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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시오데란드 전기의 첫 시리즈.
15국으로 나뉜 시오데란드 세계.
민주주의, 유목민, 신성국, 마도국 등 다양한 이상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들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제4왕자 클레이브와 그의 친구 시엔 스탈리스는 이상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제임스 후작의 음모 (8)
작성일 : 18-12-23 20:18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1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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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모습을 보며 성벽 위의 제임스 후작 군은 무기를 치켜들며 환호하였다.

 

 “이겼다! 적을 물리쳤다!”

 

 이전 크림슨 스톤 지대에서 총포를 든 켄타우르스 족에게 패퇴하면서 패배에만 익숙해져 있던 제임스 가문 군세는 참으로 오랜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그 기쁨을 표출하였다. 평범한 수성 전에 불과했기에 적의 피해가 그리 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이 소박한 승리에도 감격할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져 있었다.

 

 그런 병사들의 사기를 독려하기 위해 베티에와 베리엇은 나이에 맞지 않게 액션을 크게 하며 소리를 질렀고 그렇게 제임스 후작 본성은 환호로 뒤덮였다.

 

 

 

 반면 진지로 돌아온 사가기사단의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암울이라기보다는 얼떨떨함이 그들의 표정에 가득했다. 처음 경험해본 공성전은 그들에게 너무나 생소했고 때로는 미지의 공포까지 주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시엔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척척 소리를 내며 걸어서 단상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병사들의 시선은 시엔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시엔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자! 다들 첫 공성전을 해본 기분이 어떠신가!”

 “......”

 

 시엔의 질문에 그들은 답이 없었다. 시엔이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가늠하기 위해 다들 눈알을 굴리며 생각을 하였다. 그런 그들에게 시엔은 환한 표정으로 다시 말하였다.

 

 “모두들 힘들었을 것이다. 그것은 당연하다. 나의 아끼는 부대장들조차 공성전의 생소함에 버벅대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으니 그대들이 그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하하...”

 

 시엔이 눈치를 채며 묻자 미켈 등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러자 병사들의 분위기도 조금 호전이 되어갔다. 그렇게 사가기사단의 분위기가 다시 밝아지는 것을 느낀 시엔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이 성은 수비에 특화되지도 않은 매우 낮은 방위도의 성... 이 정도의 성도 공략하지 못한다면... 향후 이 시엔의 정규군으로서 세계의 요새들을 칠 수가 없을 것이다.”

 “!!?”

 

 시엔의 말에 사가기사단 병사들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는 잠시 후 그 말의 뜻을 깨닫고는 바로 되물었다.

 

 “정규군... 정규군이라고 하셨습니까?”

 

 미리 말했던 바와 같이 사가기사단은 스탈리스 가문의 정규 사병 집단이 아니었다. 백작 계급이며 그중에서도 낮은 수준인 시엔의 재력으로는 원래 2천의 정규군도 제대로 운용하기 힘들었다. 지금 이 사가기사단은 시엔에게 도움을 받은 자들이 그에게 매료되어 자원 또는 자금 지원을 하면서 운용되는 상황. 그런데 지금 시엔은 그들에게 정규군의 자리를 주겠다고 하고 있었다.

 

 “그렇다. 저 제임스 후작을 처단하고 나면 나는 이 영지의 주인이 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그것을 반대할 귀족은 디스카이온 남부에는 없다. 현재 이 드넓은 영지는 우리의 전광석화와도 같은 진격 덕분에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상태... 전투 후에도 영지의 경제력은 여전할 것이다. 나는 그 돈을 너희들의 급여를 주는 데에 쓸 생각이다. 즉, 현 1만이 조금 넘는 사가기사단을 모두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것이지. 어떠한가? 이 전투 후에도 나를 따라 사가기사단의 정규군으로서 싸워주겠는가?”

 

 시엔의 물음에 사가기사단의 단원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웅성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웅성은 거대한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물론입니다!”

 “와아아아아아”

 “시엔 만세! 시엔 만세!”

 

 안정적인 급여를 주는 직업이 생긴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기뻐할 만한 일이었다. 물론 전장에서 싸워야 하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이 무슨 안정적인 직업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난세에는 병사들만 죽는 것이 아니었다. 전장의 참화에 휩쓸려 죽는 민간인의 수는 그 배가 넘었고 또한 갑자기 징집되어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하고 허무하게 화살받이로 죽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즉, 이런 난세에는 오히려 군사집단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적지 않은 급여를 준다고 하니 그보다 더 기뻐할 일도 많지 않았다.

