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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운명 (2)
작성일 : 17-06-17 22:42     조회 : 75     추천 : 0     분량 : 8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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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다음날 천유강과 배연아가 학교로 같이 대학교로 가고 있자 뒤에서 배대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결국 갔냐? 사주 카페?"

 

 "응 유강 오빠랑 갔다 왔어."

 

 "하이고 왜 또 유강이는 데리고 갔냐?"

 

 "내 맘이다."

 

 "참~ 맞아 이것 봐봐."

 

 배대강이 가방에서 잡지를 하나 꺼냈다.

 

 "왜 이 잡지가 뭐 어쨌다고."

 

 "이 부분을 읽어봐."

 

 "엘딘.......악마를 숭배한다는...... 악마의 수련사들....신전에서 처단을 선포..... 이게 어쨌다고?"

 

 "이 사진을 봐 사교도의 수장이라는 이 사람."

 

 "이 사람이 어쨌다고.... 엥? 설마?"

 

 "그래, 저번에 만났던 그 사람 맞지 않아?"

 

 분명 사진 속에 남자는 전에 만났던 붉은 옷의 남자와 비슷하게 생겼었다. 하지만 사진이 명확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 둘이 동일 인물이라고는 확신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셋은 이 사람이 전에 던전에서 만난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비록 사진에서였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이 사람이었구나."

 

 "이 사람 유명한 사람인가?"

 

 천유강이 물었다.

 

 "응 유명해. 엘딘라는 사람은 아메리카에서 활동하는 집단의 수장인데...... 한쪽에서는 악마를 숭배한다고 하고 다른쪽에서는 신이 내린 사람이라고도 하고 하여간 의견이 분분해 하지만 확실한 건 치료마법을 쓴다는 거야."

 

 "치료 마법을? 성직자인가?"

 

 "아니. 성직자는 아니야. 그래서 교단 쪽에서는 더 이교도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는 데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겠어.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가 좋데, 공짜로 치료마법을 써 주니까."

 

 "그래?"

 

 "응, 그래서 여하튼 유명한 사람이야."

 

 천유강은 그때 만났던 남자를 떠올렸다.

 

 묻겠다. 복수자여

 

 "확실히 보통 사람 같지는 않았지."

 

 천유강의 말에 배연아가 동조했다.

 

 "그치? 좀 있어 보였다고나 할까?"

 

 "하여간 좀 생긴 남자라면 쯧........"

 

 배대강의 말에 배연아가 발끈했다.

 

 "내가 뭘! 그냥 카리스마가 좀 있었다는 거지."

 

 "하지만 단순히 조금 닮았다고 동일인물이라고 확신할 순 없잖아. 서양 사람들은 다 저렇게 생겼어."

 

 "그건 그렇지만......."

 

 그때 옆에 커다란 전광판에서 여자 가수 다섯 명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천유강의 눈에 들어왔다.

 

 "연아야 저 여자들........."

 

 "응? 아~ 쟤네들 요즘 유명한 파이브 쥬얼즈잖아. 나도 얼굴은 잘 모르지만, 노래는 들어본 적 있어. 왜? 오빠 저런 스타일 좋아해?"

 

 "어제 우리가 만난 여자들 아냐?"

 

 “응? 뭔 소리야?”

 

 “저 둘 말이야.”

 

 천유강은 노래하고 있는 멤버들 중에 붉은 머리와 파란 머리를 하고 있는 여자들을 가리켰다.

 

 “에? 정말 그 여자들이네? 연예인이었어?”

 

 배대강도 유심히 보다가 손뼉을 쳤다.

 

 “아~ 역시 어디선가 많이 봤던 얼굴이라고 했더니 연예인들이었구나. 와하하 그 유명한 파이브 쥬얼스를 보고도 눈치를 못 챘네.”

 

 “유명한 가수들이냐?”

 

 “그럼. 요즘 쟤네들 모르면 외계인이지.”

 

 그 말에 배연아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유명한 그룹이라고 해 봤자. 쟤 둘이 가장 인기 없는 멤버들이잖아. 리더인 다이아나 토파즈가 유명하지.”

 

 “그렇긴 하지만 저 둘도 인기가 없지는 않아.”

 

 “몰라. 연예인씩이나 하면서 비겁한 짓을 하냐? 이럴 줄 알았으면 녹화라도 해서 인터넷에 확 풀어버리는 건데.”

 

 어제 만났던 연예인인 가넷과 사파이어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참 뒤 천유강이 시계를 보니 벌써 수업 시작할 시간이 다 되었다.

 

 "난 수업이 있어서 가봐야겠다."

