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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참전 (1)
작성일 : 17-09-08 18:48     조회 : 107     추천 : 0     분량 : 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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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격변 이후에 많은 국가가 중앙 대륙의 패권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 그들 중의 대부분은 현실 세계에서도 붙어 있는 나라로 대격변 전에도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이 보통이었다.

 

 한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형태지만 세계 제일의 국방력으로 모든 도발을 넘길 수 있었는데 그래도 끊임없는 외교로 균형을 유지했다.

 

 많은 전문가가 동남아시아에서 조만간 큰 전쟁이 일어나리라 전망했지만 뜻밖의 곳에서 전쟁이 터졌다.

 

 일본과 러시아가 부딪친 거다.

 

 [쿠릴열도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함대가 대치 중이고 이미 중앙 대륙에서는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일본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으며 이미 러시아가 보유한 성을 두 개나 함락하였습니다.]

 

 [현재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일본의 움직임은 진행 중이며 일본의 플레이어들이 중앙대륙으로 대거 모이고 있습니다.]

 

 일본과 러시아도 예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주변국이 건재한 상황에서 정면으로 붙을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경제에서는 일본이 앞서고 국방력에서는 러시아가 앞선다는 것이 알려져 있던 사실이었는데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이 일본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형국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중국과 한국에 지원 요청을 보냈는데 양국은 참전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동아시아가 모두 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데이브레이커 동아리방에서 회의 도중에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현재 데이브레이커가 점유하고 있는 성인 프리젼트에서 가까운 곳에 러시아 플레이어가 점거한 지역도 있다. 그런데 요즘 그곳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

 

 “일본인들이 그 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해. 문제는 그곳이랑 우리랑 동맹이라는 거지.”

 

 그 성은 러시아 지역과 붙어있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 있었다. 왜냐하면 그 성의 주인은 베타 테스트 플레이어였는데 이면 세계가 중앙 대륙으로 합쳐지면서 본성이 그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한 개의 성과 두 개의 마을을 보유하는 큰 세력이었지만 일본인들의 대대적인 공격을 막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고 손 놓고 볼 수 없어.”

 

 동맹의 요청을 거부하면 많은 명성치가 깎인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호전적인 일본과 마주 서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다. 그리고 동맹 상대에게 도움받은 적도 있어 이제 와서 모른 척할 수 없다.

 

 동맹을 도와주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길드원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우리에게 승산이 있습니까?”

 

 아무리 데이브레이커 길드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거대 길드라도 해도 상대는 국가다. 정면으로 맞부딪히면 필패다.

 

 하지만 신지후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승산이 있지.”

 

 ***

 

 “유강아!”

 

 동맹의 성은 판타지 대륙 야만족의 성이었다. 그런데 영지에는 유하연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하연 양도 이번에 같이 하기로 한 겁니까?”

 

 “응~ 지후가 내가 꼭 필요하다고 해서.”

 

 “흠~ 그렇군요.”

 

 천유강에게 자신의 레벨이 800이라도 밝혔던 유하연이다. 그녀가 있으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이 위험한 곳에 홀로 보낸 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내심을 읽은 유하연이 기쁘게 말했다.

 

 “나 걱정하는 거야?”

 

 “이곳은 중앙 대륙입니다. 정말로 죽을 수도 있는 곳이니까 하연 양도 조심하세요.”

 

 “걱정 마. 그래서 내 친구들도 잔뜩 데려왔어.”

 

 유하연이 가리킨 곳에는 전에 보았던 유하연의 친구들이 손짓하고 있었다. 모두 아름다운 8등신 미녀들이다.

 

 “안녕!”

 

 여성들이 한목소리로 인사를 하더니 뭐가 그렇게 웃긴지 꺄르르하고 웃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그러게 오랜만이네.”

 

 “왜? 전에 탑에 왔을 때 우리가 두들겨......”

 

 이상한 말을 하는 한 명의 입을 다른 여성이 황급히 막았다.

 

 “하..하하..... 이 친구가 다른 사람하고 헷갈렸나 보네.”

 “그, 그러게. 어제 술 먹고 잠이 덜 깼나?”

 

 그 모습이 조금 이상했지만 천유강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리고 다른 데이브레이커 길드의 지원병들이 모였는데 배대강, 배연아 남매는 물론이고 지크, 당군명과 에스델 그리고 수화진까지 있었다. 수화진의 머리가 필요할 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증거였다.

 

 아직 레벨이 높지 않은 수화진이다. 본인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다들 불안해했는데 배연아가 활을 잡고 든든하게 말했다.

 

 “화진 언니는 나한테 맡겨. 어차피 언니는 성 밖으로 안 나갈 거니까.”

