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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7화
작성일 : 19-11-09 03:10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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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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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누나와 헤어지고 집에 도착했다.

  "아들, 이제 왔어? 늦었네. 무슨 좋은 일 있어?"

  "응? 무슨 좋은 일? 그런 거 없는데."

  "그냥 얼굴이 웃고 있는 것 같아서."

  거울 속에 나를 보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뭐지? 누나랑 있었던 시간이 즐거웠나?'

  뭔가 어색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 날 밤엔 황금 신발을 신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하늘을 걷는 꿈을 꿨다. 하늘에서 바라본 경치는 너무 황홀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원래 꿈을 자주 꾸지 않는 편이어서 그런지 더 기억에 생생했다.

 

  잠깐 잠든 것 같았는데 벌써 아침이 되었다. 난 꿈 때문인지 몽롱한 기분이 계속되었다.

  아침을 먹고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섰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니 잠이 좀 깨고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또 언제나 그랬듯이 공부를 하고 학원을 갔다가 집으로 향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이었지만 나는 한번도 싫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좋았다. 다시 말 해, 난 내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익!!

  하교 후, 집에 다다를 무렵 갑자기 굉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콰쾅"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교통사고였다.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 받았다. 차 안에 운전자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 같았다.

  나는 119에 전화를 걸기 위해 핸드폰을 열다 순간 멈칫 했다. 얼마 전 사고 신고 후, 경찰에게 전화 받고 만나기도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다른 일에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여기는 사람도 많고 내가 안 해도 다른 누군가가 전화하겠지'

  나는 ‘고3이니까, 공부에 집중할 때'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애써 관심을 끊고 사람들 뒤로 빠졌다. '요즘 왜 이렇게 주변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나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곤 주위를 둘러봤다. 열댓 명 되는 사람들이 아무도 전화를 하지 않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게 무슨 눈치게임도 아니고...’

  그렇게 사고자에겐 정말 중요한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난 초조함을 느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핸드폰을 켰다. 그 순간,

  "여보세요, 여기 강남구 XX건물 앞인데요. 교통사고가 났거든요. 운전자가 다친 거 같아요. 구급차 보내주세요."

  어떤 여성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위에 있던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119에 신고를 한 것이다. 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엔 불편한 마음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난 여기에 있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일 뿐이니까.

  구급차가 오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구급차가 도착하는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향했다.

  '저건 나랑은 무관한 일이야'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되새기면서…

 

  다시 봉사활동 날이 다가왔다. 아빠가 나를 데려 다 주시며 말했다.

  "봉사 열심히 했어? 주어진 시간은 다 채웠지? 공부에 방해는 안돼? 혹시 방해되면 말하고 그만해도 돼."

  "예, 알겠어요. 고민 좀 해볼게요."

  이상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생활 기록부에 쓸 정도만 하고 그만두려고 했는데, 나를 따르는 아이들이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혜정이 누나도...

 

  아빠에게 대충 얼버무리고 봉사장소에 도착하여 차에 내렸다. 조금 후 사람들이 슬슬 모이기 시작했고, 봉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김선생님이 나에게 와 말을 했다.

  "선우 학생, 이사장님이 잠깐 보자고 하시는 데, 이사장 실로 한 번 올라가 볼래요?"

  "저를요? 또요? 무슨 일이시죠?"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알겠어요."

  '이사장님이 나를 왜 부르지?' 생각하며 김선생님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이사장 실 앞으로 가니 그 경호원이 우리를 안으로 안내했다. 풍기는 인상이 역시 좋지는 않았다.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를 보자고 하셨다던데, 무슨 일이시죠?"

  "선우군, 어서 와. 별거 아니고 저번에 말한 것 있잖아."

  "예? 저번에 말씀하신 거요? 그게 뭔지..."

  "지난 주에 선우군 밥 한 번 사준다고 했잖아."

  "예? 아... 그거요... 전 괜찮은데..."

