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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몸이 먼저 , 움직였어
작성일 : 17-07-22 23:22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9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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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혁이 다소 어색한 걸음으로 차로 올라 선 후,

 

 둘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지혁은 굳게 입을 다물었고 하임 또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그저 이야기에서- 그것이 현실로 낯익은 예상 속에 붙어 있는 것을 목격 하였다. 그것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대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조그마한 얼굴의 그 ,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의 영원한 사랑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질투를 넘어 이쯤되면 경외였다. 도자기 인형같은 그 모습- 자신이 더 있는 거라면 생기 정도였다.

 

 

 

 진짜 자존심 상하네...

 

 

 

 

 

 

 힐끔 힐끔 지혁을 바라 보았지만 그는 차를 타고 난 후부터 계속- 창밖만 보고 있다. 자신에게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지만

 

 마음은 충분히 불편했다.

 

 

 

 결국 하임은 자신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래 말을 하지 않은 터라- 자신의 목소리는 낮고 깔깔했다.

 

 

 

 

 

 "괜찮아요?"

 

 

 

 

 뭐가 괜찮냐는 것이었을까- 그런데도 이 말 말곤 마땅히 다른 말도 생각이 안났다. 언젠가 강비서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더 없이 비참해 보였다던- 그토록 가진게 많은데도 슬퍼 보였다던-.. 내 말이 그의 귀에 닿긴 했을까 싶었는데..

 

 

 

 그는 의외로 바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긴 꿈에서 깨어난 듯한 얼굴로- 내가 있단 것을 이제 깨달았다는 듯한 그런 얼굴로-

 

 

 

 

 "... 괜찮아- 안 괜찮으면 안되지.."

 

 

 그의 뒷말을 기다리며 나는 그 말의 의미를 곱씹었다. '괜찮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었을까.."

 

 

 

 "그동안 오랜 시간을 버텨왔는걸- 안 괜찮았다면- 내가 거기 있었을거야-"

 

 

 

 괜찮다고 말을 하는거라면- 좀 더 괜찮은 티라도 내면 좋을텐데- 얼굴은 한방 먹은 듯한 꼬락서니였다.

 

 

 나는 낮게 - 한숨을 쉬었다. 안들렸을줄 알았는데 내 한숨소리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미안해-"

 

 

 

 

 

 미안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아니었다. 나는 차분히 되 물었다.

 

 "뭐가요?"

 

 

 

 "불편했지?... 내가 편하자고 벌인 일이니까 , 당신은 불편했겠지-..."

 

 가지런한 눈썹이- 깊고 짙은 눈이- 새삼 나이답지 않게 앳띄어 보이는 얼굴이 안쓰럽다. 그래- 그라고 왜 몰랐겠는가-

 

 

 단단히 방어를 해서 , 많이 다치진 않았다- 그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나는 그저 낮게 웃었다.

 

 

 

 

 "괜찮아요-"

 

 

 

 "......."

 

 

 

 

 그는 나를 쳐다보며 잠시 그 말이 진심인지 가늠하는 듯 했다. 그러다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곤 말을 꺼냈다.

 

 

 "오늘은 돌아가서 쉬고-.. 내일은 간단히 모래 있을 일을 다시 한번 설명해 줄게- 아예 모르고 간다면 당황 할지도 모르니까..."

 

 

 

 하임이 낮게 한숨을 쉬면서 , 의도한 것 보다도 크게- 불만스럽게 물었다.

 

 

 

 

 ".... 알아야 할게 또 있어요?"

 

 

 

 

 "그럼, ... 하민이같은 경우는 오래 떨어져 있었다 뿐이지 그곳에서 나서 자랐기에 본능적으로 그곳을 이해하고 있었어-

 

 '좋아' 하는 것과 '이해' 하고 있는건 좀 다르니까...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해는 하고 있었어... 나는 꽤 좋아라 했던 시간도 있었지-

 

 애석하게도 잘 차려 입은 피라니아 들이야 그 이빨에 당신을 그냥 던져 줄순 없어- 나도 뜯기고 싶진 않군,"

 

 

 

 

 낮은 목소리였다.

