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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27 화. 초보 늑대도 엄연히 남자다!
작성일 : 17-07-15 10:38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7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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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27 화. 초보 늑대도 엄연히 남자다!

 

 

 

 지원은 누운 채로 세희의 뒷목과 허리를 옭아맨 후 서서히 그녀의 입술로 다가갔다.

 

 부드럽고 말랑한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눈을 감았다. 따뜻했다. 그녀의 입술로 눈길이 갈 때마다 느꼈던 거지만, 붉은 색을 띄는 그녀의 입술은 그 색만큼이나 따뜻할 것 같더니. 눈으로 보던 것보다는 몇 배로 따뜻하고 짜릿했다. 여러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입맞춤이었다.

 

 꿈에서 레온이 세희의 품으로 가버린 탓인지. 그는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의 온기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한순간의 욕구에 미쳐버린 남자는 아니었다.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그녀의 입술과 향기. 그리고 따뜻하게 자꾸만 끌리는 태양 같은 그녀의 존재를 품에 가득 안고 싶을 뿐이었다.

 

 

 

 사랑하니까.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입술을 가득 머금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남녀가 나누는 입맞춤에 전혀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남자임과 동시에, 한 마리 늑대였다.

 

 초보 늑대도 엄연히 남자다!

 

 남자의 본능을 무시하지 말라!!

 

 지원은 천천히 그녀의 달콤한 입안을 파고들었다. 마른 가슴에 비가 내리듯, 촉촉하게 젖어 들어갔다.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그녀의 숨결과 향기를 취하면 취할수록 가슴 한 구석에서 갈증이 일기 시작했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쉽다고.

 

 한 번으로 만족하자던, 남자의 본능을 깔끔하게 즈려 밟은 그의 오만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속에서 욕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만큼 남자의 본능은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초보 늑대가 검은 속내로 가득한 늑대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은, 애벌레가 완전체인 나비로 탈바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인내와 고행이 필요한 법이다.

 

 계속되는 욕심에 더.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그녀의 입 안과 입술을 탐했다.

 

 늑대의 본능이 손으로 옮겨 붙을 무렵.

 

 

 

 똑똑.

 

 이곳이 어딘지도 까맣게 잊어버린 그를 상기시켜 주기라도 하듯.

 

 "사장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장 비서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탁-

 

 그녀가 밀어내는 힘에 못 이겨, 그가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아...'

 

 그는 세희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산소를 제대로 들이마시지 못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그것이 그 뿐만이 아님을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지원은 잠시 멍하게 있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다. 한 번도 회사에서 이성을 잃은 적이 없었는데. 자신의 행동에 얼굴을 붉히며 당황스러워 한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지원만 혼란스러울까?

 

 세희도 세희 나름 지금 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브리핑 심사에 관해 질문하기 위해 사장실에 왔다가 그의 잠든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자신의 팔을 잡아 돌려 소파에서 진한 ㅋ..

 

 키스를 나누었다!

 

 내 첫 키스!!

 

 아니. 키스가 키스가 되고, 그게 또 첫 키스라는 이름을 달려면 당사자들이 서로 좋아서 해야 하는 거잖아? 이게 정말 첫 키스라고 할 수 있을까?

 

 세희는 워낙 감정에 솔직한 성격 탓에, 지금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는 그녀가 짝사랑 하는 남자니까, 그녀에게는 확실히 첫 키스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녀 혼자 좋아하는 정도지만. 갑자기 그는 왜 자신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그녀가 혼란스러워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그녀의 감정이 아닌. 그가 이런 행동을 하게 된 동기를 몰라서 답답한 것이 가장 큰 문제리라.

 

 

 

 지원은 침묵이 내려앉은 분위기를 가르고, 입을 열었다. 그의 입술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아까 있었던 일은.. 미안해요... ... 잊어버리세요."

 

 그녀를 바라보지 못하는 상태로 힘없이 얘기를 꺼내는 지원을 보고 있자니, 세희의 몸에서 아까 그와 나누었던 온기와 그 짜릿함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버리는 것 같았다.

 

 평소의 그답게, 확실하게 자신의 행동에 설명을 덫 붙이는 행동은 지금의 그로서는 사치일 뿐이었다. 마음에서 요동치는 낯선 파도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세희는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문을 열고 나갔다. 자신이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잘은 몰라도, 놀란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장 비서의 표정을 보아하니 알 것 같았다. 아마, 애써 씩씩한 얼굴을 만들려고 했던 근육들이 어색하게 경직되어 있겠지.

