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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잔상
작가 : 화홍박스
작품등록일 : 2020.8.2

연쇄살인마 권철-사랑하는 내 동생이 시체로 발견됐다. 나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서 사랑하는 동생의 원수를 갚아주리라.
강력계 반장 마필승-연쇄살인마가 탈옥했다. 그를 쫓을수록 내게 남겨지는 미스터리한 잔상들...
연쇄살인마, 권철을 막아야 한다.

 
제11화 part 4. 두번째 살인마 (권철의 일기)
작성일 : 20-08-10 18:00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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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컥"

 경찰서 앞에선 나는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입구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10시가 넘은 늦은 밤이라 그런지 몇몇 술 취한 취객들로 어수선하였다. 맨 앞 창구 같은 곳에서는 30대로 보이는 약간의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의 경찰이 전화를 받으며 뭔가를 적고 있었고, 그 앞으로는 출동 명령을 받았는지 키가 크고 삐쩍 마른 경찰과 그 뒤로 키가 작지만 운동선수 같은 땅땅한 체격의 남자가 뒤이어 달려 나가고 있었다.

 

 "에헤이.. 그러다 다쳐요.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

 반쯤 머리가 까지고 탄 듯한 까무잡잡한 남자 경찰이 자꾸 일어나려는 취객을 앉히며 말하였다. 이대현 경감이었다. 난 그에게 다가갔다.

 '헉.. 어떡하려고?'

 나의 그런 거리낌 없는 행동에 질문을 던졌지만 역시나 나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하였다.

 

 "안녕하세요? 이대현 경감님?"

 순간 내 입에서 나오는 나의 목소리에 너무도 놀랐다. 내 입에서 튀어나온 음성과 톤이 실제 내가 말하는 것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이대현 경감은 힘겹게 취객을 앉히며 내 목소리를 쫓아 힐끔 고개를 돌렸다.

 "어? 철아.. 여긴 웬일이냐? 박 순경은 오늘 비번이라..."

 그때 갑자기 취객이 "우웩" 헛구역질을 하며 토를 하려고 하자 이대현 경감은 깜짝 놀라 그를 일으켜 화장실로 데려가려고 하였다. 그때 내 몸과 살짝 부딪히며 그는 황급히 취객을 데려갔다.

 "미안하다. 나중에 다시 봐." 이 경감님은 급하다는 듯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때 다시 살며시 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고, 경찰서를 나왔다. 그리고 주위를 잠시 둘러보며 주차장 쪽으로 향하였다.

 ‘하아.. 어떻게??”

 난 내 주머니 속에 묵직한 차 열쇠가 들어있음을 느꼈다. 이대현 경감과 부딪히는 찰나 그의 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슬쩍 한 것이었다. 주차장에는 경찰차 3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그 차들 뒤로 살며시 다가가며 주머니에 넣어둔 차키를 꺼내었다.

 뾱뾱이를 누르자 왼쪽 끝에 주차되었던 30머 1120의 번호판의 경찰차가 번쩍였다.

 

 "후후"

 조용히 웃으며 다시 한번 주변을 살펴보다 차 앞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경찰차의 블랙박스에 꽂혀있던 메모리카드를 꺼내었다. 그리고 열쇠를 운전석 아래에 던져놓고, 그 자리에서 난 사라졌다.

 

 -권철의 집

 집에 들어온 난 컴퓨터부터 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어 케이스를 벗겨내어 경찰차에서 꺼내 온 메모리카드를 주머니에서 꺼내어 휴대폰의 메모리칸에 꽂았다.

 “똑딱”

 SD카드가 기계에 부착되는 소리가 작지만 경쾌하게 들렸다.

 ‘대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걸까?’

 알 수 없는 나 자신이 하려는 행동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쓴데다 기차역 뒷골목 인근에는 CCTV도 거의 없었고, 그날 출동한 박 순경님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경찰들도 그 마스크를 쓴 남자를 찾는 것이 속수무책이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범죄 시간에 있지도 않았던 경찰차의 메모리카드를 뽑아서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

 

 난 시선을 돌려 충전기에 꽂혀있던 휴대폰 케이블 선을 뽑아 내 휴대폰에 꽂고 컴퓨터에 연결하였다. 잠시 후, 컴퓨터에서 휴대폰과 메모리카드를 인식하였고, 동영상 파일함에 약 수십 개의 파일들이 보였다. 시간대별로 정리된 폴더 중 사장님이 무자비한 사고를 당한 그 날의 폴더를 찾고 있었다. 11월 21일… 아직 이틀 전이라 폴더가 남아있었다.