 

 

 "그러게요- 왠지 그곳은 외롭네요-"

 

 

 그의 눈이 놀란 듯 나를 향했다. 살짝 커진 눈과 또 살짝 열린 붉은 입술-

 

 

 "... 이제 이해는 하는것 같군, 그래...."

 

 

 그는 피식 웃었다.

 

 

 

 

 

 "그래,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그곳이 얼마나 지독히 외로운지....이번엔 당신도 느낄거야-"

 

 

 차는 조용히 계속 내 손짓에 따라 흐르고 있었다. 눈이 자꾸만 그를 쫓아서, 마치 봄날에 꽃을 처음 본 나비처럼

 

 눈이 본능적으로 그를 쫓아서 나는 애써 눈을 길에 집중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 , 별 말 없이 다시 창 밖을 응시하였다. 그곳에 마치, 그가 기다려온 결말이라는게

 

 있기라도 한 것 처럼-... 세 사람다 행복할 만한 결말은 , 아직 하임은 찾지 못했다.

 

 누군가는 , 여기서 빠져 나가야 했다.

 

 작약은 그 결말을 적어도... 적어도 작약은 찾았길 바랄 뿐이었다.

 

 

 

 

 

 

 

 

 

 -

 

 

 

 

 지혁은 창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옆엔 그녀가 별 말 없이 익숙한 솜씨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 온 차창에는- 그녀는 알지 모를지 모르나... 장하임이 비치고 있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곁눈질로 나를 보고 있었다- .. 아마 비치는 걸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테지만-

 

 

 

 지혁은 그런 차창 속의 옅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당장 내일 모레였다. 나선지가... 대체 마지막이 언제였더라-

 

 자신은 두려웠다. 차라리 장하임이 더 용감할 것이었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니까-.. 하민이 어머님을,

 

 

 말하자면 구하고자 나는 나서는 것이었다. 궁금증 가득한- 혹은 힐난과 비난으로 가득 찬 눈들을 마주 할 생각을 하니-

 

 

 지혁은 용기가 자꾸만 도망가는 것만 같았다-, 용기-... 용감함.... 그런 건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자신의 속으로 , 알수 없이 깊을 그 숲으로 도망간지 오래였다...

 

 

 

 

 

 그곳에서의 나의 권위... 그런게 있었다면 말이지만 이젠 그런것 따위는 다 사라졌겠지.

 

 다시 나설수 있을까- 준비는 다 해놓고는 , 해 봤자 소용 없는 부질없는 망설임-

 

 

 

 하임의 운전하는 옆선, 그리고 아까 드레스를 입은 그 모습을 떠올린다- 파란 레이스가 , 그 공작새 색 같은

 

 청명한 블루가 붙어 있던 우아한 흰 피부를 떠올린다-.. 역시 , 내가 욕심부리기엔 정말 아까운 여자다-

 

 

 

 

 

 보면 볼수록 더 괜찮은 여자.

 

 

 

 사랑받고 자랐는데도 건방지지 않고 적당한 아픔을 겪었기에 성숙해진 여자.

 

 

 

 

 

 

 

 어떤 멍청이가 이런 여잘, 쉽게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 또한 후회할 것이다. 하긴 .. 이런 생각을 하려면

 

 

 나라도 이 여잘 꽉 잡아야 하는데....... 나는 늘 한 발자욱이 모자라는 기분이었다.

 

 

 아니 내가 한 걸음씩 물러난다. 이 여자가 다가올때면 난 반사적으로 물러선다.

 

 

 

 그래서 내가 하민이를 싹 잊고 싹 무시하고 이 여자에게 올인할수 있을까?

 

 

 

 

 

 그럴수 없으니까- 지금 걱정되는 건 이 여자가 옆에서 쉬는 숨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하민이를 잊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니까

 

 

 

 

 난 이 여자가 하민이를 보고 내가 이럴수 밖에 없는 지지부진한 관계에도 속도를 낼수 없는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랬다.