 

 

 

 장 비서를 등진 세희의 어깨는 축 쳐져버렸다.

 

 장 비서는 사장실에서 나온 세희가 살짝 헝클어진 머리에, 어색하게 웃고 있는 얼굴로 나오자 놀랐다. 지원이 그녀를 또 괴롭힌 걸까 싶어, 사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봐야 하지만. 그는 그 놀라움은 뒤로하고 들어오라는 지원의 말에 사장실로 들어갔다.

 

 사장실로 들어가니, 지원이 소파에 앉아 정신을 반쯤 놓고 있었다.

 

 "사장님..?"

 

 지원은 천천히 그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툭-

 

 지원이 일어서자, 그의 온기를 유지해주고 있던 푹신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세희가 남기고 간 그녀의 온기.

 

 지원은 그것을 주워들어 품에 안았다. 그게 마치 세희라도 되는 것처럼.

 

 

 

 

 

 ***

 

 

 

 

 

 세희는 처음으로 회사에 유급휴가(월차라는 개념은 사라졌다. 1년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근무개근 시, 한 달에 한 번 정도 쉴 수 있는 날이 생긴다.)를 신청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집에서는 보일러로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고, 회사에서는 담요로 몸을 돌돌 감싼 상태로 업무를 보던 노력은 어디로 갔는지. 지독한 열과 두통에 오늘 아침, 시야가 빙글빙글 돌았다. 독감에 걸린 것 같았다. 요 며칠 쉬지도 않고 너무 일만 한 탓일까.

 

 아프다 보니, 기운도 없고 입맛도 돌지 않았다. 그래서 김과 밥, 계란 하나로 대충 차려먹고 다시 침대로 들어가 누웠다. 머리가 윙윙 거리고 얼굴은 뜨거웠다.

 

 그녀가 열에 취해 선잠이 들려고 하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 앞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확인하니. 그녀의 엄마, 시은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반찬통을 흔들어 보였다.

 

 달칵-

 

 "딸, 많이 아파? 밥은, 먹었어?"

 

 세희가 현관문을 열어주자 마자 시은이 빛의 속도로 들어왔다. 그녀는 부엌에 반찬통을 던지다 시피 하고 딸에게 달려가 세희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응."

 

 "너 또 컨디션은 생각 안 하고 막 달렸지?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약은 챙겨먹었어?"

 

 짐짓 엄한 표정으로 세희를 나무라던 시은은 약을 챙겨먹지 않았다는 그녀의 기어들어가는 말에 '그럼 그렇지'라며 부엌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딸을 위한 만병통치약을 제조해 줄 참이었다.

 

 "그럼, 조금만 더 누워있어. 곧 점심이니까 엄마가 삼계탕 해줄게. 몸을 따뜻하게 해야지. 그거 먹고 약 먹자."

 

 "응."

 

 

 

 

 

 ***

 

 

 

 

 

 지원은 검토해야 할 보고서가 제때에 올라오지 않아, 습관적으로 세희를 찾았다.

 

 그가 막 핸드폰을 들어 그녀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장 비서가 세희의 부재를 대신하여 서류뭉치들을 들고 왔다.

 

 "왜 장 비서가 이걸 가져 오는 거지?"

 

 지원이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자, 장 비서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오늘 아침에 보고 드렸다시피, 세희 씨는 오늘 하루 유급휴가로 결근했습니다."

 

 지원은 그제야 아-하며 세희에게 익숙해져 버린 자신을 탓했다. 항상 그녀가 자신의 곁에서 일을 도와주며 꿋꿋하게 잔심부름을 해내는 것이 어느덧 익숙해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지금 제 정신이랴. 요 며칠 들어 자신이 꼭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꾸만 그 입술이, 감촉이 생각나기 일쑤였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여자 입술이나 떠올리는 그가 파렴치한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애써 자신의 머릿속을 떠도는 그 영상을 부정했다. 꿈을 꾸다 일어난 사고일 뿐이야.

 

 '그러고 보니, 왜 나한테는 말 한 마디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이상한 생각들 덕분에 장 비서가 보고하던 사항들 중 몇 가지를 빼먹기도 해서 애를 먹었는데. 그 중 하나가 세희의 휴가에 관한 것이었나 보다.

