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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잔상
작가 : 화홍박스
작품등록일 : 2020.8.2

연쇄살인마 권철-사랑하는 내 동생이 시체로 발견됐다. 나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서 사랑하는 동생의 원수를 갚아주리라.
강력계 반장 마필승-연쇄살인마가 탈옥했다. 그를 쫓을수록 내게 남겨지는 미스터리한 잔상들...
연쇄살인마, 권철을 막아야 한다.

 
제3화 2020년 2월5일 새벽2시
작성일 : 20-08-03 09:45     조회 : 405     추천 : 0     분량 : 5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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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6. 고것이 알고 싶다

 

 “2020년 2월 5일 새벽 2시… 권모 씨의 그날이 우리는 궁금합니다.”

 50대 초반의 중년의 남성 MC는 말끔한 수트를 입고 그의 매끄러운 턱선을 살짝 앞으로 내밀며 그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말하였다.

 

 “안녕하세요? 고알의 김중하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던 여성인 권모 씨를 아실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지난 3월 10일 사라졌던 권모 씨는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다만, 아무런 말을 할 수 없는 싸늘한 시신으로 말입니다.”

 그는 침통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를 비추던 측면의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정면을 응시하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감쪽같이 사라진 2월 5일 새벽 2시. 우린 다시 그날로 돌아가 보려 합니다. 어느 서울 광진구에 있던 평범했던 노래방. 그곳에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K 기업 전략 본부 팀의 회식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여지없는 여느 평범한 회사의 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본부장에게만큼은 평범하지 않았던 날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따라 그는 너무 많이 취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뿌옇게 모자이크 처리된 한 여성이 변조된 음성으로 말하였다.

 “그날 저희 팀 차장님이랑도 어깨에 부딪혀서 그 김**이란 사람과 시비가 붙었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거의 인사불성이더라고요.”

 “아.. 왜 김**본부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냐구요? 권모 씨가 사라진 그 날의 사건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 MC는 마치 질문을 예상한다는 듯이 검지 손가락을 앞에서 살며시 흔들며 한쪽 눈을 살짝 찡그렸다.

 

 “그 날밤 12시, 김**씨는 노래방에서 나와 일부 직원들은 집으로 보내고 남은 직원 3명과 함께 광장 시장 내 호프집으로 향하였습니다.”

 MC는 잠깐 말을 끊고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턱에 손을 갖다 대었다. 그리고 이윽고 다른 각도로 그를 비추던 카메라에 눈을 돌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네. 그렇습니다. 바로 우리가 아는 권**씨가 있는 그 호프집 말입니다. 20대 권**씨는 오빠였던 연쇄살인마 권철과 달리 착실한 삶을 살아가던 여느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그날도 친절한 미소와 함께 잔뜩 술에 취한 그들의 테이블로 향하였습니다.”

 

 “그때 술에 취한 김**씨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잡고 옆에 앉아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하였죠.”

 “철썩” MC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연 배우들이 나오는 화면을 통해 한 여자가 남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남자는 갑자기 잠이 확 깬 듯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경찰을 부를 거예요!!” 그 여배우는 그의 씩씩거리는 눈빛에 흔들림 없이 노려보며 소리를 쳤다.

 

 “이 저급한... 미친년이.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씩씩대던 남자배우는 몹시 화가 난 듯 그의 주먹을 들어 그녀를 한 대 갈기려고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순간 부하직원들이 그런 그를 붙잡아 간신히 더 큰 화를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재연화면이 페이드아웃으로 사라지며 남자 MC의 얼굴이 초점이 잡혔다.

 “그날, 가게 앞을 비추던 CCTV에는 새벽 2시 호프집에서 일을 마치고 나온 권**씨를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 뒤로는 검은 낯선 그림자와 함께 말이죠.”

 “그리고... 그녀의 모습은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3월 10일 남향 공원에서 그녀가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말이죠”

 잠시 짧은 호흡을 내쉬며 남자는 정면을 응시하며 말하였다.