 

 하민이의 저런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는데.

 

 

 

 

 ......

 

 

 

 

 

 이 여자가 내밀어 준 그 손을 잡기까지- 또 얼마의 용기와 시간이 더 필요할까?

 

 

 이렇게 , 이 사람에게 털어 놓기까지도 한 계절이 걸렸다. 나로 치면 마치 날아 오른듯 빠른 속도였다.

 

 그녀는 어찌 이렇게 더디나 싶겠지만... 자신에겐 적어도 그랬다.

 

 

 

 

 

 자신의 사이즈였던 수트는 또 더 줄여야 했다.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지혁은 탈의실 안에서 깊게 한숨을 지었었다.

 

 쓴웃음에 가까웠다. 무서울 정도로 남은 흉터들도 모자라서... 옷들은 다 조금씩 컸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느니...

 

 우울증으로 입원해 있다느니-... 혹은 죽기 직전에 목숨만 붙어 있다던지 따위의 소문이 돌고 있는걸 알고 있기에-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또 소문의 타겟을 자신으로 바꾸려면 아무래도 조금은 자신을 건강하게 보여야 했다.

 

 과연 하루 남은 상황에서 그렇게 할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그녀가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도착했어요-..."

 

 

 

 

 나는 다리가 아직도 아픈지 살짝 힘을 주어 보았다. 괜찮은것 같기에 일어섰다.

 

 그녀는 차 문을 잠그고는 작은 발걸음으로 나를 뒤 쫓아 왔다. 한 걸음- 더 느리게...

 

 

 

 

 "수고했어......."

 

 

 

 

 할수 있는 말은 이 건조한 한마디 뿐이었다. 고작해야.... 그랬다.

 

 잠깐- 아주 잠깐 문 앞에서 밀려오는 피곤함과, 하민이를 보고 올 떄면 습관처럼 따라오는 회한을 밀어내려는데

 

 

 

 

 

 

 따뜻함.

 

 

 

 등에 뭔가가 닿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까진 시간이 걸렸다. 자신의 앞을 감싸는 팔 두개-

 

 등에 기대어 오는 따뜻한 무언가.....

 

 

 

 장 하임이, 뒤에서 날 안고 있었다. 걸음이 느려진 나를- 안고 서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알수 없었다.

 

 

 차마 돌아 볼 생각조차도 못했으니까.. 내가 도망이라도 갈 거라고 짐작했는지....

 

 

 팔에 힘이 꽤나 들어가 있다.

 

 

 

 

 

 이 여자는 이렇다. 남들은 날 어려워서 어쩔줄 몰라하는데.. 하물며 가족도 날 어려워 하는데

 

 누구나 나를 약간은 피하고 어렵게 대하고- 혹은 내가 유리라도 되는듯 조심스레 다루는데..

 

 

 생각하곤 그냥 행동한다. 나를 어렵게 대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심장 박동 소리- 내 심장과는 달라서 온기를 머금은 박동이

 

 내 몸으로 퍼진다. 조금은 낯설게- 그리고 조금은 낯 뜨겁게-

 

 

 미치겠네..

 

 

 

 이게 뭐라고 난 설레이고 있었다.

 

 

 

 

 

 그녀는 힘을 주어서 날 안고 있었다. 나는 싫다는 생각은 커녕-.. 오랜 시간 겨울의 눈 밭을 맨발로 헤메이다

 

 그제야 신발을 신게 된.. 그제야 , 따뜻한 곳에 발을 들인 사람의 기분이 들었다.

 

 

 

 따뜻했다.

 

 

 

 마른 등에 닿아오는 그녀의 약간은 촉촉한 숨결이 - 낯설게 느껴졌다. 사람이 내는 숨결이 ..

 

 내게 이렇게 닿은게 얼마나 오랫만일까.... 그녀는 너무나도 따뜻했다. 건조하면서도 늘 나던 톡 쏘는 향수 냄새가 났다.

