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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41 화. 사랑은 믿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작성일 : 17-07-18 12:02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7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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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41 화. 사랑은 믿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며칠 뒤.

 

 장 비서는 지원이 있는 사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지원이 부탁한 일에 대한 조사가 끝난 상태였다.

 

 단 두 가지를 제외하고.

 

 똑. 똑. 똑.

 

 "네."

 

 "사장님."

 

 장 비서가 사장실로 들어오자, 지원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보통 장 비서가 평소보다 더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왔다는 것은, 자신이 부탁한 일을 끝 마쳤음을 뜻한다.

 

 그런 그의 짐작은 적중했다.

 

 "부탁하신 부분에 대한 조사가 끝났습니다."

 

 지원의 눈빛이 차분하다 못해 날카롭게 빛났다. 그가 생각했던 시간보다 빨리 일을 처리해준 장 비서에게 고마움을 느낀 것은 잠시. 왠지 모를 답답함이 그의 가슴을 짓눌렀다.

 

 그는 양 손을 양 손을 깍지 낀 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거지?"

 

 "제가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회장님과 M 호텔 회장님의 만남이 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이어져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말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그 횟수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알아본 바, 강 회장님은 사장님과 M 호텔 따님의 혼사를 추진 중이십니다."

 

 "......"

 

 지원은 눈을 감았다 떴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가를 주기적으로, 자주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 틀림 없기에.

 

 

 

 아무 말이 없는 지원의 반응으로 보아, 계속하라는 의미로 알아들은 장 비서는 입을 열었다.

 

 "M 호텔 따님의 성함은 민 지수. 1년 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으며, 현재. ...저희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라고 합니다."

 

 덤덤하게 장 비서의 보고를 듣고 있던 그의 눈이 조금 커졌다.

 

 "인턴으로 입사한 시기가 언제지?"

 

 "작년 가을, 세희 씨가 입사했던 2분기 때입니다."

 

 지원은 한 번도 그런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호텔 기업의 자제가 이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다는 사실은 보기 드문 일이다.

 

 소문이 안날래야 안 날 수 없을 사실인데. 언론은 왜 이렇게 잠잠한 걸까. 어떻게 된 일일까?

 

 "근무 부서는?"

 

 "경영지원 팀입니다."

 

 하지만, 이어진 장 비서의 말이 그에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작년 말, 두 회장님의 잦은 만남이 이어지기 시작할 무렵, 증권가를 시작으로 두 분의 혼사에 관한 찌라시가 퍼져나갔습니다. ... 이미 결혼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고... 죄송합니다. 저도 이번 조사 과정에서 알 게 된거라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는 장 비서를 바라보는 지원의 시선은 허공을 멤돌고 있었다. 어차피 그의 아버지가 일을 계속 추진하면 자연스럽게 퍼져나갈 소문이여서 장 비서가 언제 알았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저렇게 퍼져나간 소문은 그게 사실이든 거짓이든. 증권가는 물론이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퍼져나간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더라도, 이 소문을 세희가 들었을거라 생각을 하니 가슴에 돌이 얹힌듯 답답했다.

 

 세희가 자신의 고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도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사랑하는 남자의 일을. 당사자의 입으로 듣지 못한 혼사 얘기를 남을 통해 전해들은 그녀가. 그녀가 좋다는 그의 말을 쉽게 받아주는 게 이상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을 믿어주었다.

 

 그 당시 그녀가 느꼈을 감정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아팠을 것이다.

 

 가슴이 뻐근해졌다.

 

 그는 깍지낀 손을 풀어 주먹을 꽉 쥐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울컥하고 차 올랐지만, 세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는 현실을 더욱 냉정하게 마주해야 했다.

 

 지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 고마워. 혼자 있게 해줘."

 

 장 비서는 창문을 향해 의자를 돌려 앉는 지원의 뒷모습을 눈에 담은 뒤 문으로 걸어갔다.

 

 지원에게 보고를 올려야 할 사항이 하나 남아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지원은 자신이 알려준 것들만 해도 충분히 혼란스러울 것이기에.

