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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32 화. 달빛과 함께한 두 사람
작성일 : 17-07-17 11:49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7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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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32 화. 달빛과 함께한 두 사람

 

 

 

 지원은 자신이 가져온 술이, 하라는 역할은 제대로 못 해내면서 그를 위협(?)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의 계산에 없던 번외 경기가 시작되었다.

 

 팀내 직원들 중 지원에게서 술을 받아간 남자 직원 한 명과 팀장이 제일 술에 강했다. 그만큼 술을 즐길 줄 아는 그들은 소고기하면 술이 빠질 수 없다며 식사 때부터 술을 조금 마시기 시작하더니.

 

 식사가 끝나고서는 본격적으로 술을 끼고 술판을 벌였다. 지원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세희와 갈 곳이 있는데. 지금 술을 먹고 취했다간 그녀를 그곳에 데리고 가지 못한다. 난감했다.

 

 그의 앞에 앉아있는 팀장과 남자 직원의 주위에는, 세희와 재희를 비롯한 기획팀 팀원들이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은 이쪽에 전혀 관심이 없는듯 했다.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할 수 없다. 직접 위기를 모면하는 수밖에.

 

 그의 목표는 지금 이 상황을 속전속결로 정리한 뒤, 얼른 이곳을 벗어나는 것.

 

 남자 직원이 자꾸 지원의 잔에 술을 더 부어주려 했다.

 

 "사장니임, 사장니임께서 직접 가져다준 술이어서 그런가. 술맛이 참 좋습니다아."

 

 남자 직원이 술병을 힘없이 들어올렸다. 말꼬리가 조금 늘어지는 것을 보니, 서서히 술에 취해가고 있는 듯 했다.

 

 지원은 팀장을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별 반 다를 게 없군. 조금만 더...'

 

 

 

 그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했다.

 

 "흠흠, 이제 곧 새해네요. 다들 올해 일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잔 받으시죠."

 

 그가 친절하게 직원들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아주 가득.

 

 직원들은 너도나도 지원의 술을 받기 바빴다. 직원들에게 술을 주고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온 그는 손에 든 잔을 높이 치켜 올렸다.

 

 "내년에도 힘냅시다!"

 

 그리고 그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니, 마시는 척이였다. 그는 직원들이 분위기상 자신을 따라 술을 한 번에 마시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직원들을 술로 쓰러뜨리려는 그는 화학무기를 가진 악동 같았다.

 

 그런 그에게.

 

 

 

 "사장님, 슬슬 분위기도 오르는데 게임 하나 할까요?"

 

 이 여자는 취하지도 않나.

 

 '여기까지 오셨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죠.'

 

 아직까지 멀쩡하기만 한 팀장이 그에게 게임을 제안하자, 직원들이 그녀의 주위로 눈을 빛내며 몰려들었다.

 

 그들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공간에는 그를 향한 불문율이 존재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지원이 그들에게 술을 먹여 재우려 한다면, 직원들 역시 그에게 술을 진탕 먹여 그의 취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

 

 상대편 우두머리인 팀장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진실게임, 어떠세요? 사장님도 게임 하나 얘기하시죠."

 

 그는 차마 그것까지는 공부하고 오지 못했다. 예상치도 못한 번외경기의 연속이었다.

 

 

 

 

 

 ***

 

 

 

 

 

 제 1 라운드.

 

 진실게임이 시작되었다.

 

 기획팀 팀원들과 세희와 재희. 그리고 지원은 식당에서 나가, 옆방으로 옮겼다. 식당으로 있던 공간보다 훨씬 커서 그들이 들어가고도 남았으며, 중앙에 있는 벽난로에서 뜨거운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분위기 있는 벽난로 주위로 그들은 둥글게 모여 앉았다.

 

 "다들 규칙 아시죠? 이렇게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묻고 싶은 것들을 묻고. 지목 당하신 분들은 물음에 답하실 수 없는 경우, 여기. 이 잔에 담긴 벌주를 마시면 됩니다. 사장님께서 가져오신 술,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탈탈 털어보자구요."

