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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잔상
작가 : 화홍박스
작품등록일 : 2020.8.2

연쇄살인마 권철-사랑하는 내 동생이 시체로 발견됐다. 나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서 사랑하는 동생의 원수를 갚아주리라.
강력계 반장 마필승-연쇄살인마가 탈옥했다. 그를 쫓을수록 내게 남겨지는 미스터리한 잔상들...
연쇄살인마, 권철을 막아야 한다.

 
제6화 사라진 기억조각
작성일 : 20-08-05 23:46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6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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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별장

 커다란 배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석양빛이 온전히 바다에 담겨 바다는 조금씩 붉게 물들고 있었다. 때아닌 바닷가에는 서로 물에 빠뜨리려 씨름을 하는 세 명의 남자들이 전부였다.

 김형식은 소파에 기대어 반쯤 누운 채로 낮부터 들고 마시던 위스키병을 옆으로 툭 던지고선 새로운 위스키병을 따면서 초점 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에 김형식은 깨어 있을 때는 계속 술을 마셨다. 취해서 잠들었다가 다시 깨면 새로운 술병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취해서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다.

 김형식은 깨어있는 시간이면 마음에 불안함이 밀려들어 참을 수가 없었다.

 쉴 새 없이 쳐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봐도 그날 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그날도 취해서 그렇게 잠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모든 다른 증거들은 그의 기억에는 없는 일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무엇보다 손등과 손목에 나 있는 할퀸 자국이 그는 모르는 그 날의 상황들을 말하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

 ‘분명 그냥 취해서 잠들었는데....’

 

 -2020년 2월 6일 아침,

 짙은 선팅도 뚫고 아침 햇빛이 차 안으로 비춰들었다. “음….. 목말라….”

 어슴푸레 눈을 떠서 둘러봐도 익숙한 침실이 아니다. “으…. 허리 아파..” 좁은 좌석에 구부정하게 옆으로 누운 채로 오랜 시간 누워있었던지 숙취보다도 허리에 느껴지는 고통이 더하다. “으…" 겨우 상반신을 세워 앉아보니 차 뒷좌석이다.

 “아니 이 새끼가 나를 차에다 버리고 그냥 들어가? 이창현 이 새끼가.....”

 이창현은 김형식의 개인 기사였다. 아버지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김형식이 직접 뽑은 사람이었다. 말수는 적은 편이었으나 눈치가 좋아 김형식의 비위를 잘 맞췄다. 무엇보다 아버지 사람이 아니란 것 때문에 꽤 짭짤하게 대우를 해주었다. 김형식은 언제나 쫓아다니는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 그에게 이창현은 그래도 꽤 신뢰를 주던 기사였는데…

 인사불성이 된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지 않고 주차장에 나를 놓고 가버리다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볼 만도 하였지만 김형식은 그냥 괘씸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넌 오늘부로 해고다.”

 “윽..." 욱하는 화와 함께 숙취도 올라왔다.

 ‘우선 집에 가서 좀 쉬어야겠다.’

 사람들에게 눈에 띌까 싶어 최대한 비틀거리지 않으려고 더 뻣뻣하게 걸어 들어갔다.

 ‘으… 머리 아파.' 머리에 손을 얹고 엘리베이터로 얼른 들어가 다른 손으로 닫힘 버튼을 여러 번 눌렀다.

 타워팰리스라 개인 보안은 철저하지만 그래도 이 상태로 누군가와 마주치는 건 피하는 게 제일이다. 문이 닫히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 사이에 발이 들어오더니 한 여자가 올라탔다.

 ‘에이씨, 다음 거 타지.’ 속으로는 욕을 하면서 행여나 눈이 마주칠까 구석 쪽으로 기대어 섰다. 여자는 힐끗 쳐다보고는 금세 고개를 돌렸다. 20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춰서자 여자를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집 문을 열려고 자동 키에 손을 대는 순간, 오른손 손등에 빨갛게 부어오른 상처가 보였다.

 ‘이게.. 뭐지? 아까부터 욱신거리더니 이 상처 때문이었네.’