 “과연 그날, 따라붙었던 그 검은 그림자는 누구였을까요?”

 그의 질문과 함께 화면은 다시 어느 뿌연 화면으로 바뀌며 누군가의 실루엣과 함께 인터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막에는 CCTV 관리 시설공단 관계자라는 자막이 떴다.

 

 “그날, CCTV는 설비보수 공사로 인해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모자이크 건너의 어느 남성의 굵직한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M 여관

 

 “픽”

 짧은 기계음과 함께 TV가 꺼졌다.

 “흑흑..”

 TV 불빛 하나로 방을 밝게 비췄던 공간이 순식간에 어두움으로 가려졌다. 그리고 검은 실루엣의 한 남자가 침대 끝에 앉아 벽에 기대어 흐느꼈다.

 “예현아….”

 

 -같은 시간 여관 밖

 덩치가 큰 검은 재킷의 남자 셋이 1층 카운터로 왔다. 그중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듯한 올백의 남자가 조심히 데스크의 창문을 두들겼다. 잠시 존 듯한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가 눈을 비비다 창문 밖의 그들을 보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잠시 후, 그들은 207호라고 적혀진 열쇠를 들고 조용히 계단 위를 향하였다. 그리고 조용히 가죽 장갑을 끼고 뒷주머니에서 칼을 꺼내었다.

 

 이윽고 문 앞에 서자 올백의 남자가 조용히 열쇠 구멍에 열쇠를 살며시 꽂았다. 그리고 잠시 문간에 귀를 갖다 댔다. 문 뒤로는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조용히 검지와 중지를 소리가 나는 쪽으로 조용히 가리키며 약간 긴장한 듯한 남성 둘에게 턱을 약간 들어 보였다. 남성 문밖에 그의 손짓에 주목하던 그들은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둘,셋 철컥~”

 열쇠를 돌려 문을 활짝 연 그들은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방은 새까맣게 불이 꺼져 있었고 유일하게 화장실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만이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황급히 그 화장실 박차고 들어갔다.

 

 “이야아아~~~:

 긴장을 한 듯한 그들의 기합과 문이 벌컥 열어젖히며 샤워기에서 나오던 물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뜨거운 온수로 인해 화장실 안에는 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가장 먼저 들어간 올백의 남자는 그 연기를 향해 돌진하여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허공을 가로지를 뿐 그 연기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의 그런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던 뒤따른 남자 둘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검은 방을 향해 천천히 눈을 돌렸다. 하지만 깨닫기도 전에 가장 바깥쪽에 있던 남자의 목을 뚫고 시퍼런 칼날이 삐져나왔다.

 

 “으아악”

 중간에 서 있던 남자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가 쥐고 있던 칼을 휘두르기도 전에 그 시퍼런 칼날이 순식간에 그의 가슴팍으로 날아들어 왔다.

 “퍽”

 남자는 너무 놀란 듯 그 검은 방 쪽을 응시하다 자신의 가슴팍에 꽂힌 칼을 바라보았다. 어느 틈엔가 검은 형체가 그의 코앞까지 나타나더니 칼을 쓱 뽑았다.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힘이 빠진 남자는 그의 손에서 칼자루를 놓쳤다. 칼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의 가슴에서 뽑혔던 칼날이 다시 날아와 그의 목덜미를 빠르게 그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그를 옆 벽으로 밀치고, 가장 안쪽에 있던 올백의 사나이에게로 달려들었다.

 너무나 짧은 순간에 일어났지만 올백의 남자는 빠르게 파고드는 칼날을 쳐내고 그의 칼을 그 검은 형체를 향해 찌르려고 뻗었다. 하지만 그 검은 형체의 사람은 순식간에 왼쪽 팔로 그의 칼날이 허공으로 향하게 손목을 꺾었다. 올백의 남자는 질세라 어깨로 그 검은 형체를 밀쳤다.

