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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43 자세가 야해
작성일 : 16-10-30 12:37     조회 : 185     추천 : 4     분량 : 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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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조리실 내부에서 몇 번이고 플래시가 터졌다. 같은 팀인 명수가 물었다.

 

 

  “뭐해?”

  “파티쉐들과 로제와인의 내부를 찍고 있어. 이런 것도 모이면 추억이 된다고 해서 앨범을 만들려고.”

 

 

  윤아는 짬 시간이 날 때마다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쉐들의 사진을 찍거나 로제와인의 내부를 찍었다. 간간히 아기 손님이나 디저트를 먹으며 미소 짓는 사람들을 찍기도 했다. 리하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윤아 뒤에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월말평가 최종전 이후로 어제 출근을 안 했던데 이유가 뭐지?’

 

 

  윤아가 반죽을 휴지(중간 발효)하는 파티쉐와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아니지, 내가 왜 쟤를 걱정해?’

 

 

  리하는 윤아의 환하게 웃는 미소를 보았다. 그리고는 이틀 전에 곧 쓰러질 사람처럼 입술이 하얘진 윤아를 떠올렸다. 리하가 윤아에게 그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어볼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찰나에, 윤아가 고갤 돌렸다. 리하는 놀라 황급히 몸을 옆으로 틀었다. 윤아가 리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도 사진 찍자!”

  “내가 너랑? 내가 왜?”

  “이것도 다 추억이라잖아. 저번에 찍지 못 했으니까 이번엔 찍자.”

  “시, 싫어.”

 

 

  리하는 윤아의 말을 무시하기 위해 만드는 중인 잼을 졸이기 시작했다. 윤아는 뒤돌아서는 척하다가 갑자기 뒤돌아 리하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리하는 급하게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나무 주걱을 들고 있던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셔터가 터진 후였다. 윤아는 해맑게 웃으며 급히 자리를 떴다.

 

 

  “야! 임윤아!”

 

 

  리하는 나무 주걱을 냄비 안에 내팽겨 치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내가 뭐 하러 쟤를!’

 

 

  쉬는 시간이 되어 밥을 먹은 뒤 어김없이 사진을 찍었다. 그 때 대현이 윤아 뒤에서 한 손으로 윤아의 머리를 세게 눌렀다.

 

 

  “이거 초상권 침해야. 그만둬.”

  “왜? 단비 씨가 사진 많이 찍으면 추억 쌓기에 좋다고 했단 말이야.”

  “어느 정도껏 해야지. 여기가 무슨 유적 관광지라도 돼?”

 

 

  윤아는 대현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대현은 윤아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고개를 뒤로 빼며 경계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가 누그러졌다. 그 순간 윤아가 대현의 사진을 찍었다. 대현이 하지 말라며 화내면서 윤아의 카메라를 빼앗았다. 윤아가 두 손을 뻗어 카메라를 뺏으려고 했는데, 대현이 카메라를 쥔 손을 번쩍 들었다. 키 차이가 심해 닿지 않자 윤아가 점프했다. 대현은 윤아가 뛰는 것을 멈추기 위해 다른 한 손으로 윤아의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이게 진짜. 최단비한테 물들였어. 늦게 배운 사람이 더 하다는데.”

  “왜 그렇게 단비 씨를 싫어해? 사진 찍는 건 뭐 어때서!”

  “네 알 거 없어. 이제 쉬는 시간도 끝나 가는데 다시 디너 타임 준비나 해. 이런 허튼 짓 하면 카메라 없앤다.”

  “우리 우승해서 받은 상품인데?”

 

 

  윤아가 울상을 지으며 대현을 쳐다보자, 대현은 윤아를 가만히 내려다보기만 했다.

 

 

  “그럼 너도 사진 찍어. 우리의 우승 상품이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거나 추억될 만한 거 찍어. 한 두 번 찍다보면 어느새 계속 찍게 된다니까?”

  “조작 방법 몰라.”

  “내가 가르쳐줄게.”

 

 

  윤아는 조작 방법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알려주는 동안 간간히 대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문득 단비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이 너무 낯설어서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되뇌었다.

 

 

  ‘좋아? 좋아하는 대상? 동경의 대상? 동경……. 난 대현이 어릴 적 남자 애라서 좋은 거야. 어릴 적 남자애가 대현이니까. 그럼 이게 뭔데?’

 

 

  “아, 몰라.”

