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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35 무슨 짓 하는 게 아닌가
작성일 : 16-10-28 00:24     조회 : 79     추천 : 4     분량 : 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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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비스퀴 조콩드(얇은 케이크 시트), 커피시럽, 캐러멜 소스, 캐러멜 버터크림, 가나슈, 글라사주(제품의 코팅용으로 많이 사용되며 과자의 풍미, 광택, 장식, 건조 방지에 도움 됨)야. 초보자가 만드는 건 정말 난해한 건데……, 일단 넌 기본적인 시트나 크림 같은 건 만들 수 있으니까 요령을 가르쳐줄게.’

 

 

  윤아는 대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주었던 레시피를 머릿속으로 떠오르며 작업을 시작했다. 가나슈로 만들 다크 초콜릿을 볼(섞거나 담는데 쓰이는 식기)에 넣어 중탕으로 녹인 후, 우유와 생크림을 넣었다. 그리고는 온도계로 초콜릿의 온도를 재어 35도가 되었을 쯤에, 버터를 넣고 섞었다.

 

 

  ‘가나슈는 공기를 넣어줄수록 윤기가 나고 더 잘 섞여.’

 

 

  핸드믹서를 제일 약하게 시동하여, 완성된 가나슈를 한 번 더 돌려주었다. 윤아는 완성된 가나슈가 담긴 볼을 옆에다 놔두고, 알맞은 크기로 미리 잘라두었던 케이크 시트(비스퀴 조콩드)를 팬 위에 올렸다. 그 위에 커피시럽을 뿌리고 가나슈를 발랐다. 다시 시트를 바르고 캐러멜 버터크림과 가나슈 다시 시트를 번갈아 가며 차곡차곡 쌓았다. 자신의 엄지손가락 높이만큼 쌓아 올렸을 때 쯤 그것을 들고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윤아는 자신과 똑같은 오페라 케이크를 만드는 대현을 바라봤다.

 

  대현은 흔히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다크 초콜릿 오페라(케이크)가 아니라, 화이트 초콜릿의 오페라로 만들던 중이었다. 대현은 글라사주 대신에 쓰일 화이트 초콜릿을 중탕한 다음, 식힘망에 올려두었던 케이크 윗면에 조심스럽게 부었다. 코팅용 초콜릿이 어느 정도 식어갈 무렵에 사람들이 먹기 좋을 크기로 잘랐다. 짤주머니에 넣어둔 다크 초콜릿을 그 위에 가로로 짧게 여러 줄 씩 짰다. 다크 초콜릿이 식기 전에 이쑤시개의 뾰족한 부분으로 세로로 길게 그었다. 반듯했던 가로줄들에 이쑤시개가 지나간 흔적이 남으면서 거미줄과 같은 옅은 무늬가 만들어졌다.

 

  윤아는 대현의 실력을 보고 감탄하다 말고, 자신의 케이크에 대한 생각이 나자마자 냉장고에서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꺼냈다. 윤아 역시 식힘망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고, 만들어 놓았던 글라사주를 부었다. 케이크의 윗면에서 글라사주가 가운데에서 모서리로 천천히 퍼져갔다. 그리고 이내 옆면을 타고 흘러내렸다. 윤아는 글라사주가 식은 후 칼로 네 면의 옆면을 조금씩 도려내, 지저분한 부분을 없앴다. 손떨림을 막기 위해 두 손으로 조심히 케이크를 조각냈다. 짤주머니에 녹힌 화이트 초콜릿을 넣어, 조각 케이크 윗면 모퉁이에 사선으로 으깬 꽃가루와 말린 꽃 한 송이씩 올렸다.

 

 

  “네, 역시 로제와인입니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디저트 뷔페의 명성을 보여주시는군요. 임대근 씨와 마스터가 만든 샤를로트(옆면이 과자나 빵으로 둘러싸인 케이크)는 역시 대단하군요. 그 뒤를 따르는 윤아 양과 대현 군! 윤아양의 오페라 케이크 위에 말린 장미를 올리니 빈티지 하면서도 좀 더 우아한 케이크가 되었군요. 대현 군은 흔히 생각하는 다크 초콜릿 말고 화이트 오페라 케이크를 만들어주셨는데요, 맛이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단비의 진행을 끝으로 커팅 된 케이크는 주변 시민들의 손에 넘어갔다. 외삼촌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윤아의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실력 끝내주던걸?”

  “정말요?”

