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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13화
작성일 : 19-11-09 03:13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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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뭐지? 내가 언제 잠 들었지? 이상하다. 난 분명히 길을 걷고 있었는데…’

  눈을 뜨니 하얀 천장이 보였다.

  ‘여긴 어디지? 우리 집이 아닌데?’

  “으아아아아아아!!”

  난 갑자기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엄마가 내게 다가왔다.

  “선우야!!! 괜찮아?”

  엄마는 밤새 울었는지 얼굴과 눈이 다 부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펑펑 울고 있었다.

  “응, 엄마! 이게 무슨 일이야?”

  나도 놀란 마음과 불안함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계속 울기만 했다. 난 아픈 다리를 만지며 엄마에게 되물었다.

  “엄마, 나 다리가 너무 아파. 무슨 일이야? 아, 맞다. 횡단보도 건널 때…”

  순간 횡단보도 건너는 장면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 때 밝은 빛이 눈 앞으로 다가왔었는데…

  “응?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난 충격에 기절했다.

 

  다시 깼을 때 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건 꿈일 거라 생각했다. 아니 꿈 이어야만 한다. 이건 내 삶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난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란 말이다.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 믿었다.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

  내 다리로 향한 손은 허공을 갈라 침대에 다다랐다. 다리가 없다… 분명 지금 다리가 있는 느낌이다. 난 내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내 몸은 미동도 없었다. 난 처음 느껴보는 큰 상실감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머리 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했다. 차라리 게임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좌절감에 눈물이 흘렀다. 주위를 살필 생각도 못하고 펑펑 울었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새 상실과 불신의 밤을 보냈다. 이건 현실이 아니라고 수없이 부정했지만 울다 지쳐 잠에서 깨고 나면 나를 맞는 건 냉정한 현실뿐이었다. 몇일을 그렇게 보냈다.

  울음과 현실 부정의 연속,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불만 덮고 있었다. 잠이 들면 나는 두 다리로 마음껏 뛰어다녔다. 그러다 잠이 깨면 다리의 통증만이 나를 반겼다.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되니 이제는 뭐가 꿈이고 현실인지 가늠도 되질 않았다. 침대 위의 내가 꿈인 것 같기도 하다가, 꿈 속의 밝은 나를 보면 이것이 꿈인 것을 인지하며 더 슬퍼졌다. 꿈 속에서 꿈을 또 꾸기도 하고, 거울 속의 내가 괴물처럼 보이기도 했다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어떤 날은 내가 반 1등을 해서 모두가 나를 보며 박수를 쳐주는 꿈을 꿨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갑자기 모두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으며 나를 무시하고 멸시하는 말들을 해댔다. 난 너무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다 어느 한 얼굴을 보고 충격에 잠에서 깼다. 그건 바로 나의 얼굴이었다. 아이들 무리에서 나를 차갑고 냉정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멸시와 혐오스런 말들을 쏟아내던 그 사람은 분명 나였다.

  난 너무 무서워졌다. 모두가 나를 그런 눈빛으로 볼 것 같았다. 왜냐하면, 분명 내가 그리하였기 때문이다. 겉으론 배려하고 차별없이 대하려 했지만, 내 속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분명 그러한 감정이 존재했다. 이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감정의 주체가 바로 나니까…

  눈을 뜨는 것이 무서워졌다. 꿈 속에서 예전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다 사고 당일 날의 꿈을 꿨다. 하루 종일 행운이 가득했던 그 날, 누나를 배웅하고 오는 길. 설렘과 행복이 가득한 감정. 깜빡이던 파란 불. 횡단보도를 건너는 내 자신에게 난 큰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난 듣지를 못했다. 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 거의 울부짖었다. 그러나 여전히 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향해 갔다. 그 후의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듯 밝은 얼굴이 몹시도 애처롭게 느껴졌다.

  곧 거대한 차가 다가와 나를 덮쳤고, 난 다시 기절했다.

 

  한참이 지난 후, 난 다시 잠에서 깼다. 갑자기 누나가 생각이 났다.