 

 그녀가 지름이 크고 투명한 유리잔에 양주를 콸콸 부었다. 그녀가 먼저 질문을 시작했다.

 

 말이 좋아 팀원 모두가 참여하는 진실게임이지. 실상은 새로 들어온 세희와 재희, 그리고 한 번도 워크숍에 모습을 비춘 적 없는 지원을 위한 공식 환영회이자, 세 명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는 기회였다.

 

 

 

 처음에는 약하게.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올해 스물아홉입니다."

 

 지원은 가볍게 방어에 성공했다. 이대로만 가준다면 좋겠다.

 

 "사장님은 외동이신가요?"

 

 "아니오, 위로 누나 두 명이 더 있습니다."

 

 "혼자 사시나요?"

 

 "네."

 

 "혼자 사시면 안 심심하세요?"

 

 "조금 심심할 때도 있는데, 집에 고양이 한 마리랑 같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저마다 묻는 직원들의 공격을 가볍게 넘어간 그는 긴장을 조금 풀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강한 공격이 날아왔다.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까?"

 

 재희였다. 그는 굳었다. 슬슬 질문의 강도가 강해지려나 보다.

 

 방심은 금물. 잘못했다가는 어디까지 갈 지 모른다.

 

 직원들이 숨을 죽인 채로 그의 질문을 기다렸다.

 

 그는 재희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제 그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네. 있습니다."

 

 딱 걸렸다.

 

 직원들은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속사포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요?"

 

 "우리 회사 사람인가요?"

 

 "비밀입니다. 딱 한 가지. 해맑게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것 정도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아, 술 주시죠."

 

 팀장에게서 술을 받아 입안으로 한 번에 털어낸 그를 보는 직원들의 눈빛에 실망감이 서렸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스르륵 고개를 돌리며 세희를 쳐다보았다. 목표가 세희로 바뀌었다.

 

 "세희 씨,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이미 질문의 강도는 재희를 시작으로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술뿐만이 아니라, 속마음까지 탈탈 털 기세였다.

 

 세희의 그 말에 지원은 괜히 긴장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뭐라고 이러는 건지. 꽉 잡은 손에서 땀이 베여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두 눈을 깜빡이다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있어요. 음.. 누구냐고 물으실 거라면 저도 술 마실게요."

 

 

 

 지원은 아쉬웠다. 그 상대가 누군지는 묻지 않아도 뻔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자신도 알 길이 없었다.

 

 "잠깐만요. 세희 씨, 이 술 다 독한 거예요. 제가 흑기사 하겠습니다."

 

 재희가 세희의 손에 들린 술잔을 빼앗아 갔다. 직원들은 아직 술기운이 안 퍼졌는지, 그의 행동에 열렬히 환호했다.

 

 지원은 그런 재희를 쳐다보았다. 두 남자의 서늘한 눈빛이 허공에서 얽혔다. 지원은 머리를 한 번 쓸어 올렸다. 그는 괜히 짜증이 나, 욱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야자 타임."

 

 "네...?"

 

 "야자 타임합니다. 단, 오늘만큼은 규칙을 조금 바꿔서 저한테 지목 당하신 분들은 술을 마셔야 합니다. 아, 저한테 반말 써도 괜찮으니 불편해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게임은 안중에도 없고 술만 열심히 먹이려는 그의 선전 포고에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지원의 분위기가 아까와 달리 싸늘해진 것을 눈치 챈 직원들 몇몇은 조용히 그가 주는 술을 마시기 바빴다.

 

 

 

 제 2 라운드.

 

 야자 타임.

 

 지원이 재빠르게 직원들을 전부 지목했다.

 

 그의 얼굴은 싸늘했지만, 보일 듯 말듯 사악한 미소가 그의 얼굴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직원들은 그의 분위기에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드디어, 직원들이 술에 하나 둘 뻗어갔다.

 

 재희와 세희는 지원이 지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직원들을 잠재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세희를 쳐다보았다.