 

 

  윤아는 불쑥 튀어나온 대현의 말에 깜짝 놀랐다. 대현이 윤아를 응시하고는, 사물함에 놔둘 테니 얼른 다른 사람의 상태를 체크하라며 쫒아 보냈다. 윤아는 짜증내는 대현의 눈치를 보다가 다른 파티쉐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디너 타임 시작 전. 대현과 윤아는 신선도가 중요한 재료의 상태를 확인해야 했다. 과일과 계란, 우유의 신선도를 체크하고 미리 준비해야 하는 반죽이나 잼 등의 상태를 살폈다. 윤아는 다른 사람이 불려놓은 한천(우뭇가사리가 주원료이며, 주로 양갱을 만들 때 쓰임)의 상태를 체크한 뒤, 규동에게 향했다. 차트가 적힌 종이를 몇 차례 넘겨 문제를 짚었다.

 

 

  “규동아, 아무래도 네 프로피트롤 타르트(타르트 위에 슈를 가득 얹혀 탑을 만든 디저트)의 모양을 수정해야 할 것 같아.”

  “무슨 문제라도 있어?”

  “마스터가 주신 차트를 보니까 사람들의 건의 사항이 적혀져 있더라고. 네 건 큰 타르트에 슈가 피라미드처럼 쌓여서, 잘라 건져내기 힘들데. 한 시라도 빨리 다른 방법으로 고려해서 올려야할 것 같아.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만큼 네 포인트에도 타격이 클 테니까.”

 

  “지금 당장 생각해야 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미니 타르트로 바꾸는 게 어떨까? 그 타르트 위에 좀 더 작은 슈를 올려 장식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냥 타르트를 만드는 것보다 더 손이 많이 갈 텐데 지금 당장 준비해서 가능할까?”

  “휴지해 놓은 반죽 있지?”

 

 

  규동은 휴지해 놓은 반죽을 꺼냈다. 윤아는 종이를 의자 위에 내려놓고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마침 오븐 룸에서 마카롱 꼬끄(과자 부분)을 구우러 갔다 온 대현이 말했다.

 

 

  “네 할 것도 많으면서 누굴 도와?”

 

 

  윤아는 무안했던 것인지 입을 꾹 다물었다. 대현은 한숨을 쉬며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윤아가 괜찮다며 대현을 불렀지만, 대현은 손을 좌우로 흔들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대현은 윤아가 미리 반죽해 놓은 크레이프 반죽을 프라이팬에 둘렀다. 명수와 효린은 윤아의 파트를 대신 해주는 대현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특히 효린은 대현의 무덤덤한 표정을 관찰했다.

 

 

 -

 

 

  테라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옅게 불고 있었다. 대현은 카메라에 찍힌 윤아의 사진들을 다시 한 번 보던 중이었다. 간혹 규동의 사진이 나올 때면 대현은 바로 다른 사진으로 이동하곤 했다. 그러다 사진을 모두 보았는지, 카메라를 둘러보다가 렌즈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순간 대현이 자신도 모르게 뭔가를 누르더니 플래시가 터지면서 사진이 찍혔다. 대현은 깜짝 놀란 듯 눈을 껌뻑이며 사진을 보았다. 자신의 얼굴이 늘어져서 이상하게 보였다. 대현은 자신의 이상한 얼굴에 충격 받은 표정을 짓다가, 오기가 생겼는지 셀프 카메라를 찍기 시작했다.

 

  대현이 셀프 카메라를 몇 차례 찍었을 무렵이었다. 윤아가 테라스에 있던 초밥 쿠션을 갖다 놓기 위해 테라스에 발을 디뎠다. 스스로의 모습을 찍어대는 대현을 보며, 윤아는 저도 모르게 초밥 쿠션을 떨어드렸다. 초밥 쿠션이 옆으로 굴러갔다.

 

 

  “뭐해?”

 

 

  대현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오기에 정신이 팔려 사진 찍던 자신을 알아차렸다. 민망했던 것인지 얼굴을 붉히더니, 금방 누워 자는 척을 했다. 윤아는 그 모습에 한참을 제자리에서 웃고는 대현의 옆에 앉아, 대현의 손에 들린 카메라를 잡았다. 대현이 갑작스레 눈을 뜨면서 일어섰다. 창피해서 도저히 윤아에게 카메라를 줄 수 없었다. 윤아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카메라를 뺏기 위해 손을 뻗었다.

 

 

  “대현이 셀카 찍은 거 나도 볼래.”

  “뭐, 뭐래! 저리 가!”

