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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41 난 이미 충분히 지쳤는데
작성일 : 16-10-30 01:25     조회 : 67     추천 : 4     분량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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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리하는 정도가 심하다는 걸 깨달았다. 더는 말을 꺼내기 싫은 듯 두 입술을 꾹 다물었다. 이제야 대근이 왜 그토록 무서워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별 라이벌 같지도 않은 애가 기어오르면 짜증나지 않나?’

 

 

  대현이와 윤아가 같이 어울리는 것만 생각한다면야, 자신과 붙어 10 포인트를 갖게 될지도 모르는 윤아를 생각한다면야, 대근이 제안하는 비밀리의 레시피를 이용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문득 윤아가 자신에게 대했던 일들을 떠올랐다. 아무리 해코지해도 봐주었던 모습들과 자신의 엄마를 웃게 했던 상황, 그리고 마루에 누워 등을 보여주었던 그 순간이, 리하의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그런 이유로 제게 레시피를 가르쳐주시는 거라면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왜지?”

  “저는 그런 거 없어도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요.”

 

 

  리하는 말을 끝낸 후에 침을 힘겹게 삼켰다. 대근은 흥미롭다는 듯 쳐다보고는 몸을 돌렸다.

 

 

  “그럼 그렇게 해.”

  “전에 보였던 크레이프와 전혀 다른 크레이프로 선보이겠습니다.”

 

 

  대근이 앞장서 가자, 리하도 그 뒤를 따랐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너머서 좁은 골목을 지나쳐 가려던 중, 리하는 좁은 골목을 바라보자마자 멈춰 섰다. 윤아가 대현에게 안겨 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윤아의 눈은 대현의 손에 가려졌지만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윤아의 볼에 쉴 새 없이 타고 흐르는 눈물이 보였다. 리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손으로 입을 가렸다.

 

 

  ‘설마 대화를 다 들은 건…….’

 

 

  리하는 윤아에게 시선을 떼고 대현을 올려다보았다. 대현의 표정은 심각했다. 대근은 리하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지 않고 멍하게 멈춰서있자 고개를 돌렸다.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리하에게 다가갔다. 리하는 대근이 다가오는 동안 그의 얼굴과 대현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대현은 뭔가를 눈치 챈 듯 윤아의 손을 이끌고 황급히 돌아서갔다. 대근이 골목에 도착했을 즈음엔 그들의 뒷모습이 작은 점처럼 보였다.

 

 

  대현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골목으로 돌아갔다. 주위를 둘러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윤아와 마주보았다. 여전히 윤아가 울고 있었는데, 억지로 울음을 참으려는 듯 끅끅, 거리는 소리를 냈다. 대현은 한숨을 푹 쉬고는 윤아를 다시금 안아주었다.

 

 

  “이것도 다 한 때야. 괜찮아.”

 

 

  윤아는 대현을 꼭 안아, 대현의 옷을 세게 부여잡았다. 대현은 윤아의 등을 토닥이며 작게 속삭였다.

 

 

  “그래, 더 울어. 실컷 울어도 돼.”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다. 어느새 윤아는 눈물을 그쳤다. 풀이 죽은 채 축 늘어진 어깨와 잔뜩 지친 표정으로 땅만 내려 보았다. 대현은 뭐라 더 위로의 말을 줘야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했다. 그 순간 윤아가 대현의 옷깃을 잡았다. 대현이 내려다보자, 윤아와 눈이 마주쳤다. 윤아는 급히 고개를 돌려 고개를 푹 숙였다.

 

 

  “빨리……, 집에 가자. 연습마저 하고 싶어.”

 

 

  대현은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바로 씩 웃으며 윤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잘 생각했다.”

 

 

 -

 

 

  “이야, 냄새부터가 남다르네. 느글거리지 않고 딱 맛있는 냄새야.”

 

 

  외삼촌은 싱긋 웃으며 월말평가 최종전을 바라보았다. 대근은 간간히 미간을 찌푸리며 윤아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두 손을 꼭 모아 기도하듯 ‘제발’을 외쳤고, 명수는 효린에게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지켜보았다. 규동은 입술이 자꾸만 메마르는지 입술이 옴짝달싹 움직였다.