 

 

 

 이제는 익숙해진- 그녀의 향기가 따뜻해 나는 그 팔을 살짝 잡았다-

 

 부끄럽단 생각도 못하고 우리는 안은채로 .. 잠시 그렇게 서 있었다.

 

 

 

 

 

 

 

 왜 그녀가 나를 안아주는지- 난 묻지 않았다. 그녀도 팔을 풀고 나서도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날 바라보았을 뿐이다. 특유의 말간 눈으로- 말 없이도 .. 충분했다. 눈 만으로도 우린 서로 많은 말이 오갔다.

 

 울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생각만 했는데도 촉촉해 진 것일까- 그녀의 눈엔 애정과 슬픔이 살짝 묻어 있었다.

 

 

 

 뒤로도 말 없이- 그녀는 나의 손을 당겨 손에 차 열쇠를 다시 쥐여 주고는 돌아보지 않고 , 자신의 집으로 돌아 들어갔다.

 

 

 

 

 나는 잠시 서서- 하민이가 깨어 있었다 해도- 그녀가 내 곁에 있었다 해도.. 장하임에게 이렇게 매력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자 마음만 해롭게 할 - 안하는게 좋을 생각을 괜시리 했다.

 

 

 그 말에 확답을 할수 없는, 자신에게 놀랐다. 단 몇개월인데-.... 저 작은 여자가 내게 불러온 변화는

 

 

 

 

 내 세계를 뒤집으려고 하고, 실제로도 그랬으니까-......

 

 

 

 

 철썩 철썩... 내 마음속의 잔잔하던 호수는 바다가 되었고- 안절 부절 못했던 나는 이제 없다.

 

 그래.. 죄책감이 멍에라면, 그것을 진 채로-.. 나는 바닷가에 서 있었다. 내 마음이 내는 그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잠시 멈춰 섰다. 복도에서 보이는 창에 비치는 나무의 낙엽들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지혁은 소중한 것을 또 잃게 될까봐-.. 진심으로 겁이 더럭 났다.

 

 이번엔 그럴수 없었다. 잃을수, 없었다.

 

 

 

 저 여자를 잃게 된다면 자신이 어찌 될지 , 이제 상상만 해도 두려웠다.

 

 

 하임의 기대 보다 더 - 생각보다 더-

 

 지혁의 속에서 하임의 존재는 커졌다. 이미...

 

 

 지혁은 입을 꽉 물었다.

 

 

 

 잃고 싶지 않아 , 뺏기고 싶지 않아 라고 생각하면서-

 

 

 

 

 

 

 

 -

 

 

 

 

 

 지혁의 어머니는 망설이다 전활 눌렀다. 김박사는 늦은 시간임에도 망설임 없이 전활 받았다.

 

 "응... 무슨일 있어?"

 

 

 차분히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 지혁의 어머니는 무슨 말 부터 꺼내야 할질 몰랐다. 그러곤 이 친구에게 조금은 미안해졌다. 내가 무슨 일이 없으면

 

 전활 걸지 않는다는걸.. 이 친구는 알고 있음에도 나를 타박하지 않는 구나 싶어서..

 

 

 

 

 

 

 "무슨일이야.... 있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어서....... 혹시 너는 그래도 주치의니까 알까 싶어서-"

 

 

 

 

 김박사는 그녀의 목소리에 싱긋이 웃는다. 목소리는 나이에 따라 늙는 법인데도 어찌 끝 말을 속삭이는 것 까지도

 

 젊은날의 그녀와 이리도 같을까.. 통화 할 때마다- 마주 할 때마다

 

 김박사는 자신의 마음에도 새삼스레 놀라고 만다- 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도 맘속에 남은 앙금들에....

 

 그는 목소리를 고쳐 잡았다.

