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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프로즌 하트
작성일 : 17-09-15 17:52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7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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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빙궁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동안 천유강이 방문했어도 찬바람만 쌩~ 불고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도 딱딱하게 굳은 안색 때문에 말 걸기조차 쉽지 않았었다.

 

 그건 천유강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던 냉소소도 마찬가지였는데, 약속이 있다, 오늘은 곤란하다, 시기가 좋지 않다며 은근히 밀어냈었다.

 

 그런 냉소소가 접대실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차를 내밀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건 궁주님의 연공실에 누군가가 침입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빙궁이 자랑하는 기관을 뚫은 미지의 침입자를 찾기 위해서 그동안 분주했었습니다.”

 

 궁주는 빙궁의 상징이다. 그런 궁주를 위한 거처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것은 빙궁 전체에 적으로 돌렸다는 말과 같다.

 

 문제는 신처럼 받들어지는 궁주였기에 내부자보다는 외부자에 더 혐의를 두고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런 불경스러운 짓을 할 자들은 외부에서 온 이방인밖에는 없다고 생각한 거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기관 장치들이 너무 깔끔하게 제거가 되었어요.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죠. 빙궁이 자랑하는 기관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굉장한 고수이거나······”

 

 “내부자의 소생이거나.”

 

 천유강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빙궁의 차를 입안에서 음미했다. 차를 마시니 정신이 또렷해지고 명료해진 기분이다. 그 덕분인지 그동안의 냉대가 이해가 갔다.

 

 “천유강 님이 이곳에 출입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눈에 띄면 더 의심받기 마련이지요.”

 

 “이해했습니다.”

 

 천유강은 냉소소가 가진 강력한 패이다. 하지만 천유강이 그 일에 조금이라도 연루 되었다는 소리가 나오면 자신의 목을 옭매는 족쇄가 될 거다.

 

 내부의 비밀이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라도 말을 꺼낸 것은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나를 노린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나를 노리는 척하며 시간을 번 것이죠.”

 

 “그게 무슨 소리죠?”

 

 “이 일로 외부인을 끌어드리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와 반대편에 선 장로와 후계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천유강 님의 역할이 대폭 줄어들 예정이죠.”

 

 “흐음~”

 

 원래 천유강은 빙궁의 조커 카드로 쓰일 예정이었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천유강의 강력한 군대는 나가 부대에게 깜짝 폭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천유강이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오히려 빙궁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멍청한 짓입니다. 내부 다툼 때문에 이길 수 있는 싸움을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냉소소의 고운 이마에 핏줄이 굵게 생겨 있었다. 차가운 차로 심신을 가라앉히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불처럼 타오르는 분노를 꺼트릴 수 없었다.

 

 “의심 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냉소소는 눈을 감고 몸이 들썩일 정도로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다시 뜬 그녀의 눈동자에는 얼음보다 단단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분명 셋째 오라버니인 냉여군의 짓이죠. 하지만 그는 이런 일을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분명히 모순되는 말이다. 냉여군의 짓이지만 이런 일을 할 바보가 아니라니······.

 

 하지만 냉소소의 말에는 한 점의 망설임도 없었다.

 

 “냉여군 오라버니는 사람의 심리를 가지고 노는 재주가 있습니다. 분명 다른 누군가를 말로 꾀었을 겁니다.”

 

 “그럼 결국 한통속이라는 말 아닙니까?”

 

 “그냥 지나가는 말로 흘렸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짓을 한 자는 자신이 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했겠죠. 지금도 말입니다.”

 “흐음~”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냉여군에게 혐의를 씌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나가들을 치는 일도 무기한으로 연기되었습니다. 범인을 잡을 때까지는 전쟁 같은 큰일을 할 수 없다 여긴 탓이죠.”

 

 지저 세계에 영역을 확장하려면 빙궁과 동맹을 맺어야 하고 빙궁과 동맹을 맺으려면 전쟁에서 큰 전공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이 상태라면 전쟁에서 승리해도 천유강에게 돌아갈 전공은 크지 않을 거다.

 

 그리고 지금은 전공보다 의심을 피하는 것이 더 급선무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다 제 잘못입니다. 다른 견제가 들어올 거란 생각은 했지만, 그게 궁주님을 향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대범한 짓을 한 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한 행동이 들통난다면 현재 가진 모든 기반들을 잃을 수도 있다. 단지 냉소소를 견제하려고 한 짓이라기엔 스케일이 커도 너무 컸다.

