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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방사(方士)
작가 : 짬짬
작품등록일 : 2022.1.12

천민으로 태어난 몽. 우연한 기회에 태라신선이 가둬놓은 오천년 이무기의 여의주를 삼키게 되고, 우연히 신선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게 된다. 신선의 세계에서 다시 인간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 몽. 장생(長生)을 얻게 된 몽은 춘추전국시대의 말기 진시황(秦始皇)에서부터 한무제(漢武帝)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오행,천문,역법,관상,점술 등의 방술(方術)에 통달한 방사(方士)들. 교활한 마각신선으로부터 엄청난 방술을 얻은 악랄한 방사 사마혼과 주인공 몽 그리고 수많은 방사들의 치열한 방술전(方術戰)과,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영웅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61화 천둔창법(天遁槍法)
작성일 : 22-02-05 19:21     조회 : 74     추천 : 0     분량 : 6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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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화 천둔창법(天遁槍法)

 

 사마혼과 여인 그리고 여인의 아들은 아무도 의지할 곳 없는 산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가족같이 잘 지냈다. 그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지냈기에 누구와 마주칠 일도 없었다. 사마혼과 여인은 먹을 것 마실 것 걱정을 할 일도 없었다. 마당 한쪽에 파놓은 우물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있었고, 작은 창고에 있는 신비한 식(食)단지에서는 말을 하면 원하는 음식이 나왔다. 소고기를 원하면 소고기가 나왔고, 하얀 쌀을 원하면 하얀 쌀이 나왔다.

 

 그것의 사용법은 마각천선이 가르쳐줬는데, 아주 간단했다. 그냥 단지 앞에서 원하는 음식의 이름을 외치고, 단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왼쪽으로 세 번, 오른쪽으로 세 번을 휘휘 저으면 어느 순간 단지의 바닥에 원하는 음식이 들어있었고, 손으로 그것을 꺼내기만 하면 되었다.

 

 마각천선은 사마혼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 우선,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은 무(武)를 익히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이르고는 마각천선이 사마혼에게 어떤 무기를 원하느냐고 묻자 사마혼은 망설임 없이 창을 선택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창으로 찔러 죽인 그자에게 똑같이 창으로 복수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마각천선은 사마혼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라졌다.

 

 며칠 후, 마각천선이 다시 나타나 사마혼에게 책을 한권 건넸다. 두 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글을 배운 사마혼은 그것을 읽을 수 있었다.

 

 - 천둔창법(天遁槍法)

 

 훗날 검선(劍仙)으로 추앙받는 도교의 팔선(八仙)중 한명인 여동빈은 원래 천둔창법(天遁槍法)을 사사받을 예정이었는데, 마각천선이 이렇듯 천여 년을 앞서 사마혼에게 천둔창법을 넘기는 바람에 여동빈은 여산(廬山)에서 화룡진인(火龍眞人)을 만나 천둔창법 대신 천둔검법을(天遁劍法) 사사받게 되고, 여동빈의 이 천둔검법은 훗날 매월당 김시습과 홍유손에게로 이어지게 된다.

 

 “천...둔...창법?”

 

 사마혼이 마각천선으로부터 책을 받아들고 겉에 쓰인 글을 읽었다. 두꺼운 겉장을 넘기자 얇은 첫 장에 천둔창법연마결(天遁槍法鍊磨訣)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래. 지금 네가 보는 천둔창법은 하늘에서 가져온 천서(天書)다. 신물들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것이지. 천둔창법을 제대로 익히기만 한다면 천하에 너를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죽을힘을 다해서 익히도록 해라.”

 

 ‘이게 천서라고? 정말 이것만 익히면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그자 하나를 죽이는데, 이런 것까지....’

 

 마각천선은 그런 사마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마각천선이 사마혼에게 말했다.

 

 “사마혼.”

 

 “네?”

 

 “너는 네 부모님의 원수가 단지 직접 너의 부모님을 찌른 그 병사 하나뿐이라고만 생각하느냐?”

 

 “네....?”

 

 사마혼은 마각천선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각천선을 바라보았다.

