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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영도다리 3.
작성일 : 17-06-18 07:18     조회 : 371     추천 : 6     분량 : 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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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다리 3.

 

 

 부산 비치관광호텔 지배인실.

 기생오라비 같은 차림새의 지배인 박신배가 조폭처럼 생긴 깍두기머리의 덩치와 장발머리의 젊은 건달 같은 사내를 마주하고 은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 IMF로 어수선할 때가 찬스야! 새 천 년인 금년에 우리도 새 조직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

 

 “IMF라서 장사가 안 된다고 다들 난립니다, 형님. 매일같이 문 닫는 업소만 늘어나고, 아우들 족쳐서 삥 뜯는 것도 아주 힘들어 죽겠습니더, 형님.”

 둘 중 선배로 보이는 건달이 박신배의 눈치를 살피며 투덜거렸다.

 

 “그래, 나도 느그들이 얼매나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빨리 새 조직을 만들어서 칠성파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거 아이가?”

 박신배가 갑자기 사투리를 쓰면서 목소리를 낮추고 건달과 덩치의 표정을 살폈다.

 

 “아무리 수금이 안돼서 본부가 쪼들리도, 우리가 배신하모 가마이 안 놔 둘 낀데 예?”

 

 “지금 서면파도 우리 칠성파 조직에서 독립할라꼬 벼르고 있어! 그 눈치 채고 유태형님도 따로 독립할 준비하고 있고. 그리되모, 부산역전 칠성파 본부에서도 제대로 손 못쓴다! 그러니까 이 찬스에 여그 영도는 우리가 꽉 잡아서 서면파하고 유태형님파하고 손잡으모 되는 기라. 알겄나?”

 박신배가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수하인 듯 한 두 녀석을 넌지시 유인했다.

 

 “예. 알겠습니더, 형님! 우선 냉동 창고만 우리가 확보하면 자금줄이 탄탄해져서 한번 해볼만하다는 말씀이지 예?”

 건달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앉은 덩치에게 그러자고 눈짓을 했다.

 

 “그래, 맞다. 내가 높은 양반들 하고 술대접하면서 들어보니까, 잘 하모 내년쯤에는 IMF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카더라! 그러니까, 지금 다들 회사 문 닫고 난리 칠 때 확 쓸어 담아야 되는 기라. 알겄재?”

 수하들이 따르겠다는 뜻을 전하자 박신배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독려했다.

 

 “그런데요, 형님. 해수피아 자리는 한일냉동보다 더 밑에 있는 다른 냉동창고를 이미 계약했다면서 와 매입할라 합니꺼?”

 건달이 이해가 잘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감히 물었다.

 

 “해수피아는 비치관광호텔에서 직접 추진하는 사업이야. 우리하고는 별로 상관도 없어. 한일냉동 자리는 나중에 우리가 따로 써먹을 데가 있어서 매입하려는 거야!”

 박신배가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 본심을 드러냈다.

 

 “예? 그라모 우리도 따로 사업을 하실 거란 말씀입니꺼?”

 건달이 반색을 하며 박신배를 올려다봤다. 덩치도 웬일이니 하는 놀란 눈을 끔벅거렸다.

 

 “그래! 한일냉동 담장 바로 뒤가 충무대로와 남항으로 들어오는 등대로가 만나는 삼거리잖아? IMF 풀리면 짓다가 중단된 남항대교 공사가 곧바로 진행될 거란 말이야. 그 남항대교 진입로가 충무대로와 만나서 큰 사거리가 될 건데, 거기서 삼거리까지 5백 미터밖에 안 돼. 한일냉동 담벼락 헐고 주유소 하나 떡 차리면 완전히 봉 잡는 자리지! 크크.”

 박신배 머릿속에 돈다발로 가득 찬 금고가 떠오르는지 애들 앞에서 채신머리없이 헤벌쭉 벌린 입을 닫지 못한다.

 

 “야~ 그라모 인자 우리도 삥이나 뜯는 주먹패거리가 아이고 사업체 직원이 되는 거네요, 형님?”