 

 여기에 휘말리면 같이 패망할 수도 있다. 그러니 냉소소도 지금은 납작 엎드리기로 한 거다.

 

 “잘 알겠습니다. 연락하기 전까지는 이곳에 들르지 않겠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천유강은 소득 없이 다시 영지로 돌아왔다.

 

 냉소소의 말을 생각하며 식사를 하자 그것이 티가 난 모양이다. 같이 밥을 먹고 있던 에스델이 천유강의 굳은 얼굴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걱정거리 있어?”

 

 “어, 응? 아니야. 걱정이라기보다는 일이 복잡하게 돼서 그래.”

 

 “무슨 일인데?”

 

 “사실은······”

 

 천유강은 같이 밥을 먹고 있던 당군명, 수화진, 에스델에게 아까 나누었던 대화를 말해주었다.

 

 에스델은 의심을 받고 있다는 말에 분통을 터트렸고, 당군명은 흔들림 없이 식사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수화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차분히 말했다.

 

 “판을 깨야겠네요.”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수화진의 말에 고개가 모두 그녀에게 향했다.

 

 “지금 상황은 계륵과 같죠. 힘을 모두 쏟아붓는다고 해도 얻는 것은 적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에는 아쉬운 상황이죠.”

 

 그녀는 상냥한 선생님처럼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듣는 이들이 바보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용어까지 섞은 설명을 알아들을 만큼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냉소소라는 분이 우리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그녀도 빙궁의 일원이고 이제까지 후계자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만큼 냉철한 인물입니다. 결국, 우리가 쓸모없다고 여기기 시작하면 가차 없이 버릴 생각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 말에는 동의했다. 냉소소가 호의를 보이는 것은 그만한 실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빙궁의 사정 때문에 연락을 안 했다고는 하지만, 정말 마음만 먹었으면 연락을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거다.

 

 “여기서 끌려다니면 결국 이용당하다가 삶아지는 사냥개가 될 겁니다. 그러니 선택해야 합니다. 쓸모를 보이던가 아니면 판을 완전히 뒤집던가.”

 

 “두 개가 다른 말인가요?”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쓸모를 보인다는 것은 우리의 힘이 없다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거나 아니면 승리한다고 해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보이는 겁니다. 지금 나가와 빙궁은 백중지세입니다. 우리는 그 균형을 기울게 할 수 있는 추이고요. 그것을 어필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죠.”

 

 “듣기에는 쉬워 보이네요.”

 

 “하지만 변수가 있죠. 다른 후계자들이요. 그들은 냉소소라는 분이 큰 전공을 얻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빙궁주라는 사람도 우리에게 거리를 두는 것을 보면 희생이 적은 승리를 원하지는 않는 것 같고요.”

 

 빙궁주도 바보는 아니다. 전쟁에서 천유강을 밖으로 돌리면 빙궁의 병력에 큰 피해가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을 보면 병력들이 얼마나 피해가 가든 말든 승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인 거 같았다.

 

 그것이 빙궁의 사고방식이다.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도태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강자 중에서 다시 강자와 약자가 나뉘어서 더 강한 자가 약자를 지배한다.

 

 온전한 승리는 오히려 그 순환을 방해할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천유강도 이제는 수화진의 말에 완전히 몰입했다. 머리 좋기로 소문난 수화진이다. 이제까지 왜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까하고 자책마저 드는 순간이다.

 

 “말하지 않았나요? 판을 깨야 한다고.”

 

 수화진은 귀를 쫑긋 세운 천유강에게 자신을 생각을 말해주었다.

 

 ***

 

 그리고 다음 날.

 

 살갗이 아릴 정도로 차가운 지저 세계로 내려갔는데 이번에 간 곳은 빙궁이 아니었다.

 

 “정지! 넌 누구냐?”

 

 천유강을 가로막은 것은 악어의 입과 거대한 꼬리를 가지고 푸른색에 비늘로 덮인 나가였다.

 

 천유강이 찾은 곳은 나가 둥지이었다.

 

 “저는 지상에서 온 타천사입니다.”

 

 “타천사?”

