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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폭풍전야 (11)
작성일 : 17-09-06 22:36     조회 : 94     추천 : 0     분량 : 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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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앗!

 

 강력한 빛이 내려오기에 처음에는 바르샤 후작의 권능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몸이?”

 

 거의 가루만 남았던 뼈다귀가 순식간에 원상복구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검은 사기만이 있었던 빈 곳에 갑자기 살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우두득

 

 근육이 만들어지고 피가 돌기 시작했다.

 

 많은 마법이 있었지만, 스켈레톤을 다시 멀쩡한 사람으로 만드는 마법은 없었다. 이것은 마법이 아니라 신성력이다.

 

 “후하!”

 

 오랜만에 폐에 공기가 가득 찼다. 코끝을 간질이는 꽃향기도 반가웠다.

 

 그리고 진짜 반가운 것은 어느새 착용한 장비였다.

 

 “이건 원래 내 장비인데?”

 

 사신의 로브부터 요수의 손톱, 네메아 토시 등, 원래 지니고 있던 장비 아이템들이 착용된 상태였다. 혹시나 하고 이마를 만져보니 데스티니 스톤도 역시 만져졌다.

 

 날개는 느껴지지 않고 육체변이도 사용할 수 없는 것을 보아서 장비만 돌아온 듯했다.

 

 “하하하! 그게 그 여자의 선택인가? 이제 와서 사람으로 만든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나?”

 

 바르샤 후작이 레오닉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자 박장대소하며 영애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아무리 레오닉을 살려봤자 일개 인간이다. 그런 그가 신이 된 자신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천유강의 생각은 달랐다.

 

 신이 된 바르샤 후작 (보스)

 (LV 1500)

 

 “뭐야? 신이 되었다고 해서 대단할 줄 알았는데 고작 1500이잖아.”

 

 레오닉의 몸이 복구됨과 동시에 후작의 레벨이 보이기 시작한 거다.

 

 “뭐? 무슨 헛소리냐?”

 

 “한마디로 네가 별거 아니라는 소리지.”

 

 레오닉이 몸이 복구되면서 조각나 있었던 그의 기억이 온전히 돌아왔다. 그 말은 즉, 그의 검술이 온전하게 기억났다는 소리다.

 

 “대단하군.”

 

 레오닉의 검술은 그냥 검을 잘 쓰는 방법이 아니었다. 불리한 입장에서 유리한 쪽을 상대할 수 있게 하는 병법서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건 천유강의 조공에도 그대로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확실히 검보다는 이게 편하지.”

 

 육체변이는 없지만 아이템인 ‘요수의 손톱’이 있으므로 본래의 무공을 사용할 수 있다.

 

 “이제 2라운드다.”

 

 레오닉의 육체와 천유강의 장비, 그리고 둘의 기억이 하나로 합쳐졌다.

 

 부웅~

 

 여전히 바르샤 후작의 힘은 강력했다. 거대한 아바타를 통해서 나오는 힘은 산을 으스러트릴 수 있었고 강을 가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강력한 힘도 일개 인간에게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천유강이 손톱을 휘두를 때마다 아바타가 붕괴되어 간다. 아바타는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라 힘의 결집체다. 그런 아바타가 천유강이 공격할 때마다 고통스러워했다.

 

 그건 네메아 토시에 붙어 있는 특성 신살(神殺) 때문이다. 인류 최강의 힘과 신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 합쳐지자 하급 신의 권능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본 후작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바르샤 후작이 다시 힘을 불어넣으니 아바타는 어렵지 않게 복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이 깨졌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은 신의 힘을 얻었다. 만물이 자신의 앞에서 벌벌 떨어야 한다.

 

 레오닉처럼 도도하게 서 있으면 안 된다는 소리다.

 

 “건방진!”

 

 분노한 후작이 힘을 더 주자 아바타의 크기가 아까보다 더 커졌다. 크기가 커졌다는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신성력이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커진 아바타로도 천유강의 돌진을 막을 수 없었다.

 

 쿵! 쿵!!

 

 내려치는 아바타의 손바닥을 피해서 후작에게 달려갔다. 거대한 손바닥이었지만 천유강의 눈에는 그 틈이 훤히 보였다.

 

 “칫!”