  “물론. 처음 만들어 본다고 해서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이걸로 봉사활동 포인트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

 

 

  외삼촌은 넌지시 윤아에게 웃어보였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대근은 혀를 차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찰칵, 대현과 윤아, 외삼촌을 향해 누군가 플래시를 터트렸다. 대현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돌아봤고, 윤아는 깜짝 놀란 듯 쉴 새 없이 눈을 깜빡이며 플래시가 터진 곳을 바라봤다. 사진작가는 오랜만에 본다는 듯 손을 들었다. 지난 벚꽃 축제 때 즉석 포토북을 만들었던 사진작가였다. 유독 미스로드를 즐겨보았던 사람이었는데, 이번에도 미스로드가 촬영해서 그랬던 것인지 사진작가가 있었다. 외삼촌은 사진작가와 아는 사이였기에 안부를 물었다.

 

 

  “너희 넷 정말 대단하던걸? 설마 조카가 내가 봤던 제 8회 우승자인 줄 몰랐다니까? 완전 깜짝 놀랐지.”

  “아, 아니에요. 대현이가 함께 해줘서 우승해줬을 뿐이지 저는 숟가락만 올린 것뿐이에요.”

  “에이, 너도 못지않게 열심히 했던 걸?”

 

 

  사진작가는 윤아에게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오늘 하루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보았다. 족히 100여 장은 되었다. 대현은 마치 파파라치를 즐겨 찍는 단비를 보는 것 같아, 질린단 표정을 지었다. 한편 윤아는 사람들과의 추억이 생생하게 사진으로 남는 것 같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작가는 윤아를 바라보다가 카메라 조작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네가 찍고 싶은 걸 마음껏 찍고 와. 다음에 만나는 날이 있으면 사진 출력해서 우편 보내줄게.”

  “정말 그래도 돼요?”

  “그럼. 공짜니까 마음껏 찍고 와.”

  “고맙습니다!”

 

 

  리하는 멀리서 윤아가 환한 미소를 짓는 것을 지켜보았다. 궁금했다. 그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기에 대현도 미소를 짓는 것인지. 리하는 손톱을 지그시 깨물며 자신의 앞에서 얘기를 나누는 파티쉐 무리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들은 리하와 평소에 어울려 다니며 윤아를 괴롭히던 파티쉐들이었다. 평소에 무덤덤했던 표정과는 달리 화색이 띄었다.

 

 

  “아까 임윤아가 만든 케이크 먹어보고 싶었는데 우리 것까지 따로 남겨줄 줄은 몰랐다니까? 은근 감동 받았어, 나.”

  “뭘 그런 걸로 감동 받냐? 근데 정말 처음 만든 거 맞아? 난 몇 주 동안 연습해서 겨우 만들었는데.”

 

 

  그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자신들이 어느새 윤아에게 호감이 가졌다는 것을. 리하는 윤아가 해맑게 웃는 표정과 윤아를 바라보는 대현의 시선, 그리고 호의를 표하는 파티쉐들을 번갈아 생각하다가 소리쳤다.

 

 

  “으아!”

 

 

  리하의 앞에서 얘기를 나누던 파티쉐들은 깜짝 놀라, 뒤돌아 리하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리하는 그 말을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왜들 다 툭하면 임윤아 타령인거야?’

 

 

  카페를 재개하는 동안, 윤아는 사진작가에게 받은 카메라로 파티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담았다. 생크림을 만들다 말고 효린의 코끝에 바르는 명수, 눈을 찡그리다 웃으며 명수를 안는 효린. 딸기 타르트 위에 분당(가루 설탕으로서 곱고 부드러움)을 뿌리는 파티시엘, 새로운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반죽하는 파티쉐, 손질한 파인애플을 포크로 찍어 윤아에 건네는 규동. 윤아는 규동의 모습을 찍다가 파인애플을 받아먹고는 달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현은 서빙을 마치고 뒤돌아 돌아가려는 찰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대현의 옷깃을 잡는 바람에 멈춰 섰다. 대현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뭐라 말해야할지 몰라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뭐.”

 

 

  ‘아, 이게 아닌데.’

 

 

  대현은 다시 말했다.

 

 

  “뭐 불만 있냐?”

 

 

  ‘아, 이게 아니라고.’

 

 

  아이는 자신에게 까칠하게 구는 대현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대현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라 생각하여 억지로 입 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그런데도 아이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대현의 소매를 한 번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자신의 엄마 핸드폰을 내밀었다.

 

 

  “오빠, 같이 사진 찍어주세요.”

