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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불량만화로 가자
작가 : 페이야
작품등록일 : 2020.8.9

30대 중반의 평범 이하 직장인
어떤 직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하지만 먹고 살기위해 억지로 회사를 다니는 그에게
어느날 만화점이 다가왔다.

 
튜토리얼 종료 3
작성일 : 20-09-21 13:09     조회 : 36     추천 : 0     분량 : 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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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비상

 

 전방에 마구니 한마리, 독 오른 저승사자 한 마리 출몰.

 

 드디어 이민기 과장이 외근을 끝내고 복귀 했다.

 

 비상이다 비상이다. 대원은 즉시 자리를 피하라

 

 "오랜만이네요 이대리"

 

 "네. 안녕하십니까 과장님. 외근은 잘 다녀오셨나요?"

 

 "네, 뭐. 일 자체는 잘 마무리 됐네요. 중간에 좀 일이 있긴 했지만요"

 

 뭐야 이 사람, 무서워

 

 내 말에 대답은 꼬박꼬박 잘 해주는데 눈은 계속 동호씨를 보고 있어

 

 눈 봐라.

 

 사람 잡아 먹겠다 아주

 

 아아 불쌍한 동호씨 같으니라구, 결국 지옥에서 사신이 오고야 말았네, 그것도 독이 잔뜩 올라서

 

 "대리님, 저 커피요"

 

 "여기요"

 

 옆에서 무시 당한 마구니가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듯이 다시 말을 하기에 뒤에 있던 커피 믹스 한 봉을 뽑아 건네줬다

 

 대번에 마구니의 얼굴이 미묘해졌다.

 

 마구니아 마구니야.

 

 네가 뭘 원하는지는 알겠는데 지금은 분위기 파악 좀 하자 여기서 존재감 잘못 어필하면 여기 해맑은 영혼이랑 같이 저승 사자한테 잡혀 들어간다.

 

 까딱 재수 없으면 같이 있는 나한테도 피해가 올지 모르니까 그냥 제발 닥치고 있어

 

 "안녕하십니까 과장님"

 

 "네, 동호씨도 좋은 아침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죠?"

 

 "네.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그래 보이네요. 잘 지낸 것 같이 보여요."

 

 뭐야 이거. 나만 이 대화가 이상해?

 

 난 저 대사가 막 죽은 망자를 부르는 저승사자의 음성으로 들려

 

 도깨비에서 이동욱이 저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이대리, 이전 일은 부장님께 들었습니다."

 

 아니요, 나는 무시해도 좋으니까 말 걸지 말아주세요

 

 "난감해질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이대리 덕분에 잘 넘길 수 있었네요. 고마워요"

 

 나한테 이야기 하는 것처럼 동호씨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그냥 다이렉트로 이야기 하시라구요

 

 왜 이래요 나한테

 

 동호씨! 이 해맑은 영혼아! 똑바로 들으라고.

 

 당신한테 하는 최후 선고잖아! 당신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당신 사수가 말하고 있잖아!!

 

 까딱

 

 이럴 때는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어색하게 웃고 고개만 살짝 숙였다.

 

 뭐 어쩌겠어

 

 저 인사를 받으면 니들이 잘못한 거 내가 수습했다는 말이 될 것 같고 아니라고 겸손을 떨기에는 저렇게까지 말하는 이민기 과장의 말을 반박하는 게 되어 버리는데.

 

 게다가 이미 동호씨에게 화를 낸 부장님의 입장도 이상해지고

 

 이럴 때는 그냥 대충 웃는게 상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간은 가는 방법이지

 

 "조만간에 제가 밥 한번 살게요"

 

 "네 그럼, 감사히"

 

 "어?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과장님?"

 

 "네, 예진씨도 시간 되시면 같이 가시죠"

 

 "오, 예진씨도 같이 가시는 건가요? 분위기 메이커가 동석한다니 완전 기대되는데요?"

 

 "..................."

 

 아, 여기 어쩔거야.

 

 독 오른 맹수와 해맑은 사냥감, 거기에 기회만 노리는 마구니라니...

