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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26 화. 엉큼한 늑대와 초보 늑대
작성일 : 17-07-15 10:38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7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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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26 화. 엉큼한 늑대와 초보 늑대

 

 

 

 혜빈의 객실에서 진한 입맞춤을 나눈 다음 날.

 

 혜빈은 도진이 문자로 가르쳐준 매장으로 가기 위해 객실을 나섰다.

 

 그와 마주할 생각을 하니 머릿속은 한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 차버렸다. 어제 그가 퍼부은 키스만 떠올리면, 어우. 온몸이 움찔거리고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다. 연애하자는 말을 자신의 입에서 나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순간적으로 훅 들어오면 어쩌자는 건지.

 

 윤도진, 뭐가 그리도 좋은지 한 시라도 그녀와 떨어지기를 거부하며 얼굴에 도장을 찍어대기 바빴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능글거리는 것은 기본이고, 스킨십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남자라는 것을. 방심한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그의 페이스에 말릴 수밖에 없었다.

 

 연애를 안 해본지가 오래라 흔히들 얘기하는 연애세포가 죽은 것은 두말 할 것도 없고. 처음 경험하는 어른들의 연애에 서서히 적응하고 싶었다.

 

 정확히는 도진에게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그의 서슴없는 행동이 부담스럽기는커녕, 좋았다는 거다. 미쳤나봐.

 

 어쩌면 자신은 주변에 있는 연인들을 보며 은연중에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고등학생 혜빈의 입술을 훔쳐간 그라서. 서로가 좋아하는 상대니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

 

 또각또각-

 

 그녀는 도도하게 거리를 거닐었다.

 

 다행히, 그렇게 멀지 않은 곳 이여서 다리만 조금 고생하면 되었다.

 

 이왕이면, 아침부터 같이 차타고 가면 좋잖아?

 

 조금이라도 더 그와 함께 있지 못한다는 것에 심술이 난 그녀는 툴툴거렸다.

 

 

 

 도진에게는 도진 나름의 은밀한(?) 사정이 있었으니.

 

 그녀와 그렇게 열렬한 스킨십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간 도진은. 침대에 누워 뜨겁게 달궈진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해 화장실로 달려갔더랬다.

 

 냉수마찰 한 방이면 쉽게 가라앉겠거니 했던 그 증상은 사그러들지 않아, 그는 조용히 샤워 부스 안에서 뜨거운 외로움을 달랬다는 후문이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도진이 먼저와 그녀를 반겨주었다.

 

 "누나, 좋은 아침! 어서 와요."

 

 그녀는 매장을 빙 둘러보았다. 그가 그녀를 불러낸 곳은 유명한 보석 가게였다.

 

 "뭐야, 남자가 보석 차고 다니려고?"

 

 그는 잠시 생각하는 척하더니, 이내 가볍게 대꾸하며 그녀의 팔을 잡고서 반지와 목걸이가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음, 제가 일부러 그러려는 건 아니구요. 일단 이리 와봐요."

 

 

 

 "?"

 

 "잠깐 손 좀..."

 

 탁.

 

 도진이 그의 앞에 놓여있던 빨간 반지 케이스에서 반지 하나를 꺼내 그녀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아, 됐다! 혹시라도 사이즈가 안 맞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에요."

 

 그가 혜빈의 손에 끼워준 그 반지는, 가운데서 크게 빛나는 다이아 주변을 사선으로 부드럽게 감싼 작은 다이아들이 촘촘히 박혀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예쁘다고 감탄하려고 하던 것은 잠시. 그녀는 반지에서 거둔 시선을 그에게로 돌렸다.

 

 "이걸 왜.. 비싼 거잖아. 그리고 꼭..."

 

 '결혼반지 같아.'

 

 그가 혜빈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말했다.

 

 "결혼반지 같죠? 네, 맞아요. 결혼반지 겸 프러포즈 반지. 제가 누나 조금이라도 빨리 제 곁에 잡아두려고 누나랑 다시 만난 다음 날에 주문해둔 거예요. 아무도 누나 못 채가게. 나, 누나랑 결혼할 거예요. 나랑 결혼해요, 누나."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매장의 여직원들은 꺅꺅거리며 서로 붉어진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남들이 들어서 저 정도인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혜빈은 수줍음과 좋은 감정이 혼재하는 얼굴 표정을 관리하지 못해,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바빴다. 얼굴로 열이 쏠렸다. 또 기습 공격을 받았다. 쟤는 예고도 없이... 그리고.

