하나.. 하임뿐이었다.

 

 

 단 하나뿐이었다.

 

 

 

 

 

 

 자신과 하임은 정말 인연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가 함꼐 보낸 시간이 그렇게 긴데도 하임은

 

 

 

 

 단 한번도 내게 그런 감정을 품은 적조차 없단 말인가? 우리는 어느때인가는 분명 사귀는 사이, 그 이상이었다.

 

 

 

 저 아이의 마음속 깊숙히 숨긴 그 어떤것 까지도 말로 굳이 듣지 않아도 입으로 나오는 어떤것이 아니더라도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안다는 것을 하임이도- 말로 하지 않았대도 알수 있었을 것이다.

 

 

 

 

 

 

 어제 그 테라스에 나와 앉아있는 동안에도 하임이가 기다려야 한다고 취중에도 박박 우긴 존재가 그 남자가 아니기를 바랬다.

 

 

 가슴팍에 나있는 무시무시한 흉터들보다 까만 그 눈이 더 흡인력이 있어- 눈에 빨려들듯 힘있는 눈을 가진 그 남자가

 

 

 나오지 않기를 - 있는 내내 바랐다. 날은 쌀쌀해져서 팔에 소름이 돋고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을 무렵

 

 

 

 

 

 

 그 남자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얼굴로 밖으로 나왔다. 그랬다. 빛이 흐리다 보니 얼굴이 하얗게 빛나는 것이

 

 

 짜증나게도 아름다웠다. 전처럼 독기를 가득 품은 얼굴이 아니었다. 물론 아직도 차가워 보였지만 얼굴에 가득하던

 

 

 악의, 분노 .. 그런것이 걷힌듯한 느낌이었다. 그 악의를 걷어낸게 하임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건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곧 확신이 되어서 나를 덮쳤지만..

 

 

 

 

 

 

 

 그리고.. 대화를 나누며 이 사람이 속을 내비치지 않을 뿐-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당장 하임이를 붙잡지 못할 뿐

 

 하임이가 간절한것은 이 사람이나 나나 비슷하다는 사실또한 알수가 있었다. 참 이상한것은

 

 

 

 

 거기서 약간 흥분하고 중심을 잃은건 나였다는 거다. 오히려 상대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더 할나위 없이 차분했다.

 

 

 

 

 나름대로 표정 감추는것 정도는.. 상대에게 내 마음을 읽히지 않는 것 정도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랬는데 .... 그는 나보다 더했다. 냉정하고 평온하고- 말을 끊을때엔 돌아보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하임이에게 물어보라고 그말은... 나에게 내 진심을 드러내고 그 이야길 듣던지 하라는 최후 통첩이었다.

 

 

 

 

 

 

 

 

 용기 없는 나를 자극시키는 말이었다. 나는 한참을 거기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이 들어가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질 못했다. 당장은.... 그래, 용기가 안났다. 아무것도 시작할 용기가- 더이상 미룰수는 없는데 그 사람의 도발로써

 

 

 

 오랜시간을 지킨 내 사랑을 급하게- 성급하게..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안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잠에 빠진 하임이를 그저 바라보았다. 손이 닿을 거리에 있는데

 

 

 결코 내 것이 된적이 없는 그녀를 , 이토록 가까운데 이토록 비슷한데 하염없이 멀리 있는것처럼 느껴지는 그녀를

 

 

 

 

 

 

 

 그저 바라보았다. 그녀의 옅은 숨소리에 나는 마음이 쪼그라 들어 버리는것만 같았다. 거실을 치우고

 

 

 잠들었던 척만 하고는 도망치듯 나왔다.

 

 

 

 

 

 한참뒤에 걸려온 그녀의 전화는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듯 했지만 어렴풋한 기억은 있는 듯이 불안해 했다. 그 불안감이 나를 배려하는게

 

 아니라는것을 알아채는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또 한번- 김이 팍 빠질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은 망설일순 없다. 나는 전에 기횔 놓쳤고 또 그렇게 시간을 허비했다.

 

 정말 나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김도하가 멍청한 놈이었기에

 

 

 내게는 다시 기회가 생긴 것 뿐이다. 다음 사람이.. 옆집의 그 남자든 아니든 또 생긴다면

 

 

 

 그 사람까지 멍청한 놈 일지는 알수없는 것이니까.

 

 

 만약 옆집이라면 - 그렇다면 ......

