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가 흠모한 예인 황 진이, 결국 화려했던 생은 마지막을 맞았다.
유일한 정인 이사종도, 청산리 벽계수도 없는 고독한 죽음이었다.
<내 다시는 예인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
<내 사내들에 지은 죄가 많으니 그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하니 시신일랑 묻지 말고 산에 버려다오.>
이제 드디어 모든 걸 잊고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여기가 어디? 나는 누구?
게다가..... 지금 날 끌고온 이 원혼은 대체 누구인가!
<내 생을 대신 살아 주세요.>
"벼리야! 드디어 벼리 깨어났어!"
"스스로 죽었대. 벼랑 끝에서."
"그 여자애 죽었어. 지금 니 옆에 있는 건 그 애가 아냐."
"울지마. 다시 네게 돌아올게."
"다시 억겁의 생을 돌아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