 

 "아 맞다. 무슨 수업 듣는다고 했지?"

 

 "근대사다."

 

 "응 그래. 수업 잘 듣고 나중에 봐."

 

 "그래."

 

 

 

 

 

 "한국에는 세계 최고 규모의 마나석 광산이 있어서 급격한 경제 성장에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 마나석를 노리고 두 차례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게 50년 전쯤에 일어난 한.일 전쟁과 30년 전쯤에 일어난 한.중 전쟁이다. 어이 거기 일어나!"

 

 쾅,쾅

 

 교수는 칠판을 세게 두들겼다.

 

 "두 전쟁 모두 한국의 전력이 열세라고 여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염제와 풍신이라는 영웅들이 있었기 때문이야. 염제는 일본 최고수였던 도제를 눌렀고 풍신은 단신으로 적진에 쳐들어가서 적 참모진들을 모두 처리하고 병력 3만 명도 몰살시켰지. 이번 학기는 조를 짜서 이 두 전쟁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거다."

 

 교수는 안경을 고쳐 쓰고 날카로운 눈으로 학생들을 쳐다봤다.

 

 “그럼 이제부터 조를 짜겠다. 6명이 한 팀이니 친구가 있으면 같이 6명 모아서 나한테 오고 친구가 없으면 내가 무작위로 붙여줄 테니까 불러주는 6명씩은 같이 앉아있어."

 

 교수는 출석부를 꺼내서 이름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전쟁이라......'

 

 천유강은 한.일 전쟁과 한.중 전쟁을 생각했다.

 

 실제로 매우 어려운 전쟁이었고 염제와 풍신의 활약으로 간신히 이긴 전쟁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들이 전쟁통에 목숨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으로 이 두 전쟁에서 이긴 한국은 염제, 풍신, 전왕이라는 강자들을 배출해내 전 세계 중에서 최고의 강대국으로 급부상했으며 일본과 중국에게 돈과 땅을 받아 경제력으로도 부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천유강~ 천유강! 안 나왔나?"

 

 교수의 외침에 천유강은 정신을 차렸다.

 

 "여기 있습니다."

 

 "이 곳에 앉게나. 9조의 마지막 인원이야."

 

 "오~~"

 

 "부럽다."

 

 교수가 배정한 자리로 이동한 천유강은 사람들, 특히 남학생들의 부러운 목소리에 의아해했다.

 

 '무슨 일이지?'

 

 "오늘은 첫 수업이니 수업은 없고 대신 조 사람들이랑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만 해라. 대신 조별 과제는 오늘은 없다."

 

 쾅

 

 교수가 나가자, 다시 강의실은 소란스러워졌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연락처를 주고받기 시작한 거다.

 

 천유강은 아직도 어색하게 앉아있는 조원들을 바라보았다. 여자 세 명에 남자는 천유강까지 합쳐 3명이었는데 남자 둘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반쯤 정신을 놓은 것처럼 멍하게 앉아 있었다.

 

 '왜 이러지?'

 

 그러고 보니 교실에 있던 남학생들이 모두 자신의 조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자들은 마치 늘 있는 일이라는 듯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한 학기 동안 같이 수업해야 할 조원들이니 일단 통성명이나 하죠. 저는 국문학과 2학년 김미려라고 합니다."

 

 "전 경제학과 2학년 정연실입니다. 우리 셋이 모두 친구에요.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전....."

 

 세 번째 여자가 말을 꺼냈을 때 주변에 남자들이 모두 침을 삼켰다.

 

 "군사학과 2학년 수화진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수화진이라는 여자의 말이 끝나자 다른 남자 조원 둘의 내색을 애써 하지 않았지만, 얼굴이 새빨개지며 좋아 죽으려고 했다.

 

 “아, 안녕하세요. 전 정한성입니다. 정치외교학과 3학년 2학기에요.”

 

 “전! 박준영입니다! 경영학과 4학년입니다.”

 

 남자들은 기합이 팍팍 들어가 있는 목소리도 크게 말했다. 아무래도 기쁜 감정을 숨길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다음은 천유강 차례였다.

 

 "전 2학년 천유강이라고 합니다."

 

 천유강의 말에 김미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어느 계열이세요?"

 

 "무과입니다."

 

 "그래요? 문과 계열처럼 생겼었는데?"

 

 "아~ 혹시 칼레나 디온 교수의 총포학 듣지 않으세요?"

 

 이번엔 정연실라는 여자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역시 맞구나. 그땐 깜짝 놀랐어요. 대단하시던데요?"

 

 "뭐..... 감사합니다."

 

 "뭔데?"

 

 옆에서 김미려이 끼어들었다.

