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의 정문 안 마당에 놓인 작은 나무 상자와 큰 나무 상자를 확인 해 보니 오리아를 처치했을 때 받은 훈장과 비슷하게 생긴 황실 제국 훈장과 함께 상당한 양의 루시가 들어있었다.
루시가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보니 지폐로 묶인 루시와 함께 작은 편지 한 장이 놓여있었다.
“무슨...”
편지를 뜯어 안에 있는 종이를 펼쳐 보니 황실의 문양으로 보이는 도장이 찍혀 있었고, 조금 짧은 글이 쓰여 있었다.
-귀공들의 두 번째 공적에 찬사를 보냅니다. 나는 테이카 제국 황실의 황제, 밀레테디아 세딜런 이라고 합니다.-
“에에엑?! 황제 폐하?!”
(스륵)
나는 짧은 글을 읽던 도중 황제 폐하라는 글이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종이를 놓쳤다.
“아니 무슨...”
나는 떨어진 종이를 다시 주워 아직 읽지 않은 나머지 부분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귀공들의 행적과 정보에 대하여 우리 측 정보원이 수집을 위해 접근했었습니다. 그 정보원이 말하길, 저택의 어떤 남성에게 정체를 들켰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 남성은 귀공들의 파티장인 ‘라이넬 공’ 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혹여나 우리 측의 정보원으로 인해 놀라셨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보통은 정보원이 정체를 드러내는 경우는 없지만,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은신을 풀어야 하는데 마침 그 때 마주친 것 같더군요. 상자에는 다크 플레임의 처치에 대한 보상으로 1천만 루시가 들어 있습니다. 편한 곳에 마음껏 사용하시길.-
‘이게 무슨, 택배냐!!’
“하아... 그런데 이거... 진짜 맞겠지...? 일단은 들고 들어가야겠다. 어제 봤던 그 검은 후드는 리아 말대로 정보원이 맞나 보네.”
나는 훈장이 들어있는 작은 고급 나무 상자와 루시가 들은 상자를 들어 올렸다.
“으으읏차! 어우... 1천만 루시라고 하더니, 저번보다 더 무겁네. 몸 좀 쓸겸, 스킬은 쓰지 말아야지.”
나는 상자를 들고 집으로 들어와 거실의 식탁에 내려놓은 후 모두를 불렀다.
“얘들아~!! 엘리아~! 아그네스~! 미르~! 모두들 나와 봐!!”
모두를 부르며 시간을 확인 해 보니 아직 8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조용 한 걸까.
“얘들아!!”
(덜컹)
한 번 더 부르려던 중, 2층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우선 리아는 일어난 것 같고... 엘리아랑 미르는 아직 인가보네.”
거실에서 계단이 있는 복도를 바라보니 리아가 피곤한 표정을 한 채 걸어 나오고 있었다.
“우으으... 무슨 일이냐, 라이넬...?”
“아, 리아. 이리 좀 와 봐. 황실에서 또 보상을 보내줬어.”
“뭐?!”
리아는 내 말을 듣고는 굉장히 놀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러면 기사단장이 우리 집을 왔다가 갔다는 거야?!”
“아~ 그건 아니고, 그냥 우리 집 정문 안쪽에 놓여 있던데?”
“정문 안쪽...?”
리아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게... 나도 이해가 안 돼. 귀찮았던 걸까? 아, 맞다. 이것 좀 읽어봐 리아.”
나는 루시가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 루시와 함께 있는 편지를 꺼내어 리아에게 넘겨줬다.
“이건...”
“내가 먼저 읽어 봤는데, 황제가 직접 보낸 편지 같더라고. 한 번 봐봐.”
(스르륵)
리아가 편지 봉투를 열고 안에 들어있는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뭐뭐, 뭐야 이거? 이건 분명 황제 폐하의 글씨가 맞...”
(끼이익)
“후으아아암... 아직 이른 시간 같은데 왜 그러는 거야...”
“다!”
“에?”
엘리아가 방문을 열고나오며 말하는 걸 들은 리아가, 말을 하다 말고 잠시 멈칫 하더니 말투를 바꿔 말했다.
“아, 엘리아. 일어났어? 이리 와 봐 얼른. 또 받았어.”
“아침부터 무슨 소리야 라이넬... 또 받았다니 뭘...”
“하아아암... 졸려요...”
