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유강의 생각이 맞아 들어갔는지 경험치가 올라 레벨과 직업 레벨이 2씩 올랐고 거기에 귀중한 지도까지 얻었다.

　거기에다가 연계 퀘스트까지 줬으니, 정보가 없어 막막한 천유강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약을 먹었음에도 완치된 것이 아닌 듯, 노인은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 연계 퀘스트의 제목이 브리딘의 회복이니 다음 퀘스트를 완료해야지 브리딘이 회복되는 모양이었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금방 다녀올게요."

　레벨이 오른 것은 좋지만 문제도 있었다. 가진 돈을 다 털어서 약초와 믹서기를 샀기 때문에 처음 브리딘이 줬던 무기를 제외하면 가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방어구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카아아아야."

　마을 밖을 나가자마자 흉악하게 생긴 마물들이 천유강을 보고 싸움을 걸어왔다.

　레벨은 비록 1밖에 안 되지만 능력치는 모두 100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능력치는 나쁘지 않다. 레벨을 빨리 올려야 했지만 일단 장비의 등급이 낮으므로 최소한으로 싸우고 퀘스트를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싸움을 걸어오는 마물만을 상대하고 싸움을 최소한으로 하고 목표를 향해 뛰어갔다.

　"오랜만이네, 이 느낌."

　갑자기 능력치가 적어지니 몸이 무거워진 듯하였다. 조금 전에만 해도 민첩이 1000가까이가 되었는데 10분의 1로 줄어드니 중력을 열 배는 더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몇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스탯의 변화에 따른 괴리감이 차차 적응되기 시작했다.

　켁!

　천유강의 손발이 수많은 마물들을 가르며 춤을 추듯 움직였다. 천유강이 지나간 자리마다 마물들의 시체로 넘쳐났다.

　저렙의 몬스터들이었지만 초기화된 능력치 때문에 쉬운 적은 아니었지만 천유강은 물 만난 고기처럼 휘젓고 다녔다.

　 늘, 자기보다 강한 적들만 찾아다닌 천유강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상대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물들이 경험치를 잘 줘서 레벨은 쉽게 올라갔다. 짧은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도 벌써 레벨이 6이 되었다. 모든 스탯을 민첩과 인내에 나누어 찍은 천유강은 계속 지도를 확인하며 달렸다.

　"이쯤일 텐데......"

　비교적 자세하게 표시된 지도였지만, 처음 보는 장소를 지도만으로 찾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지도에 적힌 장소는 나무들이 울창한 밀림과도 같은 곳이었기에 어려움은 더 켰다.

　그렇게 몇 분을 헤맸을까? 울창한 숲에서 드디어 나무로 만든 통나무 같은 것이 보였다.

　"저기인가?"

　드디어 목적지를 찾았다고 기뻐하는 그 순간. 뒤에서 커다란 무언인가가 바람을 가르면 휘둘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퍽!!!!!

　알고는 있었지만 반응이 느려진 육체가 따라가지 못하였다. 마치 덤프트럭에 치인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천유강의 육체가 옆에 있는 나무둥치에 날아갔다.

　"큭!!!"

　"크아아아아!!!!!!!!!"

　다크 스톤 (엘리트)

　(Lv 35)

　돌과 같이 생긴 이 몬스터는 평소에는 바위로 위장해 있다가 유저가 다가오면 갑자기 공격하는 몬스터이다.

　 돌로 이루어진 몸 때문에 이동속도는 느리지만 일단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적에게는 강력한 공격을 하고 돌멩이도 던지기 때문에 까다로운 적이다.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몬스터들이 강해지는 성향이 있기에 초반 만났던 몬스터들과는 달리 높은 레벨과 강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허용한 한방에 체력 에너지가 반으로 줄었다. 역시 방어구를 하나도 끼지 않았기 때문에 데미지가 무지막지하게 들어온 것인데 자칫 잘못하면 여기서 죽을 수도 있는 위기였다.

　휘익

　다시 한번 다크 스톤이 돌로 된 손을 천유강을 향해 휘둘렀다.

　그 공격을 뒤로 점프해 피한 천유강은 붉은 마계약초를 입에 집어넣고 씹으며 움직였다.