 

 "전에 말했잖아. 손으로 탄알을 잡았다고."

 

 "그때 말했던 그 사람?"

 

 "응."

 

 그때 수화진이 말을 했다.

 

 "저기, 미안한데 자리를 옮기자."

 

 "응? 아~ 미안."

 

 천유강이 주위를 둘러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조의 남자들이 자기들 조원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신들의 조가 말하는 거에 집중하고 있었다.

 

 ‘뭐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천유강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 미안할 건 없고...... 저기 죄송한데 자리를 옮기죠, 마침 점심시간이 됐으니 식사라도 하면서 얘기해요."

 

 수화진의 말에 다른 두 남학생은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천유강 역시 긍정을 표했다.

 

 그렇게 여자들이 인도한 곳은 사방이 꽉 막혀 있는 음식점 건물이었다.

 

 막상 음식점 안에 들어와도 이름을 서로 알고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것밖에 할 것이 없어서 어색하게 밥만 먹었다.

 

 우걱우걱

 

 '밥은 맛이 있군.'

 

 천유강은 밥을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워버렸고 그 모습을 보던 김미려가 웃으며 말을 했다.

 

 "천천히 먹어요, 체하겠어요."

 

 "습관이 돼서 이렇습니다."

 

 "습관이요?"

 

 "네."

 

 천유강은 말을 최대한 짧게 하고 밥을 먹는 데에만 집중했다.

 

 사실 사교성이 적은 천유강으로써는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과 오래 자리에 앉아 있는 거 자체가 고역이었다.

 

 "......."

 

 더욱이 여자들이 자신을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신기해하자 천유강은 밥이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저 죄송한데."

 

 "네?"

 

 "제가 무슨 결례를 했나요?"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천유강에 말에 놀란 건 오히려 여자들이었다.

 

 “아까부터 계속 저를 의식하고 계신 것 같아서요.”

 

 여자 조원들은 천유강이 눈치채지 못하고 힐끗거리며 봤지만, 무공도 익히지 않은 여자들의 시선을 천유강의 기감이 잡아내지 못할 리가 없었다.

 

 천유강은 그것이 불편하다기보다는 혹시 또 자기가 무슨 잘못을 하지 않았는지 걱정했다.

 

 “제가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서툴러서 제가 혹시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해도 이해해 주세요.”

 

 "아..하하 절대 아니에요. 약간 신기해서요."

 

 "네? 뭐가 신기하신데요?"

 

 정연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그러니까. 혹시 남자를 좋아하시나요?”

 

 “네?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연실의 말에 김미려는 킥킥대며 웃기 시작했고 수화진은 난감한 듯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어........ 그러니까 남성을 이성적으로 좋아하시는지.......”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이었지만 천유강은 담담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아니면 시력이 매우 안 좋거나.........”

 

 “그만해.”

 

 참다가 지친 수화진이 정연실의 말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전 시력이 좋은 편입니다. 어려서부터 산에서 살다가 중학교 때 도시에 와서 눈이 나빠질 틈이 없었습니다.”

 

 그 말에 이제야 알겠다는 듯 정연실이 손뼉을 쳤다.

 

 "산이요? 산에서 살았어요? 어쩐지....... 혹시 그러면 혹시 산에서 여자, 그러니까 이성은 많이 접해보신 건가요?"

 

 "간혹 보긴 했지만 거의 못 봤다고 할 수 있죠."

 

 "아 그래서 그렇구나."

 

 정연실은 수화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천유강은 여자들의 반응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혹시 그러면 여기 제 친구 잘 모르세요?"

 

 김미려가 수화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왜. 이래? 하지 마."

 

 "신기하잖아. 이런 남자 너하고 같이 다닌 이후에 거의 처음인데....... 혹시 모르세요?"

 

 "예?"

 

 천유강은 수화진의 얼굴을 보며 내가 알아야만 하는 사람인가? 라고 생각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글쎄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혹시 수업 같이 듣는 것이라도 있나요?"

 

 "아니네요. 제 친구 말에 신경 쓰지 마세요."

 

 수화진은 황급히 손을 내 저었다.

 

 "와~ 천유강씨는 여러모로 신기한 면이 많네요. 여자인 저도 가끔 화진이 보면 떨리는데.... 아앗~ 왜 그래?"

 

 수화진에 꼬집힌 김미려는 아픈 옆구리를 문질렸다.

 

 "그만해."

 

 수화진이 짐직 화난 기색이 보이자 김미려는 혀를 날름 내밀었다.

 

 "히히 알았어."

 

 "저...... 죄송하지만 저 수업이 있어서 가봐야겠습니다."