 

 아 괴롭다, 이 분위기...... 도망 마렵네.

 

 "저는 이만 할 일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아, 이대리. 일전에 있었던 대하 물산을 통해 선적해 들어온 물품 리스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1차 도주 실패

 

 "그거라면 사내 인트라 넷에도 올라가 있고 동호씨에게도 파일이 있으니 전달받으시면 될 겁니다."

 

 내 말에 이 과장의 고개가 동호씨 쪽으로 돌아갔다

 

 좋아, 이제 자연스럽게 이 자리를 빠져나가자

 

 "그럼 수고하세요"

 

 "흠, 인트라 넷에 보니까 최종 업로드 일정이 3일 전으로 되어 있던데요"

 

 2차 도주 실패

 

 "네. 아시다시피 물류 선적 파일은 일주일 단위로 갱신해 업로드 하는 게 규정이라서요. 그래도 최근에 업로드 한 파일에 당시 선적 상황은 기재되어 있습니다. 회의에서도 한번 집고 넘어간 일이라 재차 확인 했습니다"

 

 행여나 꼬투리 잡힐까 싶어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 신경 써서 대답하려니 머리가 다 아픈데 정작 대답을 들은 이민기 과장의 표정이 점점 묘해지는 중이다.

 

 이거 안 좋은거 같은데

 

 조금 전부터 느껴지던 망각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

 

 도주, 당장 도주 해야 해. 가능하면 탈주도 괜찮으니까 빨리 이 자리를 튀어야 해

 

 "다른 필요한 자료 있으시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대답도 듣지 않고 내 할 말만 하고 지나갔다

 

 "가능 하면 가장 최종본 파일을 보고 싶어서요. 가능할까요?"

 

 3차 도주 실패

 

 슬슬 입에 침이 마른다.

 

 "어제자 선적 자료라면 서류 파일로는 정리가 끝났습니다. 아직 문서 파일로는 정리 중이니 우선 서류를 동호씨에게 드리죠. 가죠 동호씨"

 

 혼자 열나게 튀고 싶지만 해놓은 말이 있으니 이 해맑은 영혼도 데려가야 한다.

 

 그래, 어차피 지옥 갈 영혼 1초라도 더 구재해보자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그거 가지고 부장님께로 오면 됩니다"

 

 4차 도주 실패

 

 이 사람 질린다. 예전에는 안 그랬던거 같은데 왜 이러는거야 나한테

 

 "부장님께요?"

 

 "네, 민준씨 오늘 급한 일은 없죠?"

 

 뭐야 무섭게 그런 건 왜 물어봐?

 

 "....네 뭐. 일일 업무와 보고서가 있긴 합니다만 딱히 급한 일은 없습니다."

 

 "그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요. 오늘 민준씨는 다른 일을 하게 될 거라서"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 원래 신경이 안 쓰이는 겁니까?

 

 말 한마디면 다 되는 거야?

 

 무슨 본인이 천지창조 하셨어요?

 

 왜 여기서 이러고 계시대? 가서 전쟁이랑 기아 좀 어떻게 해봐요.

 

 "다른 업무라고 하시면?"

 

 "오늘 민준씨는 저희와 같이 물류 창고로 외근 나갈겁니다"

 

 "....물류창고요?"

 

 "네, 물류창고요"

 

 거 사람 말 참 단호하게 하네

 

 아주 시원시원 해!

 

 이 시국에 설마 내가 몰라서 물어봤을까

 

 ".....우리라고 하시면..... 역시?"

 

 "생각하고 계신 바와 같이 저와 동호씨입니다."

 

 이거였구나

 

 아까부터 울려 대던 망각의 정체가

 

 역시 이런 쪽으로는 더럽게 잘 맞는 다니까 망할 것 같은 감각

 

 운도 더럽게 없지, 출근하자마자 전수 조사에 차출 되다니

 

 꼴을 보니 부장님이랑도 이미 말이 된 거 같으니 이건 빼박이네

 

 "아... 네..."

 

 "네? 저희 외근 가는 겁니까?"

 

 아 저 해맑은 영혼이 왜 용이랑 겹처보이지?

