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함안 3.
작성일 : 17-06-23 06:56     조회 : 344     추천 : 5     분량 : 431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함안 3.

 

 

 “야~ 코모도! 이기 얼마 만이고?”

 “그래, 독사! 잘 지냈나?”

 

 강철과 문도는 선 채로 얼싸안고 한참 동안 서로의 등을 토닥거리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엔간히 보듬고, 인자 앉아서 밥 묵으면서 얘기들 나누어라. 호호.”

 문도의 고모인 덕혜 보육원 원장 고혜숙 여사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올려다봤다.

 

 칠순이 된 그녀의 눈가에, 오랜 풍상을 겪으면서도 착실하게 살아온 고운 잔주름이 훈장처럼 드리워져 있다.

 

 이것 저것 정성껏 차려놓은 고모님 안방 밥상에 마주 앉아서도 문도는 강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군대 갈 때 봤으니까 한 5~6년 됐나? 얼굴에 살이 많이 붙은 것 같은데? 하하.”

 

 “그러냐? 너는 완전 해경 특공대 티가 난다야. 하하.”

 강철이 반 깍두기 머리 헤어스타일에 오토바이 점퍼차림인 문도를 보고 웃었다.

 

 그때, 어떤 아주머니가 국그릇을 들로 안방으로 들어왔다.

 

 “아, 남지댁! 여기 내 조카에요. 문도야 인사 드려라. 새로 오신 주방 아주머니시다.”

 

 “아, 예. 고문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얼핏 얼굴만 봐서는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정갈한 모습이다.

 

 “그래요? 참 건강하게 잘 생겼네요.”

 남지댁이라는 아줌마는 인사할 때만 살짝 내려다보고는 눈길을 아래로 향한 채 국그릇을 밥상 위에 조심스럽게 옮겨 놓았다.

 

 약간 지적인 이미지로 봐서 시골출신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손등의 주름과 거친 살결에는 험한 일을 많이 한 흔적이 배어있다.

 

 “맛있게 들어요.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르고요.”

 문도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본 남지댁은 사뿐한 발걸음으로 안방 미닫이문을 닫고 나갔다.

 

 “남지가 어디에 있어요?”

 `남지’라는 지명이 생소한 문도가 시선은 남지댁을 따르며 고모에게 물어봤다.

 

 고모도 잘 모르는지 얼른 대답을 못하자 강철이가 대신 대답해줬다.

 “응, 함안 읍에서 북쪽으로 한 30분 거리에 있는 읍이야. 낙동강 강변이라서 수박하고 땅콩이 많이 나지.”

 

 “그래? 함안 읍에서 북쪽 30분이면.. 어? 근상이 큰아버지 댁에서 가까운 곳이네!”

 

 문도가 아까 들렀던 근상의 고향이 함안 읍에서 북쪽으로 20분정도 거리였던 걸 생각하며 약간 놀라워한다.

 

 “근상이가 누구야?”

 

 “아, 대학 동창인데 서울 근처에 직장이 있어. 이번 설에 회사일로 못 와서 오늘부터 며칠 쉬는가 봐. 오는 길에 함께 와서 아까 함안 자기 큰아버지 댁에 내려주고 왔거든.”

 

 “아, 그래서 늦었구나. 남지댁 말로는 친정이 남지인데 시댁은 함안이라고 하더라. 문도 네 말이 맞는 갑다. 남지랑 함안이 가까운가 보네.”

 고모가 남지 댁한테서 들은 얘기가 기억나는 모양이다.

 

 강철과 문도는 젓가락을 들고 푸짐하게 차려진 반찬을 훑어보며 서로 궁금했던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문도 너는 지금 서울에 직장이 있다며? 해경 특공대는 왜 그만 둔 거야? 너한테 아주 딱 어울리는데.”

 강철이 아까 문도 고모한테 들어서 알았는지 문도의 근황을 궁금해 했다.

 

 “응, 작년 세월호 참사 때문에 그리 됐어. 맨날 시체나 건지러 들어가다 보니까 영 덧정이 없어지더라. 흐흐.”

 문도가 겸연쩍게 웃었다.

 실은 서해 중국 불법어선 단속하는 부대로 발령이 나서 그만 뒀다는 얘기는 고모에게도 차마 하지 못했었다.

 

 “아, 그랬구나. 하기야, 그게 무슨 특공대냐? 시신 수습대지!”

 별명이 독사인 강철의 음성 톤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얼굴 표정도 사납게 변했다.

 

 “야들아! 밥 묵으면서 그런 쑥쑥한 얘기 하지 말고, 국 식기 전에 얼른 묵어라. 그 문어 찜은 동해에서 잡히는 대 문어라 귀한 거다. 초장에 찍어 묵으모 억수로 맛있을 거다.”