 

 

 

 

 

 세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음걸이에서 초조함이 묻어나는 뒷모습으로

 

 사라진다. 자리엔 손도 대지 않은 차 한잔만이 남았다.

 

 

 

 -

 

 

 

 

 똑똑똑-

 

 하임은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그림을 챙겨서 작약의 집을 두드렸다.

 

 

 

 아직은 책은 중반부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왜 벌써 책이 끝나가는것 같을까 , 이렇게 이 사람의 집 문을 두드리는 날이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

 

 

 

 

 

 

 

 다시 한번 두드렸을때 탁탁 하는 소리와 문은 곧 열렸다.

 

 앞에는 작약이 서 있었다. 문이 열리는 게 가슴이 저릿할 만큼 느리게 보였다.

 

 더 의외였던것은 그는 평소와 달리- 아니... 평소 가끔 그랬던 것처럼..

 

 

 목발을 또 짚고 있었다.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건조했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분명 그 손으로 그걸 잡고 있으면서도- 언제나처럼 아무렇지 않은 표정-..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을 ,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것처럼 - 척을 진짜로 믿게 만드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하나도 아프지 않은것처럼 보이는 저 모습-..

 

 

 

 나는 의식하지 않은척 하려 애를 썼다. 그래도 척은 척에 불과했다. 작약처럼 될순 없었다.

 

 

 약간은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건낸다- " 자리에 앉을까요?"

 

 

 "그래 앉지-"

 

 

 

 

 그는 나보다 몇배의 시간이 걸렸다. 한참을 힘을 써댔다. 누군가 도와주면 쉬운 일일듯 해서 도와줄까 싶었지만

 

 

 작약의 자존심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에 나는 말 없이 자리에 앉아서 가지고 온 것들을 정리하는 척 했다.

 

 

 이미 넘버로 표기까지 다 되어 있었기에 그럴 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작약은 한참만에 앉았고 가지런히 목발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그 손에 원고를 넘겨주고 그는 말 없이 체크를 할 뿐이었다. 묵묵히-

 

 

 나는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폈다. 왠지 모르게 기대하고 만다. 곧 들려올 그의 말을

 

 

 

 

 '왜 그렇게 보지?' 그는 꼭 이렇게 되 물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말하지 않았다. 체크하고선 내 눈을 바라보며 그림을 돌려줬을 뿐이다.

 

 나는 일단 말 없이 받았다. 얼굴엔 약간의 실망감이 드러났을지도 모른다. 그 말을 기대했으니까..

 

 

 그런데 그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안 묻나? 물어볼줄 알았는데-"

 

 

 

 나는 의아하여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인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목발- "

 

 

 

 

 그는 짧게 이야기했다. 왜 목발을 짚는지 물어보지 않냐는 얘기인것 같았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더 뭐라 할말이 없었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그냥 사정이 있었겠지 하면 되지... 뭐 일일이 물어보는게 더 싫지 않아요?"

 

 

 

 

 

 조심스레 대답하자 그는 정말 조금 ,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살짝 웃었다.

 

 

 

 

 

 

 "당신은 그런 배려하는게.. 안 어울리거든-.. 질문해도 기분 나쁘지 않게 하니까...

 

 뭐... "

 

 

 

 

 

 질문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라 그건 나에 대한 칭찬일까?

 

 

 

 그는 눈을 내리깔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종이를 팔락팔락 넘겼다.

 

 

 

 

 

 나는 조심스레 또 말을 꺼냈다.

 

 

 말을 꺼낼수 있는것은 지금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젠 미안했어요-... 제가.. 술이 취.."

 

 

 그는 표정을 싹 바꾸며 말을 끊었다.

 

 눈은 여느때 , 그가 화 낼때면 그러하듯이 예민하고 차가워져 있었다.

 

 

 "됐어-.. 일일히 핑계대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럴만한 일이 있었겠다 그러고 넘어 갔으니까-"

 

 

 

 

 이렇게 지나가면... 계속 서로가 밀려나기만 할텐데...? 그렇대도 상관 없다는 거야?

 

 

 

 

 "아니요"

 

 나는 그의 반응에 약간은 실망하여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아니요-.. 미안했어요-... 정말로-...."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 또 냉정해진 두 눈으로 나의 눈을 훑었다.

