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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영도다리 2.
작성일 : 17-06-17 05:51     조회 : 360     추천 : 5     분량 : 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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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다리 2.

 

 

 “그럼 혹시… 너네 아버지 다니던 회사 이름이 한일냉동 아니었어?”

 “응?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예기치 않은 문도의 물음에 근상은 깜짝 놀랐다.

 15년 전 초등 6학년일 때 자기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 이름을 문도가 알고 있을 턱이 없기 때문이다.

 

 ***

 

 부산 영도 남항만 서쪽 해안.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도로변에 커다란 냉동 창고가 우뚝 서있다.

 

 -띨릴릴, 띨릴릴.

 

 `한일냉동`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그 냉동 창고 회사의 사장실.

 허름해 보이는 사장 책상 위의 키폰 전화기 벨이 울린다.

 

 “응, 최 반장.”

 한일냉동 사장인 고덕철이 경비실에서 걸려온 경비반장 최순석의 전화를 받았다.

 

 -“예, 사장님! 복덕방 김 사장이 또 찾아왔는데요.”

 

 “그 사람도 참! 내 뜻은 지난번에 다 말해서 만나 볼일 없으니까, 그냥 돌아가라고 하시오!”

 고 사장이 귀찮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요 사장님! 저기, 비치호텔 지배인이라는 분과 같이 왔는데, 어떡할까요?”

 

 “비치호텔 지배인? 음.. 들여보내요.”

 

 수화기를 내려놓은 고덕철 사장이 약간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앞머리 숱이 적은 흰머리로 봐서 나이는 환갑을 지나 보이지만 체격은 꼿꼿하고 탄탄하다.

 

 잠시 후 사장실 문이 열리고 점퍼차림의 복덕방 김 사장이 정장차림의 중년신사를 대동하고 들어섰다.

 

 “고 사장님, 안녕하셨습니까? 자꾸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인사 나누시지요. 여기 이 분은 비치호텔 지배인 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비치관광호텔 지배인 박신배라고 합니다.”

 박신배가 억지로 중후한 목소리를 내며 고개만 약간 숙였다.

 

 머릿기름을 잔뜩 바른 가르마 탄 헤어스타일에 양복 색깔에 어울리지 않게 백구두를 신었다. 호텔 지배인이란 얘기를 안 들었으면 영판 기생오라비인 줄로 착각할 뻔 한 인상이다.

 

 “아, 그래요? 여기 사장되는 고덕철입니다. 좀 앉으시지요.”

 응접소파를 가리킨 고 사장이 악수도 없이 상석자리를 지나 맞은편에 앉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오신 거요?”

  고 사장이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복덕방 김 사장을 쳐다보고 퉁명스럽게 물었다.

 

 “하이고, 무슨 일이겠습니까? 고 사장님이 하도 거절을 하니까, 여기 지배인님이 직접 만나 뵙고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요. 하하.”

 이렇게 큰 건을 어떻게든 성사시켜보려는 복덕방 김 사장의 애쓰는 속내가 역력히 드러난다.

 

 “직접 얘기하나 전해 들으나 내 뜻은 마찬가진데, 바쁘신 분이 뭐 하러 이렇게 찾아오셨어요?”

 고 사장이 감정을 자제하고 마주 앉은 비치관광호텔 지배인이라는 기생오라비를 쳐다봤다.

 

 “예, 뭐 전혀 생각지도 않던 제안을 받고 당혹하실 줄은 압니다. 여기 김 사장을 통해서 저희 뜻은 잘 전달받으셨지요?”

 제 딴에 예의를 갖추는 지배인의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이 건물을 사고 싶다는 거 아닙니까? 가격은 IMF 이전 가격으로 쳐서.”

 고 사장이 요점은 잘 알고 있으나 관심 없다는 듯 대답했다.

 

 “맞습니다. 고 사장님이 이 건물을 구입할 때는 IMF 직후라 거의 반값에 산 겁니다. 그런데 우리 호텔에서 주차장을 확장해야 하니까, 생각해서 현 시세의 두 배 정도로 구입하겠다는 겁니다. 음, 흠.”

 

 그러면 2년쯤 전에 구입한 금액의 두 배니까, 앉은자리에서 더블로 버는 것 아니냐는 말투다.

 그 만큼 배려를 해주면 고집부리지 말고 좋게 말할 때 빨리 매각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그럼요! 지금 다른 냉동 창고 몇 군데는 문을 닫고 있는 걸 고 사장님도 잘 알지 않습니까? 거기는 IMF 이전 가격의 반값에 매물로 내놨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부동산중개소 김 사장이 맞장구를 쳐준다. 잘 성사만 되면 웬만한 아파트 10채가 넘는 매매 중개수수료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글쎄, 나는 작년 초에 일본 생활 60년을 정리하고 고국에 정착하러 들어온 사람입니다. 일본에서 하던 일이라 그나마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다시 옮겨서 시작할 수는 없지요!”

 고사장이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창문너머 먼 곳을 흘깃 바라다봤다.

 그 곳 바다 위에는 공사가 중단된 남항대교가 흉물스럽게 걸쳐져 있다.

 

 이쪽 송도지역과 남항만 건너편 영도 섬을 잇는 남항대교는 1997년 10월에 착공했다. 그러나 곧바로 IMF 위기를 맞으면서 공정률 20%에서 중단된 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되어 있다.

