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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왕총아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6.4

스무 살의 꽃같은 나이에 백련교의 난을 이끈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
동시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불과 2만의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청나라 관군을 연전연파하고 서안으로 진격하는데......
여자 제갈공명으로 해도 과언이 아닌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가혼례식
작성일 : 17-06-24 09:34     조회 : 80     추천 : 2     분량 : 4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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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효공주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왕총아의 손을 잡았다.

 

  "내 뜻을 따라주어 참으로 고맙네. 혹여 앞으로 내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게."

 

  화효공주가 왕총아에게 큰 호의를 보인 것이다.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화효공주는 이 말만 하고서 곧장 떠나버렸다.

 

  왕총아는 참으로 선량해 보이는 화효공주에게 어쩐지 호감이 느껴졌다.

 

  왕총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주족 황제가 화효공주처럼 선량하다면 백성들이 지금처럼 고통스럽게 살지 않을 텐데......'

 

  이윽고 혼례식이 거행되었다.

 

  혼례식이 거행되는 내내 붉은 면사포를 쓴 왕총아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붉은 면사포에 시야가 가려 왕총아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지만, 혼례식을 지켜보고 있을 요지부의 심정 또한 자신에 못지 않게 편치 않으리라는 생각에 연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수많은 시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배(신랑 신부가 부모에게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 대배(신랑 신부 맞절), 동뢰(신랑 신부가 음식을 같이 먹는 것), 합근(신랑 신부가 교배주를 마시는 것), 계발(신랑이 상투를 틀어 올리는 것), 집수(신랑 신부가 손을 맞잡는 것)의 절차가 차례대로 거행되었다.

 

  마침내 혼례식의 모든 절차가 끝나자 제림이 왕총아를 신혼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제림의 인도를 받아 신혼방에 들어온 왕총아가 붉은 면사포를 쓴 채 수줍어하는 가운데, 제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참으로 수고하셨소."

 

  제림의 이 한마디에 왕총아는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자로 인해 이 모든 번거러움을 끼쳐 참으로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제림이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아니오, 내, 미력하나마 왕자매를 도울 수 있어 기쁠 따름이오."

 

  왕총아가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침묵하는 가운데, 제림이 한마디 덧붙였다.

 

  "왕자매는 내가 자식처럼 아끼는 제자 지부의 아내될 사람일 뿐만 아니라 이제는 내 제자가 아니오? 앞으로도 왕자매를 도울 일이 있다면 마땅히 기꺼이 돕겠소."

 

  제림의 말에 감격한 왕총아는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했다.

 

  "사부님의 크신 은혜에 제자는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왕총아의 눈에서 눈물이 봇물 터지듯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간 겨우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내린 것이다.

 

  왕총아가 붉은 면사포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자 제림이 마침내 붉은 면사포를 벗기고 말았다.

 

  그 순간 깜짝 놀란 왕총아는 고개를 돌리며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혼례식 내내 흘린 눈물에 곱게 화장한 왕총아의 얼굴은 눈물에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얼굴에 바른 분과 눈물이 범벅된 모습으로 제림을 마주하고 있자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총아가 당황하자 제림이 붉은 면사포를 돌려주며 사과했다.

 

  "왕자매를 놀라게 하여 미안하오. 실례하였소."

 

  왕총아가 괜찮다는 듯 붉은 면사포를 든 채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아니옵니다. 제자가 사부님을 놀라게 하여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왕총아는 이미 벗겨낸 면사포를 다시 쓰는 것도 어색하여 면사포를 바닥에 내려 놓은 후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비록 눈물에 범벅이 되었지만, 연지와 곤지를 찍고 분을 바른 왕총아의 얼굴은 말할 수 없이 청초하고 아름다워 제림의 시선을 사로잡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제림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말았다.

 

  "아......"

 

  제림이 감탄사를 내뱉자 왕총아는 눈물에 범벅이 된 자신의 얼굴이 보기 민망해 그런 줄 알고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며 붉은 면사포를 집어 들었다.

 

  "제 얼굴이 화장이 지워져 마주보기 민망하실 터이니, 아무래도 다시 면사포를 써야 할 듯하옵니다......"

 

  왕총아가 다시 붉은 면사포를 쓰려는 순간, 제림이 손을 들며 말했다.

 

  "아니오. 그럴 필요 없소. 내, 왕자매가 너무도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온 것이니......"

 

  왕총아는 놀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점잖은 제림의 입에서 왕총아의 미모를 칭송하는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라 놀란 것이다.

 

  왕총아는 당황하여 고개를 숙인 채 제림에게 말했다.

 

  "제자를 어여쁘게 봐주시니 참으로 감읍하옵니다......"

 

  말끝이 흐려진 왕총아가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하자 제림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부끄러워하지 마시오. 옛부터 사제의 관계는 부모와 같다 했거늘, 사부가 제자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것이 무슨 대수이겠소?"

 

  이 말에 안심이 된 듯 왕총아는 면사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송구하옵니다. 제자가 불민하여 사부님의 깊으신 뜻을 깨닫지 못하였사옵니다."