엘리아에 이어서 미르도 거실로 걸어 나왔다. 미르도 역시 피곤했는지, 굉장히 졸린 표정으로 엘리아의 등에 기대며 뒤에서 엘리아의 배를 두 팔로 감쌌다.
“이것 봐라 엘리아, 미르! 황실에서 또 훈장과 보상금을 보냈다!”
“네에?!”
“뭐?!”
리아의 말을 들은 엘리아와 미르는 거의 다 감겨져 가던 두 눈을 번쩍 뜨며 놀랐다.
“어디 봐봐! 똑같은 훈장이야 라이넬?”
“저도 볼래요!”
나는 식탁 위에 놓여 있는 훈장을 엘리아에게 건네줬다.
“이번에 받은 훈장은 전에 받았던 훈장이랑 모양은 같은데, 뭐랄까... 좀 더 크고 반짝 거린 달까?”
내 말을 들은 엘리아와 미르가 훈장을 살펴보고는 신이 나서 말했다.
“오오! 진짜야!”
“우아하아! 저번 것 보다 훨씬 커요!! 제가 전시 해 놓을래요!”
“그럼 가서 두고 와라, 미르. 나는 이 루시를 금고에 넣어두고 오지.”
보상금이 든 상자를 들고 금고로 걸어가는 리아를 가만히 보고 있던 엘리아가 궁금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라이넬.”
“어?”
“이번엔 얼마야?”
“맞아요! 이번엔 얼마나 줬나요?”
미르가 훈장을 전시 해 두고 엘리아 옆에 서서, 나에게 기대되는 표정으로 물어봤다.
“이번엔 1천만 루시라고 하던데? 황제가 직접 쓴 편지에 그렇게 쓰여 있었어.”
“에에~? 말도 안 돼. 오리아는 제 6 근위대장이고 다크 플레임은 제 4 근위대장인데!”
“저번이랑 200만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나네요... 별로에요.”
“우리가 그렇게 많이 필요 한 것도 아니잖아...”
‘이 금액만 해도 상당히 많은데 말이지...’
엘리아와 미르는 금액을 듣자, 실망했다.
“그런데... 제 6은 뭐고 제 4는 또 뭐야? 강력한 순서대로 정한거야?”
내가 엘리아에게 물어보던 도중, 리아가 돈을 모두 금고에 넣어두고 온 것인지 뒤에서 걸어오며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니다.”
“아그네스 말이 맞아. 내 기억으론 그냥 별 의미 없는 숫자일걸?”
“그럼 차이가 별로 안 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준 것에 고마워해야 되는 거잖아...”
“헤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미르가 루시를 옮기고 온 리아에게 말했다.
“아그네스, 안 힘들었어요?”
“그러게. 꽤 무거웠는데 그거.”
“뭐... 나한테는 별로 무겁지 않았다.”
‘내가 약한 건가...’
(꼬르르륵)
“으윽... 배고파. 라이넬, 밥 줘!”
모두 함께 식탁 의자에 앉아 가만히 있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9시를 넘어 갔고, 리아의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역시 엘리아 배꼽시계는 한 치의 오차도 없군.”
“그러게 말이야~ 내 기억으론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을 걸?”
“저도 배고파요! 얼른 아침 먹고 싶어요~!”
“그럼, 오랜만에 내가 솜씨 좀 발휘 해 볼까나?”
나는 곧 바로 요리에 돌입했다. 요리라고 해봐야 영국식 브런치 느낌의 아침 식사일 뿐 이지만.
“흠... 소시지는 칼집을 조금 내 줬고.”
“오오~ 라이넬,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나는 소시지를 구움과 동시에 포프린의 알 2개를 깨서 볼에 담아 놓은 후, 휘저어 흰자와 노른자를 섞었다.
“우오... 뭐 하는 거 에요 라이넬?”
식탁에 앉아 있던 미르가 궁금했는지, 내 옆으로 다가와 섞어 놓은 포프린의 알을 쳐다봤다.
“뭐긴~ 너희가 잘 아는 밀션이지.” (*밀션 : 에그 스크램블)
“밀션베일을 할 거에요? 아무리 봐도 베일이 안 보이는뎅.”
(*밀션베일 : 한국식 계란 볶음밥/ *베일 : 쌀)
‘뎅...? 오오... 이거 애교 부리는 건가?’
“하하~! 보면 알게 될 거야!”