 

  리하와 윤아는 거의 동시에 크레이프(얇은 팬케이크)를 구웠다. 데코를 할 때부터 둘의 행동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리하는 애당초 크레이프 반죽에 말차 가루를 넣어 녹차 크레이프를 만들었는데, 일반 생크림으로 겹 사이사이를 채우고 맨 위에 다시 크레이프를 올렸다. 그리고는 위에 밀크 초콜릿과 녹차를 혼합한 진득한 초콜릿으로 도포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말차 가루를 한 번 더 뿌려 마무리했다.

 

  윤아는 식용 펄과 글라사주를 섞었는데 분홍색, 하늘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으로 총 다섯 가지의 색깔을 나눴다. 신속히 생크림과 모카 크레이프로 쌓은 케이크를 받침대에 올리고는, 거기다가 다섯 가지 색의 초콜릿 글라사주를 마구잡이로 부었다. 분홍색이 하늘색에, 하늘색이 남색에, 서로의 색깔이 밀리거나 가려지고 그 위를 덧 부어 하나의 우주를 표현했다. 글라사주의 특유 매끈한 성질과, 식용펄이 어우러져 그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윤아는 거기다가 식용 금을 조금씩 나누어 불규칙하게 그 위에 올렸다. 마치 은하수에서 빛을 뿜어내는 별과도 같았다. 외삼촌은 시계를 본 뒤 하던 일을 그만하라 일렀다.

 

 

  “둘 다 만든 크레이프를 여기로 가져와라.”

 

 

  윤아와 리하는 자신이 만든 디저트를 들고 외삼촌 앞으로 가져갔다. 조리대 위에 올린 두 작품을 골고루 보며 차트 표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대근은 각자 한 조각씩 덜어내 접시에 올렸다. 그러자 외삼촌은 한 입씩 포크로 집어 먹었다.

 

 

  “리하의 크레이프 케이크는 녹차인데도 불구하고 밀크 스프레드를 써서 달구나. 녹차의 본연의 씁쓸한 맛이 잘 나오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워. 확실히 맛은 있지만 말이야.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 맛이야. 반대로 윤아는 초콜릿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덜 달고. 일단 크레이프 케이크의 비주얼은 확실히 다른 곳으로 분산된 시선을 한 번에 끌어 모을 수 있을 것 같긴 해. 윤아는 이 식용 금 그냥 데코 용도로 쓴 거지?”

 

  “네.”

  “리하는 식용 금의 효능이 뭔지 알아?”

  “네?”

 

 

  ‘그냥 멋을 위해 뿌리는 금인데 금의 효능도 있었던가?’

 

 

  리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이번엔 윤아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신경 안정과 해독, 세균 증식 억제 등의 효능이 있어요.”

 

 

  외삼촌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근을 쳐다보았다. 대근은 팔짱을 낀 상태로 상대편 조리대에 기대고 있었다. 이제 다른 파티쉐들도 시식에 들어가라며 말을 할 뿐, 외삼촌은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파티쉐들은 너도나도 크레이프를 한 번씩 먹고는 화이트보드로 향했다. 화이트보드에는 두 칸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한 칸은 윤아의 투표 칸 이었고 다른 한 쪽은 리하의 투표 칸이었다. 저마다 막대기를 하나씩 그어 바를 정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근은 가차 없이 리하에게 표를 던졌다. 외삼촌은 ‘흠’이라 말하고 윤아에게 표를 주었다. 규동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윤아에게 표를 주는 반면에, 리하에게 표를 주는 사람도 상당했다.

 

  마지막으로 대현의 차례였다. 대현의 표에 의해 승부가 가려지는 상황이었다. 윤아는 가만히 화이트보드를 쳐다보다 언뜻 옛 기억이 머릿속에 머물렀다. 윤아가 로제와인의 파티쉐가 되기 위해 테스트를 보았던 시기였다. 윤아에게 디저트 레시피를 가르쳐놓고 막상 투표 시간이 되니 자신에게 실격을 주었다.

 

  대현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마카를 쥔 채 화이트보드를 바라보았다. 윤아의 표는 리하보다 한 표가 부족했다. 윤아는 대현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두 눈을 찔끔 감았다. 화이트보드에 마카로 긋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 누군가 갑자기 윤아를 안았다. 윤아는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효린이 윤아를 안으며 등을 토닥였다. 윤아는 다급하게 화이트보드를 보았다.

