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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관계자 외 접근금지
작가 : 풀링
작품등록일 : 2020.7.31

술만 마시면 구구단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 하윤은 우연히 만난 「클럽 황제」라고 불리는 남자와 징글징글하게 엮이기 시작한다.
파격적인 막말과 각종 못 볼 꼴, 그리고 조울증 비스무리한 다중인격까지 3단 콤보를 펼치며 자신의 밑바닥까지 보여줬는데...

"저 남자가 새로 오신 대표님이라고?!"

 
8화 끝내주게 잘하네
작성일 : 20-08-12 14:27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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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자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던 하윤은 ‘뜨악’하며 손수건을 떨어뜨린다.

 

 “3월 15일?!!!!”

 

 지금까지의 복선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내 생일.’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0315가 날짜가 아닌 단순한 숫자인가.

 

 궁금해졌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케이와 얽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그럴수록 그에 대해 더 궁금해져만 갔다.

 

 “찾았구나.”

 

 지나가던 라연이 팔찌를 보고 다가왔다.

 

 “응.”

 

 어떻게 찾게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클럽 처음 간 날부터 케이와 얽힌 사연까지 대략 한 시간은 떠들어야 할 거 같아서 생략했다.

 

 “다행이네. 근데 전무님은 왜 널 부르신거래?”

 

 “몰라.”

 

 “아직 안 갔었어?”

 

 “갔었는데…”

 

 조금 전, 회장님이 최명을 향해 불같이 화내며 호통친 게 떠올라 말끝이 흐려졌다.

 

 그때 마침 후배 사원이 사무실 문간에서

 

 “대리님들. 프로젝트팀 긴급회의라고 합니다.”

 

 라고 전해왔다.

 

 “응. 지금 바로 갈게.”

 

 진하윤 대리와 공라연 대리는 노트북과 프로젝트 관련 서류를 챙겨 급히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는 이번 프로젝트의 최고 담당자인 최명이 직접 나와 브리핑을 시작한다.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네요.”

 

 회의실 안의 팀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웅성거렸다.

 

 긴급회의라고 해서 다들 안 좋은 소식으로 예상한 듯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필요했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MMT라는 회사와 비밀리에 협상이 성사되었습니다.”

 

 “와~~~”

 

 팀원들은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질렀다.

 

 “아직 폭죽을 터트리기에는 이르지만, MMT사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사실, MMT사의 기술 협력을 받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때문에 최명은 물론이고, 팀원 전체가 삶의 대부분을 이번 프로젝트에 다 갈아 넣다시피 해왔다.

 

 그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긴급회의는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길 때까지 계속되었다.

 

 “MMT사와 최종 계약까지 긴장을 놓지 말고,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할 말이 아직 남은 듯 보였으나, 최명은 손목 시간을 보더니

 

 “오늘 긴급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벌써 8시네요. 야근시켜서 죄송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라며 쿨하게 먼저 회의실을 나섰다.

 

 “공유한 기밀문서는 계약을 체결을 완료하는 날까지 각자 신경 써서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도록.”

 

 팀장도 심오한 표정으로 한마디 보태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프로젝트팀 막내 하윤과 라연.

 

 “불금인데 맥주 한잔 어때?”

 

 라연이 꼬드긴다.

 

 “기현이가 아프다고 해서 오늘은 기현이 집으로 퇴근.”

 

 “많이 아픈 거야?”

 

 “몰라. 낼 저녁에 한잔하자.”

 

 “내일은 이 언니가 안 된단다.”

 

 “왜?”

 

 “내일 진만이랑 글램핑장 가기로 했거든.”

 

 “아… 이번에 오픈한다는 거기?”

 

 “40: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지. 히히.”

 

 “좋겠다. 나도 추첨이라도 넣어볼걸…”

 

 “이미 1년 치 예약이 다 잡혔데.”

 

 얼마나 대단한 글램핑장이길래 아파트 청약만큼 경쟁률이 높은지 모르겠지만, 글램핑장 하나로 떠들썩해진 걸 보면 보통 글램핑장은 아닌 거 같았다.