　다행히 공격속도는 빠르지 않은 전형적인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은 덩치 큰 몬스터였다.

　패턴이 단순한 것을 확인한 천유강은 가까이 다가가 거리를 좁혔다.

　기이이익

　휘둘러온 팔을 공격했지만, 피부가 돌로 되어 있어 데미지가 크지 않은 것 같았다.

　챙! 챙! 챙!

　"크아아아~~~~"

　팔, 다리, 몸통 등을 끊임없이 계속 공격했지만 다크 스톤은 간지럽다는 듯이 천유강의 공격을 무시하고 공격해왔다

　'이러다가 내가 먼저 지치겠군.'

　스테미너 소비가 너무 큰 것을 느낀 천유강은 무작정 공격하는 것보다 급소를 노려서 한방을 정확하게 먹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생각하고 다크 스톤의 움직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크 스톤은 온몸이 돌로 되어있는 몬스터. 눈조차 어디 있는지 모르는 그냥 바윗덩어리였기 때문에 급소를 찾기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저건?'

　다크 스톤의 이곳저곳을 계속 살펴보던 천유강은 드디어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온통 검은색의 돌로 되어있는 다크 스톤이었지만, 한순간 파랑색으로 된 작은 돌조각이 몸 중심에 있는 것을 발견이 된 것이다.

　주먹 만한 크기의 파란색 돌이 다크 스톤의 온몸으로 위치를 바꾸면서 움직이며 다녔는데, 아마도 그곳이 다크 스톤의 핵인 것 같았다.

　급소를 찾은 천유강은 그 핵을 놓치지 않으려고 재빨리 다가갔다. 하지만 다크 스톤 역시 순순히 자신의 핵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천유강이 가까이에 오자 파란색의 돌이 다른 쪽으로 급하게 이동했다.

　당연히 천유강은 가만히 앉아서 그것이 도망가는 것을 놔두지 않았다.

　"어딜!"

　푹

　파랑색의 돌을 손가락으로 찌르니 느낌이 왔다. 아까와 같은 딱딱한 돌의 느낌이 아니라 물렁물렁한 고무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크아아아아아!"

　급소를 찔러서 데미지가 큰지, 다크 스톤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그 난폭한 움직임에 천유강은 일단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검은 돌이 소나기처럼 천유강을 향해 날아왔다.

　후두둑!

　주변에 돌덩어리들이 떠오르더니 다크 스톤의 몸을 지키려는 듯이 몸체 주위를 공전하듯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회전력을 이용해서 돌들이 하나씩 천유강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돌이 얼마나 빨리 날아왔는지 뒤에 있는 나무가 돌에 맞자 기둥뿌리가 부려져 뒤로 넘어갈 정도였다.

　총알처럼 날아오는 돌멩이 샤워 속에서도 천유강은 한순간도 다크 스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주위를 떠돌던 돌멩이들이 모두 총탄으로 소비되고 다른 돌들을 끌어올리려 하자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돌진했다.

　그러자 다크 스톤은 발악을 하듯, 자신의 몸을 쪼개서 천유강에게 돌을 날렸고 설마 자기 몸을 날릴지 상상도 못 했던 천유강은 허벅지에 정통으로 얻어맞아야 했다.

　퍽!

　"큭!"

　뒤로 넘어질 것 같은 것을 통증을 억지로 참고 결국 가까이에 붙는 것에 성공한 천유강은 이리저리 자신을 피해 도망 다니는 다크 스톤의 핵에 다시 한번 주먹을 깊숙하게 집어넣었다.

　"크아아악!!!!"

　결국 일격을 당한 다크 스톤이 비명을 지으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파란색의 핵도 빛을 잃고 회색으로 변했으며 몸에 붙어있는 돌이 무너져서 그냥 평범한 바위 무덤이 되어버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엘리트 등급의 몬스터답게 경험치를 많이 줘, 레벨이 3이나 올랐다.

　그리고 다크 스톤이 쓰러진 자리에는 떨어트린 아이템이 덩그러니 남았다.

　붉은 돌

　[노멀]

　소량의 가치가 있는 돌 팔면 돈이 될 듯하다.