 

 

  “이런 경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외삼촌이 곤란한 표정을 짓자 몇몇의 파티쉐들이 10 포인트를 주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점점 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외삼촌이 리하를 쳐다보았다. 리하는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윤아와 리하 모두 수고했어. 비록 승부는 비겼지만 여러 사람들이 입을 모았기 때문에 윤아는 월말평가에서 TOP에 들어 10포인트, 랜덤 평가에 이겨 10포인트, 마지막으로 일일 카페에서 제일 많이 기여했다는 파티쉐들의 평가로 10포인트로 30포인트를 받았다. 역시 이렇게 만점을 받아야 우리의 부총주방장이 아닐까? 윤아는 이번 그랑프리 대회에 참여권을 부여받았어. 축하한다, 윤아야. 다른 애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참여권을 가질 수 있게 되니까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자.”

 

 

  윤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수많은 파티쉐들에게 둘러싸여 축하 말을 하나씩 건네받았다. 리하는 순간적으로 분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전처럼 심하게 기분이 들끓거나 상하지 않았다. 윤아는 리하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리하는 자신의 손을 보다가 다시 윤아를 보았다. 윤아는 활짝 웃고 있었다. 리하는 새삼 자신의 행동이 옳았다는 것을 느끼고 뿌듯했다.

 

 

  “이, 이번 한 번 봐준 거뿐이야. 그랑프리에선 내가 널 납작하게 누를 거니까 지금 이겼다고 방심하지 마!”

 

 

  대근은 말없이 오븐 룸으로 향했다. 외삼촌은 대근을 놓치지 않고 그 뒤를 따라갔다. 다른 사람들은 윤아와 리하를 도와 청소를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이 바닥을 물청소 할 때, 윤아는 만드는데 쓰인 도구들을 씻었다. 리하 역시 두 팔을 걷고 시식한 접시들을 차곡차곡 쌓다가 한 접시를 보고 행동을 그만두었다. 일반 흰색 접시와 다른 검은 접시. 이것은 책임자가 월말평가 디저트를 시식할 때 쓰는 접시였다. 이번 평가에 사용한 사람은 외삼촌과 대근이었다.

 

 

  ‘그렇담 이건…….’

 

 

  케이크 칼과 얇게 뜬 윤아의 크레이프 케이크가 담겨 있었는데, 크레이프 케이크엔 먹었던 흔적이 없었다.

 

 

  리하는 그것을 집다말고 생각에 잠겼다.

 

 

  “분명 그분은 나한테 표를 줬는데…….”

 

 

  뇌리에서 대근이 윤아에게 했던 행동과, 자신에게 레시피를 주려고 했던 모습, 화이트보드를 보자마자 자신에게 표를 주었던 태도, 마지막으로 자신의 눈앞에 놓인 흠집 하나 없는 케이크 조각을 보았다. 리하는 접시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드시지도 않고 나한테 표를 바로 주다니.’

 

 

  만약 대근이 윤아의 케이크를 먹었더라면, ……바뀔 수도 있을, 그럴 가능성이라는 생각이 리하에게 다가왔다. 리하는 접시를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접시 위에 있던 칼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치가 떨렸다.

 

  한편 오븐 룸에서는 외삼촌과 대근이 한창 대화하고 있었다. 얼마 동안 얘기를 나눴을까, 윤아는 설거지를 끝내고 오븐 룸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앞에 서서 대화를 들었다.

 

 

  “왜 윤아의 케이크를 먹지 않았지?”

  “먹어봤자 제가 주는 표는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성의를 무시했다고? 매제, 정도껏 해. 심사 때만큼은 공평해야지.”

  “제 나름 공평하게 했습니다.”

  “너 설마 윤아의 디저트를 맛보기 두려운 게 아니야?”

  “뭐……, 하하, 형님. 얼토당토 않는 소리시군요. 저는 그 애의 디저트 따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럼 대체 윤아한테 왜 그러는 거야? 너무하잖아. 정도가 심하잖아. 이건 아니잖아. 왜 윤아를 인정하지 않냐고. 얘가 뭐가 부족해?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지식을 얘는 전부 꿰뚫고 있다고.”

