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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시오데란드 전기의 첫 시리즈.
15국으로 나뉜 시오데란드 세계.
민주주의, 유목민, 신성국, 마도국 등 다양한 이상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들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제4왕자 클레이브와 그의 친구 시엔 스탈리스는 이상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오우거 족의 대습격 (2)
작성일 : 18-12-24 16:59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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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과연 ‘발명왕’ 노라드 경이구려. 오우거란 종족이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자들이 아닌데 그것까지 대비한 병기를 준비하시다니... 참으로 철두철미하외다.”

 “하하. 과찬이십니다. 그저 할 줄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러고 하는 것이지요. 대단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그 병기가 준비될 때까지 아군의 진군을 늦춰야 한다고 들리는 데 그것은 다소 무리라고 봅니다. 파코 성이 적에게 포위를 당한 지도 5일이 흘렀고 그 정도면 한계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틀을 더 기다렸다가 만약 세인트 양께 해라도 오는 날에는 베리알 후작 님의 진노가 엄청나실 겁니다.”

 

 뒤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에펜다르켄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이것에 노라드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보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었지요. 사실 설계도가 온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모아서 그것들을 제작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1주일의 시간은 더 필요한 상황이지요.

 그 시간을 벌만한 방도가 있다면 좋을 텐데...”

 

 노라드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엔의 눈치를 보았다. 시엔이라면 무언가 묘책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었다. 그리고 시엔은 그 기대에 부응을 한 것인지 아닌지 모를 야릇한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잘 모르겠군. 그러나... 일단 알아두어야 할 것은 오우거 족의 마법사라 불리는 오우거 메이지아이의 존재일 것이네. 그들은 일반적인 마법이 아니라... ‘주술’이라고 하는 다소 특수한 마나 활용을 한다고 하더군.”

 “아! 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원소 마법과 유사한 공격 주술도 있고, ‘토템’이라는 것도 쓰는데 그것은 보조 마법과 유사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와치 와드’라는 특수한 토템도 있다고 하던데 맞는가?”

 

 시엔은 평소 읽은 내용이 있는지 예리하게 눈을 뜨며 물었다. 이에 노라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 토템을 땅에 박으면 그 반경 10미터 내의 시야가 멀리 떨어져 있는 오우거 메이지아이의 눈에도 보인다고 하더군요. 확실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말이라면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찰병이 필요 없어지는 셈이니까요.”

 “여러 서적에 나온 내용인 만큼 거짓 정보일 가능성은 낮겠지. 그렇다면... 이 전투는 그 와치 와드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네. 내가 알기로 그 와치 와드는 투명하여 육안으로는 쉽게 볼 수가 없는 토템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하하. 그것을 대비한 물품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페인팅 더스트’라고 하는 특수 먼지인데 이것을 뿌리면 투명한 것을 바로 볼 수가 있지요. 그 밖에도 저의 디텍팅 마법이면 역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음... 그럼 그 더스트를 파에즈의 부대에 지급하도록. 자네와 내가 제1 조를, 파에즈의 부대에서 3개 조를 만들어 파코 성 주변을 빠르게 누비면서 와치 와드를 모조리 제거할 테니...”

 “알겠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의견을 교환하며 전략을 세우는 시엔과 노라드를 뒤에서 보며 에펜다르켄과 디마리아는 감탄을 절로 표하였다. 오우거라는 쉽게 보기 힘든 적에 대한 대처법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그 상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왜 사가기사단이 그 보잘 것 없는 자원으로 그런 엄청난 업적을 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사가기사단에는 7클래스의 마스터도, 다수의 정식 기사도, 많은 자금도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월등히 상회할 만한 최고의 리더와 책사를 가지고 있군. 과연... 그 정도면... 이 에펜다르켄을 부관으로 내린 베리알 후작님의 선택도 이해가 가는구만...’