 

 차라리 용이 같았으면 맘 편히 굴리기라도 했을텐데 겁나 얄밉네?

 

 "민준씨는 먼저 보고서 가지고 부장님께 가 게세요. 저는 잠시 동호씨와 얘기 좀 나누고 가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열린 고생 길에 불만이 쌓여도 여기는 빨리 피해야지

 

 이미 충분히 재수가 없는데 잘못하다가 영혼 탈곡의 현장에 나도 같이 말려들어서 탈곡 되는 불상사는 피하고 싶거든

 

 ================================================

 

 "여기가 1 구역..."

 

 "우와 어둡다 구리"

 

 "이곳이 이렇게 변하다니...."

 

 "하늘이 금방 이라도 무너질 것 같네요"

 

 "그런데.... 넌 왜 아까부터 그러고 있는 거야? 어디 아파?"

 

 "아냐 그냥 내비둬. 아직 조사할게 남았다니 지쳐서 그런거니까"

 

 이 과장 이 지독한 사람. 악마가 한 수 배워야겠어

 

 "무슨 소리야? 게이트 넘어오면서 전부 치료 되지 않았어?"

 

 응 그거 현실에 돌아갈 때 써서 지금은 효과 없어

 

 "그런 걸로 회복될 만한 피로감이 아니야"

 

 무려 직장인의 피로감이라고

 

 너 임마, 간 때문이야 몰라? 앙? 우루사 모르냐구

 

 내 피로를 풀고 싶으면 가서 핫식스나 박카스 같은 대용량 카페인을 가져와.

 

 아니면 금요일을 끌고 와도 좋고

 

 "....좀만 더 버텨봐. 리더가 그러고 있으면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잖아"

 

 "저기 할머니 있잖아. 여기까지 왔으면 알아서 하겠지"

 

 내 말에 메이 할멈을 잠시 바라보던 제롬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너 표정이 왜 그러냐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할머니 보고 나서 그렇게 썩은 표정 짓는 거 아니다.

 

 남들이 보면 내가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할 거 아냐. 정 표정 관리가 안될 것 같으면 고개를 사람들 없는 데로 돌리는 성의 정도는 보여 이 자식아.

 

 "민호씨 괜찮으세요?"

 

 말과 함께 등장하는 우리 동호 아니, 용이

 

 "응 우리 해맑은 영혼, 걱정해 줘서 고맙네?"

 

 "네? 그게 무슨?"

 

 아차 나도 모르게 용이 뒤로 누군가가 겹쳐 보여서 삐닥하게 말이 튀어나가 버렸네

 

 정신 차리자 아무리 현실에 있는 이민준의 삶이 팍팍하고 지금 전수조사 하느라 피를 토하고 있어도 여기에 있는 이민호는 이제 곧 대망의 끝을 향해 가고 있지 않은가

 

 힘내서 씩씩하게, 밝게, 자신 있게!

 

 인생 좀 클리어 하게 가 보자!

 

 "뭐가 위에서 떨어진다 구리"

 

 "어?"

 

 구리구리의 말에 위를 올려다보니 정말로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지고 있는 거 같은데...

 

 "저가 바위 아니냐?"

 

 "어? 어. 그런거 같은데?"

 

 "대충 봐도 꽤 커 보이는데요"

 

 "저거 그대로 떨어지면 위험하겠다. 가라 용아, 너로 정했다"

 

 "제가 뭐? 아니에요 알겠습니다"

 

 오오 내 헛소리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대충 알아 듣다니

 

 마지막 챕터까지 와서 드디어 성장했는데 우리 용이

 

 저 짧은 다리로 어떻게 그렇게 높이 뛸 수 있는지, 남들이 보면 너도 구리구리처럼 큰귀부족 인줄 알겠다.

 

 콰앙

 

 소리 좋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트럭 만한 바위가 고작 초딩 주먹 한 방에 산산이 부서지는 저 장면이 이젠 새삼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게 놀랍다.

 

 "여긴 어떻게 된 구역이길래 하늘에서 바위가 떨어져?"

 

 그러는 넌 어떻게 된 놈이 팽이 줄로 묘기를 하는건데?