 

  제림이 자신의 미모를 칭송하는 말을 들은 이후 왕총아는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자 제림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이혼의 시기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비록 가혼인을 하였으나, 곧바로 이혼할 수는 없을 듯하오. 일단 거병을 일으키고 난 후 적절한 시기를 보아야 할 것 같소."

 

  왕총아는 이혼에 관해서는 제림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제림이 건륭제가 내린 왕총아와 화림과의 혼인 명령서를 철회하기 위해 가혼인을 해준 것만 해도 왕총아로서는 감지덕지한 일이 아니던가!

 

  왕총아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자는 사부님의 뜻을 따를 뿐이옵니다."

 

  비록 제림이 이혼의 시기를 확실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거병을 일으킨 후 적절한 시기를 보겠다고 언급해준 자체만으로 왕총아는 홀가분해졌다.

 

  언젠가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모하는 요지부와 혼례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왕총아는 마음이 들떴다.

 

  '지부, 사부님께서 방금 거병을 일으킨 후 적절한 이혼의 시기를 보겠다 하셨소. 오늘은 비록 피치 못하게 가혼례식을 올렸지만, 언젠가는 그대와 진짜 혼례식을 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기쁘군요.'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남녀가 신방에서 밤을 샌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제림은 이대로 침묵한 채 앉아서 밤을 샐 수는 없다는 생각에 왕총아에게 제안했다.

 

  "우리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었으나, 아직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소. 이참에 서로의 신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소?"

 

  왕총아 역시 제림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림은 미색이 빼어난 왕총아가 소림과 함께 무림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아미 제자가 된 경위가 무엇보다 궁금해 물었다.

 

  "왕자매 같은 미모의 여인이 무림에 몸을 담고 있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일이오. 왕자매가 어떤 경위로 아미 제자가 되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겠소?"

 

  미모의 여인이라는 제림의 말에 왕총아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제자는 어릴 적부터 곡예꾼이신 부모님을 따라 유랑 생활을 하였사온데, 불행하게도 아버님께서 만주족 건달 패거리들에게 살해당하시고 갈 곳 없는 저희 모녀를 아미의 장문인이셨던 사부님께서 불쌍히 여겨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신 것이 계기가 되어 아미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옵니다......"

 

  왕총아는 불현듯 10여 년 전 아버지 왕충보가 만주족 건달 패거리들에게 살해당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제림은 왕총아의 눈물을 보자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아팠다.

 

  감정이 있는 사내라면 어찌 진심으로 사모하는 여인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있으랴!

 

  제림이 한숨을 내쉬었다.

 

  "왕자매에게 그와같은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구려. 실은 나에게도 왕자매와 같은 사연이 있소만......"

 

  이렇게 운을 뗀 제림이 말을 이었다.

 

  "내 아버님은 내가 어릴 적에 전쟁터에 끌려가 전사하셨소. 썩어빠진 만주족 조정은 아버님을 불의에 잃고 홀로 사시는 어머님을 보살펴 주기는 커녕 만주족 장수와 재혼할 것을 강요하였소. 어머님께서는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깎고 불문에 귀의하셨고, 어머님이 귀의하신 절의 스님을 통해 나의 사연을 들으신 사부님께서 나를 제자로 거두신 것이오."

 

  간신히 눈물을 진정시킨 왕총아는 제림의 사연을 듣자 가슴이 미어져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제림은 자신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왕총아를 보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자주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 생각에 제림마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 어머님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에 살아계시오. 또한 어머니와 같은 처지에 있는 천하의 여인을 돕는 것이 어머님의 뜻이라 굳게 믿고 있소. 어쩌면 내가 화림에게 혼인을 강요당한 왕자매와 가혼인을 맺은 것도 저승에 계신 어머니의 뜻인지 모르겠소."

 

  제림은 요지부로부터 왕총아와 가혼인을 맺어달라는 청을 들었을 때 처음엔 망설였었다.

 

  그때 이미 제림은 왕총아를 진심으로 사모하고 있었다.

 

  진심으로 사모하는 여인과 가혼인을 맺는 것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왕총아가 화림과의 혼인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생각에 가혼인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제림은 문득 왕총아와 가혼인을 맺은 것이 더없이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진심으로 사모하는 왕총아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제림은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내가 진심으로 사모하는 왕자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을 버려도 아깝지 않아야할 것인데, 가혼인 따위가 무슨 대수란 말인가. 가혼인이 아니라 나의 목숨을 버리는 일이라도 왕자매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마다하지 아니할 것이다!'

 

  제림은 왕총아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진심으로 사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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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이브 17-06-26 13:39
 
붉은 면사포를 쓴 왕총아 정말 예쁠 것 같아요.
읽는 동안 그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마법이면 마법, 변장이면 변장, 왕총아면 왕총아. 이거 이거 다 재미있어서...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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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17-06-26 22:22
 
제 소설을 모두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왕총아가 붉은 면사포를 쓴 모습을 보면 정말 예쁠 것 같습니다. 빌리이브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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