 

 예순이 넘은 나이에 부관 역할을 하게 되어 처음에는 다소 어이가 없었던 로스카.22.의 고위 기사 에펜다르켄은 눈앞에 있는 시엔이라는 거목을 보며 미소를 지어갔다.

 

 

 

 그렇게 베리알 영지 북부를 향해 진군을 하던 시엔 군은 파코 성과 하루 정도 거리에 있는 지점에서 정지를 한 후 가벼운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그리고는 미리 얘기한 대로 몸이 날랜 사가기사단 제3부대에서 정예 3백 명을 엄선하여 페인팅 더스트 주머니 세 개를 나눠준 후 파코 성 외곽을 돌며 ‘와치 와드’를 제거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시엔은 본 진지를 에펜다르켄에게 맡기고 본인은 노라드와 호위 병력 30명과 함께 다른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에펜다르켄에게는 늦어도 이틀 내로 돌아올 것이니 가급적이면 진지를 벗어나지 말라고 지령을 내렸다.

 

 그렇게 시엔은 진지를 떠나 파코 성을 향해 접근하였다. 그 옆을 함께 달리면서 노라드는 설명을 하여갔다.

 

 “와치 와드는 특수한 마법 물질로 만들어진 토템입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지요. 페인팅 더스트는 그것을 잡기 위한 또 다른 마법 물질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없을 때는 이렇게... ‘디텍팅’! 을 시전하시면 됩니다.”

 

 노라드는 말을 이어가면서 매우 가볍게 1클래스의 보조 마법 디텍팅을 캐스팅하였다. 그와 함께 주변 반경 3미터 거리에 전구라도 생긴 것처럼 환한 빛이 반짝였다.

 

 “음? 시엔 님! 저기 저것은...”

 

 디텍팅 마법과 함께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며 주변을 살핀 시엔 부대원 중 하나가 어느 쪽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에 시엔과 노라드는 그쪽을 보았고 거기에는 녹색의 토템 하나가 땅에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오! 개점하자마자 손님이 들어온 격이군요. 하하.”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간단합니다. 가서 뽑아도 되고... 그냥 부셔도 됩니다.”

 “음... 주변에 무슨 장치가 있을지도 모르니 내가 하도록 하지.”

 

 시엔은 호위 병사들을 뒤로 물린 후 빠르게 달려가 단칼에 와치 와드를 잘라버렸다. 그러자 투명한 형광색 빛을 띠던 그 물체는 순간적으로 빛이 바래며 검어졌다.

 

 “그렇게 되면 효과가 상실된 것입니다.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지요.”

 “음... 이것들은 총 몇 개 정도가 있을까?”

 “음...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능력 있는 오우거 메이지아이라면 동시에 세 개 정도를 깔 수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총 10명이라고 하니... 30개를 없앨 수 있다면 다 제거했다고 할 수 있지요.”

 “30개라... 만약 우리가 다 제거한다고 하여도 그것을 다시 만들어 꽂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와치 와드라는 토템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겠지만 이 마법 재료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닙니다. 다시 꽂는다 하여도 기껏해야 10개 정도를 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왜 물으시는 것인지...?”

 

 적의 시야와 정찰망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은 전략과 전술의 기본과도 같은 일이다. 그러나 시엔은 그것에 다소 과한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이렇게 총 지휘관이 직접 일선을 누비면서 와치 와드를 제거하는 것도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노라드는 그 이유에 의문을 가지며 물었다. 이에 시엔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노라드에게 되물었다.

 

 “이 와치 와드라는 거... 적에게는 최강의 정찰 망과 시야가 있는 셈이지. 그런데 만약 그 모든 시야가 거의 동시

 에 막히게 된다면 저들은 어찌 할 것 같은가?”

 

 “음... 그것은... 아!”