 건달이 반가운 눈을 활짝 뜨고 웅크리고 있던 허리를 쭉 폈다.

 

 “그래, 인마! 그래도 아직은 느그 둘만 알고 있고, 아~들한테 입조심 해야 된다이! 만약에 이 사실이 새 나가모 한일냉동 고 사장이란 그 영감이 죽어도 안 팔라 할 거라. 알겄나?”

 박신배가 좋아서 들떠있는 두 수하에게 엄하게 주의를 줬다.

 

 “그런데요, 형님. 제가 복덕방 김 사장한테 듣기로는 형님이 한일냉동 가격을 시세의 따불로 쳐준다고 하셨다면서요? 그래도 고 사장이 안 팔라 칸다고 저한테 뭐라고 해쌌터만요.”

 

 “얌마, 내가 미쳤냐? 더블로 쳐서 주게! 10%만 건네주고 다 먹을 참이다!”

 박신배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건달을 노려봤다.

 

 “예? 10%만 주고 산다고 예? 그기 무슨 말씀입니꺼?”

 건달과 덩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신배를 쳐다봤다.

 

 “고 사장이 매매에 동의하면 우선 계약금 10%를 지불하고 매매계약서 가계약을 작성할거야. 고 사장이 구입할 때 가격인 현 시가의 두 배로 계산해서. 계약금 10%면 아파트 한 채 값 정도니까, 우리는 사채를 급전으로 며칠만 댕겨 쓰면 된다. 고 사장은 나한테서 받은 돈으로 다른 고만한 냉동 창고 계약금 10% 주고도 절반쯤 남는 셈이니까 군말 없이 받겠지. 계약서를 은행 마감시간 지나서 작성하고, 돈은 현금으로 건네줄 거야. 그래야 은행에 입금 못 시키고 금고에 보관하거나 집에 가져갈 거 아냐?”

 세설을 늘어놓는 박신배의 얼굴이 냉혹하리만치 싸늘하게 변하면서 눈빛에 잔인한 살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가계약 맺고 안 팔면 그 뭐냐, 위약금인가 하는 거 두 배로 물어내는 거 맞지요? 그런데, 수표 한 장이면 될 텐데 왜 현금으로 갖다 주는데요?

 섬뜩한 느낌에 잠시 말을 못하고 있던 건달이 내키지 않는 듯 작은 목소리로 물어봤다.

 

 “그래, 두 배로 물어내는 게 맞아. 그러고 만약에 매도자 고 사장이 무슨 개인사정으로 본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 일정 시간 지나서 잔금만 지불하고 그 가계약서로 계약을 집행할 수도 있어. 얌마, 수표는 고 사장이 지갑에 넣어 갈 수 있고, 금고에 보관해도 분실되면 나중에 추적을 당하잖냐? 또라이 같은 놈!”

 박신배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배어났다.

 

 “개인사정이라는 게 무슨 사정을 말하는 건데요? 마음 변해서 안 팔겠다고 오리발 내밀면서 위약금인 계약금 두 배를 돌려줄 수 없는 경우를 말씀하시는 겁니꺼?”

 

 “음, 그런 경우도 있고, 아예 교통사고나 무슨 변을 당해서 죽었는데, 고 사장을 대신해서 따지고 나설만한 대리인이 없는 경우도 해당되겠지!”

 

 “아, 가계약 맺어놓고 고 사장이 갑자기 죽었는데 잔금 받을 사람도 없으면 10%만 주고도 인수가 가능하다는 말씀이네요?”

 

 그제야 건달이 박신배의 음흉한 속내를 눈치 채고, 제 할 일이 뭔지 알았다는 듯 손마디를 꺾어 우두둑 소리를 내었다.

 

 **

 

 한 달 후,

 비치관광호텔에서 백 미터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한일냉동 사장실.

 

 “계약서 내용을 박 지배인님 요구대로 수정해서 작성하느라고 시간이 좀 늦었습니다. 여기 수정된 부분 잘 읽어 보시고 도장 주시지요. 해지기 전에 얼른 마무리 지읍시다. 하하.”