 

 

 ***

 

 

 퇴근길.

 

 일주일 치 분량의 시련을 단 하루 만에 전부 정산받은 느낌이랄까.

 

 너무 많은 일을 겪은 오늘 하루는 너무 길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임무가 있었으니, 기현이 병간호가 하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와 같이 익숙한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니, 아파 죽을 거 같다던 기현은 컵라면을 먹으며 축구를 보고 있다.

 

 심지어 맥주캔도 보인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른다.

 

 “뭐야?! 멀쩡하잖아!!!”

 

 이 와중에 눈은 축구에 빠져있다.

 

 “다 나은 거야? 아니면 엄살 부린 거야?”

 

 하윤은 하도 어이가 없어 따지듯 물었다.

 

 “아직 아파. 아픈데 배고파서 컵라면이라도 먹고 있었어.”

 

 “아파서 맥주도 마셨어?”

 

 유치하지만 이렇게밖에 말을 할 수 없었다.

 

 누가 봐도 엄살이다.

 

 기현은 맥주를 싱크대에 콸콸 버리면서, 사람 기분 나쁘게 하윤을 아래위로 훑었다.

 

 “그 눈빛은 뭐야?”

 

 거슬린 저 눈빛은 결코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다.

 

 “너. 왜 옷이 그대로야? 어제 집에 안 들어갔어?”

 

 “상무님 집에서 잤어. 근데 우리 어제 만나지도 않았는데, 내 옷이 똑같은 건 어떻게 알았어?”

 

 “어… 음… 점심 먹으러 나왔는데, 맛집을 찾으러 지나가다 봤어.”

 

 “풉~ ”

 

 실소가 터졌다.

 

 어이없는 대답을 참 정성스럽게도 했다.

 

 회사가 같은 동네도 아니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볼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건 더욱 아니기에 설득력 제로.

 

 하윤은 그냥 웃고 넘겼지만, 요즘 기현의 행동이 점점 수상하다.

 

 “우리 빨리 씻고 자자. 난 씻었어. 너도 씻어.”

 

 “이제 왔는데 뭘 벌써 자자고 그래?! 이럴 거면 왜 불렀어?!”

 

 “나 아프잖아.”

 

 갑자기 또 아픈척한다.

 

 정떨어지고 꼴 보기 싫다.

 

 어떡하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알 수 없다.

 

 오래된 연인들은 다들 똑같다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하윤은 마음 한구석에는 노력해도 안될 거 같다는 예감이 점점 자라고 있는 거 같았다.

 

 “너 먼저 자. 난 할 일이 남았어.”

 

 기현은 침실로 들어가고 하윤은 식탁에 일을 시작한다.

 

 자정이 넘은 시각.

 

 꾸벅꾸벅 식탁에서 졸고 있는 하윤을 본 기현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며칠 동안 잠을 거의 자지 못했던 하윤은 오랜만에 편안하게 푹 잘 수 있었다.

 

 얼마나 잔 걸까.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기현이?’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던 손은 곧 뺨으로 내려와 볼을 따뜻하게 감싼다.

 

 그 부드러운 손은 하윤의 입술 거쳐 목덜미로 옮겨갔고, 곧이어 따뜻한 입맞춤이 느껴진다.

 

 ‘입술 감촉이 완전 예술이다.’

 

 거센 입김과 함께 훅 밀고 들어와 입안을 휘감는 달콤함은 숨결을 점점 거칠게 만들었다.

 

 분위기에 휩쓸려 조급해진 하윤은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면 적극적으로 그를 받아주었다.

 

 호흡이 절정에 다다라 숨이 턱까지 차올라 감당을 할 수 없을 때쯤, 키스의 마무리로 “쪽”하는 입맞춤과 함께 기분 좋게 눈을 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건 기현이 아니다.

 

 “케이…”

 

 하윤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은 기현이 아녔다.

