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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알박기
작성일 : 17-07-24 08:38     조회 : 415     추천 : 3     분량 : 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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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박기

 

 

 “저 건물인 것 같습니다, 선배님.”

 투싼을 세운 삼봉이 조수석의 문도에게 말했다.

 문도가 바라보니 허름한 슬라브 2층 건물인데 ‘우신식당’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여기는 수원 S전자의 소재연구단지 뒤쪽 담장 옆이다.

 S전자 디지털연구소도 함께 있는 이 단지는 약 50만평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영업은 안 하는 식당 같은데?”

 낡은 간판을 올려다 보던 문도가 따가운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차문을 열었다.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켠 다음 건물 주변을 돌며 찬찬히 둘러보았다.

 

 “야~ 저거, 꼭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같은데요, 선배님.”

 철망 울타리로 둘러친 S전자의 담장 너머에 수백 대는 되어 보이는 각종 자동차가 즐비하게 주차된 장관에 삼봉이 입을 떡 벌리고 감탄했다. 국내 최고의 대기업체 주차장다운 모습이다.

 

 우신식당 전용주차장을 포함한, 대지가 1천평 남짓한 이 건물이 S전자의 단지 안쪽으로 길쭉하게 쑥 들어가 있다.

 처음 이 주변의 땅을 S전자가 매입할 때, 그 정보를 입수한 어떤 사람이 먼저 매입해 둔 건물이다.

 그러고는 S전자에 너무 엄청난 가격을 요구하며 튕기는 바람에 결국 S전자가 매입을 포기했던 곳이다. 소위 알박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S전자가 이 건물 옆의 주차장을 확장하기 위해 다시 집주인을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것도 한 필지에 등록된 공동 소유주가 세 명이나 되었다. 그래서 S전자에서 문도의 흥신소 ‘배달 심부름센터’에 의뢰를 해온 것이다.

 삼봉의 외삼촌이 S전자 미래전략실 박태진 팀장이고, 문도의 ‘배달 심부름센터’ 흥신소 오야붕인 최하수 회장이 박태진의 대학 동창이다.

 

 백여 미터 거리에 폭 30m의 도로가 있기는 하지만 반경 오백 미터 이내에 학교가 초, 중, 고 세 개나 있고 아파트 단지만 들어서 있는 곳이다.

 일부러 밥 먹으러 식당에 올 손님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도심 변두리의 한적한 막다른 뒷골목이나 마찬가지인 곳처럼 보인다.

 

 그래서, 위치는 명색이 수원시내 한복판이지만 누가 와서 입질도 하지 않는 곳으로 변해서, 땅값도 시세가 평당 200만원도 안 된다. 1천평이면 20억원이다. 두 배로 쳐줘도 40억원밖에 안 된다.

 S전자 입장에서는 승마용 명마 한 마리 값도 안 되는 땅값이다. 웬만하면 얼른 처리하고 부족한 주차장이나 빨리 늘렸으면 한다.

 

 벽에 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서 잠긴 문을 흔들고 불러봤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은데요, 선배님.”

 삼봉이 유리로 된 문은 모두 다 두들겨 보다가 확실한 듯 문도를 쳐다봤다.

 

 오면서 수원지방법원에 들러 S전자에서 알려준 이 건물의 지번에 대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 보았다.

 등본상에는 건물이 세 명의 공동 소유로 되어있고, 소유주 세 명중 한 명인 홍길동의 주소지가 여기 우신식당 주소로 적혀있었다.

 

 매입할 당시의 이 건물 주인이면서 우신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홍길동이 지금은 여기에 살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벌써 S전자에서 연락이 올 줄 알고 다른 곳으로 옮겨 잠수 중인 모양이다.

 

 “이제 어쩔까요, 형님? 다른 소유주 주소지로 가 봐야 되겠지요?”

 상봉이 땀나는 이마를 훔치며 물었다. 봄이 시작되는 춘삼월 초순인데 오늘따라 따사로운 햇볕이 덩치 큰 삼봉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을 맺게 한다.