  ‘연락을 오래 못 했는데… 걱정하고 있을까? 지금 나의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결국 핑계를 대다 헤어지자고 하겠지? 이런 사람과 사귈 순 없을 거야. 나라도 그럴 텐데 뭐…’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주변의 시선과 멸시,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것을 참고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몸이 불편한 건 다음 문제였다.

  ‘내가 과연 이런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잠깐 해보긴 했지만, 사실 이런 생각까지 가지도 못했다. 그냥 내 모습이 나조차 너무 싫었다. 내가 싫은데 타인들이 나를 좋아할 리는 더욱 없지 않은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고 열심히 살았을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편하게 게임만 하고 편하게 살다 죽을 것을… 수능 하나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달려온 순간들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 지기도 했다. 이렇게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는 허망한 것들에 왜 그렇게 아둥바둥 매달렸을까…

  단 한 순간에 지난 내 모든 순간들 마저도 다 무용해져 버린 기분이었다. 얻기엔 쉽지 않았던 것들인데 잃기는 너무 쉬웠다.

  그 다음에는, 그 날의 내 자신이 너무 미워졌다. 후회하고 원망했다.

  ‘그 날 왜 난 신호를 기다리지 않았을까? 왜 주변을 보지 않았을까? 왜 누나를 바래다줬을까? 왜 그 시간에 그 곳을 지나갔을까?’

  그러다 결국 내 감정은 나를 넘어서 다른 사람에게까지 향했다.

  ‘그 날 왜 하필 그 차는 거기를 지나 갔을까? 그 차는 왜 초록 불 신호를 보고 멈추지 않았을까? 이렇게 될 바엔 그냥 고통도 느끼지 못하게 죽여버리지 왜 어설프게 내 다리만 앗아갔을까?’

  분노의 감정은 점점 더 잘못된 방향으로 분열했다.

  ‘왜 누나를 바래다줬을까? 왜 누나와 만났을까? 누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봉사를 나가지 않았다면…’

  봉사를 보낸 엄마까지 원망스러웠다. 애초에 나랑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괜히 어울리지 않는 곳에 가서 안 하던 행동을 하고,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물이 들어서 나까지 이렇게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곳을 가지 않았다면… 그런 삶 자체를 몰랐다면…

 

  다음 날 눈을 떴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교실에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난 칠판 앞의 선생님을 쳐다봤다. 이상했다. 내가 아는 선생님이 아니었다. 내 또래의 어려 보이는 학생… 그 선생님은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안쓰럽다는 표정을 애써 숨기며 말을 걸었다. 키도 나보다 작아 보이는 놈이… 난 열 받아서 일어나 그 학생을 밀치려 했다. 그러나 일어선 내 모습은 그의 반 밖에 되지 않았다. 내 다리는 한 뼘 만했다. 그 발로 걸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보였다. 내가 봐도 안쓰러웠다. 너무 분해 소리를 지르다 잠에서 깼다.

  일어나니 다시 병원 침대 위,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종류의 악몽을 꾸어야 이 악몽보다 더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엄마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꿈꾸면서 발버둥치고 화내는 모습이 현실에서도 보였나 보다.

  ‘엄마,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예전처럼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 하 던 눈빛으로 나를 봐주세요.’

  엄마의 눈빛이 나를 더욱 더 위축시켰다. 내가 앞으로 평생 받아야 할 눈빛, 익숙해져야 할 눈빛… 동정과 도움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삶. 당연히 이런 삶을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이렇게 살 자신이 없었다. 결국, 난 자식으로서 엄마에게 절대 해선 안될 말을 했다.

  “엄마, 나 죽고 싶어. 이렇게 살 자신이 없어… 그냥 죽여줘.”

  엄마는 나의 말을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표정을 지으며 울었다. 세상에 저렇게 슬프고 애처로운 표정이 또 있을까…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서럽게 울 수 있을까?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표정이 바로 저럴까… 나라를 잃은 표정이 저럴까… 엄마는 결국 사람의 소리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울 수가 있구나. 우리 엄마한테도 저런 우아하지 않은 부분이 있구나’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도 안 갈 정도의 소리로 목청껏 우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 가슴도 찢어질 듯이 아팠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 나 밖에 모르는 엄마를 내가 아프게 하고 있었다.

  “나 살게… 엄마, 나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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