 

 

 

 

 

 우리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순간이 나는 그만, 모든 순간들이- 특별해졌다. 그런 말, 별일 아니란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뭐가 미안하단거지? 당신은 어제 친구를 만났을 뿐이야- 그래서 늦어질수도 있었겠지-

 

 친구랑 술 한잔 했을수도 있겠구나 했어-.. 물론 아침 회의를 놓친건 사실 기분 좋지 않았어

 

 일은 철저하게 해야 되는거니까.."

 

 

 

 

 지혁의 말은 간단 명료했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런말이 아니란걸 알잖아요?"

 

 

 

 

 하임의 입에서 새어나온 말은, 간절함이 묻어있는 그 말은- 질문이 아닌 이미 결론이 내려진듯 걸어오는 그 말은

 

 지혁의 마음속에 비수처럼 꽃혀있던 그 말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날카로운줄 모르고 와서 부딫힌다던...

 

 

 다칠지도 모르면서 와서 부딫힌다던...

 

 

 

 

 

 "내가 알거라고 확신하나? 당신에겐 확신이.. 그렇게 쉬운가?"

 

 

 

 지혁은 의도한 것보다 날카롭게 되 물었다.

 

 

 

 하임은 눈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분명 애절했으나.. 평소의 하임 답게 사랑앞에 , 아니 그런 감정앞에

 

 하임은 두려움이 없었다. 비록 그것이 순간이라고 해도..

 

 

 

 "쉽지 않아요-.. 당신을 조금은 알것 같을때. 당신이 눈에 보일만큼 우리가 다가서면 당신은 도망가니까..

 

 한걸음 다가가서 우리가 가까워지면 당신은 적어도 세걸음은 물러나니까요-...

 

 

 

 

 내가 위험한 사람도 아닌데 당신을 해칠 사람도 아닌데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도 아닌데

 

 당신은 나에게서 언제나 안전거리를 .... 지키니까요.."

 

 

 

 지혁은 그만 말을 잃었다. 이런 솔직함 앞에 대할 말은 준비하지 못했으니까.. 그랬다. 그래 그랬을지도 몰랐다.

 

 장하임을 지켜주고 싶어서 난 물러난다면서.. 조금씩 거리를 지킨다면서...... 어쩌면 나는 나를 보호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분명 처음은 나였다. 나를 지키고 싶었다. 산사태처럼 불어나 나를 덮칠 죄책감.. 그걸 모면하고 싶었으니까..

 

 눈앞의 달콤함보다 나중에 나를 꽁꽁 얼려버릴 죄책감에서 도망치고 싶었으니까...

 

 

 

 

 지혁은 목소리를 낮게 내려 노력했다. 여기서 흔들리면- 여기서 또 다 놓아 버리고 밖에 나와버리면

 

 나는 다신 여기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꺼야... 그럴지도 몰라.

 

 

 결국엔 돌아 와야 하잖아 괜한 짓은 하지 말자..

 

 

 

 

 

 

 " 당신을 지키는거야- 아니- 당신이 안 다쳤으면 하는거야 내가 해로우니까..

 

 당신한테 내가 해로우니까-.. 당신이 뭘 원한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들어줄 수가 없으니까-"

 

 

 해롭다고?

 

 당신이 - 내게?

 

 

 

 

 "나와 달리... 당신은 내게 이로운 존재일수 밖에 없어.. 왜 ? 나라고 그걸 모르겠어? .....당신과 만나고 나서 나는 말이 많아졌지..

 

 사고 후 만난 그 어떤 정신과 상담의보다

 

 당신과 말을 더 많이 했지... 내 상처도.. 쓰잘대기 없는 이야기도...

 

 내가 부끄럽게 여기던 것들을.. 짐으로 여기던 것들을 당신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 나 때문이라고 느끼지 않게

 

 그냥 가볍게 해 주었으니까.... 다른 사람들 처럼 나를 판단하지 않았으니까

 

 

 당신 앞에선 아주 옛날의 나처럼 그냥 나일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어 - 나도 그래. 당신이 다가오면.... 죄책감 느끼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있고 싶어. 그런데 나는 그러면 안되는거라고 얘기 했잖아..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당신은 내게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공허할꺼야.. 내가 어떤것도 채워줄수 없으니까 -

 

 내가 가진 것들이 다 다른곳에 매여.."

 

 

 

 지혁은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마치 탐내면 안되는 것을 탐내는 사람이 된것 같이 변명을 늘어 놓고 있었다.