“저기 라이넬~ 떠들지 말고 빨리 아침 만들어 줘~ 나 배고프거든?”
턱을 괴고 있던 엘리아가 핀잔을 줬다.
“네~ 네~ 알겠습니다, 바보 마법사님.”
“으극...”
아침부터 나와 엘리아의 작은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아그네스도 많이 배고파?”
“난 괜찮다. 천천히 해.”
“좋아~ 이 정도면 충분 하고! 이제 남은 건, 빵 이네.”
소시지와 함께 밀션이 모두 만들어졌다. 나는 디밍 위에 올려 져 있는 철판에 조리용 기름을 뿌린 후, 버터를 바른 다음 그 위에 원반 모양의 빵을 놓고 굽기 시작했다.
(*디밍 : 한국기준 가스레인지. 생김새는 조금 다르다.)
“오오... 베일이 왜 없나 했더니, 빵을 굽는 거였네요?”
내가 요리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미르가 말했다.
“그렇지. 아침은 간단하면서도 조금 무거운 느낌을 주는 식사로 하기 위해서!”
“오오~ 맛있어 보여요!”
“저기, 라이넬~ 아직도 멀었어? 내 배가 미친 듯이 울려 덴다구...”
“조금만 기다려라~ 빵을 구우려면 아직 멀었거든~?”
“헤에~... 배고파아...”
“미르도 이제 슬슬 앉아. 거의 다 됐으니까.”
“네엥~”
나는 적당히 구워진 빵을 각 접시마다 두 개씩 놓았다. 그리고 그 왼쪽의 위에는 소시지를 두 개씩을 올려놓았고, 오른쪽 위에는 밀션을 적당량 덜어 놓았다.
“자~ 다 됐습니다~”
음식을 접시 네 개에 모두 덜어놓은 후 식탁에 내려놓자, 애들이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며 말했다.
“오오오!! 이거 뭐야! 조합이 되게 신선한데?”
“잘 먹겠다 라이넬. 아침으로 먹기에 굉장히 좋아 보이는데?”
“잘 먹겠습니다아~!”
그렇게 우리는 즐거운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흠... 이렇게 먹어볼까?”
나는 잘 구워진 빵 위에 밀션을 올린 후 다른 빵 한 쪽으로 덮어보았다. 이 모습을 보니, 꼭 한국에서 먹어 본 에그 맥 머핀 이라는 아침식사용 햄버거를 보는 듯 했다.
“우와! 그거 뭐에요 라이넬? 어떻게 하는 거 에요? 저도 해 볼래요, 되게 맛있어 보여요!”
“나도, 나도!”
빵과 밀션을 이런 식으로 조합하여 먹는 모습을 본 엘리아와 미르가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부러운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 이거? 그렇게 안 어려워. 빵 한쪽 위에 밀션을 올려놓고, 나머지 빵 한 쪽으로 덮어서 먹는 거야.”
내 말을 들은 엘리아와 미르와 리아가 그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만들어낸 엘리아가 한입 베어 물고는 굉장히 행복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으흐흐음~ 엄청 고소한데?”
“다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군.”
뒤이어 리아도 다 만들고는, 한입 베어 물었다.
“이것도 꽤 나쁘지 않군.”
“저도 다 됐어요!”
애들이 먹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마지막으로 미르가 다 만든 후 곧 바로 먹기 시작했다.
“꺄아앙... 맛있다~ 엘리아 말대로 엄청 고소해요~”
그렇게 아침을 다 먹어가던 중, 문득 로사가 안 보인다는 것이 생각났다.
“아니 그런데, 미르.”
미르를 부르자, 미르는 입 안 가득 음식을 넣은 채로 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에?(네?)”
“아아... 다 먹고 말해도 돼.”
“(꿀꺽)왜요?”
“로사는?”
내가 미르에게 로사에 대하여 묻자, 미르는 단 1초의 생각이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로사라면 재 밑에서 당근을 먹는 중일걸요?”
“에?”
나는 미르의 말을 듣고 식탁 아래로 몸을 숙여 미르의 의자 밑을 바라봤다. 그 곳에서는 미르의 말 대로, 로사가 당근을 먹고 있었다.
“에에? 미르 바로 옆에 있던 나도 몰랐어! 로사의 존재감이... 의외로 적은 걸까?”