 

 

  대현은 카메라를 든 손을 최대한 위로 뻗었다.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무릎 하나를 대현의 다리 위에 올리고, 한 손은 대현의 어깨에, 다른 한 손은 높이 뻗은 대현의 손으로 향했다. 윤아의 몸이 대현에게 밀착되었다. 대현은 자신의 바로 눈앞에 보이는 윤아의 가슴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검은 티셔츠를 입어 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현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

 

 

  ‘자, 자세가 야해.’

 

 

  대현은 숨을 참으며 눈을 찔끔 감았다.

 

 

  “야, 야, 야. 저리 멀리 떨어져. 줄게, 준다고!”

 

 

  그제야 윤아가 대현의 옆에 앉았다. 대현은 테라스의 끄트머리로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대현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자신은 더 못 바라보겠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스스로 귀가 뜨겁다는 걸 느꼈다. 윤아는 몇 장 둘러보더니 멈췄다.

 

 

  ‘짜증나. 사진 다 잘 생겼어.’

 

 

  윤아는 괜히 투정을 부렸다.

 

 

  “뭐야, 이럴 바에는 내가 찍는 것들이 더 바람직해. 얼른 줘.”

  “싫어.”

  “준다며?”

  “못 줘. 절대 못 줘.”

  “치사해. 좋아하는 거나 추억 될 만한 거 찍으라고 했더니.”

 

 

  대현은 윤아의 말을 들으면서, 카메라 화면을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셀카나 찍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는 윤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대현이는 자긍심에, 자만심에, 자기애에…….”

 

 

  ‘내가 좋아하는…….’

 

 

  찰칵. 대현은 카메라에 윤아의 얼굴을 담아냈다.

 

 

  “사람.”

 

 

  윤아는 갑작스럽게 자신을 찍는 대현을 보며 크게 눈을 떴다. 대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윤아를 바라봤다. 그들은 한동안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눈을 마주했다.

 

 

 

 -

 

 

  “어, 난데. 일은 잘 되어가고 있어?”

  -네. 마스터.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로제와인 각 팀마다 휴가를 갈 예정이거든.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파티쉐들이 가는데 그 전에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어?”

  -아뇨. 그건 무리일 것 같아요.

  “그래? 아쉽네. 일단 알겠어. 귀국할 쯤 다시 연락 줘.”

  -네. 마스터.

 

 

  외삼촌은 사장실에서 한국 디저트 뷔페 공식 사이트에 들어갔다. 로제와인의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제와인 사이트를 찾는 도중, 우연히 공지사항에 NEW가 뜬 것을 보았다. 마우스로 공지사항을 클릭해 눈여겨보았다. 외삼촌의 눈이 점점 커지면서 혼잣말을 했다.

 

 

  “이게 무슨…….”

 

 

 -

 

 

  “이게 뭐야?”

 

 

  사진 인화하러 잠시 갔다 온 윤아가 락커에서 파티쉐들이 모여 있자, 노트북을 만지고 있는 규동에게 물었다. 노트북 화면에는 한국 디저트 뷔페 공식 사이트가 떴는데, 1위부터 10위까지 차트가 나와 있었고, 각 가로 막대그래프 밑으로 세부 사항이 적혀있었다. 한국의 특 1급 호텔의 명성답게 로제와인이 맨 위에 1위라고 떴다. 2위는 ‘그랜드 비’였다.

 

 

  “이건 한국의 디저트 뷔페 랭킹을 나타낸 거야. 일반인 후기 평가가 70퍼센트, 전문가 평가단 30퍼센트로 이뤄져있어. 매 달의 실적에 따라 순위가 바뀌곤 해. 디저트 뷔페에서는 상위권이 엄청 중요하거든. 그에 따른 혜택도 있고 다른 기업체가 밀어주기도 하니까. 그랑프리 참여권도 상위권 뷔페에서 많이 취득할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다른 파티시에가 질문을 던졌고, 거기에 규동이 말했다.

 

 

  “지금도 우리가 압도적이지만 이참에 기를 더 꺾을 획기적인 게 없을까?”

  “아직 한여름이 아닌데도 워낙 더워서 사람들이 시원한 걸 많이 찾더라고. 시원한 디저트 위주로 생각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아직 다음 달 순위 매기려면 멀었으니까 각자 생각해보고 가장 나은 프로젝트로 결정하자.”