 

 결혼이 혼자 하는 일인가? 아직 그녀는 진지하게 누군가의 아내로 사는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당사자와 한 마디 상의 없이 단독으로 일을 진행한 그의 행동은 괘씸했지만. 이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직원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그것을 초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그녀를 어떻게 알았는지,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봐요, 우리 둘이 이렇게 반지 끼고 있으니까 진짜 부부 같아요. 그죠?"

 

 정말 신나고 즐겁다는 듯, 서로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며 해맑게 웃는 그를 따라 혜빈도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었다.

 

 

 

 잠깐.

 

 혜빈은 얼굴을 찌푸렸다.

 

 분위기에 취해서 중요한 것을 잊을 뻔 했다.

 

 "근데. 이봐, 잠깐. 우리 아직 연애도 시작 안 한 상태인데 결혼은 무슨 얼어 죽을?"

 

 직원에게서 카드를 돌려받은 그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른 뒤, 그녀와 함께 매장을 빠져나왔다. 혜빈이 지금처럼 무서운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더라도, 이제는 무섭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에이~ 설마, 제가 연애도 안 하고 당장 식장으로 모셔 갈까봐 놀라셨어요? 누나, 그렇게 안 봤는데 은근히 앙큼하시네요. 큭큭."

 

 도진이 새침한 여자처럼 그녀를 흘겨보는 시늉을 하며 짓궃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허, 앙큼은 무슨! 앙큼한 건 너지 너!!"

 

 내가 먼저 다가갔니? 네가 온 거지!

 

 기가 막혀서 씩씩거리는 그녀에게 도진의 얼굴이 다가왔다.

 

 쪽.

 

 그녀의 보드라운 입술과 그의 따뜻한 입술이 맞닿았다가 촉촉하게 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녀가 예고는 밥 말아먹은 그의 스킨십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것 같다.

 

 혜빈의 얼굴이 또 다시 붉게 물드는 것을 본 도진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횟수로는 어느 정도 스킨십에 적응할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어색해하며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그녀를 보니 자신의 욕구는 잊어버릴 정도로 그녀를 놀리는 것에 재미가 들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애, 해야죠. 누나. 누나가 어제 하자면서요. 아니, 혜빈아. 우리 오늘부터 진짜 연애하는 사이니까, 말 놓을게."

 

 진짜 엉큼한 사람은 역시 이 자식이었다. 갑자기 뽀뽀로 멘붕을 시키더니, 이제는 말까지 제대로 놓겠단다.

 

 '우리가 다시 만난 날부터 1일로 쳐도 되는데...'

 

 혜빈은 도진을 살짝 흘겨본 뒤, 그를 버리고 도도하게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같이 가, 우리 자기."

 

 ㅈ.. 자기? 우웩. 혜빈은 토하는 시늉을 하며 걸음을 더욱 빨리 했다. 스킨십은 방어를 못 하는 일이 있더라도, 저 이상한 호칭은 못 쓰게 해야겠다. 팔에 닭살이 오소소 돋아났다.

 

 반지의 효과로 더욱 능글맞아진 그는, 그녀의 어깨를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그녀의 곁에서 함께 걷는 것을 잊지 않았다.

 

 

 

 

 

 ***

 

 

 

 

 

 똑똑.

 

 '?'

 

 똑똑똑.

 

 사장실의 문을 두드린 후 그의 대답을 기다리던 세희는 안에서 아무 소리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당에서 바로 사장실로 올라오신 줄 알았는데. 아닌가?

 

 지원이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녀는 그와 친구인 그에게서 조금의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강당에서 바로 사장실로 올라온 참이었다. 브리핑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최고의 인맥이 코앞에 있는데, 마다하면 바보지!

 

 세희는 조용히 사장실의 문을 열었다. 이 방의 주인이 얼음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지만, 아무도 없는 공간에 허락 없이 들어왔다고 면박을 줄 정도는 아니기에 서슴없이 행동할 수 있었다.

 

 문을 통해 사장실로 들어온 그녀는 두리번거리며 내부를 훑어보았다.

 

 그런 그녀의 눈에.

 

 소파에 긴 몸을 눕힌 채, 곤히 자고 있는 지원이 들어왔다. 얼마나 깊게 잠이 들었으면, 자신이 코앞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못 들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 그녀였다.