 

 ‘방금 키스한 그 입술도 케이의 입술?’

 

 당황스러운 건 둘째치고, 누워있는 자신의 얼굴이 퍼져서 넙데데해 보일까 봐 걱정이었다.

 

 정상이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하는데, 왠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하윤은 그대로 누운 채 그의 입술을 바라봤다.

 

 ‘끝내주게 잘하네. 저 입술…’

 

 어느새,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길 바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바라보고 있던 케이의 입술이 다시 가까이 다가와 하윤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숨 쉬어. 그러다 죽겠다.”

 

 “하흡!”

 

 또 숨을 멈추고 있었다니..

 

 오늘 낮에 그가 하윤이에게 했던 말이기에 꼭 데자뷔 같이 느껴졌다.

 

 “우리 또 봅시다.”

 

 그는 똑같은 말을 남기고는 돌아섰고, 하윤은 그를 잡으려고 하지만 잡히지 않았다.

 

 “잠시만요. 케이.”

 

 팔을 뻗어 그를 잡으려고 버둥거렸다.

 

 잡히는 듯했으나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모래 빠져 나가듯이 사라졌다.

 

 눈이 떠진 하윤은 침대 위에 덩그러니 혼자다.

 

 ‘꿈…꿈이었어?’

 

 뭔가 아쉬운지 자신의 입술을 만지며 꿈속에서의 입맞춤을 다시 되새긴다.

 

 그러다가 번득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수치스러워서 뒤로 벌러덩 드러눕더니, 이불킥을 경박하게 해댄다.

 

 ‘남친 집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꿈을 꾸다니!!! 조신하지 못하게!!!’

 

 이렇게 꿈에까지 나오는 걸 보니, 하윤이에게는 케이를 만난 사건이 굉장히 인상 깊었나보다.

 

 아니면, 욕구 불만이든지.

 

 ‘그러고 보니 언제 침실로 들어와서 잔 거지? 분명 식탁에서 졸고 있었는데.’

 

 시계는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요상스러운 꿈을 꿨는데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이 어찌나 가볍고 개운한지, 하마터면 그 꿈이 계속 이어지게 또 잠들 뻔.

 

 하지만 대견하게도 이성이 본성을 이기고 기현이 있는 거실로 나왔다.

 

 마침 기현은 하윤의 노트북을 접으며, 널브러진 하윤의 회사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그거 내 노트북 아냐?”

 

 “너무 어질러져 있어서 정리 중이었어.”

 

 “주말 아침인데 일찍 일어났네?”

 

 “회사 가려고.”

 

 “뭐?!!! 이 새벽에?”

 

 뜬금없는 시츄에이션.

 

 “어제 회사를 못 가서 오늘 가야 해.”

 

 “그런 말 없었잖아!!”

 

 “넌 쉬다가 천천히 가.”

 

 옷을 챙겨입더니 급하게 나가버린다.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봐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난 여기 왜 온 거야? 어제 아프다고 해서 난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왔는데..’

 

 허탈감이 몰려온다.

 

 

 ***

 

 

 3일 만에 집에 들어가는 하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방탄조끼라도 사서 입을걸 후회했다.

 

 엄마가 집에 없기를 바랐지만, 한 번도 이뤄진 적은 없었다.

 

 부엌에서 새벽부터 콩나물을 다듬고 있는 엄마는 새벽부터 칼을 갈고 있는 사람처럼 서늘하게 느껴졌다.

 

 “넌! 집 나간 거 아니었어?!”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시옵니까. 제가 어머니를 놔두고 어떻게 독립을 하겠습니까?.”

 

 “독립? 가출이겠지.”

 

 “어머니. 전 어머니 없이 못 삽니다. 죽어도 어머니 옆에서 죽겠사옵니다.”

 

 “딸래미야. 오늘 설정이 다소 과하다.”

 

 엄마를 뒤에서 안으며, 엄마 볼에 뽀뽀하며 온갖 애교를 다 부리는 하윤.