 

 "너, 나와."

 

 그리고 그는 외투를 챙겨든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세희는 그의 말에 어리둥절하여 재희를 쳐다보았다. 그냥 게임 아니었나? 뭐지, 이 고의적인 것 같은 느낌은..?

 

 그녀는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재희에게 물었다.

 

 "오빠, 사장님이 나보고 나오라고 하신 거 맞지?"

 

 재희는 지원의 일방적인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그는 겉으로 표현만 안 했을 뿐. 급했던 거다.

 

 "응. 어서 나가봐. 추우니까 조심하고."

 

 그는 세희를 지원에게 보내고 다들 뻗어버린 공간에서 홀로 앉아있다 남자 숙소로 건너갔다. 그는 숙소로 가면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잊지 않았다.

 

 

 

 

 

 ***

 

 

 

 

 

 세희가 밖으로 나왔다. 추운 겨울이라서 말을 할 때마다 하얀 입김이 나왔다.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그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따뜻했다.

 

 "잠깐이면 되니까 따라 와요. 보여주고 싶은 데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술을 좀 먹어서 걸음이 이상할 지도 몰라요. 부축 좀 해주세요."

 

 지원의 걸음은 멀쩡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잠자코 그의 손에 갇힌 자신의 손을 내버려두었다. 그의 크고 듬직한 손이 좋다. 그를 따라 어딘가로 갈 동안 호기심이 가득 부풀었다.

 

 지원이 세희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이, 그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는 진동이 울렸다.

 

 윙-

 

 [박재희입니다. 세희, 좋아하시는 만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재희는 일부러 세희도 지원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까지 가르쳐주면 자신이 세희를 짝사랑한 세월이 허무해질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변화시킬 그 답을 자신이 가르쳐주면 그들이 지금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해 애태우는 이 시간들이 재미가 없으니까.

 

 

 

 지원은 핸드폰을 다시 코트 속으로 넣었다. 자신이 세희를 온전히 그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단 한 사람. 그 분이 자신의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는 어렵게 그의 마음을 깨달은 만큼. 세희를 놓치는 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 분에게 자신의 뜻을 내세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는 세희를 자신의 쪽으로 가까이 끌어당기며 여직원 숙소를 지나쳤다.

 

 “이쪽으로...”

 

 여직원 숙소 뒤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 좁은 길 하나가 있었다.

 

 지원은 엄지와 중지를 맞부딪혔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난 딱 소리를 신호로 그들의 주변이 환해졌다. 그들의 가는 길이 힘들지 않도록 잔잔한 조명이 길을 밝혀주었다.

 

 ‘우와...’

 

 이 회사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녀를 놀래 키는 일이 뭐 이리 끝이 없나.

 

 그들이 밝게 물든 길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자, 그곳에는 상자처럼 반듯한 2층 집이 있었다.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는 독립된 공간이라, 직원들은 보지 못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가 세희를 그곳으로 안내했다.

 

 “들어와요.”

 

 세희는 그를 따라 그 집을 들어갔다. 큰 창을 중심으로 따뜻한 색의 인테리어 자재들이 그 집을 장식하고 있었다. 마치 지원의 사무실을 집으로 옮겨온 것 같았다.

 

 “여기는...”

 

 “제가 가끔씩 놀러 와서 지내는 개인 공간이에요. 춥죠? 금방 난방 틀어뒀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지원은 한 번도 누군가를 이곳에 데려온 적이 없었다. 이 장소는 그가 어릴 때부터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오던 곳이었다.

 

 큰 누나와 작은 누나들 조차 이곳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는 세희가 집 안 이곳저곳을 둘러볼 동안,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가 도구를 정비했다.

 

 세희는 구경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그가 보이지 않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세희 씨, 2층으로 올라올래요?”

 

 

 

 2층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그녀는 2층으로 올라갔다. 중앙에 있는 큰 방으로 들어가니 지원이 천체 관측용 망원경을 등진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 와요.”

