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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시오데란드 전기의 첫 시리즈.
15국으로 나뉜 시오데란드 세계.
민주주의, 유목민, 신성국, 마도국 등 다양한 이상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들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제4왕자 클레이브와 그의 친구 시엔 스탈리스는 이상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제임스 후작의 음모 (7)
작성일 : 18-12-23 20:16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1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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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법은 있지만... 그리 하려면... 여기 이 병사들의 반 이상은 죽어야 하겠군...”

 “정녕... 그것 밖에 없겠는가...”

 

 자식 같은 병사들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베리엇의 말에 베티에는 이를 악물며 되물었다. 그러나 베리엇은 힘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의 길은 두 개 뿐이라네. 옥쇄를 각오하고 이 자리에서 적을 하나라도 더 죽이고 모두가 죽던가, 아니면 6할의 병사들을 희생시키면서 4할의 병력이라도 영주와 합류하여 퇴각하던가 일세.

 전자의 경우에는 많은 적을 줄일 수 있겠으나 향후 영주와 젊은 기사 하나만으로 시엔을 막아내야 하게 될 것이고, 후자는 일방적인 아군의 피해만 생긴 채 이 전투는 끝나겠지만 우리가 잔여 병력을 추스르며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겠지.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보는가?”

 

 베리엇의 설명에 베티에는 너무나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에 베티에는 많은 의미를 담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베리엇은 전군에 지시를 내렸다.

 

 “전군! 후방의 적은 신경 쓰지 말고 돌진하여 시엔 스탈리스를 공격하라. 그 자의 잔여 병력은 1천 5백도 되지 않는다. 그 자의 목만 베면 이 전투는 아군의 승리다! 전원 돌격!”

 “와아아아아”

 

 베리엇은 교묘한 말솜씨로 병사들에게 승리의 가능성을 알려주었다. 이에 병사들은 다시 희망을 얻으며 시엔 군에게 돌격했다. 이에 시엔은 쓴웃음을 지으며 직속 부대의 진형을 공격적인 어린 진에서 수비적인 원진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시엔의 부대가 진형을 완성하자마자 두 노장의 부대가 들이닥쳤고 시엔은 부드럽게 이 공세를 모두 흘려냈다.

 

 그러는 사이에 노장의 부대 후방은 미켈의 돌격 부대에 의해 난자를 당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부앙 서걱 슈앙’

 “컥!”

 

 대부분이 무시무시한 둔기를 휘두르는 미켈의 돌격 부대 앞에 등을 보인 베리엇과 베티에의 병사들은 뼈가 으스러지고 머리가 터지는 등의 참혹한 모습을 보이며 죽어갔다. 이에 일부 병사는 몸을 돌려 맞서기도 하였으나...

 

 ‘파하하학!’

 

 미켈의 대 추에 몸 전체가 부서지면서 그 저항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며 사그라 들었다. 그렇게 전방의 병사는 신나게 몰아치고, 후위의 병사는 공포에 질린 채 죽어가는 불균형이 노장의 부대에서 보였고 그렇게 틈을 찾던 베리엇은 곧 타이밍을 가늠하고는 지시를 내렸다.

 

 “반전한다. 즉시 언덕길을 올라라. 나를 따르라!”

 

 베리엇은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외쳤다. 이에 최전방에서 시엔을 몰아치던 병사들은 이 소리를 듣지 못한 채 계속 공세를 퍼부었고 베리엇 주변에 있던 병사들 1천 5백 정도만이 이 소리에 반응한 채 베리엇을 따라왔다.

 

 ‘다다다다’

 

 “엇?”

 “뭐, 뭐야...?”

 

 아군 진형의 중앙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빠져나가자 최전방에서 시엔 군을 몰아붙이던 병사들과 하급 지휘관들은 순간적으로 혼란을 느꼈다. 이에 그들은 베리엇을 바라보며 새로운 지시를 기다렸지만 그런 그들을 향해 베리엇과 베티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언덕 위로 향했다. 그제야 그들은 자신들이 버려졌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 이럴 수가...”

 

 자신들의 처지를 깨달은 최전방의 후작 병사들은 순간 힘이 모두 빠진 듯 축 늘어졌고 그들을 향해 원진을 이루어 수비로만 일관하던 시엔 군도 서서히 진형을 피며 그들을 압박하여 들어갔다.

 

 “후후. 베리엇과 베티에... 두 노 기사 분들이 아주 잔혹한 수를 두셨군. 길게 시간을 주지 않겠다. 항복하겠느냐, 아니면... 여기서 죽겠느냐...”