 집에 들어서자마자 냉장고로 향해 생수를 꺼내 마셨다. 그리곤 소파에 드러누운 채로 오른손을 위로 올렸다. 붉은 피가 상처에 맺혀져 꽤 선명하게 보였다. 혹시나 해 왼손도 얼굴 위로 올려 천천히 보니 왼쪽 손바닥에도 멍 자국이 있다. ‘이 자국은 어디서 난거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으…" 숙취로 오는 두통에 눈을 슬며시 감고 어제의 일들을 떠올렸다. 흠… 형식은 기억을 떠올렸지만, 머릿속은 그저 깜깜했다. ‘아.. 어제 술을 좀 많이 마시긴 했나? 아버지한테 그렇게 혼나지만 않았어도…’ 아버지를 떠올리니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다 불현듯 한 장면이 떠올랐다. ‘어제 그년이 내 따귀만 때린 게 아니었나?’

 문득 어제의 그 쪽팔렸던 장면이 떠오르자 김형식은 빙긋이 웃었다.

 “미친년, 내가 누군 줄 알고… 몰랐다면 알게 해 줘야지.”

 숙취를 날려버릴 듯한 개운함이 갑자기 찾아왔다. 형식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실로 향했다.

 

 김형식은 출근하는 차 안에서 회사 법무팀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팀장, 조용히 처리해줄 일이 생겼는데. 고소장 하나만 접수해줘.”

 김형식의 얼굴에 고약한 미소가 가득했다.

 

  “삐-이”

 조용한 사무실에 인터폰이 울렸다.

 “뭡니까, 이 시간엔 내가 연락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텐데.”

 “아, 본부장님. 죄송합니다.” 당황한 비서의 목소리가 인터폰을 통해 들려왔다.

 “형사 두 분이 오셨는데, 지금 본부장님을 보지 않으면 더 큰 일이 터질 수 있다고 하셔서…”

 김형식은 형사라는 말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지난주 법무팀 팀장에게 부탁했던 고소장이 떠올랐다.

 ‘고소장 접수돼서 확인하러 온 건가? 더 큰 일??'

 "알았어요. 들어오시라고 해요.” 뭔가 미심쩍었지만 더 큰 일이 터진다는 소리에 김형식은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어 비서에게 말했다.

 ‘법무팀장도 오라고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는 사이 방문이 열리고 비서 뒤로 덩치 큰 두 사내가 보였다. 한 명은 50대 정도에 까만 얼굴에 날카롭게 생긴 눈이 제법 매서웠다. 또 한 명은 30대 후반 정도로 조금은 나온 배 아래로 싸구려 허리띠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광진 경찰서 강력반의 박현철 형사라고 합니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먼저 자신을 소개하며 가볍게 목례 하고 그 옆에 후임은 말없이 꾸벅 인사를 했다.

 “여기로 앉으시죠.”

 김형식은 소파를 가리키며 자리를 권했다.

 “무슨 일로 강력반 형사분이 오셨을까요? “ 소파에 기대앉으며 김형식이 먼저 물었다.

 형사들은 전혀 흔들림 없이 김형식을 가만히 쳐다봤다.

 “아, 제가 경황이 없어 차 대접을 못 드렸네요”

 책상에 있는 인터폰을 누르려 자리에서 일어서는 김형식에게 선임 형사가 김형식을 향해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바쁘신 분에 시간을 많이 뺏을 생각은 없습니다.”

 후임 형사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쩝 다셨지만, 선임의 시선에 고개를 돌려 애꿎은 핸드폰을 꺼내 봤다.

 “뭐, 그렇게 배려해 주신다면야. 우리 법무팀 팀장과 이야기하시겠어요? “

 “글쎄요. 저희가 생각했을 때에는 법무팀 팀장님이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거 같아서요.”

 “그래요? 무슨 질문이길래… 말씀하시죠.”

 

 김형식은 속으로 ‘고소장 때문에 온 거구만’ 외쳤다.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생각에 더욱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소파에 앉은 채 다리를 꼬았다. 김형식은 조용히 두 형사를 응시했다.

 선임 형사도 흔들림 없이 김형식의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말했다.

 “지난주 5일 화요일 밤 11시부터 5시까지 어디에 계셨나요?”

