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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12화
작성일 : 19-11-09 03:12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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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와 연락을 하면서 규칙을 하나 정했다. 고3인 나를 위한 누나의 배려였다. 데이트는 가능하면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며 하고, 연락도 공부하다 쉬는 시간에 잠깐씩 하기로 했다. 누나의 배려 덕에 마음 편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대로만 하면 된다. 이대로 앞으로 몇 달만 참으면 나는 이 상황에서 해방이다. 수능 후, 좋은 대학을 합격하고 누나와 마음 편히 데이트하는 상상을 하며 지루한 공부시간을 참아냈다. 서로의 학교에 놀러 가고, 축제도 같이 즐기고, 나중에 같이 여행도 가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누나와의 도서관 데이트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같이 공부하다 힘들면 밖에 나와서 떡볶이도 먹고, 따듯한 커피 한 잔 호호 불어가며 마시고, 이런 저런 대화도 하며 공부에 지친 마음을 달랬다.

  누나에게 대학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봤다. 가면 연애는 많이 하는지, 소개팅은 해봤는지, 누나는 마음에 드는 사람 없었는지, 동아리 활동은 많이 하는지 등을 물어봤다.

  지금 이 생활이 꿈만 같았다. 너무 행복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공부에 집중도 잘 되고, 목표가 있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다. 누나와의 만남도 좋기만 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이대로 수능까지만 잘 치르면 된다. 그럼 내 인생에 꽃 길만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 행복해서 불안했다. 이유 모를 불안감이 내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에이, 설마 무슨 일 있겠어? 여태까지 살면서 큰 일 한 번 겪은 적 없는데 뭐. 수능만 보면 되는데,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자'.

  난 갑작스런 과한 행복에 적응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의 확실한 행복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다 보는 수능, 내가 못 볼일이 있을 리 없으니까.

  누나와 이렇게 지낸 지도 한 달이 되어갔다. 우린 여전히 좋았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누나는 나와 통화를 하지 않는다. 요즘 친구들은 톡이 워낙 익숙해져서 전화를 싫어하긴 한다. 그래서 보통 다른 커플들도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누나는 통화를 싫어한다. 난 누나에게 이 일에 대해 한 번 물었다.

  "누나, 통화하는 거 싫어요?"

  "응? 갑자기 왜?"

  "아니, 누나가 먼저 전화하는 일도 없고, 내가 해도 받은 적이 없는 거 같아서."

  "톡으로 다 되는데 뭐, 난 전화 받는 게 좀 어색해."

  "그래요? 알겠어요. 그럼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가끔 목소리 듣고 싶고 이럴 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음... 선우야."

  "응? 왜요 누나?"

  "아, 아니야... 목소리 듣고 싶을 때는 조금만 참았다가 이렇게 만나서 들으면 되지. 얼굴도 보고 좋잖아."

  "알겠어요. 나도 얼굴 보는 게 더 좋아요."

  누나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던 것 같았지만, 애써 다시 묻지 않았다. 때가 되면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기사 5>

  터널 안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뒤에는 차량이 길게 줄 서 있습니다.

  어제 오후 5시쯤, 전북 XX군에 있는 XX터널 안에서 화물차에 불이 나 차로가 전면 통제됐습니다. 연기가 터널 안에 번지면서 양 방향 차로가 1시간 넘게 전면 통제돼 퇴근길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67)는 화상을 입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트럭 엔진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덧,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누나와 나는 큰 일 없이 잘 지냈다. 가끔 사소한 일로 다투고 삐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서로 너무 잘 맞아서, 마치 한 몸으로 태어나 둘로 나눠진 ‘플라나리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태어날 때부터 다시 만나야 될 운명이었던 듯이, 그 동안 혼자 살았던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누나와의 시간이 좋았다. 누나도 나와 같은 마음 이길 바랐다.

  난 엄마가 누나와 만나는 것을 막기라도 할 까봐, 더욱 더 열심히 공부했다. 원래 공부에 자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내일 당장 시험을 봐도 만점 받을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냥 차라리 내일 당장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마음 편히 누나와 데이트하며 지내고 싶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침대에서 눈을 떴는데, 뭔가 기분이 묘했다. 밝은 햇살이 창문을 통해 내 방을 환히 밝혔다. 마치 내가 천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아빠, 엄마와 아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가벼운 농담에도 우리 셋은 낄낄대며 웃었다. 엄마는 고생하는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끝까지 힘내라고 말했다. 아빠는 건강도 중요하니 잘 먹고, 잘 자면서 마음 편히 공부하라고 했다. 난 기분 좋은 마음으로 부모님 말씀을 듣고, 걱정하지 말라며 시험 만점 받아서 신문에 나올 거라고 말했다. 엄마, 아빠는 내 말에 활짝 웃으며 엄청 좋아했다. 특히 엄마는 아들은 잘 생겨서 신문에 나오면 유명인 되겠다고 말했다. 난 신나서 얘기하는 엄마를 보니 덩달아 행복해졌다.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섰다. 시원한 바람이 싱그럽게 나를 감쌌다.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도착하자 마자 타려는 버스가 도착했다.