 

 “그날 사건이 일어난 게.. 새벽 3시 반쯤이라고 했지?’

 

 머릿속에서 내가 아닌 내가 떠올리는 생각이 들려왔다. 나도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 때 이미 손은 분주히 움직여 마우스 휠로 화면을 내려 해당 시간대의 파일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새벽 3시부터 영상 파일들을 하나씩 재생하기 시작하였다.

 

 ‘헉… 이렇게 추적하려 했구나.’

 경찰차 블랙박스에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근 차량 번호들을 나는 하나씩 메모에 적기 시작하였다. CCTV는 없지만 차들에는 블랙박스가 있었지! 내 안에 있는 악령들은 오래전에 있었다고 하였지만 내가 경험하고 보는 것들을 그들에게도 인지가 될 수 있구나.

 나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냈다.

 

 그런 나의 감탄과 상관없이 또 다른 나는 차량번호와 차종 등을 적었고, 대략적인 지도를 그렸다. 그림에는 젬병이었던 나였지만 또 다른 나를 운행하고 있는 그는 그림을 잘 그렸다. 편의점에서 기차역 그리고 그 인근까지 내가 기억하고 있던 장소들을 쓱쓱 그려나갔다. 그리고 순찰차의 영상이 담긴 차들을 곳곳에 표시한 것이다.

 쉬지도 않고, 그렇게 두어 시간을 영상과 함께 지도를 그린 난 기지개를 한 번 켜고 지도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서있던 옷장문을 열고 옷걸이를 몇 개 꺼내었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들어 연결되어있던 케이블 선과 분리하여 난 현관문으로 향하여 신발을 신었다.

 

 밖으로 나오면서 나의 시선은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로 향하였다. 시간은 약 새벽 2시 40분이 지나고 있었다. 나는 그려둔 지도를 펼쳐 얼마 떨어지지 않은 편의점 앞으로 다시 돌아왔다. 편의점은 기차역 뒷골목에 있었고, 그 옆으로는 주로 단독주택들과 음식점들이 듬성듬성 늘어져 있었다.

 맞은편 전봇대 앞에 표시해둔 하얀색 K5 차량이 보였다. 그날과는 반대 방향으로 세워져 있지만 적어둔 차량번호 덕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선 그 차량의 앞 유리에 블랙박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번쩍이는 파란 불빛을 발견하고는 집에서 가져온 옷걸이를 능수능란하게 펴서 차량 앞 유리를 만지기 시작하였다.

 ‘이.. 이러면 안 되는데…’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놀랐지만, 통제가 안 되기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바라만 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철컥" 하고 열리며 차량의 경보음이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씨발…”

 평상시에 쓰지도 않는 욕이 내 입을 타고 나왔다. 나는 황급히 차 안으로 들어가 운전대의 밑 뚜껑 부분을 따서 손을 집어넣었다. 전선 줄 같은 것들이 만져졌다. 주머니를 뒤져 미리 챙겨둔 커터칼을 꺼내어 선들을 자르자 경보기가 꺼졌다. 난 길게 한숨을 쉬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워낙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경보음 소리가 집주인을 깨우기까지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나는 잠시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정돈하고 블랙박스에 있던 메모리 칩을 꺼내어 휴대폰에 꽂았다. 잠시 후, 인식된 메모리카드의 영상들이 보였고, 난 찾기 시작하였다. 사건이 일어난 날, 편의점에서 나온 마스크를 쓴 남성이 보였다. 그는 황급히 나오더니 편의점에서 오른쪽 길로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난 지도에 방향을 표시하였고, 해당 차량에 브이 체크를 하였다.

 

 그런 식으로 곳곳에 주차된 차들을 보며 확인을 하고자 하였다. 물론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또한 있다 하더라도 그날의 기록이 지워진 차량 등 그 마스크를 쓴 남자를 찾기가 쉽지 만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그가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는 조그마한 단서는 얻을 수가 있었다.

 

 “오호라..”

 그의 행적을 추측할 수 있는 마지막 영상은 아무런 건물이 없는 널찍한 논두렁이 어둠 속에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으로 끝이 났다. 나는 그가 달려간 방향으로 따라 걸어갔다. 약 8분쯤 걸었을까? 처음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논두렁이가 끝나고 읍내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앞의 어떠한 시커먼 건물이 보였다.