 

 

 

 그녀는 그냥 나가려다, 깐깐하고 좀체 긴장을 놔버리지 않는 그의 잠든 모습을 보는 것은 보기 드문 진귀한 광경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문을 닫아버렸다.

 

 잘생기기만 했나?

 

 지원은 세희가 조용히 짝사랑하고 있는 상대이기에 더욱 눈으로 보고 싶은 남자였다.

 

 천천히 다가간 세희는 먼저, 자신이 등에 두르고 있던 담요를 이불처럼 넓게 펴서 그에게 덮어주었다. 초겨울이라 여자인 자신도 공기가 쌀쌀해서 조금 추운데, 자는 동안의 체온은 보다 더 떨어지니 감기라도 걸릴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 다음, 고개를 숙여 그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던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그의 얼굴 위로 가져갔다. 곤하게 잠자고 있는 사람을,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은 허공에서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 것까지였다.

 

 저도 모르게 손을 너무 가까이 가져갔나보다. 잡티 없는 보드라운 피부가 손끝에서 느껴졌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지원이 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속눈썹이 길게 나있는 눈을 한 번, 굵고 힘 있게 서있는 콧대를 한 번. 마지막으로 붉고 따뜻한 입술을 한 번 허공에서 쓰다듬은 뒤,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뒤로 돌았다.

 

 자꾸 여기서 이렇게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가는, 그를 짝사랑하는 마음이 보다 더 커질 것 같았다. 자신에게 허락된 선 안에서 그를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히 좋았다.

 

 

 

 그때.

 

 탁-

 

 그녀의 팔목을 지원이 잡아챘다.

 

 그녀는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며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깨지는 않았는지. 지원이 얼굴을 조금 일그러뜨리며 잠결에 웅얼거렸다.

 

 "레온..."

 

 그것을 세희는 놓치지 않았다.

 

 레온..? 남자.. 이름인데...? 누구지...?

 

 "가지마..."

 

 '헉...!'

 

 요즘은 게이도 연애 유형 중 하나라던데. 사장님 취향은 남자였어?! 게다가, 외국인?!!

 

 아이고.

 

 멀쩡한 남자를 게이라고 오해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세희가 사장실로 들어와 그의 얼굴을 훔쳐보고 있는 사이, 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처음 나타난 장면은 레온을 처음 만난 날이었다.

 

 오피스텔 근처에서 산책을 하다,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서 나온 그는 편의점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위치한 애완동물 가게를 발견했다. 동물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상,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애완동물 가게의 유리에는 꼬물꼬물 거리며 낑낑대는 강아지들과 아기 고양이들이 어서 자기들을 데려가라며 귀여운 몸매를 뽐내고 있었다. 이상한 것이, 그는 강아지를 좋아해서 가게 앞에 선 이후로 강아지들만 찾아서 보고 있었는데.

 

 아까부터 그를 향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순백색의 털을 가진 페르시안 고양이가 자신을 쳐다보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

 

 "야옹~. (거기 인간, 날 보라냥! 날 여기서 꺼내달라냥!!)"

 

 

 

 .

 .

 .

 .

 .

 

 

 장면이 바뀌었다.

 

 레온과 함께 신나게 밖에서 놀고 있는 자신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레온이 자신의 품에서 빠져나가 어디론가 달려갔다.

 

 레온이 달려간 곳은 세희의 품이었다.

 

 세희의 품에서 자신이랑 있을 때보다 더 애교를 많이 피우는 레온과 그녀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레온이 없으면 외로운데. 왜 그녀에게로 간 거야, 레온?

 

 

 

 이 때가 지원이 세희의 팔을 잡았을 시점이었다.

 

 자신이 잡은 온기가 당황한 채로 서 있는 그녀의 것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그는 그 온기가 레온이라도 되는 것 마냥, 가지 말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홱 하고 끌어당겼다.

 

 그런데 이거 어쩌나. 고양이 잡으려다 여자 잡게 생겼다.

 

 '어, 어, 어~!!!'

 

 세희는 지원의 무의식에서 나온 강한 힘 덕분에, 균형을 잡기 위해 다리 한 쪽을 그의 다리 옆에 둔 상태로. 그의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게 되었다. 다리로는 모자라 한 팔을 지원의 얼굴 옆으로 지탱했지만, 아슬아슬했다.

