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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43 화. 굳게 닫혀있던 문이 활짝 열리다
작성일 : 17-07-18 12:04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6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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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43 화. 굳게 닫혀있던 문이 활짝 열리다

 

 

 주말을 맞아, 세희는 부모님이 계신 본가로 놀러갔다.

 

 “엄마, 나 왔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녀의 어머니, 시은이 주방에서 일을 하다 말고 달려와 그녀를 맞이했다.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시큰둥한 시은의 행동에 서운한 세희였다. 엄마 보고 싶어서 연락 없이 달려온 그녀였다. 절로 퉁명스럽게 대답이 흘러나왔다.

 

 “웬일은... 엄마 보고 싶어서 놀러온 건데...”

 

 그렇게 말하는 세희의 분위기는 항상 시은이 알던 그 모습 그대로였지만, 뭔가가 변한 것 같았다. 시은은 아리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 번 쓰윽 쳐다봤다.

 

 오랜만에 보는 딸이 반가워 장난 좀 쳐 본건데 다큐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세희는 그녀의 아버지, 성환의 잦은 근무지 이동 때문에 이사를 다닌 경험이 많았고, 대학 또한 그녀와 잘 맞는 친구와 함께 근처에서 자취를 하며 다녔다.

 

 그렇게 노래를 불러대던 독립을 시켜주니 좋은 마음도 크겠지만, 처음으로 혼자 떨어져서 살게 되어 부모님에 대한 온기가 많이 그리웠으리라.

 

 

 

 시은이 다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는 제 딸을 품에 꼭 안아주었다.

 

 “지지배, 장난 좀 쳐본 거 가지고. 엄마도 너 많이 보고 싶었어. 어서 와.”

 

 세희가 시은의 품에서 쏙 빠져나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물었다.

 

 “근데, 아빠는?”

 

 “아, 네 아빠 갑자기 비상근무가 걸리는 바람에 좀 전에 나갔어. 그러지 말고 부엌으로 가자. 점심으로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먹으려고 준비하던 참이었어.”

 

 세희는 마침 배가 고팠다며 시은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

 

 

 

 

 

 시은은 자신이 만들어준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어주는 딸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자기 딸이지만 어쩜 저리도 복스럽게 먹는지. 저렇게 맛있게 먹어주는 딸 덕분에 그녀의 요리 실력은 나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었다.

 

 시은은 세희와 마주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주앉은 세희를 보며 식사를 하던 시은은 아까부터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세희의 오묘한 분위기 탓인가?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미끼를 던져보았다. 세희를 낚아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는데 그녀만큼 능숙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딸과 함께한 세월동안 갈고 닦은 그녀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세희가 제 앞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숨긴다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과 세희가 함께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엄마로서 자식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 못 하는 게 이상하지.

 

 “세희야, 너 요즘 좋은 일 있니? 얼굴이 되게 좋아 보인다?”

 

 시은이 세희를 낚아 올리는 데 백발백중인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고 반응이 빠른 그녀의 성격 탓도 있었다. 역시. 오늘도 세희는 시은의 물음에 바로 반응을 보인다.

 

 ‘뭔가 있구나. 있어.’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겠지만, 동공이 조금 확장되었고 입가가 씰룩거리려 하고 있었다. 세희는 열심히 면을 말던 포크를 잠시 내려놓고 말끝을 흐렸다.

 

 “응? 으..응.”

 

 시은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감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이제는 딸이 숨기고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한 확인 사살이 필요했다.

 

 

 

 “딸.”

 

 지그시 내려앉는 의미심장한 그녀의 목소리.

 

 세희가 침을 꿀꺽 삼켰다.

 

 “요새 회사에서 일이 엄청 잘 되고 있나봐?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조금 변했어. 더 여성스러워진 거 있지?”

 

 “응? 아, 응~ 내가 요즘 일을 엄청 열심히 하는데, 희한하게 내가 한만큼 성과가 따라주네? 덕분에 요즘 일 할 맛이 나서 그런가봐~ 하하.”

 

 죽이 척척 말들이 오가는 동안, 그들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세희는 시은의 눈빛이 제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오늘 놀러온 목적은 부모님을 보고 싶어서여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연애를 하게 됐다는 아주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함이 컸다.

 

 하지만 막상 연애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려니 왠지 모르게 부끄럽고 자꾸 망설이게 된다. 아마, 처음 하는 연애라 쑥스러움에 입이 잘 안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속에서 수없이 많은 갈등을 하던 그 짧은 시간을 제치고. 시은이 먼저 선수를 쳤다.

 

 

 

 “딸, 그 일이 ‘연애’가 아닐까?”

 

 “쿨럭.”

 

 스파게티를 삼키려던 세희가 갑작스런 그녀의 발언에 놀라,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 시은의 은근한 말투에는 아주 강한 확신이 담겨있었다.

 

 ‘네가 놀아봤자, 내 손바닥 안이야.’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조금 붉어진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 딸의 시선에 시은은 웃으며 컵에 물을 따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난 네 엄마니까 알 수 있어. 그것보다, 누구야? 같은 부서 동기? 선배?”