 버려진 폐건물이었다. 5년 전, 당시 나름 잘 나갔을 법한 옷가게였던 모양이다. 멀찌감치서 희미하게 비치는 간판이 떼어진 자리에 자욱이 남아 있었다.

 “ㅇㅇㅇ 상설매장”

 허나 주인 없는 그곳은 지금은 유령건물이 되었다. 아무래도 건물을 부수려고 했었는지 곳곳에 페인트칠이 다 벗겨져 있었고, 창문들도 대부분 깨지거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캄캄한 새벽에 건물을 바라보니 더욱 음산한 기분이 들었다. 시커먼 뼈대와 짙은 회색의 벽돌들 곳곳에 뻥뻥 뚫린 창문 위치들은 커다란 검은 입을 벌려 나를 삼키려 하는 것만 같았다.

 이런 나의 무서워하는 심정과 달리 또 다른 나는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폐허가 된 상가건물에 조용히 나는 들어섰다.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입구 정문의 유리조차 깨어져 있어 소리 없이 들어갈 수가 있었다. 내부는 휑하니 시커먼 어둠만이 가득 찼다. 나는 중앙 뒤편에 있는 계단을 발견하고 조심히 걸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2층에 올라서자 안쪽에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인기척이 들리자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또 다른 나는 요동없이 기침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텅 빈 공간에 시커먼 한 명의 그림자가 누워있었다. 소리 없이 다가간 나는 조용히 휴대폰의 후레시를 손바닥에 대고 켰다. 빛이 손바닥에 가리어 새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조심히 약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잠들어 있는 누군가의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의 머리맡에는 휴대폰이 있었고, 바로 그 옆에 가면 같은 것이 놓여있었다.

 

 ‘그이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만 같았다. 약한 불빛에 살며시 드러난 할로윈 마스크. 검은색에 하얀 해골바가지 무늬의 마스크였다. 그 옆에는 그가 사장을 죽일 때 썼던 것으로 보이는 칼과 야구 방망이가 보였다. 순간 무서운 것도 잊고, 난 다시 떠오른 사장님 얼굴이 생각이 나 울컥하였다.

 

 ‘그래.. 잘하고 있어. 권철…’

 그때 갑자기 내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또 다른 나였다. 그간 내가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던 그가 갑작스레 마을 걸어 온 것이다.

 ‘무.. 무엇을?’

 

 하지만 또 다른 나는 더 말을 걸지 않고, 잠들어 있는 그와 주변을 살피더니 어디론가로 나갔다.

 

 

 -다음 날 아침, 폐허 건물

 “음…”

 밤새 몸부림으로 머리가 헝클어진 남자가 눈을 뜨며 일어났다.

 “아하아암”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한 그는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그때 갑자기 그의 뒤로 소리가 들려왔다.

 

 “궁금했어..”

 그는 깜짝 놀라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두 다리에 힘이 없어 바로 앞으로 엎어졌다.

 

 “생각보다 평범하네. 얼굴도 그렇고, 눈 모양도 입술도 그냥 말을 더럽게 안 생기긴 했네. 크하하하”

 “넌 누구야??”

 앞으로 고꾸라진 그는 그나마 팔의 힘으로 상체만을 들어 나를 노려보며 씩씩거렸다. 덥수룩한 머리카락들 아래 조그마한 단추 같은 눈과 얼굴이 다소 각진 남자였다.

 ‘저.. 저놈이.. 우리 사장님을…’

 그는 씩씩거리며 옆에 그가 놔두었던 칼과 야구 방망이를 찾으려 하는 듯 눈알을 굴리었다.

 

 “아아.. 그건 일단 치워뒀어.”

 “자.. 어때? 거꾸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나를 보니깐?”

 실제 나는 그의 마스크를 쓴 채 그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퀴퀴한 냄새로 인해 토악질이 날 것 같았지만 또 다른 나는 재미나다는 듯 그저 그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기분 엿 같지?”

 “너 뭐야? 이 새끼가.. 내가 누군 줄 알고…”

 “너? 그냥 사람 몇 명 칼로 쑤신 양아치 새끼지.”

 

 마스크를 쓴 나는 웃음기를 거두고 이야기하였다.

 “아.. 무리는 하지 마. 약이 천천히 다리부터 올라가고 있어서.”

 “뭐... 뭐라고?”

