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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29 화. 누군가의 결심
작성일 : 17-07-17 11:46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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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29 화. 누군가의 결심

 

 

 

 지원은 사장실에서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어젯밤, 세희가 과연 아침에 그가 가져다준 반찬들을 먹을 것인지. 그녀의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몹시 궁금하여 처음으로 그의 품에서 꼼지락 거리던 레온도 마다했다.

 

 어디 레온 뿐이겠는가. 잠을 설친 그의 얼굴은 조금 수척했다.

 

 하지만 그는 잠이야 얼마든지 제쳐둘 수 있었다.

 

 세희의 건강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브리핑 심사 준비 상태를 보고하러 오라는 핑계로 그녀를 호출했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똑똑.

 

 "네."

 

 "사장님, 부르셨어요?"

 

 다행히. 주말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인지, 세희의 얼굴에는 다시 생기가 돌고 있었다.

 

 "아, 여기 앉아요."

 

 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소파로 안내했다.

 

 지원이 무슨 말을 할 지 몰라, 얼굴 가득 물음표를 동동 띄운 그녀는 조용히 그를 기다렸다.

 

 그런 그녀가 그의 눈에는 마냥 귀엽게만 보였고. 그의 양 볼에는 홍조가 살짝 피어올랐다.

 

 지원은 애써 붕 뜨려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세희 씨, 할 말 없어요?"

 

 "네?!"

 

 "저번 주 금요일요. 장 비서한테 들었어요."

 

 

 

 일에 관해 말을 꺼낼 줄 알았던 그가 예상외의 것을 언급하자,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애꿎은 옷자락을 꽉 쥐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금 첫 키스를 빼앗아 가놓고 잊어버리라던 그의 말에 상처를 받은 상태였다.

 

 왜 자신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하는 그의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조금 무리해서 심사 준비를 하려고 했던 것도 다 사장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다른 것들은 잠시나마 잊게 되니까.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소중한 그 추억을 쉽게 잊을 수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어떻게 그걸 잊을 수가 있어.

 

 애석하게도 지난 주말 동안 일만 하려고 마음먹었던 그녀의 계획이 틀어지고 남은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떠오르는 그 날의 잔상이었다.

 

 

 

 기분 탓일지는 몰라도 자신의 느낌으로는 그의 표정이 자신에게 나쁜 감정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도 그런 표정이 나오나?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것인지...

 

 어찌됐든 그 사정까지 그녀가 자세히 알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장 비서에게만 연락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또한 지원이 알 필요는 없기에. 그녀는 적당히 둘러댔다.

 

 "아.. 죄송해요. 제가 저번 주에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저녁까지 정신이 없었어요."

 

 "죄송할 것까지는 없어요. 다만, 직급 상관없이 친구끼리 너무 서먹한 것 같아서 좀 섭섭했어요."

 

 그의 얼굴이 꼭 풀이 죽은 아이처럼 보였다면 그것은 그녀의 착각일까.

 

 세희가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나가겠다고 할까봐, 지원은 재빨리 화제를 바꾸었다. 이렇게라도 해서 그녀와 더 자주 같이 있고 싶은 그의 유치한 욕심이었다.

 

 "브리핑 심사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 잘 되고 있어요?"

 

 "네! 제가 파워포인트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거든요. 아직 자료 조사가 덜 끝나서 그렇지 조금만 고생하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풀릴 것 같아요."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니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낫다.

 

 "응원할게요. 아, 이거는 비밀인데... 진짜 아무한테도 말하기 없기에요?"

 

 그러면서 그는 세희의 앞으로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녀는 그런 지원의 손가락에 고리를 걸며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 심사는 제가 참여하는 대신,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참가자에게 좋은 평가를 줄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세희 씨도 나랑 선배들한테 조언 받을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

 

 "네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울상을 짓는 그녀에게 그가 싱긋 웃어주었다.

 

 "그래도 세희 씨는 제게서 힌트라도 받아가잖아요. 이거 엄청 큰 패널티인데. 싫어요?"

 

 "아, 그건 아니고..."

 

 

 

 “......”

 

 대화의 흐름이 심사 이야기를 끝으로 뚝하고 끊겨버렸다.

 

 어색해진 세희는 몸을 틀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자신을 강하게 엮고 있는 무언가에 걸려 다시 지원이 앉아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

 

 ‘헉!’

 

 세희도, 지원도. 너무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고리를 걸고 있었던 새끼손가락을 풀 겨를이 없었다.

 

 어느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오묘한 분위기 속에서.

 

 지원은 서서히 끌리듯. 세희와 엮여있는 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녀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심이 되어 나온 무의식의 행동이었다.

 

 때로는 무의식이 행하는 행동이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한 의식 중의 행동보다 더 대담할 때가 있는 법이다.

 

 “저, 사장님...”

 

 지원은 세희의 등에 조심스레 손을 가져갔다.