 

 팽이 감는 줄을 채찍처럼 다뤄서 아직 크기가 제법 큰 바위들을 튕겨내는 제롬을 보면 확실히 용이나 제롬이나 많이 성장하긴 한 것 같네

 

 미리 공부하느라 보고 온 원래 원작과 비교하면 이런 초인들이나 할 법한 일들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해낼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었는데 말야

 

 "저기 봐라 구리, 거인이다 구리"

 

 구리구리의 호들갑에 일행 모두의 시선이 다시 하늘로 향했다.

 

 그곳에는 만화에서 봤던데로 거대한 땅 덩어리를 받들고 있는 거대한 거인이 있었다.

 

 저 땅 덩어리가 루나. 이곳 라비 루나의 핵에 해당하는 구역으로 흔히 성지로 불린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 쉽게 말하면 보스가 있는 곳이다.

 

 "성지 루나를 떠받들고 있는 거인 기간테스구나. 그런데 왜 저렇게 약해진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일행 중 유일하게 저 거인을 알고 있는 메이 할멈의 혼잣말을 위장한 설명에 일행들이 모두 놀라서 굳.....지 않았네?

 

 "뭘 그런 걸 궁금해 하고 그래요. 어차피 저 거인이 저렇게 된 것도 사동족이 그랬겠죠 뭐"

 

 "그렇겠네요. 이곳 라비루나에서 수호신들에게 저런 짓을 할 사람들은 그들 뿐이니 말이에요"

 

 어? 맞는 말이긴 한데.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면 메이 할멈이 그 다음에 자연스레 해야 할 설명을 못하잖아

 

 "으. 응? 그... 그렇겠구나.. 나도 참 이 무슨 당연한 말을 하는건지"

 

 저 봐, 저 할머니 의기 소침 해졌잖아.

 

 웬만하면 내가 다 처리하는 바람에 이제 이 일행에서 초반이랑 후반에 보충 설명 해주는 게 유일한 역할이었는데 그걸 못하게 하면 어떻하냐

 

 너희 늙은 사람들에게 직장 빼앗는 건 조심해야 하는 거야, 그거 엄청 잔인한 일이라구

 

 "할머니, 저 거인이 들고 있는 게 성지 루나에요?"

 

 내 질문에 메이 할멈의 축 처진 귀가 막 새로 나온 신권 마냥 빳빳 하게 펴진다.

 

 에휴 사고 치는 놈들 따로 있고 수습 하는 놈 따로 있네.

 

 "원래부터 이 1구역은 이렇게 어둡지 않고 언제나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곳이었는데 이곳이 이렇게 되다니 이상하구나"

 

 할멈? 내가 물어본게 그게 아닌거 같은데?

 

 난 그냥 저 거인이 들고 있는게 우리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가 맞냐고 묻는 거잖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야 지금?

 

 "기간테스는 예전부터 1구역의 수호신으로써 1 구역과 성지 루나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수호신이었단다."

 

 거기서부터 설명하는거야? 지금? 갑자기?

 

 "사동족의 저주가 평생을 1 구역을 지탱할 정도의 강력한 몸조차 이렇게 허약하게 만들어 버렸구나"

 

 평생을 저렇게 떠받들고 있었으면 굳이 아무런 저주를 걸지 않아도 약해지지 않을까?

 

 왜 저 거인이 평생 저렇게 땅을 들고 서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데? 뭐 죄를 지어서 벌 받고 있는 거야?

 

 이거 그건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아틀라스 이야기?

 

 "예전에는 굳건하게 성지 루나를 받치고 있던 기간테스가 이렇게 힘 없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니 큰일이로구나."

 

 큰 일은 내가 이 이상의 설명을 더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 큰 일 같은데.

 

 솔직히 말해 봐 할멈. 내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지?

 

 그냥 하고 싶은 말 하고 있는 거지?

 

 "이대로라면 기간테스가 힘이 다해 성지 루나를 1 구역으로 떨어트리고 말 게야. 그러면 성지와 1 구역 뿐만이 아니라 이곳 라비루나가 전부 무너져버리고 말아."

