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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95화 황금새의 추종자 (7)
작성일 : 20-07-12 18:50     조회 : 72     추천 : 0     분량 : 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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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란. 어떻게 잘 들여보냈나?"

  교황과 비빌 수는 없지만, 꽤나 근엄한 목소리가 묻어나는, 더 찬란한 황금줄이 여러 번 그어져 있는 황금색 후드를 눌러쓴 이가 괴란 사제 뒤로 나타났다.

  굳게 닫혀있는 교황의 방문을 바라보던 괴란 사제가 천천히 우아한 동작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아아..서봇 최고사제님. 강녕하셨습니까."

  그를 향해 최대한의 예를 갖추며 몸을 숙이는 괴란 사제.

  서봇 최고사제라 불린 이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내 둘이 있을 때는 편하게 하라 하지 않았나."

 "당치도 않습니다. 제가 어찌.."

  어째 교황 앞에서보다 최고사제 앞에서 훨씬 더 머리를 조아리는 것만 같았다.

  보는 이들이 전부 이상하게 여길 법했지만, 근처를 지나가는 사제들은 가볍게 최고사제를 향해 인사할 뿐, 그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는 이가 없었다.

 "그래. 인사치레는 됐네.. 어찌 보는가. 방금 들어간 이들."

 "..상당히 강했습니다. 제가 꿈쩍도 못할 정도로."

  황금색 후드에 가려진 서봇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자네가 그럴 정도라면.. 우리도 무언가 대비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구나."

 "예. 안 그래도 바로 찾아 뵈려 했습니다."

 "쯧. 전에 온 여자도 심상치 않더니.."

  서봇은 아직까지도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괴란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려 주었다.

 "알겠네. 자넨. 일단 잘 보필하고 있게."

 "명대로."

  그 말을 끝으로 서봇은 자리를 떠났고, 한참이 지나서야 괴란은 조아렸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그리곤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다시 교황의 방문을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상해..'

  기둥 뒤에 공간이 있어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조그만 떨어져서 보아도 공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연한 황금색 후드를 둘러쓴 누군가가 과란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척이나 이러한 짓을 많이 한 것인지, 최고사제가 신경쓰는 괴란조차, 자신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우..이런 곳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무리봐도 이상한 거 같아!'

  그곳에 숨어서 그 둘을 지켜보고 있는이는, 최근에 황금회에 들어와 아주 짧은 시기에 황금새를 알현하여, 사제의 등급으로 오른, 치교라는 이름을 가진 사제였다.

  그는 최단기간 사제가 된 것과 황금회에 관한 충성심이 남달라, 다른 이들은 얼굴조차 만나기도 힘든 교황과 대화도 나눴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러다보니, 교황이 직접 임명한 12명의 충신 중 하나의 자리까지 오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치교에 대해서 그리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최단기간 12충신 자리에 올라선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행동 또한 음침해 보였고 황금회에 대해 병적으로 맹신하고 있어서 살짝 미친것만 같았다.

  그랬기에 그 누구도 치교와 함께 하려고 하지 않았고, 그와 말을 섞기도 꺼려했다.

  점차 혼자가 되어갔지만, 치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곳에 들어온 건, 정말로 황금새만을 위해서였으니까.

  그런데 그가 지켜봐온 황금회는 이상했다.

 '황금새를 향해 드리는 기도 빼고는 하는 게 없잖아.'

  매일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3번.

  그들은 황금회의 중심부에 있는 교황의 방 꼭대기에 자리잡은 황금새 금상을 향해 두 손 모아 성심성의껏 기도를 올린다.

  아침은 오늘 하루의 시작을 경쾌하게 보내기 위함이요.

  점심은 지금까지도 건강히 지켜줘서 감사함이요.

  저녁은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황금새로 마무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것외에도 자기의 신앙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황금새를 향해 표현할 수 있는 길이 널려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교황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전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여기 이곳 사제들이 모여있는 중심가에선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어 황금새를 향한 기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건 다 가짜였어.'

  진심이 전혀 묻어나오지 않는,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었다.

  그래서 치교는 그 때부터 몸을 숨겼다.

  필요한 회의 때만 참석하고 그 외엔 사원의 기둥이나 벽으로 몸을 숨겨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그의 재능인 은밀 덕분이었다.

  왜 자신의 재능이 은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덕분에 이렇게 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교황님의 방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모든 곳을 전부 돌아다녀봤어.'

  벌써 이렇게 지낸지 3달 째, 처음엔 전혀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해서 그냥 자신이 삐뚤게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확실히 수상한 행동들이 포착되기 시작했고, 그들의 진심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근데..그렇다고 내가 뭘 할 수 있는 거지.'