 

 시엔은 버려진 그들을 바라보며 눈웃음을 지어보였고 이에 그들은 무기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며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후방에서 미켈과 조르쥬의 군세가 도달했다.

 

 ‘푸하하학 투툭’

 

 가로 막는 적 병사를 산산조각으로 만들며 사방에 피가 뿌리지게 한 미켈의 등장에 최전방의 제임스 후작 병사들은 한순간에 질리고 말았다. 그들을 향해 미켈은 이를 드러내며 대추를 높게 치켜들었고 이에 겁을 먹은 후작 병사들은 바로 무릎을 꿇으며 무기를 버렸다.

 

 “후후. 역시 휴먼 족은 몬스터들에 비해 판단이 빠르단 말이야. 그럼 항복 병사들은 조르쥬가 맡아서 처리하도록. 미켈과 나는 제임스 후작을 추격하겠다.”

 “넵! 잘 다녀오시지요.”

 

 조르쥬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답했고 이에 시엔과 미켈은 각자의 부대를 인솔하며 언덕 위로 추격을 개시했다.

 한편 한 발 먼저 언덕 위로 올라갔던 베리엇과 베티에는 사색이 된 제임스 후작을 보며 빠르게 진언을 했다.

 

 “후작 님.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퇴각하셔야 합니다.”

 “설마... 그대들이 패한 것인가...”

 “패배의 책임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베티에의 간곡한 말에 제임스 후작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전황을 살폈다. 그가 있는 언덕 위에서는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 온 정식 기사와 파에즈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정식 기사는 검기를 뿜으며 공세를 퍼부었지만 파에즈는 갈고리를 제 손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그의 접근을 허용치 않았다. 즉, 호각지세였다.

 

 그리고 언덕 아래에서는 무기를 들고 서 있는 후작 병사는 이제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2천 정도에 달하는 후작 군 병사들은 모두가 무기를 버리고 결박을 당한 채 사가기사단 제2 부대에 의해 압송을 당하고 있었고 시엔과 미켈의 부대는 언덕길에서 베리엇의 부대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후작님!!”

 

 절망적이며 일방적인 전황을 본 제임스 후작이 넋을 잃은 표정을 짓자 베티에는 참지 못하고 강하게 외쳤고 이에 정신을 차린 제임스 후작은 고개를 흔들며 명령을 내렸다.

 

 “알았다. 전군에게 전하라. 전군 퇴각한다. 관문에서 수성 전을 펼칠 것이다.”

 “알겠습니다!”

 

 원하던 지령을 얻어낸 베리엇은 서둘러 지시를 하달했고 그렇게 살아남은 제임스 가문의 병사들은 빠르게 등을 돌려 남부 관문을 향해 퇴각을 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임스 후작이 원했던 남부 관문에서의 수성 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엔과 미켈, 그리고 파에즈의 부대가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바짝 추격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후작 군은 남부 관문에 들어선 후 성문을 제대로 닫지 못한 채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고 여기서 또 다시 수백 명의 병사를 잃은 채 후작 궁을 향해 다시 도망을 쳐야 했다.

 

 그 후에도 사가기사단은 제임스 후작에 대한 추격전을 계속하여 펼쳤고 이에 따라 제임스 후작은 다른 것을 일절 계산하지 못한 채 오직 살기 위한 도망만을 치게 되었다.

 

 그 결과 사가기사단은 제임스 후작의 넓은 영지 대부분을 무혈로 접수할 수 있었고 이후 제임스 후작을 후작 궁에 몰아넣게 되었다. 한 뼘의 영지에도 적을 허용치 않으려 했던 제임스 후작의 광오함은 결국 이렇게 대부분의 땅을 한순간에 내주는 결과를 낳고 말았던 것이었다.

 

 

 

 “사가기사단이 제임스 후작 영지 남부에서 펼쳐졌던 야전에서 압승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후 도망치는 후작 군을 끈질기게 추격한 끝에 제임스 후작 군을 제임스 가문 본성에 가둔 채 포위를 한 상태입니다.”

 “호오. 이렇게 빨리 제임스 후작 영지를 접수했단 말인가. 정말 빠르군. 가히 전광석화가 아닌가. 허허...”

 

 보고를 들은 베리알 후작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베리알 후작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콘돌 집사는 말하였다.

 

 “하하. 그러고 보니 요즘 후작 님께서 웃으시는 장면이 자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스탈리스 경이 마음에 드십니까?”