 욱하는 강철의 성격을 잘 아는 고모가 분위기 파악을 하고 간섭하며 나섰다.

 

 “예~ 원장 어머니.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하하.”

 강철이가 덕혜고아원 원장 어머니의 속내를 눈치채고 금세 얼굴 표정을 바꾸고 안심을 시켰다.

 

 “문도 너하고 긴 얘기를 나눠야 되는데, 내가 시방은 얼른 가봐야 해서 안 된다. 부산에 볼일이 있어 왔다고? 올라가기 전에 술이나 한잔 하자. 시간 낼 수 있겠나?”

 

 “응, 그래야지. 나도 갑자기 불러서 오는 길이라 언제 끝날지는 오야붕.. 저기, 회장님 만나봐야 안다.”

 문도가 얼떨결에 오야붕 소리를 내고 말았다.

 

 “오야붕? 그기 무슨 소리고? 니, 혹시……”

 강철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문도를 응시했다.

 

 “아, 아이다. 오해하지 마라! 내가 실은 심부름센터, 흥신소 직원이다. 하하. 거기서는 회장님을 우리끼리 오야붕이라고 부른다. 흐흐.”

 문도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둘러댔다.

 

 말은 맞는데, 차분하게 말했으면 좀 더 멋있게 자기 직업이 괜찮은 거라고 설명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말하다 보니 영 이상한 직업처럼 되어버렸다.

 

 “아, 그래? 서울에서 흥신소는 아무나 못 한다고 하던데, 너네 오야붕.. 아니, 회장님은 제법 힘이 있는 양반인 갑다. 하하.”

 강철이도 문도의 마음을 읽어내고, 너무 무안해하지 않게 딴 소리로 응대했다.

 

 강철이가 주먹만 쓰는 사람은 아니다. 원래 부모님은 가방 끈이 긴 분들이어서 강철의 머리는 비상하게 잘 돌아가는 편이다.

 

 “내는 그렇고, 너는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노?”

 문도가 더 이상 자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얼른 강철에게 질문을 던졌다.

 

 “응, 나는 여기서 철가방 배달사업하고 있다. 히히.”

 

 “철가방 배달사업? 혹시 오토바이 타고 중국집이나 치킨 가게에서 배달업무 대행해 주는 거 말이가?”

 

 “응, 그래 맞다. 제대하기 전에는 니가 알다시피 내가 성덕이 형님 밑에 있었다 아이가. 제대하고 오니까, 형님이 여기 어방동을 나한테 떼주면서 그걸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

 

 “아, 그랬구나. 참 잘 됐네! 성덕이 형님은 아직도 그거 하고 있고?”

 문도가 고모가 알아듣지 못하게 성덕이라는 사람의 하는 일을 `그거’라고 표현했다. 아마도 별로 떳떳한 일은 아닌 눈치다.

 

 “응. 시방은 제법 커져서 김해 읍내서는 아무도 손 못 댄다. 흐흐.”

 작은 소리로 대답하는 강철이도 밥상머리 저만치 앉아있는, 예전의 덕혜고아원 원장 덕혜옹을 힐끗 쳐다봤다.

 

 문도도 잘 아는 것으로 봐서 아마 성덕이라는 사람도 덕혜고아원 출신이 아닌가 싶다.

 `덕혜’라는 고아원 이름은 문도의 아버지 이름 덕철과 고모 혜숙의 머리글자 덕과 혜를 따서 지었다.

 

 “성덕이 그 놈아는 우째 한번도 인사하러 안 오는고 모르겠다. 만나거든 내가 회초리 들고 앉아서 기다린다고 꼭 전하거라.”

 귀 밝은 덕혜옹께서 괜히 눈을 흘기는 척 하며 한 말씀 하셨다.

 

 “예~ 어머니! 회초리는 좀 굵은 걸로 준비해 두십시오. 하하.”

 강철이가 넉살 좋게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성덕이? 성덕암? 성덕, 암자!

 이 덕혜보육원 입구에 우뚝 서있는 입석에 새겨진 `성덕암’ 암자 표지와 혹시 무슨 관계라도 있는 건가?

 

 “지가 그래도 내한테는 장남이다 아이가? 다른 아~들은 다 댕겨갔는데, 우째 안 오는고 모르겠다. 인자 장가들 나이도 됐는데, 마음에 둔 처자는 있는지 물어볼 수도 없네.”

 답답한 마음을 탄식처럼 내뱉는 덕혜옹의 얼굴에 서운한 그늘이 드리운다.

 

 장남이라? 그렇다면 성덕 형이라는 그 사람은 이 덕혜고아원에서 배출된 원생들 중에 제일 연장자라는 말이 된다.

 

 “짱개 배달이면 서비스업 같은데, 상호도 있고 사업자등록증도 발급받고 하는 거가?”