  "아니야, 김선생이 선우군이 요새 활동을 엄청 열심히 한다고 자랑을 많이 하더라고, 애들도 많이 따르고. 고마워서 밥 한끼 사는 거니까 너무 부담 안 가져도 돼."

  "아... 예... 둘이 먹는 건가요?"

  "그럴까?"

  "예???"

  "호호호, 선우 학생 귀엽네. 같이 가고 싶은 친구 있으면 데려와도 돼. 학교 내에 친해진 친구 있어?"

  "음... 친해진 건 아닌데... 최근 말을 좀 자주 하는 사람이 있어요."

  "오, 그래? 그게 누군데?"

  "혜정이 누나요."

  "어머, 혜정이랑?? 전혀 몰랐네. 언제 그렇게 친해졌대 호호. 잘 됐네, 혜정이는 우리 임 실장이랑도 잘 알고."

  "예? 임 실장이요?? 그게 누구..."

  난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어머, 우리 비서실장을 모르는구나. 선우 군 들어올 때 봤잖아. 밖에 서계신분."

  티를 안 내려고 했지만 놀란 마음에 내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둘이 친한 사이라고?!’ 어떤 관계인 거지? 난 그것도 모르고 누나한테 저 사람에 대해 얘기를... ‘내가 성급하게 행동했구나’ 후회가 들었다.

  "맞다. 선우군 집이 강남 쪽이라 그랬지? 잘 됐네, 그럼. 임 실장! 요즘 강남 쪽 자주 가잖아. 거기 괜찮은 식당 있으면 예약 좀 해줘."

  "예, 알겠습니다." 문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요즘 강남 쪽을 자주 간다고?' 그러고 보니 내가 경호원 아저씨를 본 것은 다 강남이었다. 사고를 목격한 것도 다 집 주변이었고...

  "이사장님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요. 혹시 평일에도 여기 계속 계시나요?"

  "그럼, 특별한 일 없을 때는 여기 계속 있지."

  "저 임 실장님도 같이 계시죠?"

  "응. 임실장은 개인적인 인연도 좀 있어서, 특별한 일 없으면 같이 있지."

  "아... 그럼 아까 말한 강남 쪽을 자주 간다고 하신 건 무슨 말씀이신 지...?"

  "아, 평일에 개인적인 일이 있으면 가끔 외출하곤 해. 내 심부름으로 갈 때도 있고, 근데 그건 왜 물어봐 선우군?"

  "다른 건 아니고, 임 실장님을 몇 번 뵌 거 같아서요."

  "응? 어디서?"

  "동네에서 뵌 거 같아요."

  "어머, 그래? 인사도 하고 그러지 그랬어."

  "그게... 워낙 바빠 보이셔서..."

  "그래? 호호 하긴... 바쁘게 사는 사람이야. 뭐든지 열심히 하고. 내가 아주 신뢰해."

  "아, 그러세요?"

  "응 호호. 선우 군, 그럼 오늘 저녁에 시간 내서 밥 먹는 걸로 해."

  "예, 알겠어요."

  난 누나와 아저씨의 관계도 궁금했고, 호의를 거절하기도 어려워 이사장님이 원하시는 데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린 강남의 어느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점원은 우리를 룸으로 된 테이블로 안내했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이사장님과 혜정 누나, 나 이렇게 셋은 둥그런 식탁에 둘러 앉았다. 임 실장이란 사람은 문 밖에서 대기하였다. 근무 중이니 식사는 혼자 간단히 하겠다는 말과 함께. 이사장님은 늘 그렇다는 듯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저 사람은 퇴근도 안 하나?'

  "그래서, 둘 은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이사장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예? 아... 그 친한 건 아니고... 그냥 얘기만 좀..."

  "선우가 희수를 잘 챙겨줘서 고마워서 제가 먼저 인사했어요."

  누나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답을 했다.

  "그래? 희수가 누구랑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닌데, 선우군을 잘 따르나 봐?"

  "따른 다기보단, 그냥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거 같아서 조금 더 신경 쓴 정도에요."

  이번엔 내가 쑥스러운 마음에 대답했다.