 

 그렇지만 다리가 완공되면 고 사장 냉동창고에서 남쪽으로 불과 7백 미터 지점에 송도지역에서 남항대교로 진입하는 큰 사거리가 형성될 예정이다.

 그리 되면 고 사장의 냉동창고 가격은 지금의 서너 배로 치솟을 지도 모른다.

 

 고덕철 사장은 이러한 내막을 잘 알면서도 겉으로는 모르는 척 하고 있다.

 

 고덕철은 사업하는 사람은 절대로 잘 난 체를 하면 안 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재일교포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야쿠자들이 설치는 일본 삿포로 인근의 오타루 항구에서 냉동창고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복덕방 김 사장 말대로 근처 냉동창고 몇 군데는 문을 닫고 있다.

 경기가 호황일 때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아 방만하게 운영하던 회사들이다.

 

 IMF로 불경기가 되자, 믿었던 거래은행은 인정사정 없는 무서운 채권자로 돌변했다.

 제 날짜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담보로 잡혀있던 건물은 압류되고 결국 경매에 붙여지게 마련이다.

 

 고 사장이 작년 초에 귀국했을 때 마침 이렇게 경매로 나온 건물이 있어서 아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글쎄, 고 사장님 입장은 그렇겠지만 우리 비치관광호텔은 이 남항 주변을 대표하고 있는 관광호텔입니다. 앞으로 명물인 영도다리와 자갈치시장을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에요. 그러니 좀 불편하겠지만 저쪽, 매물로 나와 있는 다른 냉동창고를 구입해서 옮겨가시면 안 되겠냐는 말씀입니다.”

 비치관광호텔 지배인 박신배의 톤이 조금 높아졌다.

 

 일본에서 귀국해 남의 나와바리에 말뚝 박은 주제에, 말뚝 값 후하게 쳐준다고 할 때 날래 빼 갈 것이지, 어디서 버티고 있느냐는 뉘앙스가 풍긴다.

 

 “주차장은 지금 비치호텔 옆의 공터에 주차 빌딩을 세워도 되지 않습니까? 굳이 우리 건물을 사서 널찍한 지상주차장을 만들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요?”

 고 사장이 흥분을 자제하면서 다른 방법도 있는데 왜 그러냐고 반문했다.

 

 “예전 같지 않게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거라니까요? 그런 흉물스런 주차빌딩을 지으면 경관이 손상돼서 어디 선전 팸플릿이나 제대로 만들겠어요?”

 여차하면 반말이 나올지도 모를 언사다.

 관광호텔 지배인깨나 되는 사람이라 이런 냉동창고 사장 정도는 우습게 보는 모양이다.

 

 “그, 그렇지요 고 사장님! 멋진 관광호텔 옆에 철근으로 세워 올린 주차타워가 떡 버티고 있으면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하.”

 복덕방 김 사장이 얼른 나서서 험악해지려는 분위기를 희석시켰다.

 

 

 지금 비치관광호텔은 별도의 수익성 사업인 `해수피아`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의 찜질이나 사우나 시설을 탈피한, 건강과 휴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초대형 종합 웰빙 타운이다.

 

 지하 1천 미터 암반에서 끌어올린 해양 암반 심층수를 사용하는 사우나와 초대형 찜질방, 최고의 장비와 강사진으로 구성된 휘트니스 클럽, 황실 타이 테라피 마사지, 격조 높은 전망과 휴식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렌탈룸 등을 갖춘 바닷물 유토피아, 즉 `해수피아`이다.

 

 그 장소로 비치관광호텔과 연계할 수 있는 바로 옆의 이 한일냉동 자리의 부지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 한일냉동을 지나 해안 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고만고만한 크기의 냉동창고들이 여려 개 늘어서 있다.

 비치호텔에서 제일 먼 냉동 창고도 불과 3백 미터 거리밖에 안 된다.

 

  비치관광호텔에 숙박하는 관광객이 운동 삼아 경치 좋은 해안 도로를 걸어서 `해수피아’로 가는 코스를 두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그 값싸게 매물로 나왔다는 다른 냉동창고를 마다하고 굳이 가격을 두 배로 쳐주겠다면서 한일냉동을 탐내는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부둣가 냉동창고는 영화 친구에 나온 것처럼 예전부터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해있다.

 폭력조직들이 나와바리(관할구역)를 형성하여 장악하고 있으면서 서로 치열하게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정 그러면, 땅을 파고 지하주차장을 만들 수도 있지 않습니까?”

 

 고 사장도 그네들의 실제 속셈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은 하고 있다.

 그래도 대놓고 말은 못하고 넌지시 딴소리로 대꾸를 하고 있다.

 

 고 사장이 귀국해서 한일냉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조폭들이 집적거렸다.

 그러나 고 사장은 일본에 야쿠자 배후세력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이들의 갈취를 위한 공갈과 협박을 피해왔다.

 

 과거에 부산은 일본 야쿠자와 형제결의를 맺은 거대 폭력조직 칠성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별로 학창시절 주먹 좀 쓰던 토박이인 젊고 겁 없는 무리들이 난무하는 군웅할거 시대로 변모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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