 

 세희가 그녀의 시선을 피하다 안 되겠는지. 포기하고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어... 굳이 따지자면 선배...?”

 

 “‘굳이’ 따지자면 이라니?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이 이상은 곤란한 듯. 세희는 손 사레를 치며 대답을 회피했다.

 

 “엄마, 나중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음에 그 사람 두 분한테 소개시켜 드릴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요.”

 

 

 

 시은은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 단호하게 얘기하는 딸을 바라보며 한 발 물러서 주기로 했다. 세월이라는 게 뭔지. 어리기만한 줄 알았던 딸이 어느새 저렇게 컸나 싶었다.

 

 연애라는 게 좋긴 좋은가 보다. 사랑을 하는 딸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마냥 철부지에 귀엽기만 했던 딸이, 이제 진짜 여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자신은 분명히, 무조건 딸 편이라고 했건만. 저에게 모든 것을 얘기해주지 않는 것에 조금 섭섭했다.

 

 “알았어. 대신, 내가 해주는 충고는 확실히 새겨둬. 아무리 남자친구라도 함부로 집에 들이지 말고, 이상한 짓도 하지 말고. 알았지? 엄마가 아무리 네 편이고 연애하는 거 찬성이라지만 그런 거까지는 못 봐 줘.”

 

 

 

 시은은 눈빛을 통한 무언의 압박을 보내왔다.

 

 ‘넌 내 딸이니까 잘 할 거야. 믿는다.’

 

 세희는 또 한 번, 속으로 뜨끔했다. 지원을 집에 들이지만 않았지, 자신은 시은이 그어버린 선을 넘어도 꽤 넘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이상한' 짓에 지원과 진하게 했던 그것이 포함된 말이라면.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오늘은 집에 있는 게 왜 이렇게 가시방석처럼 느껴지는지. 그녀의 등 뒤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결국 세희는 식사를 마친 후, 자고 가라며 집요하게 들러붙는 시은을 피해, 도망치다시피 그곳을 빠져나왔다.

 

 

 

 

 

 ***

 

 

 

 

 

 세희가 오피스텔 앞에 다다랐을 때쯤, 지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네, 사장님.”

 

 「 세희야, 지금 어디야? 」

 

 “저 잠시 어디 좀 갔다가 이제 막 집에 들어가려구요. 왜요?”

 

 정말 자신이 그녀에게 전화를 한 이유를 모르는 건가 싶어 조금 섭섭한 지원이었다. 그는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도 하던 일을 팽겨 쳐 둘 정도로 그녀가 몹시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닌 것 같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 하... 세희야, 네가 왜라고 하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애인 보고 싶어서 전화하는 것은 당연한 거지. 」

 

 “앗.. 죄송해요.”

 

 「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 대신, 너한테 받을 거 생겼어. 」

 

 그녀와 통화를 하던 그의 시야에, 몇 달 전 불량 고등학생으로부터 받은 오토바이 헬멧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 그것을 집어 들고 현관으로 나가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매번 그녀를 집 근처에서 만날 때마다 피하기만 하던 그의 마음에 변화가 온 까닭이었다.

 

 이제는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싶었다. 그녀가 자신을 믿어준 만큼 그 역시 자신의 연인에게 모든 마음을 열어 보이고 싶었다. 그는 손에 쥔 헬멧을 꽉 움켜쥐었다.

 

 

 

 「그럼 잠시만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앉아서 기다려줄래? 금방 갈게. 」

 

 지원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모를 것이 틀림없는데, 왜인지 그녀가 어디 있는지 조차 묻지도 않은 채로 통화를 끝내버렸다.

 

 세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말에 따라 공원에 있는 벤치로 가서 다리를 쭈욱 펴고 앉아 그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를 기다린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았을 때. 거짓말처럼 지원이 나타났다.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 구경을 하고 있던 세희의 시야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지원은 오토바이를 헬멧을 쓴 채로, 그 속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따뜻하게 웃고 있었다.

 

 이제, 제 마음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열어 보일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희는 오랜만에 만난 헬멧남이 정말 반갑다는 듯,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에게로 다가가 인사했다.

 

 “어? 안녕하세요? 우리 정말 자주 뵙네요. 자꾸 이렇게 만나는 것도 인연인데, 성함이나 얼굴이라도 한 번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우리 친하게 지내요.”

 

 그러자, 헬멧을 쓴 남자가 자신이 쓰고 있는 헬멧을 검지로 툭툭 쳤다. 검은 창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왠지 그녀를 보고 매력적으로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 보고 벗기라는 것 같은 그의 몸짓에, 그녀는 끌리듯. 서서히 헬멧으로 손을 뻗었다.

 

 저 뒤에 숨겨져 있는 얼굴을. 매력적인 얼굴이 궁금했다.

 

 

 

 스르륵.

 

 지원의 마음속에서 꿋꿋하게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호기심을 잔뜩 품은 얼굴로 헬멧 속에 숨어있는 남자의 정체를 확인한 세희의 손길이 허공에서 멈췄다.

 

 지원이 촉촉히 젖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이제 작은 빛이 아닌 커다란 큰 줄기의 빛으로 환하게 가득 차기 시작했다.