 

 다른 두 명의 주소지로 찾아가 봐야 될 것 같은데, 가 봤자 그 사람들도 현재 그 주소지에 살고 있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삼봉아, 뭔가 좀 이상하다. 만약 S전자 내부에 이 놈들 정보통이 있어서 이번에 다시 이 땅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피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얼른 이곳에 와서 기다리고 있어야 맞지 않겠냐?”

 

 알박기 하겠다고 거금을 투자했다가 S전자가 구입을 포기함으로써 몇 년 동안 원금 회수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적당한 금액만 남기고 웬만하면 얼른 합의해서 팔고 싶을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부러 피해버렸다면, 더 큰 거금을 받기 위해 다시 베팅 하겠다는 거 아닐까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금액이 수십억 원인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S전자가 또 포기하면 그때는 어쩌려고?”

 

 “그러네요. S전자가 안 사주면 이 땅은 시세에 팔리기는 틀린 것 같고, 그 동안 낸 세금만 해도 꽤 되겠는데 말입니다.”

 삼봉도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거나 다른 두 명의 소유주 주소지로 찾아는 가봐야 되겠지?”

 문도가 주머니에서 등기부등본을 꺼내 펼쳤다.

 

 찬찬히 훑어보던 문도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어? 원래 소유주가 홍길동이다! 홍길동이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같은 날 전보대와 김치도가 각각 매입했네. 그러면 홍길동이가 알박기를 한 게 아니고, 전보대와 김치도가 공모해서 알박기를 하려고 홍길동의 건물을 부분적으로 매입한 것 같은데?”

 

 “그렇습니까? 제가 좀 봐도 되겠습니까?”

 

 문도는 친구들 사이에서 잔머리 잘 굴려 이성계의 책사 정도전의 아호인 삼봉을 별명으로 부여 받았다는, 삼봉에게 얼른 등본을 건네주고 기대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다.

 

 “전보대와 김치도의 지분이 각각 30프로이고 홍길동은 40프로입니다. 전보대와 김치도가 S전자의 땅 구입 정보를 홍길동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무임승차 한 것 같은데요.”

 

 “무임승차? 그럼 그 두 사람은 돈 한푼 안 내고 소유권만 등록했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만약에 땅값을 그 당시 가격의 다섯 배로 받아낼 수만 있다면 홍길동의 몫이, 사십 프로 곱하기 다섯 배 하면 사오는 이십이니까, 200프로로 늘어나는 셈 아닙니까? 그 말은 홍길동이는 가만히 앉아서 원래 땅값의 두 배를 챙길 수 있으니까, 불만 없이 동의했을 겁니다.”

 

 “그렇구나. 그 두 사람이 책임지고 다섯 배를 받고 팔아주고 양도세니 뭐니 전부 자기들이 부담하겠다고 했다면, 쉽게 동의했을 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홍길동이 그냥 가만히 있어도 S전자에게 두 배 정도는 받아낼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번거롭게 그렇게까지 했을까?”

 

 “이 전보대와 김치도라는 사람들은 아마 홍길동이와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고, 제 생각에는 조폭들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 여기 보면 홍길동이 그 건물을 매입한 날짜가 S전자에서 주변의 땅을 구입하기 시작한지 불과 한 달 전의 시점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분할 구입한 시점은 그로부터 2주일 정도 지난 시점이네요. 홍길동이가 알박기 한 게 틀림없고, 그 두 사람은 그런 사실을 알고 찾아온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음. 조폭들이 찾아와서 협박하면서 반 강제로 서류상 매매계약을 맺은 거란 말이지?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네. 그런데, 홍길동이 왜 집을 비우고 피해있는 걸까? 그 놈들이 이번에도 S전자 정보를 미리 알아내고 홍길동이와 얘기하지 않았을까?”

 

 “그러게요. 그게 좀 이상하긴 한데 말입니다.”

 책사 삼봉도 명쾌한 답안이 안 떠오르는지 고개만 갸웃거렸다.

 

 “혹시 이번에는 그 두 놈들이 S전자의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나?”

 문도도 뭔가 석연찮아서 머리를 짜 본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런데요 선배님, 이 전보대가 북문파 중간보스 이름과 똑 같습니다. 물론 동명이인 일지는 모르겠지만 흔한 이름은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 전봇대도 그렇지만 김칫독도 어째 좀 이상한 이름이다 싶긴 하다. 그자?”