 

 “쿵” 소리와 함께 벽에 부딪히며 검은 형체는 올백의 남자 어깨 위에 살짝 몸이 얹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가 갖고 있던 칼도 떨어졌다. 그리고 서로 뿌연 연기 속에서 주먹다짐이 시작되었다. 올백의 남자는 그의 커다란 덩치를 활용해 그 검은 형체의 남자의 허리부분을 양팔로 꽉 쥐고 뒤로 번쩍 들었다.

 

 “와장창”

 넘어지며 세면대가 부서졌다. 올백의 남성은 넘어진 검은 형체를 향해 발길질 하였다. 하지만 두 번째 발길질이 되던 순간 검은 형체는 한쪽 발을 잡고, 다른 쪽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쾅 소리와 함께 그도 넘어졌다. 검은 형체는 벌떡 일어나 떨어진 칼을 주웠다. 올백의 남자는 질세라 일어나려 한 순간 갑자기 뿌연 연기 속에 무언가를 보고 움직이지 못하였다.

 

 “헉…” 그 남자의 두 눈동자에는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어떠한 여자가 나타났다.

 “으.. 으윽” 마치 가위를 눌린 듯 그는 그 자세에서 아무것도 움직이질 못하였고, 그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여자는 순식간에 그 앞에 나타났다. 그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칼날이 그의 복부에 깊숙이 날아와 꽂혔다.

 

 -5시간 후,

 

 “흠…”

 

 최 형사는 아수라장이 된 여관의 화장실을 보며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피비린내가 진동하여 괴로운 듯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던 김 형사는 그러한 최 형사를 향해 말하였다.

 “왜요? 형님?”

 “아무리 연쇄살인마라고 하지만 김덕현을 죽였다는 게 말이 돼? 굉장히 격렬하게 싸운 흔적이 있는데 말이야. 기습도 아니고. 한때 국가대표 유도선수였던 김덕현을..”

 최 형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긴. 권철 프로파일을 보면 특별하게 뭔가 배운 것도 없고 군대도 그냥 행정병 출신이던데. 좀 의아하긴 하네요. 남몰래 킥복싱 학원이라도 다녔나?”

 김 형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혼잣말로 되물었다. 코를 너무 콱 틀어막고 있어서 그런지 코맹맹이 소리에 발음이 묻혔다. 하지만 최 형사는 그의 말을 못 들은 건지 아니면 의문점이 가시지 않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시체를 쳐다보며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무엇인가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놀란 눈빛으로 저렇게 눈도 못 감고 죽은 게 걸려. 마치 우리가 뭔가를 바라봤던 것처럼 말이야.”

 

 이때 최 형사의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그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더니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박 실장님. 그러게 저희가 찾는다니깐. 회장님 지시였나요? 김덕현 선수까지 보내서 이 사달을 내시고…”

 웃으며 이야기하였지만 최 형사의 미간은 상당히 찌푸려져 있었다.

 

 “네네.. 알죠. 저희가 놓친 거니깐. 금방 잡겠습니다. 아직 공개 수사로 돌리기까지 48시간 정도는 더 있으니깐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윽고, 최 형사는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 이 새끼. 마음에 안 들어. 권…철… 흠. 어디로 갔을까?”

 “왜요? 뭐라고 해요?”

 

 김 형사는 최 형사의 옆으로 다가와 전화가 궁금한 듯 물었다.

 

 하지만 최 형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문뜩 생각이 난 듯 김 형사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김형식이 어디에 있지?”

 “강원도 쪽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다. 놈은 분명 거기로 갈 거야!”

 “김 형사 빨리 가자!! 밑에 막내한테 시동 걸으라고 해! 어서!!”

 

 갑자기 최 형사는 김 형사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 문 쪽으로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김 형사도 엉겁결에 최 형사를 쫒아 달려 나갔다.

 그들이 떠난 사건 현장에는 노란 폴리스라인만 덩그러니 흔들리고 있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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