 

 툭.

 

 툭. 툭.

 

 데구르르르.

 

 세희는 쥐고 있던 헬멧을 저도 모르게 떨어뜨리고서, 천천히. 지원에게로 다가갔다.

 

 그가 환하게 웃으며 팔을 활짝 벌려 제 품에 오라 손짓했다.

 

 “어.. 어떻게...”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를 따뜻하게 품에 안으며 지원이 말했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자신은 이런 용기조차 내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사랑 또한 몰랐을 것이다. 함께하기 시작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준 내 사랑, 이 세희.

 

 날이 갈수록 그녀라는 존재의 빛은 점점 커져가, 이제 더 이상 놓기가 싫다.

 

 앞으로도. 그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자신이 그녀보다 더 많이 사랑할 것이다.

 

 “사랑해.”

 

 그의 담백하고 진심이 가득 묻어나는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어떠한 말 한 마디조차 지금 그들에게는 사치였다. 지금 그와 함께 여기서. 그저 그의 품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가 언제부터 그녀의 곁을 맴돌았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지원은 정말 연애가 처음이었다. 가끔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저돌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었지만 그는 스킨십도, 감정 표현도 모두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서툴렀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 것이 가장 맞다.

 

 무슨 이유로 헬멧을 쓰고 얼굴을 가린 채로 제게 다가왔는지는 몰라도, 그는 말로 감정 표현을 하는 것에 서툴렀지만 그 서투름을 뒤로 하고 세희에게 다가갈 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남들처럼 겉치레를 중시하거나 외적인 것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백한 사랑을 주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세희는 행복감에 젖은 얼굴로 그의 허리에 팔을 둘러 그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울려 퍼진다. 그녀의 눈가에도 촉촉하게 물기가 맺혀있었다.

 

 “갑자기 뭐에요. 사람 놀래 키기나 하고.”

 

 지원은 그녀가 마음과 달리 퉁명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린 몸을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며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당연하지. 난 네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거야.”

 

 

 

 든든하지만 조금 장난스러운 그의 말에 세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고 그에게 물었다.

 

 “근데 내가 사는 동네가 어딘지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그는 잠시 고민하는 척하며 뜸을 들이다 답했다. 바로 얘기해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냥. 쉽게 대답해주기 싫은 아이 같은 심술이랄까...

 

 이건 그녀가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은 자신의 속마음이니.

 

 자신의 마음을 애타게 만든 그녀가 직접, 지난번에 반찬 통을 가져다준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게 생각처럼 쉬울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

 

 “글쎄...? 내가 너를 정말 사랑해서 초능력이라도 생겼나보지.”

 

 세희는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그답지 않은 유치한 대답에 김이 확 빠져버렸다.

 

 “에이~ 그게 뭐에요.”

 

 “궁금해?”

 

 지원이 유혹적으로 낮게 깔린 목소리와 은근한 눈빛을 보내왔다. 그런 악마에게 영혼이 홀린 그녀는 저도 모르는 사이 눈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를 기다리는 악마의 속마음은 꿈에도 모른 채.

 

 “그럼, 이 세희 씨. 숙제로 드릴 테니 내가 어떻게 이곳을 알아냈는지 직접 생각해봐요.”

 

 예전의 강 지원처럼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그녀에게 딱 잘라 선을 그어버린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한 얼굴로 씨익 웃으며 그녀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서로의 숨결이 아주 선명히 느껴질 만큼 아주 가까이.

 

 세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가 무슨 이유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지원은 속으로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가 분명히 받을 게 있다고 했건만.

 

 그가 세희와 눈을 똑바로 맞추며 입을 삐죽였다. 검지를 들어 입가로 가져간 후 말했다.

 

 “나 줘.”

 

 아주 당당히 무언가를 요구하는 그의 말 한 마디.

 

 맡겨놓고 간 게 있다는 듯, 아주 당연하게 흘러나왔다.

 

 “뭘요?”

 

 “내가 분명히 말했지? 나 너한테 받을 거 있다고.”

 

 세희가 기억하고 있다는 뜻으로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녀의 귀여운 행동에 지원은 피식 웃으며 대견하다는 듯,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래. 그거.”

 

 지원은 세희가 물을 틈도 주지 않았다. 그는 세희의 뒷목을 잡고 거칠지만 부드럽게 그녀의 달콤한 입술을 취했다.

 

 ‘!!!!!!’

 

 이번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세희가 그의 움직임에 반응을 보였다. 사랑스럽기만 한 연인의 마음 씀씀이에 보답을 주고 싶은. 그녀답게 귀여운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보다 더 서툴기만 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수줍게, 소극적으로 살짝살짝 반응하는 작은 몸짓에 지원의 애가 타기 시작했다.

 

 세희에게 자극 받은 지원이 참지 못한 탓에 깊게. 깊게. 서로의 숨결을 취하고, 나누며 점점 더 분위기에 취해가는 그들이었다.

 

 공원을 드나들던 사람들은 한 폭의 영화 같은 연인들의 극적인 만남을 흘끔거리며 재빨리 그 자리를 피해주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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