 “음? 아아. 그렇게 보였는가. 허허...”

 

 본래 남 앞에서 웃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는 성격인 베리알 후작은 집사가 그것을 지적하자 어색하게 웃으며 쑥스러워하였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그는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시엔을 평하였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군 그래. 그 시엔이란 사내 말이야.”

 “네? 어째서 그렇습니까?”

 “따지고 보면... 클레이브 왕자보다도 그 자가 더 왕으로서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일세.”

 “네에? 영주님... 또 그런 말씀을...”

 

 누가 들으면 불경의 죄에다 반역의 죄목까지 씌울 수 있는 발언이었기에 콘돌 집사는 주변을 살피며 말하였다. 물론 베리알 후작의 영지에서 베리알 후작을 벌할 수 있는 이는 없었지만 말이었다.

 

 “생각해보게나. 남부의 그 개성 강한 귀족들을 한순간에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어. 높은 후작 계열에서 시작하여 바닥의 귀족들까지. 이것은 서부의 아이사드 왕자나 동부의 드라이언 왕자도 아직 못한 것이네.

 왕자조차 하지 못한 것을 차기 왕권의 계승자도 아닌 자가 이렇게 빨리 해낸 것이지. 그리고 자네의 말대로 백성들의 신망은 그것을 넘어서고 있고. 내 제이시커 왕자를 잠깐 본 적은 있지만 시엔의 그릇은 그에 결코 못하지 않다고 보네. 흐음...“

 

 베리알 후작은 시엔과 자신의 무남독녀인 세인트를 번갈아 떠올리며 여러 가지를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러면서 문득 엉뚱한 것이 떠올랐다.

 

 “가만... 시엔의 사가기사단이 이제 제임스 후작의 본성에 공성전을 한다고 하였는가?”

 “네? 아...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허허. 그러고 보니... 사가기사단 말이야. 공성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던가?”

 “네? 아하...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허허. 워낙 많은 전투와 공을 세웠던 자들이라 그 점은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흐음... 만약 공성전까지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면 시엔이란 자에 대한 신망은 더욱 높아지겠지. 그것만 잘 해결해준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시엔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주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베리알 후작이었다. 그런데 그런 베리알 후작의 행복한 상상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영주님! 영주님!”

 

 베리알 후작의 전령 담담인 병사가 다급하게 달려와 후작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에 베리알 후작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음? 무슨 일이냐.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는 것인가?”

 “크, 큰일 났습니다. ‘파코’ 성이 지금... 오우거 족의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뭣이? 웬 느닷없는 오우거 족이란 말이냐. 그들의 수가 얼마나 된다고 성이 위협을 받는다는 것인가?”

 “무려 5백입니다. 그중에는 ‘오우거 메이지아이’도 열 명이나 되며 ‘오우거 자이언트’도 백여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오우거 대군입니다.”

 “뭐... 뭣이라...”

 

 오우거 족... 대단히 호전적인 종족으로 머리에 뿔이 나 있으며 마법사 계열인 오우거 메이지아이의 경우 세 개의 머리가 붙어있는 특이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인격이 세 개인 것은 아니고 세 머리가 모두 똑같은 행동을 한다.

 

 호전적인 데다가 무지막지한 둔기를 주로 휘두르는 탓에 상당히 무식한 종족으로 오해를 받지만 사실 대단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 마나를 활용하며 ‘주술’이라는 다소 특수한 마법을 쓸 수 있는 오우거 메이지아이는 웬만한 인간보다도 지능이 뛰어나고 그래서 오우거 무리의 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오우거 족만 해도 키가 250센티미터에 달할 정도로 크며 그중 돌연변이라 할 정도로 거대한 ‘오우거 자이언트’는 그 키가 4미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오우거 족을 상대하려면 몇 배수의 휴먼 병사가 필요하고 오우거 자이언트는 정식 기사 정도가 되어야 1 대 1이 가능하다.

 

 이런 무시무시한 종족이 휴먼에게 밀려 깊은 밀림 지대에서나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집단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구속 받는 것을 싫어하는 그들은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그조차도 성년이 되면 독립을 하여 혼자서 생활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런 오우거 족이 5백이나 나타났다는 것은 그야말로 믿기가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베리알 후작은 지금 그 5백의 수가 그리 뇌리에 박히지 않고 있었다. 그가 놀란 것은 오우거 족이 습격한 성이 ‘파코’ 성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파코 성이라면... 세인트가 얼마 전 유람을 떠난 곳이 아닌가. 세인트는... 세인트는 어찌 되었느냐!”