  자신은 오로지 황금새만을 보고 이곳에 들어왔다.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아이돌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의 마음 정도랄까.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곳이 정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천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

  자신만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황금새가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속 깊이 화가 차올랐지만, 그의 말대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후우.. 헙!"

  자기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쉬었다가 입을 급히 막아냈다.

  아무리 자신의 재능이 은밀이라고 하더라도, 목소리까진 막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다들 이쪽을 쳐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갈길을 갈 뿐이었다.

  숨을 고르고, 자세를 고치려고 하는 그 때.

 "..치교 사제?"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사원에서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가 자신의 뒤에서 갑작스레 들려왔다.

  치교의 몸이 거세게 움찔거렸다.

 '누,누구지? 아무리 그래도 내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는데!'

  은밀의 재능은 자신 스스로 기척을 죽이기도 하면서, 자신의 기척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변의 상황에 대해 더욱 예민해질수 있었다.

  그런 그의 예민한 감각을 뚫고, 자신의 뒤로 서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치교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곤,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어?"

 "안녕하세요!"

  해맑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정체불명의 여성.

  후드를 뒤집어 쓰지 않은 채, 이상한 레이스가 달려있는 잠옷과도 비슷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잠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치교의 눈이 번쩍 뜨였다.

 "선택받은 소녀님!?"

  이번엔 선택받은 소녀라고 불린 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택받은 소녀? 그건 뭐죠?"

  치교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허둥지둥대는 동공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아뿔싸..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선택받은 소년, 소녀.

  교황의 부름을 받아 초대해온 손님을 이르는 말이었다.

  원래는 거의 몇백년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적은 수의 손님이 왔다갔었지만, 최근 들어 며칠 전에 한 번, 그리고 오늘 무려 네 명의 선택받은 소년, 소녀들이 교황의 방에 방문했다.

  그렇다. 시은이네를 이르는 말.

  그들은 분명히 교황의 방에 들어갔을 터인데, 열리지 않은 교황의 방에서 나왔다.

 '이건 말도 안돼..'

  황금새를 맹신하기 때문에 교황의 방이 어떠한 곳인지 잘 알고 있는 치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무려 눈앞의 젠이, 황금새의 권위를 넘어서는 존재인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뭔데 그래요? 설마! 안좋은 건가요? 저 이제 죽는 거에요?"

  당황해하며 아무말도 하지못하는 치교의 반응을, 좋지 않은쪽으로 마음대로 해석해버린 젠이, 본인의 양어깨를 붙들으며 덜덜 떨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위엄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행위였지만, 치교의 눈엔 이미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성스러워 보이기 시작했다.

 '아..괜히 선택받은 소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어.'

  치교는 그 순간 깨달았다.

  교황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교황님은 황금새의 후임을 찾고 계신 거였어!'

  치교의 머릿속에 박혀있던 의문 중 하나가, 엉뚱한 방향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황금새님께 응답이 없었던건가?'

  황금새를 맹신하는만큼, 황금새는 치교를 자주 찾아와주었었다.

  하지만 요즘 이상하게도 황금새가 나타나지 않았었다.

 '그런 부분부터 다시 조사해봐야겠어!'

  새롭게 생겨난 의문점을 해결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고 있는 치교였다.

  젠은, 치교의 교정이 없는 바람에 아직도 자신이 죽는 것인 줄 알고 한껏 얼굴이 창백해져가고 있었다.

 "아아..좋은 인생이었어요..살아났기 때문에 시은님도 만나고.."

  젠의 혼이 완전히 빠져나가려고 하려고 하자, 그제야 치교는 눈앞의 선택받은 소녀를 떠올리곤 그녀를 부드럽게 붙잡았다.

 "저,정신차리세요! 소녀님은 안죽어요!"

  그녀에게만 크게 들릴 정도의 작지만 커다란 목소리.

  치교의 말이 잘 전달된 것인지, 빠져나가려던 혼이 다시 돌아와 젠에게 쌓여가기 시작했다.

 "..정말이죠?"

 "그럼요..! 오히려 더 좋아지실 거에요. 그러니, 지금은 잠시 저를 따라와주세요."

  은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척과 소리다.

  기척은 아직까지도 잘 죽이고 있었지만, 소리는 눈앞의 선택받은 소녀에게 전달해야했기에, 전부 줄여낼 수가 없었다.

  교황의 문앞에 기둥처럼 서있던 괴란이 고개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치교는 자연스레 젠의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쥐고 벽과 벽, 기둥과 기둥 사이의 약간의 어둠 사이로 몸을 가늘게 좁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젠에게 전해지는 치교의 기력이 젠마저 그 어둠을 틈 타 완벽히 가려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잘못들은건가."

  두리번 거리던 괴란은, 요즘 잠을 설쳐서 환청이 들린거라고 넘겨버리곤, 다시 시선을 교황의 문앞으로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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