 

 “잠시만... 잠시만 이렇게 있어줘요.”

 

 눈을 감았다. 그녀를 품 안에 안으니 마음이 안정이 된다. 굳어있던 그의 얼굴이 서서히 풀려갔다.

 

 그게 세희의 눈에는, 지원이 무슨 힘들 일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여 그의 등을 쓸어주고 싶었다. 그녀는 모질고 독한 사람이 못 된다. 아무리 그가 그녀에게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이건 이거대로 신경이 쓰였다.

 

 여전히 그를 좋아하니까.

 

 그녀는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그때, 사장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

 

 

 

 

 

 재희는 세희가 내려오면 사장실로 올라가 도진이 그에게 수정을 부탁한 보고서를 지원에게 올릴 예정이었다. 재희는 도진이 신뢰하는 몇 안 되는 부하직원들 중 한 명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교환 사원들의 리더로 K 그룹에 온 것이었다.

 

 세희가 내려올 때가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에게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재희는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세희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꿈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웃고 있는 모습이 가끔씩 아른거린다.

 

 그런 장면에 익숙해진 걸까. 그래서 이제는 예전만큼 그녀가 그가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 조금 덜 어색하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세희는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친하게 지내는 오빠, 동생처럼. 이성 관계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이나, 설렘은 온데간데없는.

 

 변해가는 그들의 분위기 속에서. 그의 마음도 서서히, 세희의 행복을 위해 그녀를 놓아주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지만. 그는 여태까지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희망에 여러 가지 노력도 해보았다.

 

 하지만, 역시. 제 자리 걸음이었다.

 

 재희는 그의 마음을 정리해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장 비서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뒤, 사장실 문 앞에 섰다.

 

 밝게 얘기하던 세희의 목소리가 설핏 들린 것 같았는데. 갑자기 안쪽이 고요해졌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걱정이 된 그는 이곳이 어디인지도 잠시 잊어버리고 사장실 문의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벌컥-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세희를 품에 꼬옥 안고 있는 지원과. 그의 등을 쓸어주다 갑자기 열린 문을 통해 등장한 재희를 보고 놀란 세희였다.

 

 순간, 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울컥하고 솟아올랐다.

 

 지원은 그런 그를 피하지도 않고, 차가운 눈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세희 씨, 나가보세요."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세희가 나가는 것을 끝까지 살피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서로 할 말이 너무 많았으니까.

 

 "박재희 씨, 들어올 때 노크는 하셨습니까."

 

 지원이 먼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밖에서 기다리는데 세희 씨 목소리가 갑자기 잠잠해져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급하게 들어왔습니다."

 

 지원은 그를 가득 경계하며 소파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돌아가 앉았다.

 

 "무슨 일입니까? 보아하니 세희 씨 때문에 온 것만은 아니 것 같은데."

 

 "네. 저희 부사장님께서 부탁하신 보고서. 수정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이리 주세요."

 

 재희는 지원에게 들고 있던 서류 파일을 건넸다.

 

 

 

 그는 지원을 찬찬히 관찰했다. 울컥하는 마음에 잠시 놓친 부분이 있었다.

 

 지원이 세희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분명 세희와 결혼할 사이라고 경고를 했음에도 그녀를 놓지 않고 자신을 봤다는 것은. 그 역시 세희를 좋아하고 있던지, 아니면. 그녀를 한 순간 가지고 놀려는 나쁜 놈이던지.

 

 그는 세희를 놓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있는 터라, 세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로 걸어갈 수 있게 도와줄 생각을 조금씩 키우고 있었다. 세희가 좋아하는 상대가 지원이라면... 세희가 지원으로 인해 상처 받기를 원치 않는다.

 

 지원은 식당에서 자신의 경고를 들은 이후로도 딱히 이렇다 할 행동에 변화가 없었다.

 

 미지근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행동은 상대의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그는 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야 세희를 위해서 그를 도울 수 있다.

 

 "사장님."

 

 지원이 재희를 쳐다보았다. 재희는 아무 감정 없는 차가운 그의 눈빛을 그대로 받아내고 있었다.

 

 "지난번에 식당에서의 일은 죄송합니다."

 

 재희는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가 들었다. 세희와 지원. 그들이 언제까지고 서로의 마음을 모른 채 엇갈리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들이 행복해져야 자신이 세희에 대한 마음을 접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렇다고 세희가 지원에게 먼저 고백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은, 사랑하는 여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은 남자로서의 마지막 배려였다.

 

 그래서 그는 지원에게 자극 시킬 작정이었다. 그가 세희를 좋아한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뭡니까."

 

 "저, 세희 씨와 결혼 안 합니다."

 

 지원은 방금 재희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터무니가 없는 얘기라, 읽고 있던 서류에서 눈을 떼고 그를 쳐다보았다. 잘 어울렸는데.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 건가? 재희가 세희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준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그녀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원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지금 재희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

 

 "그냥 이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정확히는 당신이 적극적으로 세희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만.'