 

 시엔의 물음에 노라드는 그제야 시엔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이에 노라드는 대답 대신에 히죽 웃으면서 시엔을 따라갔다. 그날 밤 시엔과 노라드, 그리고 파에즈의 부대는 신속하게 파코 성 외곽을 돌며 와치 와드를 이 잡듯이 뒤졌고 총 29개의 와치 와드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음? 와치 와드가... 모두 사라졌다. 이것이 무슨...”

 “뭣? 그러고 보니 나도... 꽂았던 3개 모두가 보이지 않는군.”

 “음... 내가 우연히 확인을 했는데 어떤 휴먼 무리가 마법 가루를 뿌리면서 와치 와드를 본 후 그대로 부수더군.”

 “그렇다는 것은...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는 것인데...”

 

 파코 성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 오우거 전사들을 뒤에서 지켜보던 오우거 메이지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와치 와드로의 의식이 끊어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해하였다. 그들 10인은 오우거 무리의 리더 격인 존재였고 이런 돌발 사태에 그들은 동시에 총 리더 격인 ‘거프라’를 바라보았다. 거프라는 3개의 머리로 모든 오우거 메이지아이를 바라보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일단 집계를 하도록 하지. 각자 꽂아놓은 와치 와드의 수와 남은 것의 개수를 말하도록.”

 “음! 나는 총 3개에 2개가 파괴되었다. 남은 것은 1개이다.”

 “나는 3개를 꽂았고 모두 파괴되었다.”

 

 거프라의 물음에 메이지아이들은 신속하게 설명을 했고 그에 따라 거프라는 총 31개의 와치 와드를 박았고 그 중 29개가 파괴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성 주변에 대한 우리의 시야는 대부분이 차단되었다고 봐야 하겠군. 으음... 새로운 휴먼 군대가 나타난 것은 확실한데... 그들이 왜 이런 짓을 했다고 보는가?”

 “설마... 이곳을 향해 총공세를 퍼붓기 위한 밑 작업이 아니겠는가. 보통 초반에 승부를 보려 하는 자들은 적에게 정찰을 당하는 것을 질색하기 마련이니...”

 “오오! 일리 있는 발언이다.”

 

 메이지아이들은 휴먼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 지능을 가진 존재답게 전술에 대해서도 밝았다. 과거 태초 여러 종족들이 시오데란드 세계의 주도권을 두고 전쟁을 했을 때 마족들과 함께 몬스터들의 리더 역할을 하기도 했던 그들이었다.

 

 이에 전술적으로 토론을 한 그들이 내린 결론은 새로운 휴먼의 구원 군이 아군을 향한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란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성전에만 모든 힘을 쏟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적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일단은 철수하여 적의 공세를 막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응! 나도 동의한다.”

 

 거프라의 주장에 대부분의 메이지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고 나왔다. 물론 간혹 예외도 있기는 했다.

 

 “아니! 다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는 최강의 오우거 군단이다. 그 난쟁이 같은 휴먼 족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 무슨 문제라는 것인가. 나는 반대다. 적의 측면 공격 쯤이야 성에 대한 공격을 하는 와중에도 얼마든지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메이지아이는 소수였고 바로 다른 메이지아이들에게 반박을 받아야 했다.

 “쯧쯧. 너 같은 생각을 하는 자들이 과거 오우거 족을 이끌었기 때문에 최강인 우리 오우거 족이 휴먼 족에게 밀린 것이다. 힘을 과신하여 머리를 쓰지 않는 것은 패배의 지름길이지.

 또한 휴먼 족 중에서도 검기를 다루고 마법을 쓰는 자들은 우리 오우거 전사들을 단신으로 상대할 수도 있다. 결코 우습게 봐서는 안 돼.

 그리고 잊지 마라. 우리들의 역할은 북방의 타 종족들의 군단이 완성되어 이곳으로 내려올 때까지 거점을 확보하고 버티는 것이란 것을... 그렇기에 우리는 단 하나의 전사자도 허투루 내서는 안 될 것이다.”

 “으음... 알았다. 내가 실언을 했군.”