 

 입구를 지키던 나가들은 타천사라는 말에 천유강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타천사라는 것은 강함을 나타내는 명함과 같았다.

 

 나약한 하위 종족인 줄 알았던 것이 실은 지옥을 호령하고 있는 강력한 존재라는 것을 알자 나가들의 태도도 누그러졌다. 자신들이 힘으로 압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안 거다.

 

 “지상의 존재가 우리 둥지에 무슨 일이요?”

 

 “전부터 강인한 나가들에 대한 존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 나가들과 교류하는 일은 제게 있어서 꿈같은 일이죠.”

 

 나가는 단순해서 칭찬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가들의 콧구멍이 벌렁거리며 커지기 시작했다.

 

 “흠흠~ 뭐, 이해할 수 있소.”

 

 “그래서 평소 존경하던 나가 여왕님의 존안을 뵙고 각 영역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하고자 왔습니다.”

 “제안? 그게 뭐요?”

 

 “간단합니다. 둘 사이에 굳건한 동맹이죠.”

 

 수화진의 생각은 어쩌면 단순하지만 파격적이었다. 빙궁의 들러리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나가와 손을 잡는 것이 더 이롭다고 생각한 거다.

 

 애초에 천유강이 빙궁을 선택한 것은 그저 생긴 게 더 호감이 간다는 이유밖에 없었고, 또 나가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그런 거다.

 

 이제까지 냉소소와 쌓아 올린 친분을 포기하는 일이지만 때로는 그런 것들을 포기할 과감함도 필요하다. 수화진도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투자라면 버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흠. 그런 이유라면 성으로 들일 수 있소. 하지만 다른 종족이 우리 둥지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그게 무슨 소리죠?”

 

 “우리 둥지는 반은 물로 덮여 있소. 그리고 여왕님을 알현하려면 물속으로 내려가야 하지. 지상의 종족인 당신이 그걸 버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소만.”

 “그런 거라면 문제없습니다.”

 

 “뭐, 그건 그쪽이 알아서 할 문제고. 여하튼 우리 여왕님을 뵙기는 쉽지 않을 거요. 특히 지금 같을 때는.”

 

 “지금 무슨 일이 있나요?”

 

 “지금이 여왕님의 산란기요. 우리 모든 나가들은 여왕님의 자손들이지. 곧 다시 여왕님의 은총으로 이 둥지를 위한 건강한 나가들이 탄생하겠지.”

 

 나가의 가장 중요한 날이자 큰 축제가 바로 여왕의 산란기이다. 특히 요즘처럼 전쟁이라 병사들이 많이 필요한 때는 더 그렇다.

 

 알을 낳기 전후의 여왕은 극히 쇠약해진다. 그러니 완전한 이방인인 천유강이 나가 여왕에게 말 한마디 붙이는 것도 어려울 건 분명하다.

 

 “산란기가 언제 끝나는 겁니까? 언제 여왕님을 뵐 수 있죠?”

 

 “여왕님이 알을 낳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오. 그래서 빙정을 구해야 하는데 저쪽에 사는 간악한 인간 놈들이 우리의 빙정을 노리고 있소. 그래서 지금 한창 전쟁 중이지.”

 

 빙궁에서는 나가가 죽일 놈들이었지만 반대로 이쪽에서는 빙궁이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들이다. 말하는 나가의 눈빛에는 얼음보다 차가운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렇군요.”

 

 이쪽도 동맹을 맺기 위해서는 빙정이 필요한 것 같았다. 결국 돌고 돌아온 셈이지만 빙정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다.

 

 “알겠습니다. 지금 하신 말씀 잘 참고하겠습니다.”

 “그럼 혹시라도 말썽부리지 마시오. 나가들의 창은 얼음보다 차가우니.”

 

 나가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내보이며 짐짓 위협을 가했다. 물론 그것을 두려워할 천유강은 아니지만, 예의상 한 번 움찔해 주고 둥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 보이는 건 또 다른 장관이었다.

 

 형형색색의 산호초 같은 식물들이 사방에 나 아름다운 빛을 뿌리고 있고, 바닥에서 찰랑거리는 호수 같은 물이 거울처럼 그것들을 비추고 있어, 마치 끝없는 지평선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나가들은 무릎까지 차오른 물에 수영하듯이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고 종종 다른 종족들도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 곳이네.”