 

 다음 수업 시간이 되었기에 천유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벌써 가세요?"

 

 "예. 다음 수업에 다시 뵙지요."

 

 천유강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모두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떴다.

 

 .

 .

 .

 .

 

 세 시간 후

 

 오늘 수업을 모두 마치고 천유강은 집에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런데 쥬신 대학교의 안쪽, 인적이 뜸한 곳을 지나고 있을 때 천유강은 수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인기척?'

 

 보기에는 아무런 사람이 없었지만, 분명히 나무 위와 땅 아래에서 숨어서 기척을 지운 인기척이 여럿 느껴졌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위치는 천유강이 지나가야 하는 길에 있었다.

 

 꺼림칙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고 천유강은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리고 천유강이 사람들이 은신하고 있는 곳의 정중앙을 지났을 때 숨어있는 자들이 날카로운 기세를 내뿜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천유강이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말했다.

 

 "혹시 저에게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가요?"

 

 "들켰다. 쳐라!"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제까지 나무와 땅속에서 숨어 있던 인형들이 한순간에 뛰쳐나왔다. 그들의 손에는 모두 험악하게 생긴 둔기들이 들려 있었다.

 

 아무래도 좋은 의도로 찾아온 것은 아니라 생각된 천유강의 급히 내공을 전신에 두르기 시작했다.

 

 ‘살기는 없는데.’

 

 습격자들이 노리는 것은 천유강의 팔이나 다리 부분이다. 가지고 온 무기들도 칼 같은 날붙이가 아닌 조잡하게 생긴 몽둥이 같은 둔기다.

 

 그들은 모두 일류가 넘는 무위를 지닌 이들로 암습 실력도 수준급이었지만 그 정도에 당할 만큼 녹녹한 천유강이 아니다.

 

 일단 천유강은 지둔술로 땅속을 통해 슬그머니 다가온 사람이 나오지 못하게 땅을 강하게 밟았다.

 

 쿵!!!

 

 딱딱한 대지를 통해 천유강이 내뿜는 기파가 땅을 타고 사방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곧 지진이 난 듯 땅이 거세게 울리고 땅이 지진이라도 난 듯 갈라졌다.

 

 "악~"

 

 땅 밑에 숨어있던 습격자들은 사방에서 조여 오는 기파에 내장이 뒤틀리고 파열되었다. 그들은 무력한 상태로 그대로 생매장이 되었다.

 

 땅에 있던 자객들이 천유강의 발길질 한 방에 혼절한 듯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자 이번에 몽둥이와 봉을 든 습격자들 네 명이 나무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자객들이 천유강의 사방을 포위하고 타이밍도 절묘했기 때문에 천유강이 꼼짝없이 당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천유강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천유강은 뻗어오는 봉의 창대를 손으로 잡아 날아오는 힘을 이용하여 야구 방망이처럼 옆에 다른 두 명을 향해 휘둘렀다.

 

 퍽

 

 "크악!"

 

 서로 몸이 부딪친 세 명이 땅으로 굴렀다. 그리고 천유강은 몸을 숙여 날아오는 몽둥이를 피한 후에 그것을 잡고 있던 손목을 발로 차버렸다.

 

 "큭!"

 

 그대로 손목을 부여잡고 있는 남자의 명치를 발로 차서 앞으로 고꾸라트렸다.

 

 "으악!“

 

 어느새 공원에 서 있는 사람은 천유강 혼자였고 나머지는 모두 공원에서 구르고 있었다.

 

 천유강은 아직 정신이 있는 습격자의 목을 잡고 들어 올렸다.

 

 "켁~ 켁~"

 

 "왜 나를 공격했지?"

 

 "켁~ 몰라~ 켁~ 난 명령만 받을,.. 켁~ 이것 좀 놔줘."

 

 천유강은 손의 힘을 약간 풀었다.

 

 "무슨 명령?"

 

 "몰라~ 그냥 혼만 내주랬어. 죽일 생각은 없었어. 정말이야."

 

 남자는 새빨개진 눈으로 천유강에게 자비를 구했다. 습격했다가 오히려 역습을 당했으니 상대의 손속에 따라서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의뢰를 받을 때는 의뢰자들의 정체나 사정 같은 건 전혀 모른단 말이야. 단지 푼돈을 벌려 했을 뿐이야. 진짜라고.”

 

 남자의 말에 천유강은 기운을 담아 남자를 쳐다보았다. 어지간한 사람은 그 기세를 받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만한 강렬한 기운이었다.

 

 그때 다시 뒤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누구냐?!"