 

 

 

 세희가 지원이 아닌 장 비서에게 연락을 준 이유는 그가 며칠 전 그녀의 첫 키스를 빼앗은 뒤 날린 말 때문이었다. 소중한 걸 가져갔으면서 잊으라는, 그 힘 빠지는 말도 그렇고. 그 날 이후로 그의 얼굴을 대하기가 조금 껄끄러웠다.

 

 장 비서가 나간 후.

 

 지원은 책상 위에 놓아둔 핸드폰을 집어 들고서는 만지작거렸다.

 

 무슨 일일까? 장 비서라면 그 이유를 알고 있을 텐데. 나한테 굳이 얘기를 안 해준걸 보니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건가...

 

 그는 의자 옆에 놓여있는 종이가방을 힐긋 쳐다보았다. 그는 집에서 세희의 담요를 깨끗하게 세탁하여 가져왔다. 향긋한 세제의 향이 가득 나야 하건만, 왜 그런 것인지 종이가방 안에서는 그녀의 향기가 나와 코 주위를 맴도는 것 같았다.

 

 그녀가 보고 싶다.

 

 그녀의 입술을 맛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탐하면 탐할수록 갈증이 났고.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며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걸로도 충분하다는 그의 생각은 점점 그 색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하기 싫다.

 

 그게 무엇인지는 정의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를 보고 싶은 만큼. 자신에게 허락된 남은 한 달 동안은 그가 원하면 언제라도 그녀를 볼 생각이었다.

 

 

 

 이것은 두고두고 생각해도 충분한 문제였다.

 

 코앞에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고 봐야지.

 

 '오늘 저녁은 어떡하지...'

 

 밥 친구를 하루 잃은 그는 막막했다. 혼자서 먹기는 여전히 싫다. 그녀와 함께 먹게 된 후로 알게 된 소소한 시간들을 떠올리면 더더욱.

 

 함께라...

 

 문득, 그의 머릿속에 최고의 장소가 떠올랐다.

 

 

 

 

 

 ***

 

 

 

 

 

 지원은 차를 허름한 골목으로 몰았다. 그녀와 함께했던 수많은 식당들 중 왜 이곳이 떠오른 건지...

 

 그는 추워진 날씨에 몸을 살짝 움츠리며 차에서 내렸다.

 

 드르륵-

 

 "오늘 장사는 재료가 다 떨어져서 안 혀."

 

 멈칫.

 

 구수한 사투리로 영업 종료를 알리는 할매 국밥 집 할머니의 말을 들은 지원은, 안으로 들어서려다 그 자리에서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상태로 서 있었다.

 

 세희와 함께 식사할 때는 이 시간에 와도 괜찮았는데.

 

 혼자 영업이 끝난 가게에서 엉거주춤하고 있으려니 괜스레 그녀가 더 보고 싶었다.

 

 줄 밥이 없다는데. 어쩔 수 있나.

 

 지원은 차로 가기 위해 뒤로 돌았다.

 

 그런 지원의 뒤에서 할머니께서 문 앞까지 걸어 나와 잠시 지원을 올려다보시더니.

 

 

 

 "가만, 이놈아 거기 서봐. 어쩐지 낯이 익다했는데 저번에 그놈이구먼? 흠.. 이리 들어와 봐."

 

 식당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셨다.

 

 지원은 쭈뼛거리며 식당 안으로 들어가, 할머니의 행동을 지켜보고 서있었다.

 

 "어여 안 앉고 뭐 하는가? 내가 팔 재료가 다 떨어져서 국밥은 못 내주지만, 간단한 식사 한 끼 정도는 차려줄 수 있어."

 

 "......"

 

 할머니께서 시종일관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한심한 듯 쳐다보며 타박하셨다.

 

 "요놈아! 왜 그렇게 조용한 겨? 전에는 참한 아가씨랑 말도 잘 하더니 갑자기 벙어리가 됐는가? 그러고 보니 오늘은 그 아가씨가 없구먼?"

 

 그러고서는 둘이 먹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나물반찬 몇 가지와 계란말이를 내오셨다.

 

 "감사합니다."

 

 지원의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었다.

 

 "에잉~. 쯧쯧. 사내새끼가 왜 이리 풀이 푹 죽어 있어? 그 아가씨랑 잘 안된 겐가?"