 

 말은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다. 하임을 밀어내려고 말을 하면서 하임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신도 모르게 흘리고 있었으니까... 구멍난 자루에서 떨어지는 조그마한 구슬들 처럼 말은 주워 담을수도 없이

 

 두서없이 줄줄 흘러나왔다...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그는 그까지 밖에 말할수 없었다. 하임이 일어나 달려와 자신을 , 앉아 있는 자신을 안았으니까.

 

 

 

 

 머리를 감싸안고... 더 이상 말할 필요 없다는 듯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니까..

 

 

 

 

 

 

 

 

 몹시 당황했는데-손으로 강하게 - 밀어내야 했는데.. 도무지 손에는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그저 꼼짝없이 그대로 있을수 밖에 없었다.

 

 

 

 

 멍청하게도 이 순간이 슬프다는 생각만 들었다. 장하임의 품은

 

 

 

 정말 눈물겹도록 따뜻했다.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안아주는게 얼마만이더라? 아니..

 

 

 

 

 

 내게 용감하게 말을 하는 사람이 남은게 얼마만이더라?

 

 

 

 아니..... 내 허락 없이 나를 이렇게 안은 사람이.....얼마만이더라...?.....

 

 

 

 

 

 

 

 

 아니.. 이런 따뜻함이.... 내 가까이에 이렇게 있는 게..........

 

 

 대체... 얼마 만이더라...

 

 

 

 

 

 장하임은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알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를 안고 있을 뿐이었다...

 

 약간 떨려오는 목소리가.. 우는것 같기도 했지만...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기에 나는 알수 없었다.

 

 

 

 "괜찮아요-"

 

 

 

 그녀가 한참만에 한말은 이 한마디였다.

 

 

 그 뒤에 이어진 말은 .. 정말 장하임 다운 한마디..한마디였다.

 

 

 

 

 

 

 "내가 당신에게 다가간다고 해서.. 그런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구요 나는-

 

 내가 그런 마음을 당신에게 준다고 해서.. 당신이 꼭 그 마음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구요..

 

 당신을 왜 , 스스로 선인장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누가봐도 작약인데 말예요.... "

 

 

 

 

 

 약간은 웃음기 섞인 위로였다.

 

 

 

 선인장이라..... 정말 그녀다운 말이었다. 나는 그만 조그맣게 웃고 말았다.

 

 

 

 

 그녀는 내 웃음을 느꼈는지 볼멘 소리로 되 물었다.. 여전히 손은 풀지 않았다. 얼굴에 맞닿은 그녀가 입고 있는 스웨터에서

 

 그녀의 향기가 느껴졌다. 톡 쏘는듯한 시트러스 향기- 비누인지 뭔지 알수 없지만- 늘 장하임에게서는 나는 향기.

 

 

 

 

 

 

 이 여자는 어떻게 향기까지도 따뜻하다.

 

 

 

 

 

 

 "웃음이 나요? 나는 진지한데..... 매번 이렇게 김새게 한다니까......."

 

 지혁은 계속 쿡쿡 웃어댔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는데.. 입에선 웃음이 터지다니.. 알수 없는 일이었다.

 

 

 한참 후에야 하임은 포옹을 풀었다. 그러곤 지혁 앞에 살짝 무릎을 굽히곤 앉았다.

 

 

 

 지혁은 일어나고 싶었지만.. 다리는 여전했다. 지혁이 일어서려는 기척이 느껴지자

 

 

 하임은 그럴 꺼 없다는 듯이 다리를 살짝 잡았다.. 그제야 둘은 마주보았다.

 

 

 

 

 

 

 

 그녀는 또 의외의 말을 꺼냈다. 눈이 마주쳤다. 맑은 눈.

 

 어젯밤 내가 그리워했지만 차마 떠올리기 힘들었던 그 눈.

 

 갈색빛으로 - 그녀가 가진 여느 것들이 다 그렇듯 따뜻한 그 눈을

 

 

 

 ".......... 미안해요 당신이 그런 기분 느끼게 해서..-

 

 그런 생각 못했어요.. 당신에게 죄책감 느끼게 하고 싶진 않아요-

 

 

 

 우린 여전히 친구에요-... 아니... 우리 사이를 꼭 정의 내려야 해요? 정의 내리지 않고...

 

 그냥 그렇게 지내면 안 될까요...?