 

 “집 나갈 거면 아예 나가. 간헐적으로 들락날락하지 말고!”

 

 “어머니. 요즘 화가 부쩍 많아지셨습니다. 혹시 갱년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윤을 향해 돌더니 노려보는 본다.

 

 “얼굴 뚫리겠다. 자. 차라리 등짝을 한 대 쳐!!”

 

 스스로 자신의 등을 선뜻 내주는 하윤과 그 등을 거침없이 내리찍는 엄마.

 

 “악~~~ 엄마!!! 너무 아프잖아.”

 

 “그래서 한 대 더 맞고 싶어?”

 

 “엄마! 진짜 계모 아니야?”

 

 “두 대 더 맞을래?”

 

 후다닥 방으로 뛰어 도망가는 하윤.

 

 그래도 3일 외박한 거치고는 가벼운 체벌이라고 만족하며 침대 위에 그대로 뻗어 눕는다.

 

 그때,

 

 찌이잉~ 찌이잉~

 

 핸드폰 진동이 울렸고, 발신자는 라연이다.

 

 “왜?”

 

 -“어디?”

 

 “집.”

 

 -“바빠?”

 

 “아니.”

 

 -“뭐해?”

 

 “잠.”

 

 -“글램핑장 고고?”

 

 “콜.”

 

 단답형 대화로 5초 만에 통화 종료.

 

 라연이는 또 남친과 싸운 거 같다.

 

 

 ***

 

 

 분명 매일 만나는 사이인 하윤과 라연은 오늘 역시 만나자마자 전투적인 수다로 시작한다.

 

 “네 차는 어쩌고 울 엄마 차를 빌려오래?”

 

 “진만이 이모할머니가 아프시다고 내 차 가지고 시골 내려갔어. 그러는 넌 기현이 집에 간거 아니었어?”

 

 자초지종을 들은 라연은

 

 “우리 진만이도 한 또라이 하는데, 기현이 그 새끼도 정상은 아니네. 사람을 불러놓고 출근?!!”

 

 둘은 물 만난 고기처럼 남친들이 가루가 될 때까지 깠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글램핑장에 도착한 하윤과 라연.

 

 오픈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입구부터 잔치 분위기다.

 

 오픈 축하 화환부터 풍선으로 장식된 입구까지 돈을 처바른 티가 팍팍 흘렀다.

 

 각종 오픈 이벤트가 열리고, 언론 매체의 취재 열기도 대단하다.

 

 업계 최초로 글램핑장의 고급화를 컨셉으로 럭셔리를 강조하며 연일 화제가 되었다.

 

 “여기가 이미 1년 치 예약이 끝났다는 그곳이구나~”

 

 “의외로 가족 단위는 별로 없고, 우리처럼 여자끼리 온 팀이 대부분이네.”

 

 태닝을 한 구릿빛 피부의 건장한 청년들이 직원인 듯 큰소리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체크인은 안쪽 중앙에 있는 인포메이션 건물에서 합니다.”

 

 훈남 미소를 장착한 직원들이 손님 한명 한명 눈을 맞추며 대응했다.

 

 “와~ 직원이 아니라 모델을 데려다 놨네. 오늘 눈이 호강하겠구나.”

 

 “유독 여자 손님이 많은 이유가 따로 있었네.”

 

 “나도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글램핑장에서 원피스가 웬 말이니?!”

 

 “어머!! 우리 뒤에 여자팀들 봐봐. 선보러 온 줄… 이 산속에 킬힐은 좀 그렇지 않나?”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광경.

 

 목적이 글램핑이 아닌 남자 직원인 거 같은 여자 손님들은 체크인과 동시에 패션쇼를 준비하듯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체크인하고 올게. 여기서 짐 지키고 있어.”

 

 라연은 하윤이 옆에 짐을 전부 던져두고 인포메이션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3월인데 날씨가 덥다.

 

 한 손으로는 햇빛을 가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부채질을 하며 주위를 구경하고 있는데, 눈앞에 낯익은 남자의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케…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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