 

 이대로면 내 인내심이 먼저 무너져 내리고 말아

 

 나는 한 마디 물었는데 뭔 말을 이리 많이 하는 건지, 지금 뭐 마이크 베틀 같은거 하는거야?

 

 아, 아, MIC 췍! 뭐 나도 이런 거 할까?

 

 아 더는 못 참겠다.

 

 "용이야 이리와 봐"

 

 "네, 민호씨 무슨 일이세요?"

 

 "아, 딱히 무슨 일은 아니고 그냥 여기 서 있으라고"

 

 "네?"

 

 의뭉스럽게 쳐다보는 용이를 내가 있던 자리에 놓고 나는 옆으로 빠져나왔다,

 

 미안하다 용이야, 내 대신 설명충의 방패막이가 되어라

 

 내 예상처럼 메이 할멈에게 내 질문은 그리 중요한게 아니었던지 듣는 사람이 나에서 용이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덕분에 용이의 흔치않은 원망의 시선을 받아야 했지만 그 정도는 사뿐히 무시해줄 수 있지

 

 "역시 넌 사악해"

 

 뒤에서 내가 한 행동을 다 보고 있던 제롬이 쓱 와서 한마디 했다.

 

 "보고 있었으면서도 안 말린 너도 그리 다를 거라 생각지는 않는다만?"

 

 내 말에 비열한 웃음이 제롬의 얼굴에 맺힌다.

 

 우와, 너무 자연스러운데 나 잠깐 한 대만 때려도 될까?

 

 "내가 왜 말려? 내가 저기서 대신 들을것도 아니고."

 

 "용이라면 이것도 수련이라 생각하고 참을 수 있을거야"

 

 "역시 넌 사악해"

 

 "진짜 사악이 뭔지 보여줘? 메이 할머니 이리로 부를까?"

 

 "우와 부활한 마왕이 여기 있네. 지하 깊숙이 봉인되어 버려라 대마왕 자식"

 

 에휴, 자식 멘탈 나갔네

 

 나랑 같이 시시덕거리고 있어도 아까부터 제롬의 손은 목에 걸고 있는 메달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2구역의 수호신인 얼음 여왕이 엄마를 찾을 수 있다고 준 단서인데 저 나머지 반쪽을 엄마가 가지고 있다는 말에 그때부터 저 모양이다.

 

 저 마더콤 자식이 2구역에 들어섰을 때부터 2구역의 수호신이 자기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눈이 돌아가서 오버쿨럭으로 찾아 구해놨더니 정작 당사자가 '너 뭐야?'를 시전했으니 멘탈이 털릴만도 하지

 

 그나저나 그 여자도 웃기네,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단서도 가지고 있고 저 자식 가정사도 대충 알고 있으면서 왜 말을 안해주는 거야?

 

 초딩가지고 장난친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에 이 세상에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죄다 악취미라니까

 

 "야, 제롬. 이제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여기저기 조사해본 결과 그란죠는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조기 종영을 맞은 덕분에 이곳 1구역부터는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바로 마지막 결전으로 향하게 된다.

 

 이전의 다른 구역들에서는 5 ~ 8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에 비해 이곳에 있는 에피소드는 거대한 오르골을 만드는게 전부인데 그 오르골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저 지쳐서 쓰러져가는 불쌍한 거인을 소생시켜서 다시 성지를 들어올리게 하는.... 뭐 도움인지 고문인지 모를 일을 하는거 하나 뿐이다.

 

 양심없게 그 뒤로 바로 그 거인의 손을 타고 성지로 올라가 버리기 때문에 1 구역은 그 뒤로 마지막 최종 구원을 받을 때 외에는 나오지도 않는다.

 

 사실 뭐 3, 4관문을 최적의 루트로 클리어 하고 올라온 내 입장에서 보면, 이전처럼 애들 생각 안하고 혼자 나대다 나 빼고 다 죽을 위기에 처하는 등의 위험만 없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환영할만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원작보다 더 빨리 엔딩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같거든

 

 "조금 있으면 너희 엄마를 만나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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