 

 

 

 내가 당신에게 다른 감정을 품었다고 해서-

 

 당신이 그래야 하는건 아니에요-.. 친구가 아니어도 , 아니면 그저 말하고 싶은게

 

 있을때라도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는 사람이 되어도...나는 충분해요-"

 

 

 

 

 하임은 마지막 말을 삼켰다.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면

 

 꼭 나에게 목을 매게 만들어야만 했다면 당신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도 않았을 꺼에요

 

 처음 그 마음을 부정했을 때 , 그때처럼... 끝내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부정했을 거에요

 

 

 지금은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그저 가끔 이렇게

 

 이렇게 당신의 눈을 바라볼수 있으면 -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당신이 그렇게 , 자기 가시에 내가 다칠까 나를 걱정한다면........

 

 

 충분할꺼 같아요, 저는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느껴져요..

 

 나중에 내가 욕심내면 그땐 당신이 날 멈춰주겠죠? 그렇겠죠?

 

 

 

 ...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한참후에야 지혁은 말을 꺼냈다.

 

 

 

 "정말 그럴꺼라고 생각해?... 나를 이렇게 만난걸 후회하지 않아?"

 

 

 하임은 그 눈을 보며, 나중에 어떠한 말을 할지도 모르면서-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그것은 자신에게도 확신을 주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그럼요,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

 

 

 

 

 

 하임이 돌아가고, 지혁은 한참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는 아직도 약간은 쓰렸지만

 

 이젠 걸을만 했다. 하임의 그 말에 죄책감부터 느껴질것 같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내 얼굴 어딘가에 그녀의 스웨터에서 묻어있던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것만 같았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 그런 느낌이었다.

 

 

 

 "정말... 쑥쓰러움도 없는 여자야.."

 

 

 

 퉁명스런 말과 달리 웃음이 배시시 새어나왔다.. 어느새 또 물 밖이었다.

 

 

 발에 매인 체인이야 물 속에 있더라도-.. 그는 잠시지만 - 물가에 앉은 기분이었다.

 

 

 

 

 언제나 어두운 그 물이 - 말간 빛으로 물들어버리는것 같았다.

 

 

 

 

 어떠한 어두운 물이라 해도- 햇빛이 비치면 그 물위로 , 보석같은 반짝임이 번지듯이..

 

 그는 그 물위에 반짝이는 그 햇살을 ... 손으로 닿으면 바스락 하고 부서질 듯한 그 빛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한참만에 느끼는 햇살같았다.

 

 지혁은 조용히 창을 살짝 열고 눈을 감았다.

 

 

 

 

 

 

 어제의 상처가 , 가슴에 딱딱하게 달라붙었던 그 남자의 말들이

 

 

 

 

 조금씩 공기를 타고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았다.

 

 

 

 

 

 비로소 숨이 편하게 쉬어지는 ...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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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약속취소, 그리고 2017 / 7 / 19 18 0 4896   
102 주변의 사정 , 그리고 만남 2017 / 7 / 19 17 0 4551   
101 좋아해 , 좋아 져 버렸어 2017 / 7 / 19 16 0 4076   
100 빨간 불 2017 / 7 / 19 13 0 6114   
99 사랑의 정의, 맘이 아파졌다 2017 / 7 / 19 17 0 6538   
98 도망치기 싫어 2017 / 7 / 19 15 0 4914   
97 반전 있는 주사 2017 / 7 / 19 16 0 4472   
96 둘이서 술 한잔 2017 / 7 / 19 15 0 5239   
95 중심으로 물드는 색 , 마치 인어공주 처럼 2017 / 7 / 19 16 0 4285   
94 떨어져서 , 서로의 휴일 2017 / 7 / 19 19 0 3733   
93 왜 상관이 없어요? 2017 / 7 / 19 17 0 4548   
92 또 후회하고 만다 2017 / 7 / 19 15 0 5124   
91 수면을 사이에 두고 2017 / 7 / 19 23 0 4687   
90 사랑 받을 수도 있었던 시간 2017 / 7 / 19 19 0 3955   
89 세 사람 사이의 균형 , 내려 놓고 싶어 질 까… 2017 / 7 / 19 16 0 5572   
88 내가 어떤 사람일줄 알고 2017 / 7 / 19 22 0 6167   
87 저를 데려가세요 2017 / 7 / 19 18 0 7368   
86 일상의 하루 , 우린 왜 망설이기만 할까 2017 / 7 / 19 15 0 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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