 

 

  외삼촌은 최대한 성격을 죽이면서 얘기했다. 대근과 전혀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다. 윤아가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 오빠는 인정해주면서 저는 못 해주는 건가요? 얼마나 더 만족시켜드리면, 얼마나 더한 노력을 하면 저를 봐주실 건가요?”

  “지금 네 상황에서 정상까지 얼마나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제발 환상에서 깨어나. 넌 뭘 해도 할 수 없어.”

  “오빠는 되고 저는 안 돼요?”

  “이게 어디서 말대꾸야!”

  “매제 소리 낮춰. 다른 애들한테 들리겠어. 이번 내기는 네가 졌어. 더 이상 윤아의 일에 간섭 마.”

 

 

  외삼촌이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형님은 얘 아빠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애를 감싸는 건가요?”

  “그러는 너야 말로 윤아의 아빠면서 딸에게 왜 신뢰를 하지 않지? 네 감정을 윤아에게 담지 마. 얘는 더 이상 율의 거울도, 네 그릇도 아냐.”

  “임윤아를 과대평가하지 마세요.”

  “네 딸을 과소평가하지 마.”

  “형님.”

  “매제.”

 

 

  윤아는 그들의 팽팽한 기 싸움에 숨이 턱, 하고 막힐 지경이었다. 순간적으로 속이 메스꺼우면서 그들의 모습이 마블링 무늬처럼 휘어져 보였다.

 

 

  “율이, 우리 율이 안타깝게 된 것도 난 미칠 것 같다고. 네가 포기한 것도, 훤이가 망가지게 된 것도. 윤아를 방치해두는 것도! 그래 훤이를 망친 건 내 잘못이라고 치자.”

 

 

  ‘다 싫어. 더는 말하지 마.’

 

 

  “그런데 윤아는? 윤아는 아무 잘못 없어. 어쩌면 우리들 중에 최대 피해자라고.”

 

 

  ‘나 좀 내버려 둬.’

 

 

  “윤아야, 윤아야!”

 

 

  외삼촌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윤아를 떠받쳐주었다. 윤아를 흔들며 이름을 외쳤지만 윤아에겐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굳어져 얼빠진 상태로 숨만 거치게 몰아쉴 뿐이었다. 외삼촌은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10여대의 업소용 오븐이 사방에 둘러싸였다.

 

 

  “너 설마 이걸 노리고…….”

 

 

  외삼촌이 대근을 노려보았다. 그런데 대근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윤아와 자신의 아내인 율의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정신이 흐릿해졌다. 외삼촌은 넋 놓고 바라보는 대근을 무시한 채 윤아를 업고 오븐 룸 밖으로 나갔다. 대현과 규동, 리하가 몰래 엿들으려다가 말고 윤아의 상태에 당황했다. 외삼촌은 대현에게 윤아를 맡기고 급히 응급차를 부르기 위해 어디론가 달려갔다. 대현은 등을 벽에 기대고 앉은 윤아를 흔들었다. 윤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숨을 힘겹게 몰아쉬었지만 점차 숨소리가 얕아졌다.

 

 

  “야, 야. 침착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거지?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대현은 떨리는 손으로 윤아의 손을 잡았다. 숫자에 맞춰 숨을 들이쉬기 시작했다. 규동과 리하는 생소한 상황에 그들을 지켜보았다. 윤아는 대현의 숫자에 맞춰 숨을 쉬기 시작했다. 얼마간 지속되는 숫자에 차차 윤아의 호흡이 안정을 찾았다. 윤아는 희뿌연 천장을 바라보다 긴장이 풀렸는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난 이미 충분히 지쳤는데’

 

 

  “뭐, 뭐야. 윤아 왜 이래?”

 

 

  급히 달려온 외삼촌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 말에 대근은 생각에 잠기다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긴장이 풀려 잠든 거야.”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고. 이 어리석고 한심한…….’

 

 

  대현은 여전히 쭈그려 앉은 상태로 잠든 윤아를 쳐다보다가, 손은 그대로 잡은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제발 사람 놀라게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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