 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나를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야. 지금 네 몸에는 독이 조금씩 네 심장으로 향하고 있어. 오랜만에 하는 거라 양조절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

 나는 창문 뒤 쪽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마전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예뻐서 인테리어용으로도 요즘은 많이 쓰더라고. 킥킥 그게 겁나 무서운 나무인데 말이야..”

 난 뭐가 그리 신났는지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그 씨앗 안에는 스트리크닌 알칼로이드라는 매우 독성이 강한 녀석이 있어. 조금만 쓰면 뭐~ 신경 흥분제 용으로도 쓰이지만. 좀 더 많이 쓰면 네 다리처럼 되는 거야. 점점 더 독이 올라가면서 네 심장, 폐까지 멈추겠지. 크크크 아아.. 그렇게 난리 치지마. 독이 너무 빠르게 올라오겠다.”

 나는 신이 난 듯 그에게 말하였다. 그럴수록 그는 얼굴이 일그러져만 갔다. 잠시 후, 그는 땅바닥을 손으로 집고 내게 몸을 향하며 빌기 시작하였다.

 “하.. 한 번만.. 사.. 살려주세요.”

 

 그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게 말하였다. 나 역시 속으로 또 다른 내게 말하였다.

 ‘아..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면 안 돼...'

 

 또 다른 그와 나의 말속에 잠시 뭔가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하나 꺼내었다. 그러고나서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던졌다.

 “아.. 아니.. 너.. 너는 그 펴.. 편의점의”

 그는 깜짝 놀라 제대로 말을 잇지도 못하고 입술을 떠억 벌렸다.

 

 “그래.. 나야. 넌 죄 없는 나를 공격했고, 죄 없는 우리 사장님을 죽였지. 그런데 그런 너를 내가 왜 살려줘야 할까?”

 그는 더욱 몸을 내게 가까이하기 위해 넙죽 엎드려 빌었다.

 “저.. 정말.. 미안해.. 하.. 하지만 너도 우리 혀.. 형을 죽였잖아..”

 “아.. 아니.. 내가 자.. 잘 못했어.. 용서해줘…”

 그는 자신의 형을 죽인 나를 비난하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이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였다.

 나는 그 와중에도 또 다른 내게 말하였다.

 ‘제.. 제발.. 그를 살려줘.’

 

 또 다른 나는 그의 앞에 주사기를 보이며 말하였다.

 “좋아.. 그럼 서로의 아끼는 사람을 죽였으니 너를 죽이는 것까지는 재고 해볼 생각은 있어. 단, 여기에 짧게 네 반성문을 써보자. 반성문을 쓰면 내가 이 주사기를 네게 줄게. 크로로폼인데 네 몸에 퍼지고 있는 스트리크닌을 유일하게 녹일 수 있는 해독제야.”

 그는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에게서 펜과 종이를 받아 글을 쓰려 하였다.

 

 “워워 침착하게 해. 그러다 독이 더 빠르게 올라오겠어. 크크. 편지는 짧게 쓰자. 독이 올라오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나는 시계를 쳐다보는 시늉을 하며 그에게 말하였다.

 “편의점 사장님을 살해하고, 알바생도 공격했던 것, 잘못했습니다. 라고만 쓰자!”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썼다. 그리고 잠시 후,

 “다.. 썼어..”

 그는 그가 쓴 종이를 내게 보이며 말하였다. 점점 독이 퍼지고 있는지 그의 손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 종이를 빼앗다시피 읽고 입 한쪽을 씨익 올렸다. 그리고 주사기를 그에게 전달하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팔뚝에 주삿바늘을 꽂았다.

 “고.. 고마워..”

 그는 주사를 놓으며 떨리는 음성으로 내게 감사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잠시 후, “크억” 하는 소리와 함께 경련이 일기 시작하였다.

 나는 놀라는 척 “으잉?” 하며 주머니의 반대쪽을 뒤지다 병 하나를 꺼내었다.

 

 “아이고 내가 헷갈렸네. 클로로폼인 줄 알았는데 스트리크닌을 줘버렸네.”

 그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하하하… 하지만 뭐… 여기 네 반성문도 있겠다. 주사기도 있겠다. 훌륭한 자살이구먼. 그래도 내 덕분에 다 반성하고 세상을 뜨는 거니 아름다운 결말 아니겠어? 크크크”

 

 ‘아.. 안돼!!’

 난 속으로 내게 소리쳤지만 또 다른 나는 크게 웃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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