 

 지원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재희가 그녀를 소중하게 아끼고 예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저러는 것인지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유, 정말 물어볼 수 없는 겁니까."

 

 재희는 그의 대답을 회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다 시피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재희가 빠져나간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지원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감정이 가득 뒤섞여 있었다.

 

 그동안 세희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마음을 애써 억눌렀던 이유가 재희였는데. 갑자기 결혼하지 않는다니.

 

 정말, 내가 다가가도 되는 걸까...

 

 이제는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마음 가는대로 그녀를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다.

 

 자꾸만 세희에게 욕심이 나는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무겁기만 했던 가슴이 재희의 말 한 마디에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는 이때까지만 해도 강 회장의 날카로운 존재를 잠시 잊어버린 상태였다.

 

 

 

 

 

 ***

 

 

 

 

 

 지원은 레온을 데리고 공원에 저녁 산책을 나왔다. 날씨가 제법 추운 것이 곧 눈도 올 것 같았다.

 

 그는 손에 든 오토바이 헬멧을 쳐다보았다. 지난번에 그 불량 고등학생에게 빌린 이후로 매일, 돌려주기 위해 산책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헬멧의 주인은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무리 그 고등학생이 그에게 헬멧을 줬다지만, 그는 빌린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주자는 주의였다.

 

 그는 헬멧을 고쳐 잡으며 그의 품에 안겨있는 레온을 더 가까이 안았다.

 

 천천히 공원을 거닐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의 눈에, 벤치에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세희가 눈에 들어왔다.

 

 

 

 재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저, 세희 씨와 결혼 안 합니다.’

 

 문득 세희가 재희의 일방적인 통보로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번에도 헬멧의 힘을 빌려, 얼굴을 숨긴 채 그녀에게 다가갔다.

 

 톡톡.

 

 “어?”

 

 “야옹.”

 

 세희는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헬멧의 남자와 고양이를 쳐다보았다.

 

 집에서 심사 준비를 하다 지쳐 뒹굴던 그녀는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아무 도움 없이 혼자서 처음 해보는 심사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조금 막막하고. 지원이 전날 보인 그 기운 빠진 태도도 그렇고.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것이 많은지.

 

 그래도 오늘은 자신과 달리, 날씨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도시에서 별을 구경하기란 손에 꼽힐 정도로 흔치 않은 날인데. 하늘에서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별들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녀는 하늘에서 시선을 돌려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데...

 

 그때 그 고양이!

 

 “어? 안녕? 너 전에 내 어깨에 뛰어올랐던 고양이 맞지?”

 

 “야옹. (맞다냥)”

 

 그녀는 헬멧을 쓰고 있는 지원에게도 시선을 주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끄덕끄덕.

 

 그는 헬멧 속에서 철저하게 자신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목소리를 숨겼다.

 

 “여기 사시나 봐요? 저도 여기 살거든요. 오늘 하늘에 뜬 별이 참 예쁘죠?”

 

 끄덕끄덕.

 

 

 

 잠시 그들 사이를 흐르는 침묵 동안 레온은 세희의 품 안에서 몸을 말고 잠을 청했다.

 

 지원은 그런 레온을 쳐다보았다. 남의 품에서 잠을 청할 녀석이 아닌데...

 

 그만큼 레온은 세희가 좋았다는 뜻이다.

 

 “......”

 

 밤하늘에서 내리쬐는 별빛 덕분인지, 그들의 분위기는 어색하지 않았다.

 

 세희는 왜 자신의 옆에 앉은 남자가 낯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두 번 본 사이라서 그렇다고 하는 것도 조금은 무리가 있었다.

 

 그녀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벗 삼아, 낯설지 않은 남자에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녀는 친한 사람이 아니면 고민거리를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다. 헬멧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꾸 끌리는 뭔가가 있었다.

 

 “저기요.”

 

 “?”

 

 “왠지 남자 분일 것 같아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제 얘기, 들어줄래요? 혼자 끙끙 앓기에는 너무 답답해서.”

 

 지원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할지는 모르지만, 긴장이 되었다. 그는 등을 더욱 바짝 세우며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요즘 신경 쓰이는 남자가 있어요.”

 

 

 

 남자.. 재희겠지...

 

 세희는 재희가 그녀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아직도 재희를 좋아하는 그녀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니 자신의 마음도 덩달아 울적해지는 느낌이었다.

 

 “그 사람만 보면 좋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어떤 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혹시 짝사랑 같은 거 해보신 적 있으세요? 혼자 마음 앓는다는 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그는 그녀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마음을 몰라주는 남자 따위는 놓아버리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제 세희가 그런 남자는 돌아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그런 그들의 곁으로 워크숍의 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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