 

 늘그막에 얻은 하나 뿐인 무남독녀의 안전이 확실치 않아지자 침착함의 대명사인 베리알 후작도 사색이 된 채 전령을 다그쳤다. 이에 그는 잔뜩 움츠리며 간신히 답을 하였다.

 

 “안, 안심하십시오. 아직 파코 성은 함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지 포위를 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바로 구원 군을 보낸다면 세인트 님을 구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집사. 어서 구원 군을 편제하도록 하게.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베리알 후작의 다그침에 콘돌 집사는 서둘러 집무실로 돌아갔다. 지금껏 여유로운 자세로 사가기사단의 전쟁을 관망하던 베리알 후작 궁은 이렇게 급작스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저것이... 제임스 가문의 후작 궁이로군요. 과연...”

 

 노라드는 빙긋이 웃으며 눈에 보이는 적의 성을 바라보았다. 그 성은 대단히 아름다웠다. 성의 양쪽 끝에는 두 개의 탑이 있었는데 원뿔 모양의 지붕은 단순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 탑 사이를 잇는 성벽은 비싼 암석을 쓴 것인지 태양에 반사되어 아름다운 은색 빛을 뿜고 있었다.

 

 “이것은... 완전히 ‘미’를 위해 지어진 성이로군요. 저 성곽은 대리석으로라도 만들었답니까. 허허...”

 

 미켈은 비웃음을 흘리며 제임스 후작 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표정은 시엔을 포함한 다른 간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만큼 제임스 후작 본성은 수성에 특화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성의 사방이 어떠한 산이나 언덕도 없이 평평한 평원으로 둘러싸여 있었기에 적이 포위 공격을 하기에 용이했고 또한 성벽이 그리 높지도 않았다. 수성을 위한 어떠한 이점도 없는 상태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우리 사가기사단은 아직까지 공성전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지. 모든 병사들이 공성전의 경험이 없는 빈틈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그대들은 그것을 최소화하면서 공세를 퍼부을 수 있어야 할 것이네.”

 “아... 알겠습니다.”

 

 시엔의 지적에 그들은 문득 그 사실을 깨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엔이 사가기사단을 결성한 후 수없이 많은 몬스터와 산적들을 토벌해온 그들이었다. 그렇기에 실전 경험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유독 공성전 경험은 일천하였다.

 

 경험이 있고 없고는 전투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대단히 큰 차이를 만드는 법이었고 이에 간부들의 표정은 굳어져갔다. 약간의 부담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러자 시엔은 이번에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그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하하. 그렇다고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네. 향후 디스카이온에 내전이 벌어지게 될 경우 공성전은 수도 없이 줄창 하게 될 일이지. 이것은 그를 위한 예행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임하도록.”

 “알겠습니다!!”

 

 시엔의 어르고 달래는 격려에 부대장들은 힘차게 외치며 전장으로 나갔다.

 그렇게 시엔과 세 부대장은 제임스 본성을 사방에서 포위하였고 시엔의 지시에 따라 전면적인 공성전을 개시했다.

 

 ‘펑 펑 콰앙 쾅’

 “으악!”

 “컥!”

 

 사가기사단이 성에 접근하자 성의 양쪽 끝에 있던 두 개의 탑에서는 장착되어있는 거대한 대포를 움직이며 포격을 시작했다. 일반 대포에 비해 포신의 두께가 두 배는 더 두껍고 포신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것은 대포 중에서 최신형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포탄의 폭발력도 기존 포탄에 비해 월등히 강력했고 이 때문에 성에 접근하려 하는 사가기사단 병사 상당수가 이것에 의해 죽거나 다쳐갔다.

 

 “물러서지 마라! 대포는 단 네 문만이 있을 뿐이다. 자주 발사되는 것이 아니니 그 사이에 성으로 접근하라!”

 “와아아아아”

 

 미켈의 굵은 목소리에서 나오는 지휘에 병사들은 힘을 내며 성의 남문으로 달려갔다. 대부분이 덩치 큰 거한인 제1 부대는 그 덩치 값을 하며 용기 있게 나섰고 그 덕분에 포탄의 사각 지대로 빠르게 다가설 수 있었다.

 

 “적이 접근했다. 예비군은 바로 남문으로 올라와서 가세하라!”

 ‘다다다’

 

 성 위에서 후작 군을 지휘하던 기사 베티에는 주변의 상황을 보며 신속하게 지시를 내렸다. 그에 따라 4천의 후작 군 중 2천이 남문으로 몰려서 끓는 기름을 뿌리고 불화살을 쏘며 맹렬한 저항을 하였다.