 

 

  그 말을 끝으로 파티쉐들은 해산했다. 규동은 대현과 윤아에게 대형마트를 가자고 제안했다. 대형마트로 가면 신선한 재료들을 보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규동과 함께 대형마트로 향했다.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윤아는 북적거리는 인파를 즐기며 돌았던 코너라도 수차례 둘러봤다. 대현은 카트를 끌며 뒤를 따랐고, 규동은 윤아가 다른 곳으로 새지 않게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이 더울 때 많이 찾는 거라면 아이스크림, 젤라또, 빙수, 음료, 수정과, 수박화채가 있어.”

 

 

  윤아가 말했다.

 

 

  “근데 보통 아이스크림이라면 획기적인 게 아니잖아. 젤라또는 네가 만들고 있고. 수정과를 포함해서 깔린 음료도 얼마나 되는데. 수박화채? 그건 우리 7월 디저트지 않아?”

  “그럼 남은 건 빙수라는 건데……. 아직 5월인데 사람들이 벌써부터 빙수를 먹어?”

 

 

  규동의 말이 끝나자 대현은 골치가 아픈 듯 카트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었다. 윤아는 시식 코너의 만두를 먹다가, 이쑤시개로 다른 식품을 찍으며 말했다.

 

 

  “요새는 사람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빙수를 잘 먹던데? 최근에 새로 오픈되는 가게들을 보면 빙수 전문 카페 같은 게 많아. 그 만큼 빙수는 먹거리로써 핫한 트렌드로 뜨고 있지. 우리들의 상품에는 빙수가 없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대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 윤아의 뒷덜미를 덥석 잡았다.

 

 

  “알겠으니까 시식 코너 그만 돌아, 돼지야.”

  “뭐? 이젠 멍청이를 넘어서 돼지야?”

  “우린 아이디어를 짜기 위해 여기에 온 거지, 너처럼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하려고 온 게 아니란 말이다.”

 

 

  윤아는 대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대현을 노려보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렇지, 여자한테 그런 말은 실례야!”

  “여자는 무슨. 여자답게 조신하게 굴면 또 몰라. 어느 남자가 널 먹여 살려?”

  “이씨. 난 규동이처럼 요리 잘하는 남자랑 결혼 할 거야!”

 

 

  윤아가 규동에게 팔짱을 끼며 말하자, 대현은 잠시 동안 미간을 찌푸리며 핀잔을 주었다.

 

 

  “결혼은 개나 소나 다 하는 줄 아나. 요즘은 결혼도 능력이 되야 하지.”

  “얘들아 이제 그만해. 집 가면 내가 바로 밥 차려 줄게.”

 

 

  대현과 윤아는 서로 씩씩거리며 바라보다가 과일 코너로 향했다. 윤아가 하는 말마다 대현이 태클을 걸었다.

 

 

  “빙수라고 하면 파인애플 빙수가 어떨까?”

  “열대과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은근 있던데.”

  “그럼 수박?”

  “스케일이 너무 커. 언제 스쿱으로 다 퍼?”

  “망고는?”

  “그건 내가 마음에 안 들어.”

  “이씨?”

 

 

  윤아가 오기로 덧붙여 말했다.

 

 

  “그럼 토마토 빙수?”

 

 

  대현과 규동은 머릿속으로 상상해보았다. 토마토와 팥 그리고 우유 얼음을 섞는다는 것을. 규동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고, 대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윤아 역시 상상하고는 멋쩍게 웃었다.

 

 

  “아, 멜론 빙수는 어때? 조금 작은 걸로. 디저트 뷔페에서도 보기 힘든 거고 요즘 뜨고 있으니까.”

 

 

  규동의 말에 일리가 있는 듯, 실험을 하기 위해 멜론을 두 통 샀다. 집에 돌아온 그들은 규동이 차려준 밥을 먹은 뒤 디자인을 고려해보았다. 규동은 대현이 스케치 한 것을 보고 웃었다. 그것에 울컥한 대현이 규동에게 소리쳤다.

 

 

  “넌 얼마나 잘났다고 웃어?”

  “적어도 너보단 나은 것 같은데. 우리 둘이 지금 대결할래? 윤아가 심사를 하는 거야.”

 

 

  윤아는 냉동실에 예비 차원으로 얼려놓은 우유를 꺼냈다. 기본적인 재료도 있다고 말했다. 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걷었다.

 

 

  “콜.”

 

 

 -

 

 

  “이번 패자부활 우승자는 쌍둥이 팀입니다!”

 

 

  쌍둥이 동생이 모자를 벗긴 손으로 주먹 쥐며 작게 읊조렸다.

 

 

  “도대현, 그 망할 자식 왕중왕전 때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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