 

 급한 후작이 부유시켰던 대지를 땅으로 떨어트렸다. 천유강의 돌진을 늦추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천유강은 붕괴하는 대지의 조각을 밟고 후작에게 뛰어들었다.

 

 날개는 없지만 화경에 달한 레오닉의 육체는 뇌전화한 천유강만큼이나 빠르게 움직였다.

 

 후작이 위기감을 느꼈을 때는 이미 천유강이 지척까지 당도한 상태였다.

 

 부웅!

 

 급한 후작이 아바타를 움직여 천유강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다른 사람들은 천유강의 움직임이 보이지도 않았지만, 신이 된 후작은 그 움직임에 반응한 것이다.

 

 천유강의 머리 위에는 거대한 아바타의 손이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방어하면 조각난 대지와 함께 땅으로 곤두박질쳐질 것이다.

 

 현경의 경지에 오른 육체가 떨어진다고 해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후작이 가장 약할 때고 가장 방심한 타이밍이다. 다시 이런 기회를 얻기는 어려울 거다.

 

 “하합!”

 

 이 찬스를 놓칠 수 없는 천유강은 앞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손을 크게 휘둘렀다. 그리고 그 공격은 아바타의 손가락을 자르면서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제는 바르샤 후작이 눈앞에 있었다.

 

 그 순간 기억의 무게가 천유강에서 레오닉 쪽으로 기울었다.

 

 “바르샤 후작!!!!”

 

 레오닉은 빈민가에서 태어나 구걸과 도둑질로 생계를 겨우 이어나갔다. 그때의 소망은 험난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었다.

 

 수많은 사투를 거쳐 힘을 얻은 레오닉의 다음 소망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함을 얻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용병이 된 것이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다. 검을 쥘 줄도 모르는 애송이가 살아남은 것은 오로지 운 덕분이었다.

 

 어린 나이에 빠르게 A급 용병이 된 레오닉은 신분의 한계에 부딪혔다. 자신이 아무리 강해져도 귀족들에게는 한낱 쓸모 있는 병사일 뿐이었다. 조잡한 검술은 기사들에게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어느 날 에드워드 백작가의 의뢰를 받았고 그때 에드워드 가문의 기사단장인 헨슨의 눈에 들어서 운 좋게 가문의 병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레오닉의 마지막 소망을 만나게 된다.

 

 [이 아이는 내 외동딸이네. 나보다 이 아이를 더 우선시했으면 좋겠군.]

 

 [반가워.]

 

 처음 만났을 때는 말로만 듣던 천사가 강림한 줄 알았다. 그리고 아가씨는 자라날수록 더 아름다워져 갔다.

 

 [레오닉은 왜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 그롬이랑 잭은 편하게 부르잖아.]

 

 그 말에 레오닉은 단지 미소로만 답했다. 하고 싶은 말을 따로 있었음에도 말이다.

 

 ‘그렇게 하면 내 욕심을 막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레아 아가씨.’

 

 천하제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어도 신분의 벽은 넘을 수 없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은 이레아 아가씨가 좋은 배필을 얻을 때까지 지켜주는 일이다.

 

 그녀를 생각해서 참을 수 있었고 그녀를 위해서 강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죽을 수 있어 행복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이제는 제 욕심을 막을 수 없습니다.”

 

 천유강도 몰랐지만 레오닉이 스켈레톤이 되어서도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미련이 강하게 남아서이다.

 

 그 미련은 억울한 죽음 때문이 아니다.

 

 그녀에게 그의 진실한 마음을 전하지 못했기에 얻은 미련이다.

 

 이건 천유강도 알 수 없었던 레오닉의 숨겨진 마음이다.

 

 하지만 마침내 터져 나온 레오닉의 고백은 이레아가 듣지 못했다. 그 고백을 들은 사람은 경악한 표정의 바르샤 후작이었다.

 

 스릉~

 

 천유강의 손톱이 바르샤 후작의 심장에서 빠져나오자 상처를 통해 신성력이 빠져나갔다.

 

 “내가...... 내가.......”

 

 “내가 아는 후작은 매사에 조심스럽고 완벽하게 짜인 상황이 아니면 절대 앞으로 나서지 않지. 그래서 그 어떤 적보다도 무서웠다. 그런 당신도 힘을 얻으니 방만해지는군.”