 

 “자, 한번 생각을 해 보거라. 그 병사는 혼자서 네가 살고 있는 그 마을을 쳐들어가고, 마을의 사람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으냐? 아니지. 그 병사는 스스로 어떤 것을 결정할 권한도 없는 졸개일 뿐이다. 단지, 위에서 내린 명령을 받고, 위에서 결정한대로 네가 사는 마을을 쳐들어 간 것뿐이란 말이다. 만약 그때 그들을 이끄는 장수가 다른 마을을 공격하기로 정했다면? 아니, 너희 마을을 습격했다고 하더라도 단지 마을 사람들의 목숨은 살려주고 재물만 가져오라고 일렀어도 너희 부모는 죽임을 당하지는 않았겠지! 그럼 너의 부모를 찌른 병사와, 그 병사를 통솔한 장수만이 원수일까? 장수에게 명령을 내린 성주(城主)는? 그리고 그런 성주에게 명령을 내린 진왕(秦王)은?”

 

 물론 이런 작은 마을을 습격하는데, 진왕이 명령을 내리거나 직접 나섰다는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이야기였지만, 마각천선은 어린 사마혼의 진나라에대한 적개심을 점점 키웠다.

 

 사마혼은 마각천선의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럼 나의 원수가 단지 그 병사하나가 아닌 건가? 그럼 장수도 죽이고, 성주도 죽이고, 지.....진왕까지...? 내가 죽여야 한다는 건가? 그게......정말 그게 가능할까?’

 

 마각천선의 말에 사마혼은 혼란스런 마음이 되어 머리가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있는데, 마각천선이 사마혼의 어깨에 손을 턱 올리며 이야기했다.

 

 “사마혼.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 마라.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건 항상 마음속에 너의 원수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들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지금은 우선 네가 받은 천둔창법을 열심히 익히고, 너의 부모를 죽인 그 병사를 죽인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하도록 해라! 알겠느냐?!”

 

 “네....”

 

 “당분간 난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없는 동안 절대로 이 집 주위의 산, 검은 돌들이 놓여있는 곳을 벗어나면 안 된다 알겠느냐?”

 

 “네. 알겠습니다.”

 

 마각천선은 사마혼에게 아무리 지금당장 복수를 하고 싶더라도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라고 이르고는 사라져버렸다.

 

 어린 사마혼과 함께 지내는 여인은 사마혼을 마치 친아들처럼 대했고, 사마혼도 여인을 친어머니 대하듯 대했으며, 여인의 아들을 친동생처럼 알뜰살뜰 보살폈다. 아직 기어 다니지도 못하는 아이의 이름은 기하곤이었다. 원래 여인과 기하곤은 진(秦)나라에 살고 있었다. 갑자기 강족들이 쳐들어와 죽을 뻔 했는데, 마각천선이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라고 여인은 사마혼에게 말했다. 그들은 모두 마각천선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죽음을 마주했던 자신들에게 새롭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다.

 

 사마혼은 창고에 있는 여러 종류의 무기들 중에서 창을 골라잡고 밤낮으로 천둔창법을 연마했다.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길 몇 번 하자 기하곤은 마당에서 천둔창법을 연마하는 사마혼의 곁에서 막대기를 들고 어정쩡하게 흉내를 내며 장난을 쳤다. 사마혼은 처음 만났을 때 기어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어렸던 녀석이 이젠 막대기를 들고 뛰어다니자, 훌쩍 커버린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사마혼과 기하곤은 여인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차려줘서 무럭무럭 자랐다. 사실 여인은 이곳에서 할 것도 별로 없었다. 검은 돌들이 놓여있는 곳을 벗어나면 안 되었기에, 집 주위만 배회해야 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년간 그렇게 지내다보니, 너무나 무료했다. 여인에게 있어서 유일한 낙이라곤 사마혼과 기하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것, 그리고 그런 그들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것이었다. 식단지에서 얼마든지 원하는 음식을 꺼낼 수 있어,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그때그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여인은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세월은 유수같이 흘렀다. 그렇게 산속에서 생활을 한지 십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다. 처음 일, 이년 동안 사마혼은 왜 마각천선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까 매일 생각했다. 자신은 하루라도 빨리 복수를 하고 싶은데, 하루, 이틀 일 년, 이 년이 흘러도 마각천선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말 돌아오기는 하시는 걸까.....?’

