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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1화
작성일 : 19-11-09 02:11     조회 : 33     추천 : 0     분량 : 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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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기사1>

  오늘 오전 11시 15분쯤 대구 X구 재개발지 안에 있는 XX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조정실에 있던 크레인 기사 A씨(35)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차량 운전자 B씨(33)는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연약한 지반이 꺼지면서 크레인이 넘어진 것으로 보고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띠띠띠띠띠띠, 띠띠띠띠띠띠

  다시 알람 소리가 나를 깨운다. 평소처럼 일어나 등교를 하고 수업을 듣는다.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하고 시기와 질투가 살짝 가미된 환호라는 이름의 달콤한 열매를 받는다. 이게 내 일상이다. 남들에게 주목받고 인생의 주인공이 된 느낌.

  다른 사람들 뒤치다꺼리 하는 일은 나와 맞지 않는다. 특히 장애가 있는 사람은 뭔가 보는 것만으로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어제 한 봉사활동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어색하고 불편했다.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고 챙겨줘야 하는 것이 그리하였고,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그 여자아이도 불편했다. 뭔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어색한 시선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봉사활동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늘 그렇듯 엄마가 나를 반겨줬다.

  "아들 이제 왔어? 오늘도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아니야, 고생은 무슨."

  "밥은 먹었어?"

  "아니 먹어야지, 배고파, 밥 줘~"

  "응 밥 차려 줄게, 얼른 씻고 와."

  "알겠어, 맞다. 엄마, 봉사활동 있잖아." 난 고민하다 슬쩍 말을 꺼냈다.

  "응, 아들! 어땠어? 너무 좋은 경험이었지?"

  "응? 으응... 그런데 있잖아."

  "응, 거기 이사장님이 TV에도 많이 나오고 엄청 훌륭하신 분이더라. 엄마가 특별히 알아본 데니까 가서 열심히 해."

  "응... 알겠어 엄마."

  아, 엄마가 이렇게 반응을 하다니. 이러면 안 간다고 말 하기가 좀 그렇다.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밥을 먹고 방으로 들어왔다. 다시 곰곰이 그 날의 일을 떠올려본다. 이상하게도 여전히 머리 속에는 그 여자아이에 대한 생각이 머물렀다.

  ‘그 애는 누굴까? 행동을 봐서는 봉사활동 온 학생인 것 같은데… 나이는 몇 살일까? 내 또래쯤? 더 적으려나? 그 애가 한 소리는 뭐지? 나를 지켜보고 있었나?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한 거지? 나를 언제 봤었나?’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결론이 나질 않았다.

  '일단 현실의 숙제부터 하자'

  상상과 공상이 이어지던 생각을 멈추고 문제집을 꺼냈다. 여태까지 생각하던 문제와는 다르게 문제집의 문제들은 술술 풀렸다. 답도 정해져 있어 너무 좋았다. 기분 좋게 채점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하려 누웠다. 그러자 또 다시 잡다한 생각들이 밀물처럼 머리 속으로 몰려들어왔다.

  '아, 제발 복잡하게 이러지 말자'

  혼잣말을 되뇌며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알람 소리에 다시 눈을 떴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 그렇게 내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일주일이 금방 흘렀다.

 

  "사고 소식입니다. 어제 밤 11시경 울산의 한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를 당한 A씨는 다행히 사망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피해 정도가 크다고 하는데요. 박상호 기자 나와주세요."

 

  거실 티비에서는 여느 날처럼 사고 소식이 들렸다. 도대체가 맨날 사건, 사고 참 소란스러운 세상이다. 식탁에는 엄마가 차려 놓은 희고 윤기가 흐르는 밥과 돼지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칼칼한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으니 저절로 식욕이 일어났다.

  오늘은 다시 봉사활동을 가는 날이다. 엄마에게 결국 말을 못했다.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쿨한 척 봉사 장소로 출발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차를 타고 그 곳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마음이 조금씩 물을 먹은 솜처럼 점점 무거워졌다. 내 속마음을 아빠에게 들킬까 애써 덤덤한 척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저기!'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가 나올 뻔했다. 지난주 그 여자아이였다. 길을 따라 학교로 걸어가는 것 같았다. 우리 차가 그 아이에게 가까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관찰했다. 먹물처럼 새까만 단발 머리에 새하얀 도화지 같은 피부의 그녀는 이어폰을 끼고 앞을 보며 걸어갔다. 주위 다른 어떤 것에도 흥미가 없다는 듯 무심한 표정을 이끌어가던 그녀의 눈빛은 내가 바로 옆을 지나는 순간 우리 차의 창문을 향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를 바라보던 나의 눈과 그녀의 눈이 정확히 딱 마주쳤다. 난 뭔가 그녀를 훔쳐보다 들킨 기분이 들어 흠칫하며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했다. 그러나 나의 눈은 계속 그녀의 눈을 향했고 순간 그 찰나의 시간이 멈춘 듯 길게 느껴졌다. 그 후로 머리가 멍 해지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운동장이었다.