 

 “크아악!”

 “으아... 뜨거...”

 

 이런 저항에 의해 남문 주변은 사방이 불에 타게 되었고 이 때문에 미켈은 당황을 하며 주춤하였다. 지휘관이 이런 모습을 보임에 따라 노도와도 같던 제1 부대의 공세는 점점 옅어지게 되었다.

 

 “좋아! 적은 생각보다 약하다. 다들 좀 더 힘을 내라. 그리고 탑의 대포 병은 북문으로 포신을 집중시켜라. 적의 다음 공격이 오고 있다!”

 

 베티에의 명령에 따라 성의 대포 4문은 포신을 북쪽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다. 이에 4개의 포탄이 궤적을 그리며 적을 향해 날아갔다. 베티에가 이런 지시를 내린 이유는 간단했다. 북문으로 향하는 군세가 바로 시엔의 직속 부대였기 때문이었다. 시엔 같은 지휘관이 직접 이끌고 있다면 그 화력은 아마 사가가기사단 중 최강일 것이고 그 기세를 미연에 눌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베티에의 계산이었다.

 

 그 계산은 분명 옳았지만 그러나 방법은 그렇지 않았다. 멋진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4개의 포탄을 바라보며 시엔은 눈을 빛냈고 동시에 손에 힘을 주어 검기를 모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힘을 실어 장검을 내질렀다.

 

 “참!”

 

 그 말과 동시에 초승달 모양의 검기가 검을 떠나 하늘로 날아갔고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그대로 갈랐다.

 

 ‘콰콰쾅’

 

 상당히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포탄은 공중에서 터졌고 그 잔해가 사방으로 쏟아졌다. 그러나 워낙 높은 곳에서 터진 탓에 밑의 병사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으며 그저 옷만 더럽게 그을린 채 전진할 수 있었다. 시엔은 그것에 만족하지 않으며 곧바로 참을 다시 날렸고 이 때문에 탑에서 발사된 4개의 포탄 중 2개만이 땅에 떨어질 수 있었다.

 

 “아뿔싸... 그렇지. 시엔이라면... ‘참’을 쓸 수가 있겠지...”

 

 정식 기사 중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이들만이 쓸 수 있는 원거리의 검기 공격이 바로 참이었다. 이것을 쓸 수준은 되지 못하는 베리엇과 베티에는 순간 그 점을 망각하고 있었고 이런 실착을 하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집중 사격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사가기사단은 사방에서 기세를 올리며 성문에 접근할 수가 있었고 후작 군은 순간적으로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후작 군에는 하나의 카드가 더 있었다.

 

 “파이어 서클!”

 ‘화르륵’

 

 파에즈의 제3 부대가 서문에 접근하자 그 위에 숨어 있던 마법사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며 마법을 쓴 것이었다. 이전과 달리 노라드가 이곳에 없었던 제3 부대는 이 느닷없는 대형 마법에 그대로 쓸리면서 백 명 이상이 그대로 타죽고 말았다.

 

 “크윽! 그때 놓쳤던 놈인가... 제길. 그때 어떻게든 모두 죽였어야 했는데...”

 

 이전 관문 남부에서 있었던 전투에서 시엔 군은 당시 전장에 있었던 제임스 후작의 두 6클래스 마법사 중 하나를 제거할 수 있었다. 파에즈의 공격에 중상을 입은 마법사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이었다. 이후 도망가는 다른 마법사를 향해 파에즈는 혼신의 힘을 다해 갈고리를 던졌으나 이미 거리가 상당히 벌어진 탓에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며 애꿎은 옆의 병사를 없애는 것에 그쳤었다. 그 결과로 인해 자신의 부대 병사가 떼로 죽자 파에즈는 이를 바득 갈았다.

 

 그리고 이 마법에 의한 공격은 다른 관문에서도 전개되고 있었다.

 

 “라이트닝 서클!!”

 ‘빠지지직!’

 “트아아악!”

 

 6클래스의 전격 마법이 원을 그리며 시전 되었고 이에 동문에 사다리를 치려했던 조르쥬의 병사들 백 수십 명이 전기에 감전되며 즉사하거나 기절하였다.

 

 이에 조르쥬는 성 위를 바라보며 병사들을 독려했지만 이런 대형 마법을 목격한 사가기사단 병사들은 그 기세가 한풀 꺾이며 사다리 위로 올라가기를 주저하였다.