 

 시간이 멈췄다. 아니, 멈춘 듯 했다.

 

 안 그래도 조용했던 사장실 안에서 그녀의 귀에 들리던 것은 규칙적으로 내뱉는 그의 숨소리 뿐이었는데. 이제는, 째각째각 흘러가는 초침 소리만이 그녀의 귓가를 자극해왔다.

 

 

 

 지원은 자신의 위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말랑거리는 뭔가에 반응하여 눈을 파르르 떨었다. 뭔가가 이상했다. 꿈이라기에는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정신과 감각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생생했다. 아니, 이것도 꿈인가?

 

 그는 지금 느껴지는 말랑한 촉감도, 따뜻한 온기도. 싫지가 않아 눈을 뜨는 것은 조금 뒤로 하고. 자신의 앞에 있는 물체를 두 팔로 품에 꼭 껴안았다.

 

 그는 푸스스 웃으며 아직 잠에 취해, 낮게 깔린 중저음으로 입을 열었다.

 

 "... 음.. 좋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니었는지.

 

 자신의 품에 있는 뭔가가 자꾸 꿈틀거린다. 레온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따뜻하고 복슬복슬한 털이 손에서 느껴지지 않는다.

 

 "ㅅ.. 사장님... 이거 좀... ..."

 

 심지어, 사람 말을 하네?

 

 확실히 이상했다.

 

 그는 찜찜한 느낌을 뒤로 하고, 서서히 눈을 떴다.

 

 

 

 !!!!!!

 

 '왜?!! 왜 내가 세희 씨를 안고 있는 거야?'

 

 그들은 종이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세희가 어색하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그에게서 빠져나가려기 위해 바둥거렸다.

 

 "저 이제 좀.. 가봐야 해서..."

 

 그는 그제야 그들이 어떤 자세로 있었는지 파악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

 

 

 

 어이쿠!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전에 안 하던 행동을 하게 되고, 운동신경 또한 그 능력이 조금 퇴화한다. 지금의 지원이 딱 그렇다.

 

 그는 세희에게 먼저 내려갈 것을 부탁하지 않고, 이 상황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자 한 나머지. 자신이 그녀보다 먼저 몸을 일으켰다. 그것도 상체를.

 

 이미 일어난 일. 원래대로 돌리는 게 가능했다면 사람들은 후회가 되는 일들을 하기 전으로 여러 번 돌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다시, 그들이 있던 자세를 복습해보자.

 

 세희가 지원의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지원은 그녀를 올려다보다 급하게 상체를 세워버렸다. 게다가, 그들의 얼굴이 마주한 그 거리는 종이 한 장이 겨우 들어갈 만큼 가까웠는데.

 

 급한 마음이 몸을 앞서면 어떻게 되느냐!

 

 

 

 !!!!!!

 

 지금처럼.

 

 서로의 입술이 본의 아니게 맞닿게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너무 빨리 사태를 수습하려는 욕심이, 의도치 않은 접촉을 불러왔다.

 

 적어도, 아직까지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 그들은 지금 이 접촉을 사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은 이번 접촉은 훗날, 첫 키스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드디어.

 

 때가 왔다!

 

 둔탱이 지원이 늑대로 탈바꿈할 중요한 사고가 일어났다!!

 

 

 

 세희는 처음 느껴본 촉촉한 입술의 감촉에 놀라, 그를 밀어내며 일어서려던 동작을 멈추었다.

 

 세희는 놀란 와중에도 자신의 입술을 처음으로 빼앗아간 남자가 지원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첫 키스를 내어준다고 상상해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건 그거대로 그녀의 머릿속을 바쁘게 스쳐갔고, 현실은 멘붕 투성이었다. 뭐야?

 

 세희는 지원의 표정을 슬쩍 살폈다. 표정을 보아하니 그도 자신처럼 꽤나 놀란 것 같았다.

 

 더는 욕심내지 말자며 마음을 가라앉힌 세희는, 그를 쳐다보며 그가 잡고 있는 자신의 팔을 놔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그는 놔주기는커녕.

 

 다시 소파에 누우며 그녀의 뒷목을 잡고 더욱 깊게 들어왔다.

 

 !!!!!!

 

 허리까지 감아버린 그의 단단한 팔에, 그들은 이제. 모든 것들이 밀착된 상태로 서로의 온기를 나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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