 

 그렇게 의견을 모은 오우거 메이지아이들은 즉시 전방의 오우거 전사들에게 철수의 신호를 보냈고 이에 노도와 같이 몰아붙이던 오우거 대군은 그대로 몸을 돌려 돌아갔다.

 

 “아아... 산 것인가...”

 

 웬만한 사람 몸뚱이만한 바위 세례를 받으며 고전을 하던 파코 성의 병사들은 적들이 우르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긴장이 풀렸는지 다들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지휘관은 적의 재 습격을 우려하며 병사들에게 호통을 쳤지만 그의 다리도 후들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후우... 그나저나 어제는 하루 종일 몰아치더니 오늘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가는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인가...”

 “로데른 경!”

 

 어느새 저 멀리 사라져가는 오우거 족의 뒤통수를 보며 파코 성의 성주 로데른이 고개를 갸웃하자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로데른이 뒤를 돌아보았고 그의 눈에는 세인트 양과 그녀의 유모가 보였다.

 

 “갑자기 조용해졌는데... 어찌 된 것입니까?”

 

 두려움에 유모의 옷을 잡고 벌벌 떨고 있는 세인트 양을 대신하여 유모가 우람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에 로데른은 어렵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일단 저들은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시 올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만...”

 “아... 그렇군요.”

 

 주변에 아름다운 호수와 산맥이 있는 파코 성으로 유람을 왔다가 이런 느닷없는 대형 몬스터들의 습격을 당하며 성에 고립되게 된 세인트 양은 최대한 의연함을 유지하면서도 미세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로데른의 부관 중 하나가 시야 저 멀리의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소리치듯이 로데른에게 말하였다.

 

 “성주님... 저것은... 군대입니다. 휴먼 군대가 오고 있습니다!”

 “뭣?”

 

 부관의 말에 로데른과 세인트는 그가 가리키는 남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상당한 규모의 군세가 깃발을 펄럭이며 신속하게 접근해오고 있었다. 그 깃발은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세인트와 로데른에게도 익숙한 베리알 후작 가문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가기사단!? 제임스 후작을 토벌하러 떠난 군세가... 벌써 이곳으로 온 것인가? 허허. 놀랍군.”

 

 로데른은 감탄을 하며 고개를 돌려 세인트 양을 보았고 그 순간 깜짝 놀라며 물러섰다. 세인트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흐흑... 시엔 님... 시엔 님께서... 와주셨어...’

 

 세인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눈물이 왜 나오는 것인지 몰랐다. 그것이 시엔이 자신을 구하러 와주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전장으로 떠났던 시엔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에 다행을 느껴서 그런 것인지 말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에게 시엔 스탈리스라는 남자의 존재가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좋아! 예상대로 오우거 족은 사라졌다. 다들 신속하게 주파하여 파코 성에 입성하도록 한다!”

 “알겠습니다!!”

 

 시엔의 외침에 병사들은 신나게 답하며 열심히 발을 굴렸다. 그렇게 시엔의 뒤를 바짝 쫓으면서 에펜다르켄은 감탄을 하였다.

 

 “허허. 적을 그야말로 제 손처럼 조종하고 계시군요.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물러가게 하여 이렇게 한 번의 전투도 없이 무혈로 파코 성에 입성하게 되다니... 이 에펜다르켄... 참으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하하. 오우거 족이 전술에 밝다는 것을 믿고 있었기에 가능한 수였습니다. 저들이 단순무식한 몬스터에 불과했다면 불가능했겠지요. 아무튼 운이 잘 따른 것도 있습니다.”

 “허허. 겸손하시기까지... 과연 베리알 후작님께서 스탈리스 경을 높게 치실 만도 합니다. 음... 파코 성의 외관을 보아하니 그간 큰 피해는 없었던 것 같은데... 늦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시엔을 함께 칭찬하던 디마리아는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파코 성을 살피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말에 시엔과 노라드 등도 파코 성을 보며 같은 행동을 취하였다.