 “히히, 그러게요. 외우기 쉽도록 일부러 지은 룸살롱 웨이터 이름 같습니다.”

 

 “그럼 우선 전보대 집부터 들러볼까?”

 “예, 선배님.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에 이 사람이 그 북문파 중간보스가 맞다면, 가 봐도 여기 주소지에 살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언제 지명수배 될지도 모르는 조폭들이 주민증 주소지에 살고 있겠습니까?”

 

 “그렇겠지? 날씨도 더운데 가봤자 발바닥에 땀만 나겠지? 그래도 전보대가 그 조폭 중간보스가 아니고, 그냥 다른 민간인 일지도 모르니까 가서 확인은 해봐야 안되겠나? 달리 뭐 할 일도 없잖아?”

 문도가 입에 바람을 넣고 볼을 풍선처럼 부풀렸다.

 

 “저기, 말입니다. 제가 아는 북문파 조직원을 만나서 한번 물어보면 어떻겠습니까? 전보대가 여기 이 주소지 근처에 살고 있는지, 또 혹시 북문파가 S전자 근처에 땅투기 했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말입니다.”

 

 “응, 그래? 네가 안다는 북문파 조직원은 쉽게 만날 수 있냐?”

 

 “예, 선배님. 고딩 때 친했던 녀석이라, 웬만큼 안 바쁘면 만나 줄 겁니다.”

 삼봉이 계면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래? 너, 일진놀이 했던 거 맞지? 그렇다 해도 화 안낼 테니까 이쯤에서 솔직히 털어놔라!”

 문도가 이마에 갈매기를 그리며 삼봉을 째려봤다.

 

 “예, 선배님. 일진놀이 조금 했는데 말입니다, 졸업 무렵에 외삼촌한테 들켜서 그 뒤로는 함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정말입니다, 선배님!”

 

 “그래? 알았어, 좋아! 앞으로 어쩌면 그 친구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르니까 일진놀이가 네 과거의 좋은 경력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럼 그 친구한테 얼른 연락해봐라.”

 

 **

 

 땅거미가 지고 현란한 각종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며 길손을 유혹하는 수원 역전.

 수원역전에서 로터리를 돌아 큰 도로가 T자로 동쪽으로 뻗어서 시내로 들어간다. 600m쯤에 도청오거리가 나오는데, 거기까지의 북쪽 이면도로가 수원역 로데오 거리이다.

 

 밤이 되면 낮 동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동료와 무리 지어 오거나, 하나 둘씩 친구와 어울려 놀기 위해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곳이다.

 

 로데오거리에는 지글거리는 삽겹살 굽는 한식당, 고소한 냄새 풍기는 중화요리점, 품위 있게 칼질하는 양식 레스토랑 등, 각종 크고 작은 음식점과 식당이 늘어서 있고, 고시텔과 모텔같은 숙박업소도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즐겁게 실컷 마시고 먹고 놀다가, 취하면 편안하게 자고 가도 된다는 말인가?

 

 거기에 수원세무서와 신용회복위원회 건물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신용불량 걱정 말고 돈 있는 대로 실컷 쓰면서 업소들 납세금액 올려줘서, 수원시 재정에 보탬이 되는 모범시민이 되어달라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것도 모자라, 로데오 거리 서쪽 끝 코너에서 역전 대로변에 이르는 길가에는 희미한 홍등을 밝힌, 전시회 부스(booth)같은 윤락업소가 다닥다닥 붙어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도대체 경찰 단속의 손길이 닿기는 하는 건지, 힐끗 부스 안쪽에 희멀건 속살이 보이는 옷차림의 진한 화장을 한 여자들이 보이기라도 하면, 괜히 지나가다 훔쳐보는 사람이 더 무안하고 민망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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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17-07-24 17:37
 
알박기 어떻게 하는지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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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17-07-24 19:21
 
네 단무지님 댓글 감사합니다.
어제 제일 덥다는 대서는 잘 넘기셨나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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