  "그렇지, 그 아이가 참 흥미로운 친구야. 선우군도 눈치챘지?"

  "예... 어느 정도는."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알지? 그 아이 IQ가 몇인지 알아? 170이 넘어. 멘사 기준이 148이야. 신이 엄청난 재능을 주신 거야. 난 ‘그 재능을 감당하느라 아이가 주변을 살피지 못 하는 거라고’ 생각해. 지금처럼 계속 신경 좀 써줘."

  "예..."

  난 엄마와 아빠가 최근 한 말이 떠올라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 선우군이 이렇게 열심히 해주니 아주 든든해. 혜정이도 선우군 잘 도와주고 둘이 친하게 지내"

  "예, 이사장님"

  처음에 우려했던 것과 달리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사장님도 처음 느꼈던 이미지와는 달리 따듯한 면이 있었다. 특히 아이들에 대해 말할 때는 진심이 느껴졌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아까 떠올랐던 궁금증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난 분위기를 틈타 질문을 했다.

  "근데, 누나랑 임실장님은 무슨 계기로 친해진 거에요?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누나는 당황한 듯 보였고, 이사장님은 못 들은 체 물을 마셨다.

  '뭐지? 이 분위기는... 내가 못 물어볼 것을 물어봤나?' 생각하는 바로 그 때,

  "예전에 임실장님이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주셨어."

  "아 그래요?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돼요?"

  평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지 않은데, 그 날은 오지랖 넓게 누나에게 자세히 물었다.

  "어... 그게 뭐냐면..."

  드르륵

  "실례합니다. 디저트 나왔습니다."

  '아오, 하필 이 타이밍에...'라 생각하는 순간 어디선가 살기를 느꼈다. 열린 문 밖을 보니 임실장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분명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나에게 눈으로 레이저를 쏘고 있었다. 난 당황스러운 마음에 말을 돌렸다. (나를 겁쟁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만약 당신이 운동선수같이 건장한 아저씨의 살기어린 눈빛을 느낀다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난 이제 고3일 뿐이다...)

  "여기 분위기 굉장히 좋네요. 이사장님도 자주 오시는 곳이세요?"

  "선우군이 역시 보는 눈이 있네. 여기 임실장이 추천해 준 곳인데, 위치도 괜찮고, 음식이나 분위기도 좋아서 가끔 와."

  "아, 어쩐지. 나중에 부모님이 랑도 같이 한 번 와야겠어요."

  "아휴, 선우군은 역시 아직 학생이네 호호. 당연히 여긴 여자 친구랑 와야지. 안 그러니 혜정아?"

  "예? 예..."

  "아, 그러게요 하하... 제가 연애를 못 해 봐서..."

  난 거짓말을 했다. 아니지, 연애를 못 해본 건 맞지... 다들 그냥 내가 좋다고 따라다닌 것뿐이고, 난 날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준 것뿐이니까.

  "어머, 선우군. 연애 많이 안 해봤어? 의외네."

  "의외라니요. 제가 공부만 많이 해서..."

  갑자기 말이 술술 나왔다.

  "하핫"

  내 말에 혜정이 누나가 갑자기 웃었다.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우리 셋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웃으며 식사를 끝마쳤다.

  "그럼, 선우군. 조심히 들어가. 오늘 즐거웠어. 혜정이 웃는 것도 참 오랜만에 봤고."

  "예, 저녁 잘 먹었습니다. 이사장님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누나도 잘 들어가요."

  "응, 선우야. 다음에 또 보자."

  "예, 아 그리고... 그 저... 임실장님도 들어가세요."

  "......"

  '뭐야, 저 인간. 사람이 말을 하는데 대꾸도 없이...'

  난 민망함에 괜히 인사했다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는 길에 누나가 웃는 장면이 떠올랐다.

  '웃는 모습이 그렇게 예쁜 줄 몰랐네...'

  웬일로 도시의 밤하늘에 별빛이 환했다. 그날 밤은 날씨도 선선하고, 괜히 기분 좋은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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