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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10화
작성일 : 19-11-09 03:12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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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누나에게 톡이 왔다.

  “선우야, 오늘 어디서 볼까?”

  “누나... 미안한데 오늘 못 볼 거 같아요.”

  “응? 왜? 무슨 일 있어?”

  “당분간 봉사도 못 갈 거 같아요.”

  “갑자기 왜? 무슨 일 생긴 거야?”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엄마가 당분간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아… 그렇구나... 하긴 지금 중요한 시기지. 아쉽다. 이제 조금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가 생각한 것 보다 오래했어. 괜찮아. 그 동안 고생했어.”

  “그런 거 아니에요. 누나, 상황이 괜찮아지면 꼭 다시 갈게요.”

  “'그래 알겠어. 선우야, 억지로는 안 나와도 돼. 괜찮아. 너 할 만큼 했어.”

  누나가 지난 번 한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워낙 봉사 한두 번 하고 다시 안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기 있는 아이들이 정을 주는 것을 꺼려하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난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의 벽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높았다. 난 누나에게 답장을 하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괜스레 죄책감이 들었다.

 

  그리고 몇 일 후, 중간고사 시험이 다가왔다. 난 누나의 말이 신경 쓰여 평소처럼 준비를 완벽히 하지 못했다. 그리고 첫 과목... 시험지를 받아서 보려는 순간, 머리 속이 갑자기 하얗게 되어버렸다. 글자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게슈탈트 붕괴' 라는 말만 머리 속에 맴돌았다.

  시험을 어찌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 날은 하루 종일 그랬다.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흘렀다. 공부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었는데...

  난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흔들릴 순 없었다. '난 생각보다 강하다' 이 마음으로 집에서 독하게 마음을 먹고 시험 준비를 했다.

 

  다음 날,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었다. 시험 전에 집중하려 초콜릿을 하나 입에 넣었다.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온 힘을 다한다'고 했다. 내가 어쩌면 그 동안 자만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날 시험이 시작됐다. 난 내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부었다. 다행히 오늘은 내가 제일 자신 있어 하는 수학이었다. 시험지를 받았다. 그리고 다행히 어제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난 평소처럼 술술 문제를 풀었다. 다시 평온함을 되찾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이었다. 어쩌면 난 이 기분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난 그 이후의 시험도 준비를 잘해서 만족스럽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한 동안 봉사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엄마는 계속 하교 길에 나를 마중 나왔다. 나 때문에 괜히 엄마가 고생한다는 생각도 들어 죄송했다. 그래도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렇게 그 일에 관한 생각도 무뎌 지는 듯했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사람 마음이 참 신기한 것이 몸이 멀어지니 확실히 생각이 조금 덜 해졌다. 물론 처음 한 주는 힘들었다. 누나가 계속 생각이 났고,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조금씩 옅어져갔다. 그리고 어느덧 지금은 그냥 내 눈앞의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지난 일이 한 순간의 추억이 되는가 보다’ 생각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잊었다고 생각할 무렵, 우연히 누나를 봤다. 엄마 차를 타고 집에 가던 중이었다. 무심히 창 밖을 보고 있었는데 누나가 걸어가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내 모든 평상심이 깨졌다. 지금까지 나를 스스로 위안하던 생각들로 쌓아 놓은 성벽이 터진 둑 마냥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누나가 굉장히 쓸쓸하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사실, 보고 싶었다. 함께 한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그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난 엄마에게 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눈을 감고 북 바쳐 오르는 슬픔을 간신히 참아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차 문을 열고 뛰쳐나가 누나의 옆에서 걷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나약하게 느껴졌다. 그러는 사이 누나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날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많은 생각들로 뒤척이다 날이 밝았다.

  ‘누나에게 다시 연락해볼까? 염치없게 생각하지 않을까?’

  ‘아니야, 그렇진 않을 것 같아. 하지만 연락해서 다시 어쩌려고? 만나기라도 할거야? 당장 수능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럼 기다려 달라고 말 해볼까? 뭘…? 뭘 기다려 달라는 말이지? 그럼 차라리 그냥 사귀자고 말 해볼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원치 않는 인터넷 팝업창처럼 계속 튀어 올랐다. 그러다 내 머리 속은 과부화 걸린 컴퓨터처럼 다운돼 버렸다. 다른 점은 컴퓨터는 재부팅 하면 복구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상태로는 오늘 도저히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다.