 “음.. 5일요? 밤 11시부터 5시라… 일주일도 지난 스케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예상했다는 듯이 선임은 말을 이었다. “그날 회식을 했다고 하던데…"

 “아, 네. 그날 본부 회식을 했죠. 다 같이 노래방 갔다가 3차로 호프집까지 갔어요.

 그날 회의 시간에 분위기가 안 좋아서 그날따라 다들 술을 좀 많이 마셨었죠.

 형사님들 오신 게 혹시 그날 있었던 사건 때문에 그러신 건가요?”

 ‘그렇지? 고소장 때문에 온 거지? 미친년, 내가 누군지 확실히 알게 되겠군.’

 형식이 최대한 아무것도 모르는 듯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선임 형사에게 되물었다. 선임 형사는 매서운 눈초리로 김형식의 얼굴 구석구석 살피는 듯 했다.

 김형식이 대답하자 흥미롭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사건이요?”

 “네.. 사건이라기엔 좀 민망하지만. 그날 3차로 갔던 호프집에서 주점 여직원이 저를 때렸죠.

 여자한테 맞고 다닌다고 소문날까봐 어디 말하기도 그렇긴 하지만 저도 그날 너무 당황하고 놀랐는데 술 마신 손님한테 손찌검에 제 지갑도 훔쳐 가려고 했죠. 지갑 훔치려던 알바생이 제 손을 뿌리치다가 심하게 할퀴기까지 하구요.

 알바생 사정이 딱해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주변 팀원들이 다들 정의 실현을 위해서 가만있으면 안 된다고… 법무팀에서 고소장을 작성해왔지 뭡니까. 흠흠..”

 오른쪽 손등을 보여주며 대답했다.

 형식은 다시 그 일을 생각하자 부하가 치밀어 얼굴이 붉어졌다.

 “네. 그날, 그 주점 알바생과 좀 시비가 있었더군요. 그 알바생 얼굴 기억하시나요?”

 형사가 재미있다는 듯 형식에 되묻자 형식은 조금 더 톤을 올려 얘기하였다.

 “시비라기엔 제가 좀 굴욕적이었죠. 알바생 얼굴은.. 그냥 평범한 얼굴이었던 거 같은데…

 얼굴까지 기억해야 합니까?"

 50대 남성은 몸을 살짝 앞으로 숙이며 김형식을 좀 더 가까이 다가와 응시하며 말하였다.

 “그래서 그날, 폭행을 당하고 나서 다음으로는 어디로 이동을 하셨습니까? 같이 동행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김형식은 다소 불쾌하였지만, 어차피 자기의 고소장에 대한 접수 확인 차 온거라 생각하고 최대한 협조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선임 형사를 쳐다봤다.

 “당연히 그날, 그 폭행 사건 이후, 기분도 그렇고 해서 바로 집으로 갔죠. 아. 물론 음주운전은 아니고, 제 수행 기사가 운전 했어요.”

 무언가 대화의 방향이 그 일이 아닌 그 뒤의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한 느낌에 형식은 폭행 사건이라는 말에 조금 더 힘을 주며 이야기를 하였다.

 50대 형사는 형식의 말에 다소 의아하다는 듯 눈썹이 잠시 위로 치켜들었다가 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그 수행 기사 이름은? 이창현 씨가 맞지요?”

 “네. 갑자기 다음 날,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었죠.”

 “안그래도 이창현 씨도 개인 사정으로 그만 둔거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좀전에 이창현 씨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그날 차를 타고 가다 두 블록 정도 지나고 나서 차를 세우라고 계속 소리 지르고 차가 멈춰서자 마자 밖으로 뛰쳐나가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하던데.”

 

 예상치도 못한 형사의 말에 형식은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네..?? 뭐.. 뭐라구요?”

 “실제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서도 차량에서 내려 뛰어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형식은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날, 아까 얘기한 것처럼 술을 많이 마셔서 다 기억나지는 않아요. 흠흠.. 어.. 어찌되었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그 폭행 사건과…”

 “상관이요? 네. 상관이 없을 수도 있죠. 본부장님의 알리바이만 확실하다면.”

 선임 형사는 김형식의 얼굴을 좀 더 면밀히 보며 이야기했다.

 “그날, 권예현씨는 새벽 2시 이후로 실종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사각지대로 빠지기 전 CCTV에 예현씨를 뒤쫓는 사람의 형상이 잡혔죠.”