 

 아까 지원의 표정을 보아하니 지금 이 얘기를 했다가는 그의 혼란만 더 가중시킬 뿐이다. 조금 더 자세히 조사를 한 후에 그에게 알려줄 것이다.

 

 민 지수의 입사경로, 그리고 서 이사.

 

 장 비서가 사장실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지원이 문을 벌컥 열고 나왔다. 어딘가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급해보였다.

 

 

 

 

 

 ***

 

 

 

 

 

 "세희 씨, 브리핑 심사 준비는 잘 되고 있어요?"

 

 기획팀 팀장이 세희에게 부탁한 서류를 그녀로부터 건네 받으며 물어왔다.

 

 "아, 네!"

 

 "사장님께서 조금 도와주시던가요?"

 

 "어우~ 말도 마세요. 심사에 관한거는 물어볼 틈도 안 주시는데, 완전 철벽이에요. 그동안 괴롭힌거 생각하면 조금 도와줬으면 싶었는데... 그래도 조금씩 진도가 나가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손사레를 치는 세희의 말에 팀장이 공감된다는 듯이 후후 웃었다.

 

 "어쩔 수 없죠. 사장님께서 원칙 하나는 칼같이 고집하시는 분이시니. 왠지 세희 씨는 잘해낼 것 같아요. 힘내요."

 

 세희가 팀장에게 사인을 받은뒤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발을 내딛었다.

 

 그때.

 

 

 

 평화롭게 업무를 보고 있는 기획팀의 고요를 깨고, 문이 벌컥 열렸다. 다소 급한 면이 없지 않은 소리에, 직원들의 눈이 절로 돌아갔다.

 

 지원이었다.

 

 "그 원칙, 제가 만들었지만 잠시 내려놓도록 하죠."

 

 지원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기획팀 팀장과 세희 사이에 섰다.

 

 "업무 도중에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은 제 원칙과 맞지 않지만, 세희 씨 좀 잠시 빌려가겠습니다. 세희 씨, 따라오세요."

 

 기획실에 나타난 만큼 빠른 속도로 나가버린 지원을 따라, 세희가 팀장에게 재빨리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문 밖으로 사라졌다.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팀장에게 양해를 구한 지원이었지만, 실상은 일방적인 통보와 다름 없었으니. 다들 멀뚱멀뚱 거리며 방금 일어난 일을 되짚어 보았다.

 

 "어... 방금 사장님, 맞죠?"

 

 "응? 으응..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장님께서 저렇게 얼굴에 감정을 드러낸 모습은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일 있으신가?"

 

 어느 정도 이 회사 짬밥 좀 먹었다는 남자 직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갸우뚱했다.

 

 "에이~ 그 무슨 일이라는 것도 일 때문에 그런거겠죠. 그렇게 보인 건 선배 기분 탓 아니에요?"

 

 "그런가? 내가 잘못 봤겠지?"

 

 잠시 화제가 될 법했던 일에 대해, 항상 지원이 보여온 태도를 바탕으로 추측 내린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재희를 제외하고.

 

 그는 세희가 나간 문을 한동안 바라보다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세희가 사무실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팔을 잡고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ㅅ.. 사장님, 이러다가 누가 보면 어쩌려구요..!"

 

 그의 행동에 당황한 세희는 그에게 끌려가면서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가 아무 이유도 없이 자신에게 찾아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그와 자신에 대한 섣부른 소문이 퍼질까봐 가슴이 벌렁거렸다.

 

 지원은 미약하게 저항하는 세희를 아랑곳 않고, 비상구의 문을 열고 복도를 빠져나갔다.

 

 

 

 탁-.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자 마자, 지원은 세희를 벽으로 몰아붙였다. 세희는 지원의 팔에 갇혀 옴짝달싹도 못한 채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지원은 저를 올려다보는 세희의 눈빛에, 억눌러 왔던 감정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읍..!"

 

 냉정해져야 한다. 냉정해져야 한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수십 번이 넘게 되새겼던 것인데. 어째서 그녀의 눈빛 하나에 모든 것을 잊고 내려놓을 수가 있는지.