 

 

  대현은 핸드폰을 우선 건네받았지만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할지 몰랐다. 대현은 한 번도 셀프 카메라를 찍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지나가던 윤아를 잡아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윤아는 대현과 아이를 밀착시켜 사진 한 컷을 찍고는, 자신의 손에 들린 카메라로 셋이서 한 번 더 찍었다. 아이는 윤아와 대현에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엄마의 품에 달려 들어갔다. 대현은 윤아에게 사진 그만 찍고 일이나 마저 하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미 윤아는 대현의 옆에 없었다. 저 멀리서 리하와 어울려 놀던 파티쉐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대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못 말린단 마냥 혀를 찼다.

 

 

  “얘들아, 같이 사진 찍자.”

  “왜?”

  “나중에 이 사진 찍어서 파티쉐 앨범을 만들 거야. 우리 같이 찍자, 응?”

 

 

  파티쉐들은 얼떨결에 윤아와 사진을 찍었다. 서로 카메라 화면을 보며 확인하고는 웃으며 떠들었다. 누가 못 나오고, 누가 못 반 쯤 눈이 감겼다고.

 

 

  “아까 오페라 케이크 만들었던 거 진짜 맛있더라. 다음번에 레시피 가르쳐줄 수 있어?”

 

 

  한 파티쉐가 윤아에게 물었다. 윤아는 장난 끼 가득한 표정으로 좌우로 고개를 흔들고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파티쉐가 너무하다고 말하자 윤아는 웃어넘기며 장난이니 다음에 꼭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파티쉐가 윤아에게 김 율의 싸인을 받고 싶다고 부탁하자, 그거서 역시 윤아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러다 저 멀리서 리하가 어디론가 가는 것을 목격했다. 윤아는 리하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리하는 한적한 곳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윤아가 리하를 불렀다. 리하가 자신의 쪽으로 돌아볼 때, 사진 같이 찍자고 권유했다. 리하는 귀찮다는 마냥 아무런 대꾸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윤아가 리하의 시선으로 걸음을 옮겨 다시 물었다. 리하는 이번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싫다고 거절했다. 윤아는 다른 사람들은 한 번씩이라도 찍었는데, 리하가 안 찍으면 어쩌냐고 말했다.

 

 

  “로제와인 식구들은 다 찍었단 말이야. 너만 안 찍을 순 없잖아. 응?”

  “정말 귀찮게 왜 이래? 싫다니까.”

 

 

  리하는 윤아의 손에 들린 카메라를 치면서 일어났다. 윤아가 방심한 틈에 카메라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카메라의 받침대가 부러지면서 화면이 꺼졌다. 윤아는 다급하게 카메라를 주웠다. 리하는 자신이 쳐서 떨어졌다는 생각에 몸을 주춤했다. 그 때 마침 뒤에서 사진작가와 대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진작가는 대현과 얘기하다 말고, 불안해하는 윤아의 표정을 발견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리하가 긴장을 하며 자신이 카메라를 망가뜨렸다고 말할지 말지에 고민하고 있을 찰나에, 윤아가 먼저 사진작가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제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카메라를 망가뜨렸어요.”

  “아냐, 아냐. 실수할 수도 있지. 그나저나 이거 단비 건데……. 내가 단비한테 잘 말해둘게.”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아. 내가 고쳐도 될 정도인 것 같아. 대현아 마스터가 너한테 할 말이 있다던데 가보는 게 좋을 거야.”

  “네.”

 

 

  대현은 몸을 돌려 외삼촌에게 가려다가 윤아를 향해 입모양으로 ‘멍청이’라고 말했다. 윤아는 대현에게 입술을 툭 내밀었다. 대현은 ‘못생겼어’라고 말하곤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아는 카메라를 가져간 사진작가와 대현이가 가는 것을 보고는 리하의 팔목을 잡고 이끌었다.

 

 

  “우리도 가자.”

  “어딜?”

  “단비 씨에게 카메라 망가뜨린 거 사과하러 가야지.”

  “방금까지 네가 사과해놓고 이제 와서 날 끌어들이는 이유가 뭐야? 난 안 가. 네가 잘못한 거니 네가 사과하러 가.”

  “너도 잘못한 건 매한가지야. 네가 카메라를 쳤잖아.”

 

 

  리하는 평소에 단비를 동경해왔다. 드디어 단비와 만나는가 싶더니, 단비는 윤아에게만 흥미를 가졌고,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어봤자 대현과 윤아와 같이 얘기를 나누었다. 자신이 딱히 남들보다 눈에 튀게 디저트를 만든 게 아니었기에 단비가 자신을 알아주는 일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 초면에 카메라를 망가뜨린 상태로 마주칠 순 없었다. 윤아는 리하의 고민하는 표정을 보고는 숨을 크게 내쉬며 알겠다고 말 했다. 리하는 정신을 차리고 윤아를 바라봤다.