 

 일종에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올라가게 된 사가기사단 단원들의 환호성은 엄청나게 크게 울려 퍼졌고 그것은 멀리에 있는 제임스 후작 본성에까지 전해졌다. 이에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있던 그들은 어리둥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병사들을 진정시킨 시엔은 바로 다음날을 위한 전략을 일러주었다.

 

 “오늘은 일반적인 공성전을 해보았다. 그러나 우리들이 성에 대해서 생소함을 느끼는 관계로 공성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바... 내일은 변칙을 주도록 하겠다. 그러니 다들 좀 더 용기를 가지고 나서도록.”

 “알겠습니다!”

 

 시엔은 적절한 화술로 패전을 겪은 병사들의 사기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그렇게 모두를 해산시킨 후 잠자리로 돌아갔고 그런 시엔을 바라보며 노라드와 부대장들은 경외의 시선을 보내었다.

 

 

 

 그리고 다음날 사가기사단은 어제와 같은 포진으로 공성전을 개시했다. 시엔은 북문, 미켈은 남문, 파에즈는 서문, 조르쥬는 동문으로 자신의 부대를 진격시켰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제임스 후작 군은 베티에를 북문, 베리엇을 남문, 그리고 두 마법사를 서문과 동문에 배치하면서 대응을 하였다.

 

 “대포 4문 중 두 문은 남문, 다른 두 문은 서문과 동문에 발사하라. 병사들은 모두 쉬지 말고 화살을 쏘아라. 적의 접근을 막아라!”

 

 총 사령탑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리엇은 적절한 지시를 내리며 병사들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후작 군은 어제보다 더욱 힘을 내며 손을 놀렸다.

 

 그러나 어제보다 나아진 것은 후작 군만이 아니었다. 사가기사단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사기가 올라 있었다. 생소함이란 것은 한 번 해보면 그것이 많이 희석되는 법이었고 그들에게 성은 이제 그리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또한 생각을 해보니 후작 본성은 그리 높이가 대단하지도 않았다.

 

 “좋아! 다들 두려워하지 말고 싸워라! 진군하라!”

 

 미켈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은 빠르게 발을 놀리며 화살을 피해 성문 앞에 접근했고 서둘러서 사다리를 설치했다.

 

 ‘척 척 척’

 “치잇! 생각보다 이르군. 도끼병 앞으로! 사다리를 부셔라!”

 “오오옷!”

 

 베티에의 명령에 우람한 체격을 가진 병사들이 거대한 대형 도끼를 들고 앞으로 나섰고 그대로 도끼를 내리찍어 사다리를 부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사다리가 지지대를 잃고 옆으로 기울어지자 그것에 탔던 다섯 명의 사가기사단 병사들은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나 다른 사다리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푸우욱’

 “꾸어어억!”

 

 선두에 선 사가기사단 병사는 준비했던 기다란 창을 들고 기다렸다는 듯이 적 도끼병에게 내질렀고 이에 대형 도끼를 치켜들었던 적 병사는 그대로 목이 뚫리며 쓰러졌다. 그에 따라 사가기사단은 성벽 위로 차츰 올라설 수 있었다.

 

 “좋아! 거점을 확보하라. 동료 병사들이 올라올 때까지 이 자리를 사수하라!”

 

 사가기사단의 십인대장은 자신의 십인대에게 명령을 하며 무기를 세웠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성벽 위의 후작 군은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와아아아아”

 

 이런 장면은 4개 성문 쪽의 성벽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었다. 높이가 5미터도 안 되는 낮은 성벽인 탓에 사가기사단이 두려움 없이 전진을 하자 의외로 쉽게 적의 발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성벽 위로 올라섰다고 하여 꼭 성을 함락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놈들이 감히 어딜!”

 “으악!”

 “커억!”

 

 베티에는 검기를 가득 실어 검을 휘둘렀고 이에 성벽 위에서 조를 이루며 거점을 확보하려 하던 사가기사단 병사들은 일순간에 베이고 쓸렸다.