 

 할머니의 넘겨짚은 말에, 지원은 그게 무슨 뜻이냐는 눈빛으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네놈도 사랑을 알려면 꽤 노력을 해야겠구먼. 우리 영감도 워낙 감정 표현이 서툴러서 내 초년에 고생 좀 했다만 그래도 난 좋았으이. 그 아가씨는 어디 있는 겨? 그때 네놈 얼굴 참 보기 좋았는데 오늘은 영 아니여."

 

 "오늘은 출근 안 했어요."

 

 "음. 그래서 그랬구먼. 그리고..."

 

 "?"

 

 "네놈 얼굴에 딱 쓰여있잖나. 그 아가씨를 좋아한다고. 아직 사랑까지는 못 간 게야? 그런 거구먼! 그 아가씨도 고생 좀 하겠어."

 

 "...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그는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단번에 머릿속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내가 세희 씨를... 좋아..한다고?

 

 그래서 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멍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에헤이~ 이 둔해 쳐 먹은 놈을 봤나! 예끼 이놈아!! 여자를 울리면 못 써요. 내가 하나 장담하지. 내 살다 살다 이렇게 잘 어울리는 남녀는 처음 봤어. 요즘 사람들은 이걸 뭐라고 부르더라..? ㅋ.. 커플...? 아, 그래 커플!

 

 "......"

 

 "남자가 시원시원하게 여자를 이끌어줄 줄도 알아야지. 그게 뭔가?"

 

 

 

 어느새 따뜻한 밥을 먹으며 할머니의 분위기에 동화된 그는 세상 경험 많으신 분께 편하게 속에 있는 것들을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가슴이 답답하던 차였는데 잘됐다 싶었다.

 

 "제가 그 여자를 좋아한다구요?"

 

 "그럼 전에 네놈이 보인 그 눈빛은 뭐라고 설명할 겐가?"

 

 "하지만.. 그 사람에겐 결혼할 사람이 있어요."

 

 "그건 아니여."

 

 아까까지만 해도 짓궂고 살가운 얼굴로 그에게 말을 걸어주시던 할머니께서 갑자기 얼굴을 바꾸시며 단번에 선을 그었다. 그것은 세상을 오래산 자만이 비칠 수 있는 경험의 연륜이었다.

 

 "?"

 

 "내가 봤을 때는 그 아가씨, 아직 옆에 아무도 없어.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그 아가씨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얼른 붙잡아. 다른 놈이 채 갈라."

 

 내가 누구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

 

 "할머니..."

 

 "응? 왜 그렇게 애처롭게 부르는가?"

 

 "그럼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다 그 사람을 향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계속 같이 있고 싶고, 놓기 싫고, 만지고 싶고..."

 

 

 

 할머니께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짓궂은 얼굴로 그를 놀리며 답을 가르쳐주셨다.

 

 "아유~ 이 놈 이거 완전 쑥 맥인 줄 알았더니 남자라고 할 거는 다 하고 있었구먼? 그거 사랑이야. 사랑."

 

 !!!!!!

 

 "요즘 젊은이들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가벼운 관계를 유지하는데 나는 그런 건 싫어. 나랑 너무 안 맞는 사람이랑 만나는 것도 아닐 건데 조금만 자신의 선에서 벗어나면 헤어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이랑 감정만 소비할 뿐이야. 사랑을 혼자 하는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맞춰나갈 줄 아는 것도 사랑이야. 네 녀석은 부디 오래 만나길 바라. 너무 오래 만나 실증이 난다고 바로 연 끊지도 말고. 이 사람이다 싶으면 결혼해서 새롭게 살면 되는 거 아닌가."

 

 

 

 "할머니, 잘 먹었습니다. 여기. 돈 받으세요."

 

 "됐다 이놈아. 장사하는 밥이 아닌 따뜻한 집 밥 한 끼 대접한 걸로 돈을 받으면 쓰나. 그리고 이거, 가져가서 먹어."

 

 한사코 그에게서 돈 받기를 거절하시던 할머니는 지원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챙겨주셨다.

 

 "이걸 왜...?"

 

 "조금 넉넉하게 담아두었으니 내일 아침 밥 거르지도 말고, 그 아가씨도 좀 챙겨주고 그래."

 

 "감사합니다."

 

 "다음에 올 때는 꼭 그 아가씨 데리고 와. 더 맛있는 밥으로 대접할 테니."

 

 "알겠습니다."

 

 그는 바로 차를 몰아 어딘가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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