  결국, 난 다시 한 번 더 용기를 내 보기로 하고 톡을 보냈다.

  “누나, 잘 지내요? 오랜만이에요.”

  하지만 누나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반나절 동안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핸드폰만 손에 쥐고 있었다. 진동이 올 때 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을 했지만, 그 설렘은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위이이잉

  서서히 지쳐갈 때쯤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반쯤 포기한 채 축 늘어져 있던 몸으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응, 선우야. 오랜만이네.”

  누나였다. 난 또다시 설레는 기분에 휩싸였다.

  ‘뭐라고 답장을 보내야 되지?’ 고민하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몸은 벌써 답장을 쓰고 있었다.

  “잘 못 지냈어요. 누나 보고싶어서.”

  “응?”

  “진짜예요. 누나 보고싶어서 잘 못 지냈어요. 이제야 내 마음을 정확하게 알 거 같아요. 나 누나 좋아해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선우 맞아?”

  “예, 누나 우리 오늘 볼까요?”

  “글쎄… 좀 당황스러운데…”

  “일단 만나서 얘기해요. 지금 어디에요?”

  “나 지금 집인데, 너 수업시간 아니야?”

  “지금 갈게요. 집 앞에 도착하면 연락할게요.”

  난 이미 이성을 잃었다. 지금 누나에게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여태껏 부모님을 위한 인생을 살았다. 이제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다.

 

  학교에 몸이 안 좋다고 말하고 조퇴를 했다. 평소에 좋은 이미지였기에 선생님은 별 의심없이 보내줬다. 학교 정문을 나가 누나에게 가는 길은 지금까지 내가 걷던 길 중에 가장 행복했다.

  “누나, 나 집 근처예요.”

  “응? 벌써? 금방 왔네? 나갈게.”

  조금 후, 누나가 나왔다. 난 너무 떨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러나 본능은 알고 있었던 듯 하다. 누나가 근처에 다가오자 나는 누나를 안았다.

  “누나, 잠깐만 이러고 있어요.”

  누나는 당황스러운 듯했으나 내 말을 듣고는 가만히 있었다.

  은은한 샴프와 달콤한 누나의 향기가 나를 감싸 안았다. 마음이 안정되고 무거웠던 내 기분이 회복되는 것 같았다.

  “누나, 잘 지냈어요?”

  “응, 잘 지냈지 뭐.”

  “그래요? 난 잘 못 지냈는데 나빴네요.”

  “응? 너가 못 지낼 일이 뭐가 있어?”

  “알면서…”

  “응? 뭐를?”

  “끝까지 모른 척할 거예요?”

  “진짜로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난 누나가 얄미워졌다.

  “에이 정말… 말을 꼭 해야되나. 나 누나 좋아해요.”

  “응? 나를? 왜?”

  난 당황했다. 왜라니… 전혀 생각도 못했던 답변이었다. 내가 어찌할지 모르고 있을 때 누나가 웃는건지 무표정한 건지 모르는 오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심이야?”

  “당연하죠, 내가 이렇게 누구에게 좋다고 말 한 건 처음이에요.”

  “음… 근데 너 지금 연애할 때가 아닌 거 같은데?”

  “저도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누나 생각이 많이 나서 공부가 더 안돼요. 차라리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건 어때요?”

  “흠… 나중에 시험 잘 못 보면 나한테 화살이 다 날라오는 거 아니야?”

  “에이, 그럴 일 없어요. 나 누군지 몰라요? 전교 1등 김선우에요.”

  “일단 당황스러우니까 생각 해보고 답해 줄게.”

  “응? 알겠어요.”

  난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거절당하는 것 보다는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나도 하나는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아 맞다. 누나, 나도 하나 확인할 것이 있어요.”

  “응 뭔데? 말해봐.”

  “음… 이상하게 들으면 안돼요.”

  “알겠어. 궁금하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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