 

 사마혼은 걱정스런 마음에 조바심을 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천둔창법을 죽어라고 연마하는 것 이외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사마혼은 그렇게 처음 몇 년은 조바심이 났지만, 사, 오년이 넘어가고 천둔창법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아가자 어쩌면 마각천선은 자신이 천둔창법을 아직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때가 되지 않아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천둔창법을 수련하는데 매진했다.

 

 그렇게 십년의 세월이 지나서 사마혼은 열여섯, 기하곤은 열 살이 되었다. 사마혼은 기하곤을 볼 때마다 동생 사마희가 떠올라 더욱 애틋하게 대하고 귀여워했다. 기하곤 역시 사마혼을 친형처럼 따랐는데, 사마혼이 천둔창법을 수련할 때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고 훌륭해 보여서 멀리 앉아서 사마혼의 수련을 한참동안 지켜보기도 하고, 때론 막대기를 들고 따라 하기도 했다.

 

 사마혼에게 결코 비할 바 못되었지만 열 살의 기하곤은 그동안 봐왔던 것이 있었기에 사마혼의 흉내를 제법 그럴싸하게 했다. 사마혼은 그런 기하곤을 보며 피식 웃었다.

 

 “녀석....”

 

 “형! 조심해! 내가 공격 들어간다! 천둔창법 제1식! 천둔뇌섬(天遁雷閃)!!”

 

 기하곤이 막대기를 들고 사마혼을 향해 빠르게 찔러 들어갔다. 천둔창법의 제1식 천둔뇌섬의 가장 무서운 점은 무서운 속도로 번개처럼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것에 있었다. 다른 어떠한 불필요한 움직임도 배제한 채, 정확히 자신이 목표로 정한 그곳을 향해 섬광처럼 찔러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마혼은 웃으며 가볍게 들고 있던 창으로 기하곤의 공격을 막으며 옆으로 흘리면서 말했다.

 

 “하곤아. 그만해. 이건 진짜 창이라서 위험해. 좀 있다 막대기로 놀아줄 테니까 기다려. 알았지?”

 

 하지만 하곤은 그런 사마혼의 말을 듣지 않고 재차 공격해 들어왔다.

 

 “천둔창법 제2식! 교룡승천(蛟龍昇天)!!”

 

 조금 전 천둔뇌섬이 직선으로 빠르게 찌르고 들어온 반면, 교룡승천은 직선으로 찔러 들어온 막대기가 꿈틀거리며 위로 변화무쌍하게 솟구쳤다. 사마혼은 얼른 몸을 위로 솟구치며 뒤로 한 바퀴 돌아 땅에 내려섰다.

 

 “이 녀석! 짓궂게 계속 이렇게 해보겠다 이거지?”

 

 사마혼은 혹시라도 하곤이 다칠지도 몰라 창을 멀리 던져놓고 하곤과 장난을 치려고 손을 비볐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한줄기 바람이 일더니 마당에 누군가 내려섰다. 그의 하얀 옷은 바람에 나부끼고, 긴 은발의 머리는 햇빛에 반짝이며 하늘거렸다. 그의 모습을 본 사마혼이 놀란 눈으로 외쳤다.

 

 “마각천선님!!”

 

 사마혼의 외침에 곁에 있던 하곤의 입도 벌어졌다. 사마혼으로부터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분. 생명의 은인. 바로 마각천선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마각천선이 사마혼을 보며 온화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잘 지냈느냐?”

 

 사마혼은 얼른 마각천선을 향해 뛰어가서 공손히 인사를 했다. 기하곤은 멀리서 그런 사마혼의 모습을 쭈뼛거리며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사마혼이 하곤을 향해 외쳤다.

 

 “하곤아! 얼른 이리 와서 인사드려!”

 

 하곤이 슬금슬금 다가오자 마각천선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 아이가 그때 그 갓난아기로구나.”

 

 “예. 마각천선님. 이 아이가 바로 그 아이 맞습니다. 이름이 기하곤이에요.”

 

 하곤이 마각천선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안녕하세요? 저, 저는 기하곤이라고 합니다.”

