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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06화 참가자들 (2)
작성일 : 20-08-02 23:37     조회 : 60     추천 : 0     분량 : 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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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그럭 철그럭.

  감추려해도 감춰지지 않는 소리가, 주변에 울렸다.

  아니, 애초에 감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그 소리를 듣고 알아서 판별하라는듯, 대범하게 그 소리를 퍼뜨리며 걸었다.

  거한.

  거대한 몸짓을 가지고, 유려한 움직임을 보이는 은백색의 갑옷을 입은 사내.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는 반 카르탄이었다.

 "계속 이곳에 오니, 마치 집처럼 느껴지는군."

  제 2 시찰단장을 맡고 있는 반 카르탄. 그도 이번 천년의 대회의 참가자가 되었다.

  모든 참가자의 유무를 알고 있는 왕은, 그를 따로 불러 임무를 하명했다.

  애초에 카르탄은 이 대회에서 우승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저 그는 자신을 도왔다는 그 여신과도 같은 사람과, 김시은을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마음을 알고 있는 것인지, 왕은 카르탄에게 말했다.

  네가 찾고 있는 김시은도 이번 대회의 참가자가 되었다고.

  그 말을 듣고 카르탄은 왕의 앞에서 벌떡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모습을 왕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카르탄은 자신이 범한 실수를 알고, 곧바로 다시 무릎을 꿇어냈다.

  왕의 얼굴이 다시 차게 식었지만, 카르탄은 그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고개마저 숙이고 있었다.

  거기서 던진 왕의 제안.

 -되도록이면 난 네가 대회에서 우승했으면 한다. 그러니, 마지막 참가자가 될 때까지 이곳, 왕성의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사실 제안이라기 보다는 명령이었다.

  하지만 카르탄은 움찔거리며, 무언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 표정마저 읽어내는 왕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걱정마라. 마지막에 올라오는 이는 김시은이 될 테니.

  왕의 입가가 부드럽게 올라가는 것을 확실히 본 카르탄이 고개를 바짝 숙이며 그 제안 아닌 명령을 수락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

  카르탄은 참가자가 10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밥먹고 자고 싸고 씻는 걸 제외하곤 하루도 빠짐없이 왕성의 바로 앞, 성전의 입구에 걸터 앉아있었다.

  원래는 계속 부동자세로 차렷자세를 잡은 채 전방 주시를 하고 있었으나, 지나가던 왕이 너무 기강이 단디 잡혀있다고 얘기하며 편하게 있지 않으면 아예 추방시켜 버린다고 했다.

 '확실히 대회가 시작되고 이상해지셨다.'

  카르탄의 머릿속에 왕은, 그렇게 딱딱한 분이 아니었던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격 없이 행동하는 분도 아니었다.

  지금의 모습은 카르탄이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

  그래서 오히려 불안해지고 있었다.

 '김시은..건강해야 할 텐데..'

  그 날 이후로, 시간이 꽤 지났다.

  진그마을 근방에 존재하는 이곳과 정말 잘 어울리면서도 이질적인 형태를 띠고 있던 통나무집.

  그곳에서 카르탄은 기억 속에서 떠돌아 다니던 그녀, 김시은을 만났다.

  무척이나 반갑고 기쁜 나머지 그녀에게 달려갔지만, 그녀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와의 첫만남 때도 말했던 기억상실증.

  그래서 이번에도 그저 기억이 상실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모종의 이유로 시간이 거꾸로 되돌아간 것이 아닌가 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시간이 멈췄다던가.

  시찰단의 업무 때문에 그녀를 끝까지 돕지 못한 것이 한이 되고 있었다.

 '그녀도 이곳으로 온다고 했었지.'

  원래 그녀도 이곳으로 온다고 했었다.

  마지막에 들린 온아마을에 얽히면서 신세를 지게 되었던 전장의 여신을 만나려다보니, 그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을 찾아갈 땐 다시 기억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참가자가 되면서, 시찰단의 업무에서 빠졌기에, 이곳 시그리안에 머무를 수 있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겹치기는 했지만, 결국 기다리게 되었군.'

  이번에 다시 만난다면 물어볼 것이 참 많았다.

  그 때 이후로 생각나는 것도 점차 많아지고 있었다.

  매번 머릿속을 괴롭히고 스윽 지나가던 생각들이 자리를 잡아가며 흩어지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의문도 같이 떠올랐다.

  김시은과 같이 다니며 여러 모험을 했던 기억과, 자신의 지금 모습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 김시은이 사라졌던 것이고,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이곳에서 시찰단을 하게 된 것인지.

 '..그리고 분명..'

  사백 년이다.

  하나하나 상세히 따져보면 사백 몇 년쯤 되겠지만, 어찌됐든 이미 사람이 살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신은 살아있었다.

  더군다나 그 당시에 보았던 실운도 살아있었다.

  물론 재능과 관련되어 오랜 시간동안 살아가는 이들도 있었지만, 애초에 자신의 재능은 그러한 것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잊혀졌던 기억이 점차 돌아오면서, 현실에 대한 괴리감이 생겨나고 있었다.

 '..시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억의 실마리에 잡혀있는 인물들을 만나봐야 할 것이다.

  사백 년 전부터 지금까지.

  실운과 자신, 그리고 김시은.

 '..설마..'

  현재의 왕.

  그도 분명히 사백 년 전에 있던 인물이었다.

  그라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었다.