  '럭키! 오늘 하루는 왠지 일진이 좋을 거 같은데?'

  등교 길에 정문을 통과하는데 학생주임 선생님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선우야, 오늘 무슨 날이니?”

  “예? 아닌데요, 왜요?”

  “그냥, 기분 좋아 보이길래.”

  “아 그래요? 이제 시험도 얼마 안 남았고, 뭔가 끝이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가봐요. 요새 일도 잘 풀리고.”

  “그래? 하긴 선우는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 나올 거야. 춥다. 얼른 들어가.”

  “예, 감사합니다. 선생님.”

  ‘진짜 오늘 무슨 날인가? 평소 엄하기만 했던 학생주임 선생님이 웬 일로 저렇게 말 해주시지?’

  의아하게 생각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공부도 집중 잘 되고, 몸도 가뿐했다. 이렇게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집중해서 공부하다 보니 어느 덧 하교 시간이 됐다. 여느 날처럼 누나와 만나 함께 독서실에 갔다. 같이 밥도 먹고 쉬는 시간에 대화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부를 한 참 하다 보니 어느덧 밤 10시가 됐다. 아빠한테 피곤할 테니 데리러 간다는 문자가 왔다. 평소라면 좋다고 했겠지만, 오늘은 왠지 일찍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기분 좋았던 이 날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었다. 물론 누나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아빠한테 괜찮다고 답장을 보내고, 누나한테 집에 가자고 했다. 누나는 피곤하니 여기서 각자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난 기어코 누나를 바래다주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누나의 집으로 가는 길, 약간 쌀쌀한 듯 맑은 공기가 기분을 설레게 했다. 누나와 발맞춰 걷는 것이 나를 더 설레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누나 집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느낌이 점점 커졌다. 수학의 반비례 곡선이 떠오르는 걸 보니 내가 공부를 너무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다다를 무렵 난 누나에게 말을 꺼냈다.

  “누나, 여기 근처에 잠깐 앉았다 갈까?” (언젠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린 어느덧 말을 놓았다)

  “응? 너 피곤하자나, 빨리 가서 쉬어야지.”

  “괜찮아. 잠깐만 있다 가자.”

  “감기 걸리면 어떡하려고?”

  “이 정도 날씨는 괜찮아.”

  난 오늘 자신감이 있었다. 오늘은 무엇을 하던 하고 싶은 대로 다 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린 근처 공원의 벤치에 앉았다. 딱히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냥 둘이 손을 잡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난 누나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갖다 댔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에게 전해졌다. 달달한 느낌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말랑거리는 젤리를 입안에서 굴리며 먹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나의 첫 키스였다. 처음 느껴보는 감촉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린 서로의 입을 떼고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누나의 촉촉한 눈동자가 한 마리 고양이 같았다. 난 누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너무 사랑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누나는 나에게 한참을 안겨 있다 입을 열었다.

  “선우, 너 처음부터 이럴 계획으로 온 거야?”

  “응? 당연히 아니지, 그냥 오늘은 왠지 같이 있고 싶었어.”

  “으휴, 모르겠다. 공부에 방해되면 안되는데.”

  “괜찮아, 지금처럼 내 옆에만 있어주면 돼.”

  “알겠어, 너도 나 떠나면 안돼. 얼른 집에 가야겠다. 막차 끊기겠어.”

  “응 알겠어, 누나 잘 들어가고 내일 봐.”

  “응 조심히 가, 바래다줘서 고마웠어!”

  난 약간 몽롱한 기분으로 첫 키스의 감촉을 되새기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혼자 걷는 밤거리는 아까 와는 다르게 조금 쌀쌀했다. 얼른 따듯한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앞의 횡단보도 신호등에 초록불이 깜빡였다. 서둘러 가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밤이라 차도 없고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기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걸었다.

  ‘늦었겠다. 몇 시지?’ 난 계속 걸으며 시계를 봤다. ‘12시 1분’ 바로 그 순간,

  끼이이이이이이이익!!!!!!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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