 선임 형사가 몸을 돌려 젊은 형사에게 고개를 살며시 까딱하자 휴대폰을 열어 형식에게 화면을 내밀었다.

 CCTV를 캡처한 화면인 듯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날 형식의 따귀를 때렸던 그 여자가 화면 중앙에 있었다. 그리고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다.

 그 모습에 김형식은 멍하니 핸드폰 화면과 후임 형사를 번갈아 쳐다봤다. 김형식은 그 그림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 것만 같았다.

 그것은 바로 자신, 김형식이었다.

 

 “흠... 기억이 나질 않아.... 내가 왜...”

 김형식은 또다시 그 일이 떠올라 불안한 마음에 술병을 들이켰다. 천천히 일어나 소파에 기대앉아 앞으로 몸을 숙였다. 오른손에 쥐었던 술병을 소파 앞 테이블에 내려놓고, 창가를 바라보았다. 창밖으로 어느새 캄캄해진 바다만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미래인 것만 같아 커튼을 닫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며칠 새에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형사들이 다녀간 뒤,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아버지 호출에 불려가서는 얼굴이 퉁퉁 부어오를 때까지 따귀를 맞았다. 마지막에 던진 재떨이를 피하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권예현은 발견되지 않았고 시간이 좀 지난 어느 날 싸늘한 주검으로 권예현은 발견됐다. 거기다 죽은 그녀의 오빠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마라고…

 세상은 이슈 거리에 달려들어 연신 시끌시끌 이야깃거리를 더 만들어 냈다. 방송에서 시끄럽게 나와도 상관하지 않았는데.. 지금 연쇄살인마가 탈옥해서 내게 오고 있다니....

 

 이 건물 입구에만 경호원 5명을 배치하였고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 탈옥한 연쇄살인마의 소식이 아직 TV에서 떠들지 않는 것을 보면 뭔가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건데… 그저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밖엔 김상철에게 알려지는 소식이 없었다.

 김형식은 몸이 바르르 떨렸다.

 그동안 본인이 철없이 사람들에게 못되게 대하고, 갑질을 하였어도 돈으로 모든 것을 무마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사람이 죽었고, 또 그 죽은 이의 오빠도 무시무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더 문제는 본인은 그날의 기억조차 없다.

 

 ‘그 날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형식은 그의 손을 잠시 바라보았다. 곱게 자란 손이라 말끔하고, 힘줄조차 제대로 튀어나오지 않은 고운 손이었다. 왼손에 있던 멍 자국은 이제 없어졌고 오른손의 손등에 상처는 아물어 자국이 많이 흐려져 있었다. 그 날밤을 알려주는 것은 이 자국들 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내가 살인을…? 내가….? 진짜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인가.. 형식조차 답답하다 못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형식은 뒤로 눈을 힐끔 돌렸다. 건장한 체구의 남성들이 식탁에 앉아 컴퓨터로 뭔가를 회의하고 있다. 특히 그 무리 중 유난히 눈에 튀는 한 남성이 있다. 약간 까만 얼굴, 양옆으로 쫙 찢어진 눈매가 더욱 인상을 차갑게 만드는 그 얼굴에는 이마에 선명한 칼자국이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박 실장...

 형식도 잘 알지는 못하였으나 항상 그가 사고를 치거나 회사의 뭔가 구린 부분을 처리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형식의 아버지인 김 회장은 그를 회사에 나오게 하지는 않았고, 강남 어느 빌딩의 조그마한 사무실에 그를 있게 하였다. 사실 형식도 아버지가 하는 일에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어쩌면 엄두조차 낼 만한 깡따구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형식에게도 그리 달가운 존재는 아니었다. 어둡고, 그와 말을 섞을 때마다 자신의 말이 자꾸 그의 어둠 속에 삼켜지는 듯한 그런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불쾌한 만큼 지금의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의지가 되니 참 아이러니 하다. 형식은 탁자 위에 올려두었던 병을 다시 집어 들어 술을 쭉 들이키며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

 

 “휴우.. 그래. 어디 와봐. 저급한 것들이 미쳐 날뛰어봤자지. 나 김형식이라고!!!”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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