 

 반면 제임스 후작의 병사들은 이 마법에 의해 다시 활기를 찾으며 저항을 하였고 화살과 끓는 기름, 낙석 등으로 맞섰다. 이에 사기가사단은 좀처럼 성문을 넘지 못하며 고전을 하였다.

 

 “마법사가 둘이라... 하나는 이전 크림슨 스톤에서 켄타우르스 족에게 부상을 입었다고 했는데... 이제 회복을 한 모양이군.”

 “흐음... 하나라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둘이라면 조금 걱정이군요. 게다가 성벽 위에 숨어서 마법을 쏴대는 통에 제가 미리 가서 방어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시엔의 옆에서 함께 전투를 수행하고 있던 노라드는 적 마법사의 마법 공격에 아쉬움을 표하며 답하였다. 그것을 들으며 시엔은 지휘관으로서의 감각을 극대화하며 전황을 살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4개 문의 모든 전황이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고 있음을 감지하였다.

 

 “확실히... 경험이 적다보니 성벽 위에서 수비하는 적에 대한 대응이 어설프군. 병사들도 높은 성벽에 다가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말야... 으음...”

 

 더불어 사가기사단의 경험 많은 부대장들도 성벽의 어느 지점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것을 전혀 모른 채 그저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시엔은 할 수 없이 장검을 빙빙 돌리며 퇴각 신호를 보냈다.

 

 “오늘은 이 정도만 하도록 한다! 전군 퇴각하라!”

 ‘뿌우우우우’

 

 시엔의 지시에 따라 퇴각을 알리는 신호가 울려 퍼졌고 그것을 들은 사가기사단의 부대는 부상을 입은 아군 전우를 수습하며 방어 진지로 철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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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오우거 족의 대습격 (5) 2018 / 12 / 24 53 0 5456   
47 오우거 족의 대습격 (4) 2018 / 12 / 24 39 0 5479   
46 오우거 족의 대습격 (3) 2018 / 12 / 24 22 0 9973   
45 오우거 족의 대습격 (2) 2018 / 12 / 24 30 0 9938   
44 오우거 족의 대습격 (1) 2018 / 12 / 23 28 0 9355   
43 제임스 후작의 음모 (8) 2018 / 12 / 23 32 0 10172   
42 제임스 후작의 음모 (7) 2018 / 12 / 23 30 0 10189   
41 제임스 후작의 음모 (6) 2018 / 12 / 23 29 0 5092   
40 제임스 후작의 음모 (5) 2018 / 12 / 23 30 0 5041   
39 제임스 후작의 음모 (4) 2018 / 12 / 23 29 0 5090   
38 제임스 후작의 음모 (3) 2018 / 12 / 23 24 0 5070   
37 제임스 후작의 음모 (2) 2018 / 12 / 23 28 0 5795   
36 제임스 후작의 음모 (1) 2018 / 12 / 23 24 0 5778   
35 시엔 vs 제임스 후작 (10) 2018 / 12 / 21 33 0 5604   
34 시엔 vs 제임스 후작 (9) 2018 / 12 / 21 30 0 5403   
33 시엔 vs 제임스 후작 (8) 2018 / 12 / 21 27 0 5481   
32 시엔 vs 제임스 후작 (7) 2018 / 12 / 21 36 0 6014   
31 시엔 vs 제임스 후작 (6) 2018 / 12 / 21 31 0 5053   
30 시엔 vs 제임스 후작 (5) 2018 / 12 / 21 37 0 5069   
29 시엔 vs 제임스 후작 (4) 2018 / 12 / 21 34 0 10511   
28 시엔 vs 제임스 후작 (3) 2018 / 12 / 21 31 0 6681   
27 시엔 vs 제임스 후작 (2) 2018 / 12 / 21 31 0 6054   
26 시엔 vs 제임스 후작 (1) 2018 / 12 / 21 21 0 9023   
25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3) 2018 / 12 / 21 24 0 12372   
24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2) 2018 / 12 / 21 28 0 11683   
23 클레이브 왕자, 윈스턴 왕국으로 (1) 2018 / 12 / 21 22 0 5421   
22 레트라 토벌작전 (7) 2018 / 12 / 20 31 0 5615   
21 레트라 토벌작전 (6) 2018 / 12 / 20 30 0 5601   
20 레트라 토벌작전 (5) 2018 / 12 / 20 30 0 5703   
19 레트라 토벌작전 (4) 2018 / 12 / 20 35 0 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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