　푸른 돌

　[노멀]

　약간의 가치가 있는 돌 팔면 돈이 될 듯하다.

　검은 돌

　[노멀]

　공격력 200

　투척용 무기

　떨어진 아이템을 가지고 앞에 있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집 앞에선 천유강은 주변을 조금 살펴보다가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계십니까?"

　천유강이 문을 두들기고 한참 후에 막 잠에서 깬 것 같은 걸쭉한 나이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요?"

　"브리딘의 친구입니다. 도움을 청하러 왔습니다."

　천유강의 말에 안에서 다급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브리딘? 그 친구가 아직 살아있는가?"

　벌컥

　안에서 4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덩치에 온몸이 벌겋게 달군 철 조각처럼 빨간 마족이 나타났다.

　바로 상위 마족인 발록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크림슨 발록, 허리춤에는 불의 칼과 불 채찍이 매달려 있고 눈매에서 강한 안광이 흘러나와 예사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자네인가? 브리딘의 친구라는 자가?"

　"그렇습니다."

　발록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천유강을 흥미롭다는 듯 쳐다보았다.

　"흐응~ 아직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어린 친구로군. 하긴 그 친구는 예전부터 재능이 뛰어난 어린 친구들을 좋아했지. 허~ 그 무기는?"

　발록은 천유강이 끼고 있는 장갑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예전에 쓰던 무기 중 하나인데..... 쯧 관리를 얼마나 하지 않았으면 이 정도까지 망가졌을꼬. 이리 가져와 보게."

　발록의 말에 천유강은 장갑 해제하여 발록에게 주었다.

　장갑을 건네받은 발록은 장갑을 쳐다보더니 기합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었다.

　"합!"

　발록의 손에서 붉은 기운이 뭉치더니 장갑에 붙어있던 녹 같은 것들이 말끔하게 없어졌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예전의 상태로 만들기는 힘들겠군. 하지만 조금만 작업을 하면 부가능력을 많이 달아줄 수 있을 거야. 어떤가, 해줄까?"

　발록의 제안은 천유강에게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그러나 마을에서 나온 시간이 현재 1시간 40분이 지나있었다. 약초상이 말한 약초의 효력은 2시간. 조금만 지나면 다시 브리딘은 생사에 기로에 놓일 것이다.

　그것이 걱정된 천유강은 정중히 거절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지금 브리딘이 몸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빨리 가서 약을 먹여야 합니다."

　천유강의 말에 발록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받은 상처 때문에 그 친구가 고생을 하고 있군.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기적이라면 기적이지 하지만 자네가 가도 별수가 없을 거야. 혹시 그라면 가능할까?"

　곰곰이 생각하던 발록은 갑자기 무엇이 생각이 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혹시, 자네 지도 같은 것을 가지고 있나?"

　발록의 말을 들은 천유강은 브리딘에게 받은 지도를 발록에게 주었다.

　"호오~ 좋은 지도로군. 자!"

　발록은 자신의 손톱으로 지도의 한 곳에 표시를 하였다.

　"이곳에 있는 친구도 브리딘이랑 예전에 같이 함께했던 동료네. 혹시 그라면 브리딘을 치료할 방법을 찾았을 지도 모르지. 그럼 행운을 비네."

　발록은 자신의 말만 남기고 장갑을 천유강에게 돌려주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브리딘의 낡은 장갑]

　(매직)

　공격력 100

　방어력 50

　체력+10

　인내+10

　힘 +15

　민첩 +15

　[브리딘의 친구 찾기 퀘스트를 성공하였습니다.]

　[경험치 10000을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계 전사의 직업레벨이 13이 되었습니다. 고유 스킬을 얻게 됩니다.]

　[샤프니스(sharpness)(패시브)]

　설명 : 무기에 날카로움을 더한다. 공격력이 100 늘어나고 출혈을 일으킬 확률이 생긴다.]

　다시 무기를 손에 착용하고 천유강은 시간을 계산을 해보았다. 올 때는 헤매느라고 시간이 걸렸지만 한번 눈에 익혔던 지역이니 가는 것은 훨씬 빠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20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천유강은 더 지체하지 않고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