 

 

  “그냥 내가 사과할게.”

 

 

  윤아는 단비에게 찾아가 자신이 카메라를 망가뜨렸다며 고개 숙여 사과를 했다. 단비는 두 손을 좌우로 몇 번 흔들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리하는 분명 단비가 화난 상태로 윤아와 마주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뒤를 따랐지만,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환하게 웃는 단비의 모습에 당황스러웠고 하다못해 화가 났다.

 

 

  ‘이번에도…….’

 

 

 -

 

 

  “하하, 미안하다, 얘들아. 자꾸 월말평가 날짜를 늦춰서 정말 미안해. 내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말이지……, 꼭 가봐야 하는 거라서 아무래도 며칠 더 늦춰야할 것 같아. 대신 이번에 수고한 차원에 포인트 3점 씩 줄 테니까 이번만 이해해주라.”

 

 

  외삼촌은 불과 1시간 전에 대근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형님, 급한 일이신가 보지요?’

  ‘응. 아무래도 내일 월말평가 심사 내가 못 해줄 것 같은데.’

  ‘그럼 제가 심사해드리죠.’

 

 

  대근은 빙긋 웃으며 외삼촌을 바라봤다. 그 표정엔 거만하면서도 꿍꿍이가 가득한 표정이었다. 외삼촌의 한 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매제, 무슨 짓 하려는 거지? 윤아한테 무슨 짓 할 거야?’

  ‘전 방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어휴. 됐다. 됐어.’

 

 

  “미뤄서 정말 미안해. 오늘 수고 많았고, 난 먼저 가볼게.”

 

 

  외삼촌은 파티쉐들을 태운 관광버스에서 벗어나 자신의 차를 타고 먼저 출발했다. 대현은 창문 너머로 멀어지는 외삼촌의 차를 보다가 생각에 잠겼다.

 

 

  ‘마스터, 절 부르셨어요?’

 

 

  대현이 외삼촌에게 갔을 때였다. 외삼촌이 대현의 등을 떠밀며 황급히 다른 곳으로 향했다. 대현은 고개를 돌려 자리에 남겨진 대근을 쳐다보았다. 대근은 대현을 사나운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대현은 괜히 기분이 나쁜 듯 고개를 돌려 제 갈 길을 갔다. 대근이 보이지 않을 쯤에 외삼촌이 대현을 멈춰 세웠다.

 

 

  ‘내가 급히 어디 갈 데가 있어서 말이야. 아무래도 며칠 더 월말평가를 늦춰야할 것 같아.’

  ‘네? 그러다가 또 얼마 안 가서 5월 월말평가를 쳐요?’

  ‘하이고, 그게 문제야. 그건 내가 좀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것 같고, 내가 말하려는 건 이게 아니야.’

 

  ‘그럼 뭔가요?’

  ‘내가 며칠 동안 디저트 뷔페에 들리지 못할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윤아를 잘 부탁해.’

  ‘걜 잘 부탁 한다뇨?’

  ‘윤아의 아빠 말이야. 내가 없는 동안 윤아에게 무슨 짓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야.’

 

 

  대현은 방금 전에 자신을 노려보았던 대근의 얼굴을 떠올렸다.

 

 

  ‘매제를 의심하면 안 되지만 지금은 조금 위험한 시기라서 말이야. 또 한 번 윤아를 너한테 맡겨서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이번 문제는 윤아의 그랑프리 참여권이 달린 문제야.’

 

 

 -

 

 

  대현은 머리가 복잡한 듯 커튼을 쳐, 창문을 완전히 가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앉은 규동과 윤아를 바라봤다. 윤아는 규동과 얘기를 나누기에 정신이 없었다. 대현은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다 커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체 임윤아에게 노리는 건 뭐지? 임윤아 너란 애 정말…….’

 

 

  “우와, 이거 윤아 사진 잘 찍혔다. 예쁘네. 누가 찍어줬어?”

  “저, 전혀 예쁘지 않아. 사진작가가 찍어줬던 거야. 아, 이거 규동이 사진이다.”

  “뭐? 나 완전 이상하게 나왔잖아.”

  “이거 내 나름 잘 찍었다고 생각한 건데? 이것 봐봐, 케이크 커팅 하는 게 진지해 보여서 좋은 걸.”

 

  ‘신경 쓰여.’

 

 

  대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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