 

 “음..... 그래. 잘 자랐구나.”

 

 마각천선이 하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각천선이 나타난걸 알고 여인도 방에 있다가 허겁지겁 뛰쳐나와서는 마각천선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천선님!”

 

 “그래. 잘 지냈느냐?”

 

 “네. 너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천선님 덕분에, 우리 모자와 혼 이렇게 세 사람이 목숨을 부지하고, 부족할 것 없이 이렇게 잘 지내고 있으니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천선님.”

 

 여인은 마각천선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각천선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혼아! 올해 네 나이가 몇이냐?”

 

 “네. 열여섯입니다.”

 

 “흐음..... 그래. 그럼 술은 마셔봤느냐?”

 

 마각천선의 갑작스런 말에 사마혼이 조금 당황하면서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 때는 보통 열 살이 넘어가면 밭일이나, 논일을 거들기 시작했고, 열다섯이 넘어가면 일을 하다가 막걸리도 한 모금씩 얻어 마시곤 했을 터인데, 이곳 외진 산속에서만 지내다보니 그런 걸 전혀 몰랐었다.

 

 “네...네? 아뇨... 아직은....”

 

 마각천선이 해가 멀쩡히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여인을 향해 말했다.

 

 “비가 내리려는 모양이구나...... 내 혼이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 술상을 좀 봐오너라.”

 

 여인은 멀쩡한 하늘을 보고 비가 내리려 한다는 마각천선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술은 아직 한 번도 식단지에서 꺼내보지 않아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마각천선의 말에 얼른 창고로 향했다.

 

 마각천선은 마당의 한쪽에 있는 나무아래 그늘진 평상에 앉았다. 여인은 얼른 이것저것 음식들을 식단지에서 꺼내서 안줏거리들을 준비했다. 술을 외치고 왼쪽으로 세 번, 오른쪽으로 세 번 손을 돌리자 술이 식단지의 바닥에 나타났다.

 

 ‘술도 되는구나....’

 

 여인은 얼른 작은 상에 안주와 술을 올려 술상을 차려서는 마각천선이 있는 평상에 올렸다.

 

 마각천선이 여인과 여인의 아들 기하곤을 향해 말했다.

 

 “혼이와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자리를 좀 비켜줬으면 좋겠구나.”

 

 “네.”

 

 마각천선의 말에 여인과 여인의 아들은 멀리 떨어져 집근처 바위에 앉았다. 서로 얼굴은 볼 수 있었지만 전혀 말하는 내용은 들을 수 없는 제법 먼 거리였다.

 

 사마혼이 마각천선의 잔에 술을 따랐다. 졸졸거리는 시냇물 소리를 내며 흘러나온 술에서 향긋한 술 향기가 퍼졌다. 사마혼이 마각천선의 잔에 술을 채우자 마각천선이 술병을 받아들고 사마혼에게 말했다.

 

 “자, 너도 한잔 받거라.”

 

 “아, 네.”

 

 사마혼은 마각천선이 따라주는 술을 두 손으로 잔을 들어 공손히 받았다. 사마혼의 잔을 채운 마각천선은 술병을 내려놓더니 말했다.

 

 “자, 마시거라.”

 

 마각천선이 술잔을 입에 갖다 대고 단숨에 술을 쭉 들이켰고, 그 모습을 보고 사마혼도 단번에 술잔에 가득찬 술을 마셨다.

 

 처음으로 마시는 술에서 사마혼은 갑자기 아버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밤이 되면 피리를 불고, 마을사람들과 춤을 추며 술을 마시던 아버지. 술자리가 파하고, 사람들이 돌아가면 별이 총총히 떠있는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언제나 중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되뇌던 아버지. 술은 아버지의 품에서 나는 향이었고, 아버지의 머리에 흐르는 정신이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밤마다 이 술을 마시며 과연 어떤 생각을 하셨던 겁니까..... 우리 가족에게 도대체 어떤 슬픈 과거가 있었던 겁니까.....’

 

 지금 술 한 잔에 아버지의 생각에 젖어 있는 사마혼은 결코 알지 못했다. 이제 곧 마각천선의 입에서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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