미르의 옆에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던 엘리아도 로사를 보고는 놀라며 말했다.
“저가 나오면서 따라 나왔어요.”
“로사는 어째서 미르의 의자 밑에서 먹는 것인지... 의자 밑이라면 꽤 어두운데 말이다.”
“그렇네? 미르, 어떻게 된 거야?”
리아의 의문과 나의 물음에, 미르가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당근을 줘도 제 의자 밑으로 들어와서 먹더라구요. 아하~ 잘먹었어요!”
“그런 거였어?”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미르가 의자 밑을 한 번 보고는 로사를 들어 올렸다.
“로사도 다 먹은 듯하니, 소파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죠!”
“꾸! 꾸~!”
미르의 손에 들린 로사를 보니, 어제 겪은 불안 증세 같은 것은 완전히 호전 된 듯 했다.
“그러고 보니, 로사는 다행히 다 나았나보네.”
내 말을 듣고는 엘리아와 리아가 말했다.
“다행이네~ 로사가 괜찮아져서.”
“정말 다행이다.”
“히히~ 그럼 전 소파로 갈게요!”
리아가 소파로 걸어가는 미르를 보며 소시지의 마지막 한 조각을 먹은 후, 입을 열었다.
“하아. 잘 먹었어 라이넬. 아침이 간단해 보이긴 해도, 음식 솜씨가 꽤 괜찮은걸?”
“하하, 그렇게 말 해주니 고맙네. 엘리아도 다 먹었으면 접시 이리 줘. 내가 치워둘게.”
“응~”
나는 깨끗이 빈 접시 세 개를 테리에 내려놓은 후, 다시 식탁 의자에 앉았다.
(*테리 : 싱크대)
(털썩)
“후으~ 잘 먹었다.”
“후식으로 마실 티는 내가 타도록 하지. 뭐로 마실 거야?”
“음... 나는 그냥 원두커피?”
“에에? 라이넬 원두커피도 마셔? 무슨 맛으로... 난 그냥 아그네스가 늘 끓여주던 홍차!”
“알았다. 미르~”
“네에? 왜요?”
리아가 소파에 누워 로사와 놀고 있는 미르를 불렀다.
“후식으로 마실 티를 타려고 하는데, 뭐로 할 거지?”
“음... 전 괜찮아요~”
“알았다.”
리아가 자리에서 일어서 디밍으로 가,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흠... 그런데 라이넬.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해?”
식탁에 엎드린 채로 리아 쪽을 바라보던 엘리아가 갑자기 궁금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미르 말이야 미르!)”
엘리아가 미르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아, 맞다! 미르 델류드 걸렸었잖아!)”
“(그래 라이넬! 그런데 미르가 꽤 조용하잖아. 다 나은 걸까?)”
엘리아의 말을 들어보니 확실히 그랬다. 아직 델류드가 낫지 않은 것이라면 벌써 로사를 대리고 소환수이니 뭐니 한다거나, 느닷없이 밖으로 뛰처 나가며 보이지도 않는 어둠의 세력과 싸운다던가 하는 이상한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르는 그런 행동은커녕 너무나도 평범하고 조용히 로사와 지내고 있었다.
“(확실히 델류드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해. 미르가 다 나은 건가?)”
나의 물음에, 엘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방심 못해 라이넬. 델류드에 한 번 걸리면 얼마나 골치 아픈지 알잖아?)”
“(그럼 어떡하려고... 내 눈엔 다 나은 것처럼 보이는데?)”
“여기, 홍차와 원두커피다.”
그렇게 한창 엘리아와 소근 거리던 중, 리아가 차를 식탁에 옮겨 놓으며 앉았다.
“와... 아그네스는 원두커피도 끓일 줄 알고. 역시 우리 아그네스라니까?”
내 말에 리아가 살짝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그그그... 그렇지이...? 하하하하...”
(호로록)
“크으... 역시 아그네스의 홍차는 언제 마셔도... 가 아니잖아!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라고!”
엘리아가 홍차를 마시다 말고 말했다.
“왜 그러는가 엘리아?”
리아가 물었다.
“(미르 봐봐 미르! 델류드가 다 나은 걸까?)”
“(확실히... 이상 증세는 보이지 않는다.)”
속삭이며 말하는 엘리아를 본 리아가, 상황을 파악 한 것인지 똑같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니... 완전히 나은 것 같은데? 엘리아 너가 테스트 해봐. 어둠의 세력은 어떻게 됐냐고.)”