 

 그렇게 시엔 군 1만 1천은 파코 성 앞으로 가서 간단히 신원을 밝혔고 로데른은 황급히 성문을 열어주었다. 그렇게 시엔의 구원군은 파코 성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성문 뒤에는 로데른 성주가 늠름한 자세로 서 있었고 그 앞에는 세인트 양이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의연한 자세로 기품을 유지하며 서 있다가 시엔을 보고는 한 걸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구원을 와주신 것에 대해 베리알 가문과 파코 성 백성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스탈리스 경.”

 “음? 아... 하하. 아닙니다. 위기에 처한 백성들을 구하는 것은 우리 사가기사단의 임무... 당연한 일을 한 것입니다. 그보다 이렇게 안전하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군요. 세인트 양...”

 

 공적인 자리인지라 베리알 가문의 계승자다운 기품을 보이며 말하는 세인트를 보며 시엔은 다소 어색함을 느꼈는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그런 염려의 말을 하는 시엔의 모습에 세인트는 단발머리가 찰랑일 정도로 고개를 획 돌리며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하였다. 이에 시엔은 단번에 세인트의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에스코트하며 말했다.

 

 “자! 그동안 걱정이 많으셨을 텐데 일단 안으로 드실까요?”

 “아... 예...”

 

 시엔의 기습적인 접근에 세인트는 화들짝 놀랐지만 바로 미소를 지으며 시엔의 팔을 잡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앞장서서 파코 성의 내성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뒤에서 보며 노라드와 미켈은 푸근한 아버지 미소를 지었고 조르쥬는 괜한 짜증을 냈다.

 

 “이런... 시엔 님마저 솔로를 탈출하려 하시다니...!”

 “인석아. 시엔 님의 나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 그리고 참으로... 보기 좋은 커플이 아니더냐... 나의 젊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군. 후후...”

 “에엑! 미켈 님과 형수님이요? 아무리 좋게 봐도 저 그림과는 비교가 안 되는 데요? 낄낄.”

 “뭐라고! 이놈이!”

 

 조르쥬의 익살에 미켈은 분노하며 주먹을 치켜들었고 그렇게 사가기사단 간부들은 웃으면서 시엔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파코 성에서 군사 회의를 연 시엔은 향후 노라드가 고안한 대 오우거 전용 장비들이 준비되기 전까지는 나아가 싸우지 말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노라드가 보낸 사람이 그 장비의 설계도를 들고 파코 성에 입성했고 그 즉시 노라드는 사람들을 풀어 파코 성 주변과 성 내에서 그 재료들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만이 넘는 전 병력과 파코 성의 민간인들은 백방으로 뛰면서 재료들을 수집해왔고 덕분에 이틀 만에 충분한 재료들을 모을 수 있었다.

 

 재료가 모이자 노라드는 성 내의 장인들에게 설계도를 여러 개 만들어 나누어주었고 그에 따라 장비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파코 성에서는 느닷없이 공방이 열리게 되었고 곳곳에서 망치와 못 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라드가 대 오우거 전용 장비로 구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투석기였다. 오우거 같은 대형의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역시 대형의 무기가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대포였다. 그러나 대포는 포탄의 한계가 있었고 또한 즉석에서 여러 문을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그 대안으로 고른 것이 투석기였다. 일반적인 투석기는 공성전을 위해 쓰이기 때문에 사정거리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제조되지만 노라드가 고안한 이 투석기는 더 무거운 바위를 던질 수 있게 특수한 재료를 통해 제조되었다. 재료인 바위와 목재, 끈은 일반 숲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기에 노라드는 비교적 단시간에 60대의 투석기를 건조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의 장비는 ‘공동 방패’였다. 3~4미터의 엄청난 덩치로 무지막지한 둔기를 휘두르는 오우거 족을 상대로 평범한 방패나 장창은 그 어떠한 저지의 역할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노라드의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노라드가 발명한 것이 바로 10인의 병사가 함께 드는 대형의 방패였다. 높이 3미터에 너비 5미터인 이 거대한 방패는 동시에 10인의 병사를 위한 손잡이가 있었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솜과 고무 등이 덧씌워져 있었다.