 

 예전에 갔었던 머메이드 둥지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둥지다. 나가는 사납고 흉포한 종족일 거라고 생각한 천유강에게는 또 다른 충격을 주었다.

 

 투명한 물살을 가르며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둥지 안은 겉모습을 제외하면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점이나 여관 같은 편의 시설이 모두 존재했고 길드 같은 중요 건물도 역시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특수 건물을 보이지 않았는데 천유강이 들어가지 않은 곳은 딱 한 군데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수면 밑에 있는 건물이다.

 

 “설마 저건가?”

 

 천유강은 갑자기 발밑이 쑥 꺼지는 느낌을 받으며 점점 물밑으로 내렸다.

 

 이곳은 그냥 호수나 강과는 다르다. 물에 다른 성분이 섞여 있는지 수온이 마이너스 아래로 떨어졌고 그랬기에 물에 조금만 있으면 동상이라는 상태 이상에 걸린다.

 

 하지만 다행히도 천유강이 입고 있는 ‘사신의 로브’에는 온도 이상 방지라는 특성이 붙어 있다. 그래서 아무 지장 없이 물속을 헤엄쳐 그 안에 있는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퐁!

 

 특이하게도 가계 안에는 물이 없었다. 보이지 않는 막이 물을 막고 있는 모양새였다.

 

 “어서 오세요!”

 

 그곳에 있는 것은 환한 표정의 나가 상인이었다. 나가치고는 표정이 상냥하고 서글서글했는데 어디까지나 나가의 기준에서 그랬다. 현실이었으면 손님들이 기겁하며 도망갈 모습이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인가요?”

 

 일방적인 상점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다. 가게 벽에 붙어 있는 것은 일반적인 상품이 아닌 거대한 물고기, 아니 괴수였다. 당장이라도 난동을 부릴 것 같은 수중 몬스터들이 박제가 되어 걸려 있는 것이다.

 

 “아하~ 모르고 오셨군요. 이곳은 낚시터입니다.”

 

 “······낚시터요?”

 

 사방이 물인 곳이다. 이런 곳에 낚시터가 따로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낚싯대라고 준 거대한 작살을 보면서 굳어졌다.

 

 줄이 묶여 있는 작살 끝에는 손으로 돌릴 수 있는 도르래가 달려 있다.

 

 “100 플레만 내면 1시간 즐길 수 있습니다. 잡은 물고기에 따라서 포인트를 받게 되는데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는 아이템도 있죠.”

 

 일종의 사행성 사업이었다. 나가 상인 준 표에는 포인트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아이템은 물론이고 칭호와 엠블럼, 직업까지 있었다.

 

 “이건 뭔가요?”

 

 천유강은 가장 높은 포인트를 지불해야 하는 물음표로 적힌 것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만 포인트가 필요했는데 바로 아래 있는 것에 열 배가 넘는 포인트였다.

 

 “아하~ 이건 제가 우연히 구한 알입니다.”

 

 “알······, 이요?”

 

 천유강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무슨 알이 이렇게 많은 포인트를 필요하냐는 뜻이었다. 만 포인트면 여기 있는 엠블럼이나 직업을 모두 살 수 있는 엄청난 포인트다.

 

 “아하하하~ 저도 이게 무슨 알인지는 모릅니다. 그저 귀중하다는 것만 알고 있죠. 부화시켜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꿈쩍도 안 하더라고요.”

 

 “이미 죽은 건 아닙니까?”

 

 그 말에 주인은 크게 손사래 쳤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잠시 기다려 보세요.”

 

 주인은 상점 안으로 가서 한참을 뒤지더니 이내 커다란 알을 가지고 나왔는데 과연 그의 말대로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었다. 살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본 천유강은 경악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건!!”

 

 “왜요? 본 적이 있는 알입니까?”

 

 놀랍게도 천유강은 이 알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자기의 목숨보다도 더 끔찍이 아꼈던 알이다. 이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 성의 위치까지 정할 만큼.

 

 ‘다크 피닉스.’

 

 그 알은 예전 다크 피닉스, 마이트의 알과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용암도 하얗게 태운다는 다크 피닉스의 알이 얼음처럼 차가운 나가 둥지 한 가운데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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