  자신에 대해서, 김시은에 대해서, 실운에 대해서.

 '그런것인가..'

  아무래도 그 모든 것을 알고, 지금 자신을 이곳에 세워둔 것인지도 몰랐다.

  잊혀진 세월 속에서 살아오면서, 왕이라는 인물은 그렇게 허투로 일을 진행한 적이 없었으니까.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이 해야 될 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왕이 되면서 얻어낸 재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는 막강했다.

  단순히 기력 수준의 여부를 떠나서, 왕은 말 그대로 왕이었다.

  그가 내린 명령을 따르고 있는 카르탄.

  카르탄이 걸어가고 있는 길은, 그렇게 잘못된 길이 아닐 것이다.

 '기다리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다.'

  김시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다치지 않기를 바라며, 기다릴 뿐이다.

  카르탄은 자신의 대검을 소중하게 어루만지며 상상속의 전투를 시작했다.

  어떠한 적이 오더라도, 막아내고 이겨낼 수 있는 필승법을 머릿속에서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미지 트레이닝.

  시찰단원부터 시작해서, 그를 시찰단장까지 올라서게 만들어준 그의 최고의 수련법.

  카르탄은 그 자리에 앉아서 시선속에 담겨지는 모든 인물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음과 동시에, 자신이 봐왔던 약한 수준부터 이겨내지 못할 수준까지, 모든 이와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카르탄이 그곳에 머물며 기다린지 2달이 되었을 때, 상황은 격변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참가자의 숫자를 알려주던 왕이, 오늘도 어김없이 그의 곁을 지나갔다.

 "현 5명."

  그렇게만 말하고 왕은 자연스럽게 카르탄을 지나쳐 왕성으로 들어갔다.

  다른 이들은 지금 왕이 카르탄에게 수고했다고 말을 하고 지나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카르탄에게 내린 명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 비밀 명령이었으니까.

  왕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그저, 격려의 말만 남긴 것처럼 무심했으니.

 '..5명.'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했다.

  카르탄은 오늘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의 강도를 더욱더 높여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거대한 대검에 몸을 맡겼다.

 "움직이거라."

  카르탄은 갑작스레 들어온 목소리에 슬쩍 감았던 눈을 떴지만, 딱히 격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왕의 목소리.

  왕성에서부터 자신에게만 전해져 오는 그의 목소리에 카르탄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명령이 왜 바뀌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저,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만을 인지할 뿐이다.

 '..시은..!'

  자신의 말을 철썩같이 지키는 왕으로서, 그가 도중에 기다림을 그만두고 움직이라고 했다는 것.

  그것은 무언가 생각치 못한 변수가 생겼음을 의미했다.

  철그럭.

  카르탄은 풀러두었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은 거대한 대검을 왼편의 허리춤에 찼다.

 "경비병."

  그의 짧은 말 한 마디에, 원래 이곳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이 쏜살 같이 그에게 다가서며 경례를 올렸다.

 "말씀하십쇼."

 "당분간 외출할 테니, 지키던 대로 이곳을 지키시오."

 "예, 알겠습니다!"

 "나에 대해 묻거든, 잠시 마실 나갔다고 대답하시오. 이건 왕명으로 보호되는 말이니,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대로 답해야 할 것이오."

  왕명.

  그 누구도 어길 수 없다는, 거짓말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지켜져야 하는 명령.

  경비병의 철투구 안에서 식은땀이 마구잡이로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들이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

  카르탄이 인사를 받고, 바로 시그리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오르자, 경비병들은 바로 카르탄이 앉아있던 곳의 양옆에서, 2m는 족히 넘을법한 창을 세워들고 차렷자세를 취했다.

 '지금 가오. 시은!'

  그녀가 현재 시그리안에 있는 지는 알지 못했다.

  이미 그녀도 대회의 참가자로서, 다른 참가자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시작은 그녀도 시그리안에서 했을 터, 그녀가 처음 말했던대로 그녀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시그리안에 도착했을 것이다.

  참가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알려져있다는 것.

  그녀가 얼만큼이나 강해졌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명령이 바뀐 것에 대해 생겨난 불안감은, 그러한 생각을 쉽게 지워버렸다.

  지금 카르탄의 마음속에선, 어디까지나 김시은을 도와야 한다는 것만으로 가득차있었다.

  카르탄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녀는 결코 약하지 않았으나,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그녀라면 충분히 걱정이 되었으니까.

  1시간 정도 걸려서야 올라갈 수 있는 계단.

  내려가는 것은 조금 더 빠른 40분 정도.

  하지만 지금의 카르탄은, 그 기나긴 거리를 10분만에 주파하고 있었다.

  이끄는대로, 지금 마음이 따르는대로.

  그곳으로 나아가면 김시은이 있을 것만 같았다.

 '..이번엔...이번에야말로...내가..'

  떠오른 기억속에서 희생하던건 언제나 김시은 쪽이었다.

  그 당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했던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울 정도로.

  허나 지금은 다르다.

  아직도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살았고 시찰단을 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살아온 세월만큼 카르탄은 그 때와 비교도 되지 않는 무위를 쌓아냈다.

  당당히 칠성 중 하나에 입성한 불굴의 카르탄.

  지금 그가, 참가자가 5명 밖에 남지않은 시점에서 김시은을 향해 달려나갔다.

 
작가의 말
 

 오전에 다 써두고 올릴 시간이 없어서.. 이제야 올리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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