 

 그렇게 베리엇과 베티에 두 기사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적을 베었고 그 덕분에 남문과 북문은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문과 동문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그곳의 상황은 처음부터 다른 두 개 문보다 나았다. 6클래스의 마법사가 보이는 화력은 적 병사들에게 대단한 공포를 주었고 그 때문에 이 두 개 문의 전황은 어제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홀홀홀... 이거 너무 쉽군. 두 기사 분들은 열나게 뛰어다니는 것 같은데... 이래서 기사는 마법사보다 아래라는 것인가...”

 

 전격 마법을 주로 구사하는 이 마법사는 씨익 웃으면서 주변 전황을 여유롭게 살폈다. 그리고는 다시 정신을 집중하며 6클래스 마법을 준비하였다.

 

 “음? 저게 무엇이지?”

 

 바로 그 때 그 마법사의 눈에 저 멀리 하늘에서 날아오는 무언가가 보였다. 얼핏 보기에는 새떼로 보였지만 원근감을 감안하고 봐도 그 크기가 상당히 컸다.

 

 그리고 잠시 후 그것들이 다가오면서 마법사를 비롯한 성벽 위 병사들의 표정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그것들은 새떼가 아니라 행글라이더를 탄 사가기사단 병사들이었다. 그들의 중심에는 노라드가 있었다.

 

 “적... 적들이... 하늘을 날고 있어?”

 

 전혀 의외의 방향에서 오는 적들의 모습에 경험이 많은 베리엇과 베티에도 멍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발칸 족들과 전투를 자주 해본 ‘로제타’ 칸국의 장군들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전장은 오직 평지에서만 이루어지는 2차원적인 전투로만 행해져왔었다. 그런 것에 익숙해져있던 그들에게 하늘에서 오는 공격을 막는 기본 같은 것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일단... 활을 하늘로 들어라. 무슨 기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살에는 뚫릴 것으로 보인다. 전원 사격!”

 “넵!”

 ‘핑 피잉 핑’

 

 베리엇은 그나마 신속하게 판단을 하고 사격을 명했고 이에 성벽 위에서 여유가 있던 병사들은 황급히 활을 하늘로 치켜들어 발사했다. 그에 따라 수십 발의 화살이 노라드의 행글라이더 부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이것은 노라드가 가장 바라던 대응 중 하나였다.

 

 “배리어!”

 

 마법만을 막을 수 있는 매직 배리어와는 반대로 물리적인 공격만을 막을 수 있는 7클래스 보조마법 배리어를 치자 수십 발의 화살은 그것에 막혀 튕겨난 후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후두두둑’

 “크악!”

 “컥!”

 

 그렇게 튕겨난 화살은 그대로 위치에너지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고 이것에 맞은 후작 군 병사들은 혼란에 빠져갔다. 자신들이 한 공격이 곧바로 자신들에게 돌아온 격이었다.

 

 “좋아! 다들 준비한 것을 던져라!”

 “넵!”

 

 노라드의 지시에 따라 행글라이더 부대는 주머니에서 돌멩이를 꺼내서 아래로 떨어트렸다. 이들은 최소한 한 손으로는 행글라이더의 손잡이를 잡고 있어야 했기에 화살 같은 공격은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준비한 최대한의 무기가 이런 돌멩이였는데 이것은 적들에게 치명타는 먹일 수 없었지만 그래도 혼란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빠아악’

 “커억!”

 “낙석! 낙석이다!”

 

 성 위에서 안전하게 돌덩이를 던져댔던 그들이 도리어 낙석 공격을 당하자 다들 기겁을 하며 몸을 피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되자 수비망은 완전 붕괴되었고 공격을 받은 베리엇의 성문은 대단히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크윽! 예비병은 당장 남문으로 향해라. 베리엇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마법사는 지금 당장 저 기괴한 것들을 떨어트려라. 최강의 마법을 쓰도록”

 “네엡!”

 

 베티에의 빠른 판단에 따라 성 안쪽에 대기하고 있던 예비병 1천이 빠르게 남문의 성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두 마법사 중 여유가 있는 화염 마법사가 베티에의 지시를 받으며 파이어 서클을 캐스팅하였다. 그리고 마침 행글라이더 부대도 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간만에 새들 좀 구워먹을 수 있겠군. 파이어 서클!”

 ‘화르르륵’

 

 시전과 동시에 화염의 원이 불길을 맹렬하게 뿜으며 하늘로 날아갔다. 행글라이더 부대는 대체로 뭉쳐 있었기에 이거 한방이면 3분의 1 정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노라드가 있었다.