 

 그가 세희의 어깨에 담요를 둘러주며 그녀를 망원경 쪽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망원경이 위치한 위를 쳐다보았다. 투명한 창이 나있었는데, 그 창을 통해 맑은 밤하늘과 새까만 하늘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들이 장관이었다.

 

 “여기에 눈을 대면 보여요.”

 

 그녀는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하늘을 보았다.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진귀한 광경이 그녀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걸 왜...”

 

 그녀는 말을 다 하지 못한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달빛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눈이 얽혔다. 세희의 눈은 그가 그녀에게 보여준 별들보다 더 밝게 빛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평소처럼 밝거나 기운 찬 그녀는 어디로 가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그로 하여금 그녀의 얼굴을 쓸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그는 서서히 끌리듯 그녀의 뺨으로 손을 가져갔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그녀의 피부. 그녀의 눈이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파르르 떨렸다.

 

 그는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 달빛을 받아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입술.

 

 위험하다.

 

 그는 얼굴을 돌리며 그녀와 멀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창문 옆의 벽에 등을 기댔다. 달빛을 받지 못한 그의 얼굴은 조금 외로워보였다.

 

 “여기는 한 번도 저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온 적이 없어요. 저희 누나들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희 씨한테는 보여주고 싶더라구요.”

 

 그녀는 잠시 그의 달라진 분위기에 정신을 놓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두운 조명 아래라서 그에게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언제부터 이곳에 오셨어요?”

 

 “음.. 고등학생 때부터...? 집 안에서의 기대에 어릴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묵묵히 따르기만 했는데 머리가 크면서 무작정 그 길만을 간다는 것에 회의가 들더라구요. 답답해하던 찰나, 이 집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버지가 일 때문에 강원도에 오신 적이 있는데, 그 당시가 밤이었어요. 집은 비어있고,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예쁘고.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여기에 왔고,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직원 별장을 근처에 지으면서 내부도 손을 봤죠.”

 

 그는 웬일인지 세희의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망설임 없이 얘기해주었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남들보다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그의 마음을 그녀는 알까...

 

 그가 벽에 기댄 등을 바로 했다.

 

 “출출하지 않아요?”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선배들이랑 얘기하느라 에너지를 다 썼어요. 배고파요.”

 

 그녀가 배를 살짝 움켜쥐는 모습이 귀여웠다.

 

 “뭐 만들어 줄까요? 제가 집에서 밥 먹는 걸 잘 안 해서 요리는 잘 못하지만.. 베이글 피자 어때요?”

 

 “좋아요.”

 

 

 

 그는 세희와 따끈한 베이글 피자를 나누어 먹은 뒤 1층에서 그녀를 데려다 줄 준비를 했다. 그런데, 2층에 있는 그녀가 왠지 조용했다.

 

 “세희 씨...?”

 

 그가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세희가 달빛이 비추는 그 방에서 담요를 덮은 채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먼 거리를 달려오느라 지쳤는지, 그가 와도 깰 줄을 몰랐다.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려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오늘 나 따라 와줘서 고마워요.’

 

 쪽.

 

 그는 눈을 감고 그녀의 이마에 살며시 입술 자국을 남겼다.

 

 

 

 한참동안 그녀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던 그는 그녀의 무릎 뒤와 어깨에 손을 둘러 안았다. 그리고 옆방으로 건너갔다.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이불을 목까지 꼭꼭 덮어주었다. 무방비 상태의 그녀를 보니 술기운이 있는 터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방을 나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하지만, 역시...

 

 그녀를 두고 가지 못하겠다. 도둑 걱정은 없는 곳인 데다, 직원들을 못 믿는 것이 아니었지만 혼자 있는 그녀가 걱정이 된 나머지 차마 그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동이 틀 때까지 그녀가 잠든 침대 옆을 지키다 그 집을 나섰다.

 

 - 먼저 올라갈게요. 마지막 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하니 조금 더 자도록 해요.

 

 쪽지 하나를 남긴 채.

 

 

 

 

 

 그들이 워크숍을 다녀온 지 며칠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날은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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