 

 한번도 누군가로부터 맹목적인 믿음을, 그리고 사랑을 받아본적 없는 그로서는 세희가 그를 꿋꿋하게 믿어주려는 그 마음이 낯설기만 한 것이었다.

 

 강 회장은 항상 그에게 성과를 들먹이며 심리적인 압박을 주기 일쑤였고, 최소한의 정을 기대했던 그의 모친, 문 여사 조차도 강 회장의 편을 들며 사교계에서 시간을 보내기 바빴다.

 

 정에 굶주린 그는 한 여자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만큼, 그녀가 주는 온기가 너무 따스했다.

 

 그는 그녀의 숨결까지 취할 정도로 깊고 깊게 파고들었다. 여기가 어딘지 잊을 정도로 그는 그녀의 온기에 취해 버렸다.

 

 자신의 고백에 눈물을 뚝뚝 흘리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무슨 생각으로 나를 믿어주겠다고 얘기한 걸까. 왜 당사자인 내게는 묻지도 않고 혼자 아파했던 걸까.

 

 절박하게 밀어붙이던 그의 움직임이 천천히. 농밀해져 갔다.

 

 그는 지금, 말 대신 온몸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믿어줘서 고맙다고. 온기를 나눠줘서 고맙다고.

 

 지원의 거친 움직임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그에게 휘둘리던 세희는 조금 여유로워진 그의 움직임에 눈을 꼬옥 감고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올렸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행위에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 그의 행동에, 시야가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의 움직임과 더불어 척추에서부터 천천히. 간지럽고 짜릿한 무언가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하지만 자꾸 더 깊이, 진하게 들어오려는 그의 움직임에 이제는 다리까지 후덜거렸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잡을만한 무언가라도 없으면, 그의 품으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손에서 느껴지는 지원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눈을 감으니 예민해지는 것은 감각 뿐이라, 서로의 숨결과 호흡이 섞이는 그 야릇한 소리가. 그가 주는 모든 감각에. 이제는 시야 마저 아찔해져 갔다.

 

 

 

 문득. 세희는 그녀의 허리에 감아오는 지원의 단단한 팔에, 그제서야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자각하고 그의 팔을 막았다. 여태껏 경험한적 없는 농밀한 키스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붉고 뜨거웠다.

 

 "사장님.. 여기 회사에요."

 

 더 이상은 그의 행동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제법 단호한 그녀의 손길과 목소리에, 지원이 탁한 한숨을 내뱉으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가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좀 전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터라, 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알아요, 회사인 거."

 

 그녀가 알기로, 지원은 절대 회사에서 업무 외의 일은 저지르지 않는 성격이었다.

 

 왜? 알고서도 그랬다는 그의 생각을 알 길이 없어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깜박거리고만 있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이 귀여워, 그가 그녀의 촉촉한 입술에 다시 한 번 쪽. 입맞춘 뒤 입을 열었다.

 

 그의 입가에 진한 웃음이 보일듯 말듯하게 걸려있었다.

 

 "말했잖아요. 세희 씨 예쁠 때마다 이렇게 할거라고."

 

 그게 이런 개방적인 공간에서도 해당되는 말이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를 따라 이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연애는 처음 해본다면서 저렇게 낯간지러운 말은 어쩜 저리도 능청스럽게 잘 하는지.

 

 세희 혼자 처음 연애 해보는 것 마냥 뻔뻔한 얼굴의 지원을 보니, 자신 혼자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기 바쁜 것 같다.

 

 그들이 사귄지 며칠 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지원의 낯간지러운 말은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과연 언제쯤 적응을 하려나.

 

 "이제 좀 놔주세요."

 

 지원이 입을 삐죽였다.

 

 "나랑 있는거 싫어요?"

 

 윽. 또 시작이다.

 

 지원은 단 며칠 만에 세희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잦은 스킨십에도 얼굴을 붉히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더 자주 그녀의 손을 잡고 키스하고, 제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과를 발휘하는 지원의 행동은 단언컨대, 지금처럼 입을 삐죽이며 그녀의 약한 마음을 자극할 때였다.

 

 부끄러운 것은 지원에게 조금씩 적응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나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처럼 세희가 그에게서 떨어지려고 할 때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곤 했다.

 

 이렇게 하면.