 강철이가 성덕이 형 그늘에서 분가했다는 말을 들은 문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넌지시 물어봤다.

 

 “아직은 세금 낼 정도는 안 되는데, 앞으로 좀더 크면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하하.”

 

 “그래? 그려면 배달하는 애들은 몇 명이나 있노?”

 궁금한 문도가 결국 종업원 숫자를 물어보고 만다.

 

 “응. 전부 합치면 한 사오십 명쯤 된다.”

 

 “뭐? 네댓 명이 아니고 40~50명이나 된다고?”

 문도가 깜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막 입에 넣으려던 숟가락의 소고기 국물을 흘리면서.

 

 “응, 팀장들은 우리 덕혜 출신 애들이 맡아 있고, 배달원은 고딩이들이 대부분이다. 흐흐.”

 

 “고등학생? 걔들은 공부해야 되는데 괜찮나?”

 

 “공부 못하고 가난한 애들은 어차피 대학도 못 갈 거잖아? 빌빌거리면서 못된 짓 하는 것보다는 일찍 사회에 진출해서 빨리 자리잡는 게 즈그들한테도 이득 아이겠나?”

 

 “그래, 그거는 강철이 말이 맞는 거 같다, 문도야.”

 강철의 배달사업에 관해 이미 들었던지 덕혜옹이 두둔하고 나섰다.

 

 “아, 그래. 듣고 보니까 네 말이 일리가 있는 것도 같다. 그 많은 애들 데리고 운영하다니, 참 대단하다, 강철아.”

 문도가 진심으로 칭찬하면서 강철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두 친구는 밥 먹느라 긴 얘기는 못하고 눈짓만 나누며 싱글거렸다.

 

 “문도야, 시간 잡히면 연락 주라. 내는 지금 바빠서 가봐야 되겠다.”

 

 식사를 얼른 끝낸 강철이가 `어방 배달 대표 박강철’ 이라고 큼직하게 적힌 명함을 건네주고 서둘러 일어섰다.

 

 “그래, 부산 가보고 이따가 전화할게. 박 사장 네가 이 근처 좋은 데 술자리 잡아 놔라. 하하.”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제5부를 시작합니다 2022 / 2 / 12 610 0 -
공지 제4부를 시작합니다 (2) 2018 / 1 / 1 1264 1 -
공지 제2부를 시작합니다. (2) 2017 / 7 / 17 1540 3 -
49 마루타 2017 / 8 / 15 333 3 4124   
48 적진 침투 2017 / 8 / 14 338 3 4614   
47 조직의 배신자 2017 / 8 / 13 347 3 5329   
46 실미도 (2) 2017 / 8 / 11 385 3 5280   
45 역전 로데오거리 (2) 2017 / 7 / 31 397 3 4765   
44 알박기 (2) 2017 / 7 / 24 416 3 5062   
43 수원 화성 - (제2부 시작) (4) 2017 / 7 / 17 489 4 5127   
42 남지댁 - (제1부 최종회) (2) 2017 / 7 / 12 441 5 6105   
41 외나무 다리 3. (2) 2017 / 7 / 11 425 5 5200   
40 외나무 다리 2. (2) 2017 / 7 / 8 382 4 5140   
39 외나무 다리 1. (2) 2017 / 7 / 6 398 5 4409   
38 김해 4. 2017 / 7 / 4 377 5 4367   
37 김해 3. 2017 / 7 / 3 361 5 4475   
36 김해 2. (2) 2017 / 7 / 1 374 5 4911   
35 김해 1. 2017 / 6 / 30 362 5 4686   
34 낙동강 6. 2017 / 6 / 29 367 4 5039   
33 낙동강 5. (2) 2017 / 6 / 28 370 5 4748   
32 낙동강 4. 2017 / 6 / 27 356 5 4422   
31 낙동강 3. (2) 2017 / 6 / 26 371 4 5079   
30 낙동강 2. 2017 / 6 / 25 354 5 5348   
29 낙동강 1. 2017 / 6 / 24 352 5 4212   
28 함안 3. 2017 / 6 / 23 345 5 4314   
27 함안 2. 2017 / 6 / 22 347 5 3540   
26 함안 1. (2) 2017 / 6 / 21 363 5 4881   
25 영도다리 5. (2) 2017 / 6 / 20 386 5 4038   
24 영도다리 4. 2017 / 6 / 19 356 5 3839   
23 영도다리 3. (2) 2017 / 6 / 18 371 6 4522   
22 영도다리 2. 2017 / 6 / 17 360 5 4298   
21 영도다리 1. 2017 / 6 / 16 362 5 3118   
20 배곧 3. 2017 / 6 / 15 362 6 3866   
 1  2  3  4  5  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드론 특전대
심삼일
돌싱의 복수
심삼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