 복덕방 김 사장이 응접소파 탁자 위에 건물 매매 가계약서 두 통을 꺼내 놓고 고덕철 사장을 종용했다.

 

 새로 타이핑한 계약서를 찬찬히 훑어본 고 사장이 일어나 자기 책상서랍에서 회사 직인을 들고 왔다.

 얼른 받아 든 김 사장이 계약서의 매도자인 한일냉동 대표 고덕철 자리에 찍어 나가는데, 매입자 자리에는 박신배 개인 이름이 올라있다.

 

 “고 사장님은 저희 덕분에 이 건물 정말 잘 파시는 겁니다. 일주일 내로 건물을 비워주는 조건이니까, 내일이라도 저쪽 신우냉장과 매입계약 맺으면, 코앞이라서 휴업할 필요 없이 이전할 수 있지 않겠어요?”

 박신배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글쎄요. 돈만 따지면 그럴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여기는 제가 고국에 와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이라 어쩐지 좀 서운한 생각이 드네요.”

 고 사장이 못내 아쉬운 얼굴로 입맛을 쩍 다시며 몇 올 없는 앞이마 흰머리를 쓸어 넘겼다.

 

 “아따 마, 고 사장님도 참. 저쪽 신우냉장 자리는 충무대로 진입로도 더 가깝고 좋은데 뭐가 그리 서운합니까? 옮겨가서 부~자 되시면 그만이지요. 하하.”

 두 통의 계약서를 겹쳐놓고 간인 도장을 찍으며 복비 생각에 신바람이 난 김 사장이 제 딴에 위로 겸 격려의 말씀이라고 한마디 지껄여 댔다.

 

 “자, 이제 계약서 작성은 다 됐습니다. 큰 봉투에 넣어서 나눠드릴 테니까 잘 간수하십시오. 이런,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은행 마감시간 다돼 가는데요?”

 김 사장이 제할 몫은 다했으니 어서 계약금을 지불하라는 표정으로 옆에 앉은 박신배를 쳐다봤다.

 

 “괜찮아요, 김 사장. 금고에 보관했다가 내일 아침에 은행에 가면 돼요. 수고 많았어요.”

 벽시계를 쳐다본 고 사장이 계약서 봉투를 집으며 빈말로 치사를 했다.

 

 “수고 했어요, 김 사장. 고 사장님, 이거 계약금을 현금으로 드리게 돼서 미안합니다. 회사에서 극비리에 하는 사업이라 계약도 제 개인 명의로 하는 점 이해해 주세요. 야, 돈 이리 가져와라!”

 박신배가 뒤돌아보며 문 앞에 부동자세로 서있던 장발머리의 건달을 불렀다.

 

 “예, 지배인님!”

 비치관광호텔 유니폼을 입은 건달이 부리나케 007가방 두 개를 양손에 들고 왔다.

 

 “이거 하나에 큰 거 한 장 딱 들어갑니다. 확인해 보시지요.”

 박신배가 만 원권으로 백만 원 돈다발 100개가 들어찬 가방을 열어 보였다.

 

 그사이 건달이 문 앞으로 가서 다시 가방 세 개를 더 가져왔다.

 

 “음, 맞는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그럼 저는 내일부터 이전준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가방 다섯 개의 돈다발 수량을 확인한 고 사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피곤한 미소를 지었다.

 

 “야, 사장님 힘드신데 네가 저 금고에 좀 넣어드려라.”

 박신배가 건달을 보고 의미 있는 미소를 띠며 건성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금고 안을 좀 정리해야 되니까 어서들 가보세요.”

 

 “그럼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잔금은 한 달 뒤에 정확히 드릴 거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요. 하하.”

 

 박신배가 일어나 손을 내밀었고 고덕철 사장도 마지못해 손을 잡았다.

 박신배의 손아귀에서 냉기가 느껴져 악수하던 고 사장이 흠칫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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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맨 17-07-18 10:11
 
흠냐 무서운 음모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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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17-07-18 18:21
 
네, 서치맨님 감사합니다.
조폭들도 꽤나 머리를 써서 음모를 꾸미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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