 

 "아니, 그게 아니라..."

 

 마음 약한 세희의 단호한 눈빛이 무너져 내렸다.

 

 몇 번이고 통하리라는 것을 아는 지원이었다. 그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자꾸 그래봐라. 언젠가 전세역전 될 날이 오지 말란 법이 있는가.

 

 

 

 "사장님 곤란해질까봐요."

 

 조금 가라앉은 세희를 내려다보던 지원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장난스럽게 물었다.

 

 "세희 씨, 나 못 믿어요?"

 

 "네?!"

 

 "세희 씨가 자꾸 사람들 신경 쓰니까 내가 세희 씨가 덜 부담스러웠으면 해서 여기 오기 전에 장 비서한테 공문으로 각 부서별 보고서 올리는 시간 독촉하라고 시켰어요. 지금 다들 그거 때문에 여기는 신경 못 쓸거에요. 아, 세희 씨 힘들게 하면 안 되니까 메일로 보내달라고 해뒀어요."

 

 지원의 짓궂은 괴롭힘 때문에 지금쯤 눈에 불을 키고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을 직원들을 생각하니 그제서야 세희의 얼굴이 밝아졌다.

 

 "풉. 뭐에요."

 

 지원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진지했다.

 

 

 

 "아, 그러고보니... 세희 씨 입사했을 때부터 한동안 못살게 굴었던 것도 미안해요. 세희 씨가 싫어서 그런건 아니었어요. 정말 싫었다면 눈길도 안 줬을거니까."

 

 세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알아요. 그런데 사과하려면 직원들한테도 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세희의 입가에 진한 장난끼가 걸려있었다.

 

 "음.. 싫은데요?"

 

 그가 눈에서 장난끼를 지우고 왜 그래야하냐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헐... 사장님 심술에 저만 고생했겠어요?"

 

 "그래도 싫어요. 난 내 여자한테만 착한 남자거든요."

 

 내 여자라는 말이 저렇게 설레는 말이였던가. 세희의 얼굴에 약간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못 말리는 지원의 심술에 뾰루퉁해진 세희의 팔을 잡고 슬며시 제 쪽으로 끌어온 지원은 아까부터 묻고 싶었던 것을 그녀에게 물었다. 왠지 자신의 짐작이 맞을 것 같다.

 

 "하나만 가르쳐줘요. 왜 그렇게 사람들 눈에 비칠 모습을 신경 써요?"

 

 "...사장님에 관한 소문을 우연히 알게 됐어요. 이미 결혼하실 분이 있다고 그러니까..."

 

 그녀는 여전히 그 소문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지원의 눈빛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럼 나는 왜 믿고 만나요?"

 

 앞으로 세희가 자신으로 인해 더 아파야한다고 생각을 하니, 목소리 마저 가라앉았다.

 

 "...사랑은 믿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장님께서 고백하실 때 하셨던 말씀이랑 눈빛은 진심이었거든요. 적어도 제 눈에는요. 제가 잘못 봤나요?"

 

 세희의 목소리 역시 자신이 그녀에게 고백했을 때처럼 대쪽같이 올곧았고, 단호했다. 그만큼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당당했다.

 

 그가 그녀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줬다.

 

 이 여자의 순수한 감정을, 마음을 지키려면 힘을 내야한다. 그녀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난다. 이런게 사랑인가.

 

 "제대로 봤어요. 그걸로 된거에요. 다시 한 번 나 믿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사람들 눈에 비칠 모습은 신경쓰지 마요. 내가 세희 씨 아플 일 없도록 지켜줄게요."

 

 

 

 지원은 아쉬움이 가득한 마음을 뒤로 하고, 세희를 다시 부서로 돌려보내기 위해 비상구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역시 이대로 보내기에는 뭔가 아쉬워, 그녀의 입술을 재빨리 훔쳤다 떨어졌다.

 

 부끄러워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세희와 달리, 갈수록 더 뻔뻔해지는 지원이었다.

 

 "아, 그 소문에 관해 할 말 있으니까 조금 있다가 사장실로 올라와요."

 

 "?"

 

 "야근 합시다. 야근 겸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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