 

 “매직 배리어!”

 

 처음부터 이것을 예상하고 매직 배리어를 캐스팅하고 있던 노라드는 적절한 타이밍에 마법을 시전했고 이것에 의해 파이어 서클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아스라졌다.

 

 “허억!”

 “마법사가... 마법사가 저 위에 있다니...”

 

 적 공중 군을 쓸어버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6클래스의 마법이 너무나 허무하게 무형의 방어막에 막히는 것을 보면서 성벽 위의 병사들은 모두가 허무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직후 그들의 뇌리에는 공포가 심어졌다. 마법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는 그들에게는 원소 마법사와 보조 마법사의 구분 같은 것이 없었고 저 행글라이더 부대에서 자신들의 마법사가 쏜 대형 공격 마법 이상의 것들이 쏟아져 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히이익! 큰일 났다!”

 “성벽 위라서 안전한 줄 알았더니...”

 

 노라드가 보인 퍼포먼스는 이렇게 실질적인 타격 이상의 정신적 타격을 적에게 입힐 수 있었고 이후 전황은 완벽하게 사가기사단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어갔다. 대형 마법 하나를 공중에 날려 손해를 본 화염 마법사의 서문으로도 파에즈의 부대가 속속들이 침투하였고 성벽 위 곳곳에서 혈투가 벌어졌다.

 

 그나마 베리엇과 베티에가 사방에 상처를 입어가며 필사적으로 버틴 덕분에 제임스 후작 군은 겨우 함락을 피한 채 밤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둘째 날의 공성전은 끝이 나게 되었다. 둘째 날에도 성 함락에 실패하고 돌아간 것은 사가기사단이었지만 양측의 분위기는 첫째 날과는 완전히 달랐다.

 

 제임스 후작 병사들은 모두가 초죽음 상태로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앉아 있었고 베리엇과 베티에는 자신들의 경험을 아무리 뒤져봐도 이런 분위기를 바꿀 묘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반면 사가기사단은 이미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듯 환호하며 다음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동서남북에 이어서 공중에서의 공격까지 추가되면서 그들은 자신감이 넘친 상태였다.

 

 “잘만 하면... 내일 전투가 끝이 날 수도 있겠군...”

 

 병사들의 사기를 느끼며 시엔은 그렇게 판단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세 번째 공성전이 열리게 되었다. 사가기사단은 어제와 같이 사방에서 몰아쳤고 또 다시 5백 기의 행글라이더 부대가 하늘에 등장하여 적을 교란했다. 베티에와 베리엇은 온 몸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도 조금도 쉬지 못하며 이 파상공세를 막기에 바빴다.

 

 결과적으로 셋째 날에도 사가기사단은 제임스 후작 본성을 넘는 데에 실패했다. 그러나 역시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온 몸을 산화하듯이 싸운 두 노 기사는 이제 과다 출혈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했고 개전 초반 4천에 달했던 수비 병력은 이제 2천이 채 되지 않고 있었다. 수성의 입장이었는데 그 피해가 사가기사단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이었다.

 

 결국 이 공성전의 승패는 사실상 결정이 나 있었고 당장 내일 끝이 나느냐, 그 다음날에 끝이 나느냐의 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엔이 여유로운 눈빛으로 자리에 앉아 있을 때 의외의 보고가 그에게 들려왔다.

 

 “스탈리스 경! 스탈리스 경!”

 

 막사 밖에서 애타게 그를 부르는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사가기사단 내에서는 그를 그렇게 부르는 이가 없었던 바... 시엔은 의아함을 느끼며 막사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베리알 후작 가문의 깃발을 든 전령이 진지 정문의 초병에게 검문을 받고 있었다.

 

 “베리알 영지에서 오셨습니까?”

 

 상대의 행색을 보아하니 정식 기사 정도 되는 듯 하였고 이에 시엔은 경어를 쓰며 물었다. 시엔이 나타나자 초병들은 검문을 멈추고 양옆으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였고 그 덕분에 그 기사는 시엔 앞으로 다가와 서신을 전하였다.

 

 “후작님께서 서둘러 전하라 하셨습니다. 대단히 급한 일이라 하셔서 이렇게 소란을 피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음... 괜찮습니다.”