 

 “오오! 이것 참... 처음 보는 기묘한 병기들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대단하군요. 노라드 경이 만드신 것들이니 왠지 통할 것 같다는 믿음도 듭니다.”

 

 디마리아는 곳곳에서 땅땅 거리는 소리와 함께 형체를 갖추어 가는 공동 방패들을 보며 감탄을 하였다. 이에 노라드는 겸연쩍은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

 

 “하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아직 실제로 써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물론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보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이것들은 제가 생각한 최선의 카드이니... 반드시 통해야 하겠지요.”

 

 노라드는 입으로는 겸양의 표현을 하면서도 눈으로는 확신에 찬 눈빛을 뿜고 있었다. 그런 노라드를 바라보며 디마리아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설계도가 도착한 지 1주일의 시간이 흘렀고 노라드가 말한 투석기와 공동 방패는 충분한 수량이 건조되게 되었다. 그것을 보며 시엔은 만족스러워하며 저 멀리 오우거 족의 본거지를 바라보았다.

 

 사가기사단이 이렇게 공정에 열을 올릴 동안 오우거 족은 매우 잠잠하였다. 그들은 시엔 군이 파코 성에 입성했던 날 도망을 치면서 그 규모를 눈대중으로 파악했고 결코 만만치 않은 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차후 대대적인 공세가 있을 것을 대비하여 본거지에 수비를 위한 여러 방책을 세워두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었다. 그러나 공세가 오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음에도 시엔 군은 잠잠했고 1주일이나 기다려서야 그들은 자신들이 뭔가 오판을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에 오우거 족은 긴 칩거를 끝내고 다시 본거지를 나와 출격하였다. 본의 아니게 긴 시간 휴식을 취한 그들은 힘이 넘치는지 더욱 강하게 땅을 밟으며 걸음을 옮겼고 그에 따라 땅의 진동 소리는 파코 성에까지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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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임스 후작의 음모 (2) 2018 / 12 / 23 32 0 5795   
36 제임스 후작의 음모 (1) 2018 / 12 / 23 28 0 5778   
35 시엔 vs 제임스 후작 (10) 2018 / 12 / 21 37 0 5604   
34 시엔 vs 제임스 후작 (9) 2018 / 12 / 21 35 0 5403   
33 시엔 vs 제임스 후작 (8) 2018 / 12 / 21 31 0 5481   
32 시엔 vs 제임스 후작 (7) 2018 / 12 / 21 39 0 6014   
31 시엔 vs 제임스 후작 (6) 2018 / 12 / 21 35 0 5053   
30 시엔 vs 제임스 후작 (5) 2018 / 12 / 21 41 0 5069   
29 시엔 vs 제임스 후작 (4) 2018 / 12 / 21 40 0 10511   
28 시엔 vs 제임스 후작 (3) 2018 / 12 / 21 33 0 6681   
27 시엔 vs 제임스 후작 (2) 2018 / 12 / 21 37 0 6054   
26 시엔 vs 제임스 후작 (1) 2018 / 12 / 21 25 0 9023   
25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3) 2018 / 12 / 21 28 0 12372   
24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2) 2018 / 12 / 21 31 0 11683   
23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1) 2018 / 12 / 21 25 0 5421   
22 레트라 토벌작전 (7) 2018 / 12 / 20 34 0 5615   
21 레트라 토벌작전 (6) 2018 / 12 / 20 35 0 5601   
20 레트라 토벌작전 (5) 2018 / 12 / 20 33 0 5703   
19 레트라 토벌작전 (4) 2018 / 12 / 20 40 0 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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