 

  “하아...”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지난 주에 이 곳을 나갈 때에만 해도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 미래를 위해서 조금만 참자' 라고 생각을 고치며 아이들이 모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다다다다다, 퍽!

  “으악! 누구야, 나를 민 게?'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나를 밀쳤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형!!!"

  한 아이가 나를 보며 반가운 얼굴로 나에게 돌진했다.

  '누구지? 누구...? 아! 맞다'

  "준현이구나!"

  난 가까스로 그 아이의 이름을 기억해내고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지난주 내가 넘어뜨린 아이였다.

  "형, 또 왔어요? 헤헤 좋다."

  '희한하게 이 아이는 나를 오래 알고 지낸 형처럼 반가워했다. 겨우 한 번 봤을 뿐인데...'

  "그래? 나도 또 오니까 좋다. 잘 지냈어?"

  난 내 본심을 감추려 두꺼운 화장을 하듯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반겨주니 내심 싫지는 않았다.

  "형, 오늘도 우리 물로켓 만들어요!"

  "응? 그건 저번 주에 했잖아."

  "그래도, 그게 재미있어요. 또 해요!"

  "그럼, 선생님한테 한 번 물어볼게."

  "에이~~ 그냥 해요!"

  하하... 내 마음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는 단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상대하는 건 역시 힘들다. 이건 내 타입이 아니다.

  "준현이 너! 형 힘들게 하면 안돼. 선우 학생 왔어요? 준현이가 선우 학생 많이 좋아하나 봐요. 그래도 너무 다 받아주면 안돼요. 자, 학생들 다 모였나요??"

  구세주가 등장했다. 김미정 선생님이 곤란했던 상황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렇게 이 곳에서의 두 번째 하루가 시작되었다.

  첫 날에는 어색했던 아이 들과의 수업시간도 조금씩 익숙해지는 듯했다. 그래도 아직은 여태까지 봐왔던 정상적인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 지긴 한다. 어눌한 말투,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거나 하는 행동들 말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불편한 건 몸이 불편하거나 어느 부분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는 건 도통 익숙해 지질 않았다.

  난 오늘도 그런 마음을 숨기며 밝은 얼굴로 이 시간이 끝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누가 날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그 이상한 감각에 이끌려 뒤를 돌아봤다. 그녀였다. 그녀가 저 멀리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나를 보고 있는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난 혹시나 싶어 내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주변엔 그녀와 눈빛을 주고받을 만한 사람은 없었다. 다시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눈빛... 뭔가 나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저 눈빛이 내 심장 깊이 파고들어 나를 찌르는 것 같았다. 역시 그녀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난 속마음이 들킨 듯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떻게 하지? 말을 걸어볼까? 그냥 무시할까? 나를 왜 쳐다본 거지? 억지로 하는 것이 티가 났나?'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말을 걸어보자. 내가 오해를 한 것 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애초에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래야 돼?' 난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가 있던 곳을 다시 봤다. 그리곤 그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저기..."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그녀에게 아이들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녀는 아이들과 어울리며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나도 별수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그 날의 봉사활동도 끝이 났다. 날은 벌써 어둑해지고 있었다. 아빠는 나를 다시 태우러 왔다. 차에 올라타 학교 정문을 나서는 길에 첫 날 봤던 이사장님과 옆의 경호원 같은 사람이 우릴 배웅했다.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얼굴은 못 봤지만 뭔가 다부지고 강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봉사를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들은 평생 저렇게 살아야 되겠지. 돈은 벌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지?'

  그 사람들의 긴 인생이 뭔가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 속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 탓인가? 우울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검은색 생각들이 머리 속을 헤엄치고 있을 때 라디오 소리가 갑자기 그 물결을 헤치며 나에게 다가왔다.

  "영동고속도로 방면 교차로에서 사고입니다. 큰 트럭이 앞의 차량을 들이 받았는데요, 경찰은 졸음 운전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입니다."

  또 사고다. 누군가는 매일 죽거나 다친다. 저런 사람들은 또 장애인이 되어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겠지? 이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사는 것이 무서워졌다. 평생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저렇게 되면 어떻게 하지? 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자 우울 해졌다. 그 날은 그렇게 좋지 않은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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