 

 “커억......”

 

 후작은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이 레오닉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힘이 빠져나가 그것도 놓쳐야 했다.

 

 “차라리 신의 힘을 얻지 않은 당신이 더 무서웠어. 그게 당신의 패착이야.”

 

 레오닉의 말에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후작이 허망한 눈빛으로 쓰러졌다. 이제는 신도 인간도 아니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 가문의 병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바르샤 후작이 이상한 거인을 소환하나 싶더니 스켈레톤이 사람으로 변해 거인과 싸웠다. 그리고 절대 쓰러질 것 같지 않던 후작이 피를 철철 흘리며 땅에 쓰러졌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역시 그롬이었다.

 

 “레오닉 단장님이 후작을 쓰러트렸다!! 우리의 승리다!!”

 

 그제야 에드워드 가문의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와!!! 레오닉 단장님이 돌아왔다!”

 

 바르샤 가문의 병력들에게는 후작이 쓰러진 것도 충격적이지만 레오닉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바라봐도 그 레오닉이 맞았다.

 

 챙그랑

 

 한 명이 무기를 내려놓으니 연속적으로 병사들이 무기를 땅에 떨어뜨렸다.

 

 전쟁이 끝난 거다.

 

 “단장님!”

 

 에드워드 병사들이 달려와 천유강을 껴안았다. 아직 후작의 병력이 무력화된 것이 아니지만

 레오닉이 있으니 무섭지 않았다.

 

 “역시 대장님은 살아있을 때가 더 멋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전 모습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장님은 해골도 멋있으십니다.”

 

 “고맙다.”

 

 바르샤 후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천하제일 기사인 레오닉이 돌아왔다. 이 사실은 전 왕국을 발칵 뒤집을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고 무너진 신전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영애님!”

 

 그건 이레아였다.

 

 “아가......”

 

 눈치 없이 달려나가려는 잭을 그롬이 막았다.

 

 레오닉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울음을 애써 참고 있는 이레아의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돌아왔습니다, 이레아 아가씨.”

 

 “.......일어나세요, 나의 기사여.”

 

 레오닉이 일어서자 이레아는 단숨에 그를 와락 껴안았다.

 

 “바보야, 너무 늦었잖아.”

 

 “죄송합니다.”

 

 레오닉도 살며시 이레아를 껴안았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황급히 놀란 그롬은 뒤의 병사들을 주의시켰다.

 

 “빨리 고개 돌려! 거기 너희도 빨리 고개 안 돌려?!”

 

 영문도 모르는 바르샤 후작가의 병사들도 고개를 숙이거나 돌려야 했다.

 

 그리고 레오닉의 의식 밖에서 그것을 관찰하고 있던 천유강도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균열을 클리어했습니다.]

 

 

 -엠블럼 획득-

 

 죽음도 막지 못하는 (랭크 SS)

 

 조건 : 레오닉 퀘스트를 완벽하게 클리어한 자

 

 능력 : 특성 ‘사기’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에드워드 가문과 동맹이 된다.

  죽음 페널티가 반으로 감소한다.

  착용한 각인 아이템의 효율이 증가한다.

  ‘자격’을 얻는다.

 

 [특성 ‘사기’가 종족 특성 ‘혼돈의 힘’에 흡수되었습니다.]

 

 [‘혼돈의 힘’이 두 배로 강해졌습니다.]

 

 [직업 레벨이 25 올랐습니다.]

 

 [직업 다크 로드를 마스터 했습니다.]

 

 -스킬 획득-

 

 [레오닉 검술]

 (패시브)

 

 능력 : 상대방과의 레벨 차이만큼 공격력과 방어력이 퍼센트로 오른다. (최대 100%)

 

 -스킬 획득-

 

 [소원]

 (액티브)

 

 능력 : 강하게 염원하는 것을 이룬다. 단, 소원의 규모에 따라서 마나 소비가 달라진다.

 

 

 순식간에 너무 많은 알림 창이 띄워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려 했으나 참을 수 없는 어지러움이 밀려와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커억!”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파란 하늘이 보였다.

 

 “뇌호다!”

 

 “뇌호가 삼 일 만에 돌아왔다.”

 

 다시 현실로 복귀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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