 

 천유강은 잡은 습격자를 놓고는 급히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날아온 비수가 천유강을 스치고 땅에 박혔다.

 

 이번에 느껴지는 기세는 전의 습격자와는 질이 달랐다. 최소 절정의 기운이다.

 

 날카로운 비수가 다시 사방에서 날아왔다.

 

 '둘.'

 

 절정의 고수가 둘이나 천유강을 노리고 있다. 천유강이 혹시 다른 누군가가 있는지 기파를 흘리려고 할 때, 둘이 동시에 천유강에게 쇄도했다.

 

 팟!

 

 둘은 모두 혹독한 훈련을 겪은 자들이었다. 한 뼘의 단도를 들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펼치는 단도술은 비범했고 금세 천유강의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엄밀히 따져서 천유강과 두 명의 암습자 모두 절정의 고수다. 하지만 같은 절정의 기량이라도 그 안에는 천지 차이만큼이나 커다란 간격이 있다.

 

 퍽!!

 

 천유강이 단도를 맨손으로 잡고 동시에 팔꿈치로 한 명의 명치를 뚫을 듯이 찔렀다.

 

 "우윽!"

 

 괴로워하며 뒤로 물러나는 자를 뒤로하고 나머지 암습자의 가슴을 손톱으로 그었다.

 

 팟!

 

 암습자의 검은 무복이 찢어지고 네 줄기 상처가 크게 났다. 조금만 깊었다면 내장까지 나올 만한 치명상이다.

 

 커다란 고통에 신음을 내며 뒤로 물러났으나 천유강이 더 빨랐다. 다리를 휘둘러 습격자의 갈비뼈를 부쉈다.

 

 "크악!!"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며 크게 휘청거졌으나 용케 넘어지지 않았다. 역시 고도의 수련을 겪은 자들이다.

 

 "칫!"

 

 명치를 맞고 뒤로 물러난 습격자가 품에서 주먹 크기의 무언가를 꺼내서 바닥에 던졌다.

 

 퍽!

 

 동그란 물체가 깨지면서 하얀 연기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사람에게 유해한 독일지도 모르니 천유강은 일단 물러서서 내기를 몸 안에서 돌렸다.

 

 소주천을 하면 미량의 독도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불순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연막탄이었나?"

 

 흰 연기가 사라졌을 때는 이미 천유강을 습격했던 암습자들의 모습이 사라진 뒤였다.

 

 아까 천유강에게 당한 자도, 땅속에서 기절한 자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누구지?"

 

 일류의 무인들이라면 길거리에 흔한 경지는 아니지만 돈을 준다면 고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처음에 천유강이 제압한 자는 그의 말대로 몇 푼 받고자 벌인 일일 거다.

 

 하지만 뒤에 나타난 자들은 수준이 달랐다. 문제는 이들이 단지 뒤처리 조라는 거다.

 

 '도저히 습격자들의 의도를 모르겠네.'

 

 둔기를 든 처음 습격자들의 말대로 천유강을 단지 혼내 줄 생각으로 온 거 같다. 하지만 천유강은 다른 사람과 직접적인 악연을 맺은 적은 없다.

 

 그리고 천유강을 알고 있는 자라면 고작 저런 실력의 자들을 보내지 않았을 거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을 많이 지체했군.“

 

 머리를 털어낸 천유강은 차분히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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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출전 (1) 2017 / 6 / 17 61 0 8117   
54 등장 인물 2017 / 6 / 17 52 0 4026   
53 외전 - 그 남자의 첫사랑 2017 / 6 / 17 59 0 10152   
52 운명 (17) 2017 / 6 / 17 63 0 6956   
51 운명 (16) 2017 / 6 / 17 52 0 4565   
50 운명 (15) 2017 / 6 / 17 59 0 6085   
49 운명 (14) 2017 / 6 / 17 47 0 5979   
48 운명(13) 2017 / 6 / 17 124 0 8684   
47 운명 (12) 2017 / 6 / 17 61 0 5301   
46 운명 (11) 2017 / 6 / 17 59 0 7050   
45 운명 (10) 2017 / 6 / 17 66 0 6404   
44 운명 (9) 2017 / 6 / 17 59 0 5624   
43 운명 (8) 2017 / 6 / 17 59 0 5837   
42 운명 (7) 2017 / 6 / 17 56 0 4234   
41 운명 (6) 2017 / 6 / 17 63 0 7617   
40 운명 (5) 2017 / 6 / 17 58 0 5859   
39 운명 (4) 2017 / 6 / 17 127 0 5666   
38 운명 (3) 2017 / 6 / 17 67 0 8624   
37 운명 (2) 2017 / 6 / 17 76 0 8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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