 

 시엔은 예의 있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고 그 서신을 펴서 읽어 내려갔다. 그러면서 그의 평온했던 표정은 갑자기 요동을 쳤다. 이에 옆의 병사들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시엔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당장 노라드와 부대장들을 소집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시엔의 지시에 따라 해산하여 쉬고 있던 부대장들은 급하게 시엔의 막사로 모여들었다. 시엔은 의아해하는 그들에게 한 마디를 하였다.

 

 “자세한 이유는 이번 공성전이 끝나고 설명해주겠다. 내가 할 말은... 이번 공성전... 내일로 반드시 끝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음...”

 

 시엔의 말에 부대장들의 표정에는 긴장이 어렸다. 뭐 지금 전황을 살펴보면 당장 내일 성을 함락시킬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7할은 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시엔의 말대로 내일 반드시 함락을 시켜야 한다는 가정이 붙는다면 이는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7할의 확률을 10할로 만드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책사 노라드는 그것에 대해 태연하였다.

 

 “후후. 가급적이면 병사들의 순수한 무력으로 함락을 시키고 싶었습니다만... 시간이 급하다고 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요. 제게 맡겨주십시오. 당장 내일 모든 것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바가 있는 듯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였고 이것에 시엔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의외의 소동이 있었던 밤이 지났다.

 

 

 

 다음날 사가기사단은 이전과 똑같은 포진을 하며 제임스 본성의 4개 문을 압박했다. 이런 적들을 바라보는 제임스 가문의 병사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해있었다.

 

 “아아...”

 

 아무리 버텨도 도와주러 올 이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노 기사들의 분전으로 겨우 사기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한계였다. 그들 모두의 머릿속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사가기사단의 대응은 지난 사흘과는 매우 달랐다. 날이 밝음과 동시에 노도처럼 몰아붙였던 지난날과는 달리 그들은 위엄 있게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바로 그 때 노라드가 미소를 지으며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사방의 사가기사단이 준비하고 있던 무언가를 일제히 들어올렸다.

 

 ‘팟 팟 팟’

 “!!!?”

 

 그것은 바로 깃발이었다. 디스카이온 남부에 존재하는 모든 영주 가문들의 깃발 수십 개가 제임스 후작 본성 사방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베리알 후작 가문, 우드빌 백작 가문 등 쟁쟁한 가문들이 깃발도 멋지게 바람에 휘날렸다.

 

 이것을 본 제임스 가문의 병사들은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지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적은 사가기사단 하나뿐이지만 사실 제임스 후작은 디스카이온 남부 귀족들에게 공적이 된 상태... 노라드는 그들에게 그 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해 이런 준비를 한 것이었다.

 

 “크어어...”

 

 그들을 도와주러 올 이가 없는 것은 물론... 이렇게 죽어라 버틴다 하여도 곧 더 많은 적들이 몰려 올 것을 암시하는 노라드의 이 퍼포먼스에 제임스 후작 병사들은 그나마 남아있던 전의마저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

 

 ‘청 투툭’

 

 일부 병사들은 손에 든 활과 창을 떨어트리며 무너졌다. 이에 베티에는 부상 입은 몸으로 앞장서며 눈알을 부라렸다.

 

 “무슨 짓이냐! 어서 무기를 들어라!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다.”

 “적의 수준 낮은 정신 공격이다. 밀려선 안 된다!”

 

 두 기사가 있는 힘껏 외쳤다. 그로 인해 병사들은 조금이나마 사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에 노 기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찰나 노라드의 두 번째 카드가 펼쳐졌다.

 

 “멀더야! 거기 있느냐!”

 “파랜아! 애미다! 어서 성을 나와 이곳으로 오너라!”

 

 사가기사단의 대열 앞으로 갑자기 수백 명의 사람들이 뛰쳐나와 성을 향해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번 전투에 징집된 제임스 가문 병사들의 부모, 가족 들이었다.

 

 “어, 어머니!!”

 “어째서 이곳에...!”

 

 피와 살이 튀는 전장에서 가족을 본 병사들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의아해하였다. 그리고는 성벽에 바짝 붙으며 가족을 보았다.

 

 이 모습을 보며 노라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시엔을 돌아보았고 시엔 역시 씨익 웃으며 노라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었다.