 

 이미 수화진은 병사를 시켜서 주변 지리를 익히고 있었는데 사전에 세워둔 꼼꼼한 전략이 수화진의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이윽고 동맹이자 성의 주인이 일행에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나스티아 페트로프입니다. 그냥 나스티아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키가 170대 후반인 훤칠한 그녀는 강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노출이 심한 야만족의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러시아 여군 같은 느낌이었다.

 

 일행을 대표해서 나간 건 역시 부길마인 지크였다.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크 님이군요. 안녕하세요. 그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하하. 주군은 지금 한창 바쁘게 지내고 있지요.”

 

 “그렇군요. 위험한 곳에 이렇게 많은 병력을 파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본 놈들은 무섭지 않지만 숫자가 많으면 저희도 어쩔 수 없죠.”

 

 그녀의 병력들은 모두 강인한 야만족 용사들이었다. 체력과 방어력이 높지만 정신력과 마법 방어력이 낮고 마법 공격이 전무해서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친 종족이다. 그래도 상대의 마법 공격이 적으면 파괴적인 면모를 보인다.

 

 일본의 막부 병력들은 음양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리 공격의 비중이 크니 상성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성의 상태다.

 

 “수성전이 의미가 없겠네요.”

 

 야만족은 공성전은 강하지만 성벽이 높지 않고 방어 시설도 거의 없어서 수성전에는 취약하다. 지금도 병력이 자리를 잡을 위치를 찾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런 곳에 있다가는 상대 활 공격에 고슴도치가 되고 말 거야.”

 

 야만족은 커다란 방패를 들고 다닐 수 있어서 화살 공격이 부담이 적었지만 데이브레이커 길드는 그렇지 않다. 벽이 보호해주지 않으면 화살 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거다.

 

 “일단 성벽부터 손보는 것이 좋겠어요.”

 

 성벽을 높게 만드는 건 힘들어도 배치를 바꿔서 공격에 덜 노출되게 만들 수는 있다. 이번에도 수화진이 나서서 건물의 배치를 새로 정했다.

 

 “이건 창고인가요? 창고를 성벽 바로 옆에 만들면 안 되죠. 그리고 마을 전체를 손보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니 할 수 있는 것만 옮기죠.”

 

 이른바 심시티라고 불리는 건물 배치다. 같은 건물이라도 어디에 만드느냐에 따라서 적의 돌진을 막을 수 있고 혼란을 줄 수 있다.

 

 하루 이틀 걸리는 작업은 아니지만 어차피 일본인들이 바로 쳐들어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손보기로 했다.

 

 성벽을 바꾸는 과정에서 약점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어차피 성벽이 이 지경이면 그것도 의미가 없다.

 

 “전투 지원 와서 왠 노역이냐?”

 

 짐을 나르던 배대강이 투덜투덜 댔다. 원래는 신지현도 같이 오기로 했지만 배대강이 위험하다고 부득부득 우겨서 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씩 핸드폰을 보며 히죽대는 것이 문자도 자주 주고받는 듯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성에만 있었지만 익숙해지니 주변 사냥터에서 협력해서 사냥도 했다. 위치만 바뀌었지 달라진 건 없었다.

 

 “그쪽으로 간다!”

 

 중앙 대륙은 몬스터의 분포가 뒤죽박죽인데 오크를 상대하다가 조금만 더 가면 기계 로봇이 나오기도 했다. 모든 대륙의 몬스터들이 섞여 있어서 나오는 현상이다.

 

 지금은 무림 대륙의 식인 곰과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잡아! 오늘 저녁은 곰 고기다.”

 

 “포식하겠네.”

 

 이제는 지원 온 데이브레이커 길드원과 나스티아의 병력들이 친해졌다. 물론 그들은 NPC였으나 이제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한스! 그물 던져!”

 

 “맡겨둬!”

 

 거대한 그물이 정확히 식인 곰을 감싸자 곰의 움직임이 멎었다.

 “으라차차!”

 

 역시 마무리는 배대강의 몫이다. 거대한 방천과극은 상성이 없이 모두에게 최대 데미지를 넣으니 거대한 식인 곰이 쓰러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으하하하!! 역시 동물 사냥이 재미있어. 진짜 사냥하는 것 같잖아.”

 

 “곰이 곰을 사냥하네.”

 

 “뭐?! 그거 욕이지?”

 

 “곰 같은 놈.”

 

 “우아아! 못 참아!”

 

 “덤벼!”

 

 배대강과 유니크 야만인이 맞붙었다. 서로를 죽일 듯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또 시작이네.”

 

 “하여간 저 둘은 죽이 잘 맞아.”

 

 야만족이다 보니 배대강과 똑같은 성격을 가진 자가 있었다. 그래서 둘은 치고받고 하다가 또 금방 풀어져서 이야기하며 웃는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전령이 급하게 뛰어왔다.

 

 “일본군입니다!”

 

 드디어 올 게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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