내 말에 엘리아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미르에게 말을 걸었다.
“미르~ 로사가 그렇게 귀여워?”
“그럼요~ 우리 로사가 얼~마나 귀여운 데요!”
“(역시 나은 건가?)”
엘리아가 미르에게 말을 걸어 답을 받아 낸 후, 다시 우리에게 속삭였다.
“(뭐... 저 정도라면, 나은 것 이라고 생각된다.)”
“(말 할 것도 없지 뭐. 다 나은 거 아니야 엘리아?)”
“(음... 잠시만. 딱 한 번만 더 물어보고.)”
엘리아는 곧 바로 미르에게 질문 하나를 더 던졌다.
“미르~ 어둠의 세력은 어떻게 됐어?”
“네? 그게 뭐에요? 어둠의 세력이라니... 마왕 말하는 건가요?”
‘나았다!’
미르의 반응을 보니, 델류드는 확실히 나은 듯 했다.
“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네~ 히히, 로사! 우리 딸기 먹어요!”
“꾸~!”
“(말할 것도 없네. 미르는 델류드가 다 나았어.)”
내 말이 끝나자, 엘리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푸하아 다행이네 뭐~ 헤헤. 그나저나... 아침을 먹고 나니까 되게 나른하네...”
“나도 그러네. 왜 이렇게 나른한 거지...”
“나조 조금... 나른하군.”
로사와 딸기를 먹고 있는 미르를 제외한 우리 세 명은 식탁에 엎드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눈이 감겼다.
-대략 2시간 후-
“으윽... 머리 아파.”
일어나 보니, 깨어난 곳은 내 방이었다.
“뭐지...? 난 분명 식탁에서... 자다가 방으로 들어왔나?”
(끼이익)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우선 리아의 방문을 살짝 열어 확인 해 보니, 리아도 마침 일어나 있었다.
“엇, 리아. 너도 방에서 잤어?”
“으응... 난 분명 식탁에서 잔 것 같은데... 어째서 내 방의 침대에...”
상황은 리아도 나와 같은 듯 했다.
“그래? 그럼 엘리아 방도 한 번 가보자. 엘리아도 우리랑 똑같은 거면...”
“알았어 라이넬.”
나는 리아와 함께 1층에 있는 엘리아의 방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엘리아의 방문을 살며시 열려는 순간, 방문이 먼저 열렸다.
(찰칵)
“히익!”
나는 닫혀있던 엘리아의 방문이 갑자기 열리는 소리를 듣고 살짝 놀랐다. 엘리아는 꽤 피곤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었다.
“우으으... 어떻게 된 거지...? 난 분명 식탁에서 엎드려 잔 것 같았는데,..”
“깨어나 보니 방인거지?”
내 물음에 엘리아가 놀라며 답했다.
“에? 라이넬도 그랬어? 그럼 아그네스는...”
“나도 너희와 같다. 어떻게 된 일인지...”
“흐음... 뭐가 어찌 됐든... 우리 요즘 꽤 많이 자는 것 같지?”
우리는 얘기를 하며 거실로 들어섰다. 거실로 들어서자 보인 것은, 소파에서 로사를 배 위에 올려놓고 기분 좋게 자고 있는 미르였다.
“라이넬, 혹시 미르가 한 거 아닐까?”
“무슨 소리야?”
“아, 어쩌면 정말 미르가 한 것 일수도 있다!”
“미르가...? 아, 텔레포트?”
“그래 그거 라이넬! 텔레포트로 우릴 방에 대려다 준거 아니야?”
엘리아의 말을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었다. 텔레포트는 현재로선 우리 파티원 중 오직 미르만이 쓸 수 있고, 우리들을 각각 한 명씩 각자의 방으로 텔레포트 하여 옮겨주는 것은 거리도 짧고 중량도 그리 많지 않아서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지금 소파에서 저렇게 자고 있는 것을 봐선... 마나를 사용하여 피곤했던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역시 미르야~ 매번 우리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준다니까? 항상 너무 고마워! 흐흐~ 그럼, 우리도 미르를 위해 뭔가를 하자!”
나와 리아는 미르를 위해 뭔가를 해 주자는 엘리아의 말에 동시에 대답했다.
“에? 뭐를?”
“뭐긴 뭐야! 생일 파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