 

 노라드는 제임스 영지 남부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적들을 성 안에 몰아넣었을 때부터 이 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제임스 가문의 병사 수가 예상보다 월등히 많았다는 것은 영지의 민간인들을 임시 징집하였다는 뜻이었고 그들을 이용할 생각으로 이렇게 제임스 영지의 백성들을 조사하여 징집된 집안의 사람들을 포섭해두었었다.

 

 이후 전황이 생각보다 잘 풀리면서 그 카드는 쓸 일이 없을 줄 알았지만 시엔이 어제 그런 지시를 하면서 이 카드는 빛을 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카드의 효과는 대단히 컸다.

 

 “으아아아!”

 “이, 이놈이 미쳤나!”

 

 4개 성문 곳곳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이었다. 가족들을 본 병사들, 그리고 그 징집된 병사들과 같은 처지인 징집 병사들, 그 외에도 정규 군이긴 했으나 이런 승산 없는 전투를 계속 하고 싶지 않아하는 병사들 모두가 무기를 어제까지 아군이었던 자들에게 겨누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에 베리엇과 베티에는 필사적으로 이를 막으려 하였으나 이미 모든 것이 늦어있었다. 성벽 위는 거의 1 대 1의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성벽 아래는 더욱 심각했다. 성벽 아래에 있던 예비병들 대부분이 징집 병사들이었고 그들은 빠르게 성문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저들을 막아라! 성문을 열게 해서는 아니 된다!”

 

 베리엇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그러나 성문을 지키고 있던 정규군의 수는 수십 명에 불과했고 반면 예비병들의 수는 수백이었다.

 

 “막아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

 “크흡! 그 노인네 참... 늙어서도 대단하시구만...”

 “!?”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비아냥섞인 말에 베리엇은 깜짝 놀라며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방금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미켈이 피식 웃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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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오우거 족의 대습격 (5) 2018 / 12 / 24 52 0 5456   
47 오우거 족의 대습격 (4) 2018 / 12 / 24 39 0 5479   
46 오우거 족의 대습격 (3) 2018 / 12 / 24 22 0 9973   
45 오우거 족의 대습격 (2) 2018 / 12 / 24 30 0 9938   
44 오우거 족의 대습격 (1) 2018 / 12 / 23 28 0 9355   
43 제임스 후작의 음모 (8) 2018 / 12 / 23 32 0 10172   
42 제임스 후작의 음모 (7) 2018 / 12 / 23 29 0 10189   
41 제임스 후작의 음모 (6) 2018 / 12 / 23 29 0 5092   
40 제임스 후작의 음모 (5) 2018 / 12 / 23 30 0 5041   
39 제임스 후작의 음모 (4) 2018 / 12 / 23 29 0 5090   
38 제임스 후작의 음모 (3) 2018 / 12 / 23 24 0 5070   
37 제임스 후작의 음모 (2) 2018 / 12 / 23 28 0 5795   
36 제임스 후작의 음모 (1) 2018 / 12 / 23 23 0 5778   
35 시엔 vs 제임스 후작 (10) 2018 / 12 / 21 33 0 5604   
34 시엔 vs 제임스 후작 (9) 2018 / 12 / 21 30 0 5403   
33 시엔 vs 제임스 후작 (8) 2018 / 12 / 21 27 0 5481   
32 시엔 vs 제임스 후작 (7) 2018 / 12 / 21 36 0 6014   
31 시엔 vs 제임스 후작 (6) 2018 / 12 / 21 31 0 5053   
30 시엔 vs 제임스 후작 (5) 2018 / 12 / 21 37 0 5069   
29 시엔 vs 제임스 후작 (4) 2018 / 12 / 21 34 0 10511   
28 시엔 vs 제임스 후작 (3) 2018 / 12 / 21 30 0 6681   
27 시엔 vs 제임스 후작 (2) 2018 / 12 / 21 31 0 6054   
26 시엔 vs 제임스 후작 (1) 2018 / 12 / 21 21 0 9023   
25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3) 2018 / 12 / 21 24 0 12372   
24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2) 2018 / 12 / 21 28 0 11683   
23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1) 2018 / 12 / 21 22 0 5421   
22 레트라 토벌작전 (7) 2018 / 12 / 20 31 0 5615   
21 레트라 토벌작전 (6) 2018 / 12 / 20 30 0 5601   
20 레트라 토벌작전 (5) 2018 / 12 / 20 30 0 5703   
19 레트라 토벌작전 (4) 2018 / 12 / 20 35 0 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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