 

 

 

 

 

 "그래, 말해봐-"

 

 

 

 "결국.....지혁이.. 이번에.... 나서게 될 꺼야.. 지혁이는 지금 지켜야 할것이 많아서.. 억지로 나오게 되었어-....

 

 전 같으면 그냥 걱정이 다 일텐데-.. 뭐랄까 전하고는 조금 달라.... 겁 내고 싫어하는건 분명한데..

 

 순순히 따르는 것도... 이젠 알수 없으니 무서워......"

 

 

 

 

 김박사는 담백하게 되 묻는다.

 

 

 

 "순순해 졌단건 좋은거.... 아냐?"

 

 

 

 

 

 

 "좋은게... 아냐.... 이제 지혁이는 시한 폭탄처럼 자기한테 해로워 질것을 자신이 안고 터트려버려-..

 

 내가 걱정하는건 그 아이의 마음의 상처야... 다시 또 그렇게..... 다 놓아버릴까봐서야....."

 

 

 

 

 김박사는 지혁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리고 말했던 그 여자.... 아마도 여자일 그 사람을 한번 떠올려 본다.

 

 지혁이는 여전히 갈등 중이었다. 적어도, 자신이 아는 그 아이라면, 그랬다. 그러나 김박사는 지혁을 이해했다.

 

 특히 이 경우에는.... 지혁이 말 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두 사람 다- 놓치고 싶지 않을테고-

 

 

 그것때문에 죄책감을 느낄 테고- 끊임없이 반복 되고 있을 거란걸... 그래도 더 걱정 시키고 싶지 않았다.

 

 

 해 줄수 있는 말은 한정적이었지만 요령껏 전할수 있길 바라며 그는 다시 말문을 떼었다.

 

 

 

 "지키고 싶은게 , 많아 질 수록- 그 아이는 결국엔 더 나아지고 더 나오게 될꺼야.... 솔직히 내 마음 같아선

 

 지혁이한테 그렇게 힘든 선택을 시키는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안 나가게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 같애서야 충격도 나쁘지만은 않을꺼야.... 나는 지혁이를 본지 4년이 넘었지만... 이제야 아이는 한걸음씩

 

 걸음을 떼고-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대답을 하게 되었어.... 걱정만 해서는 아이를 도울 수 없어- 너도 알잖니-

 

 

 지나친 관심도 아마 지혁인 부담일꺼야-... 니가 할수 있는 역할은 이제 적당히 분산 시켜주는 것 뿐이야 -"

 

 

 

 한숨이 나왔다...

 

 

 

 "이뤄져도 불안한 기분... 알아? 지혁인 그 애에게 완전히 매달려서 살았어.... 그런데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게..

 

 아니.. 적어도 귀찮아 하지 않고 일에 나서는 사람이 생겼다는게... 껑충껑충 뛸 정도로 기뻐야 하는데...

 

 

 그냥 좀 이상하고 불안해..... 뭐 사진으로 본게... 고작이지만... 생각보다 평범해 보여- .. 그 아이랑 닮은 점이 있는거 같지도 않고-

 

 

 ... 그 아이처럼 지혁이랑 딱 맞아 보이지도 않아- 그저 착해는 보이는데........ 지혁이가 화를 내더라고 , 내가 그 사람을

 

 

 말하자면... 일선에 나서게 끔 했다는 것에 , 진심으로 화를 내더라고.. 그저 별 사람 아니라면 넘기면 될 일인데...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인가봐- 그래서 둘다 지키려고 하니까.... 나도 힘들어졌어... 큰 아이도 막아야 하는데..."

 

 

 

 

 "......"

 

 

 

 김박사가 이렇다 할 대답이 없자. 결국엔 말을 다시 꺼낸다.

 

 

 "미안해.. 결국엔 불평인가..? 불평같이 들렸니?"

 

 김박사는 웃었다.

 

 

 

 "아냐아냐- 다른 생각 잠시 했어.. 그리고 내가 해 줄수 있는 말은.. 그 여성분이.. 평범해 보여도 -절대 평범한 여자가 아닐거라는 거야

 

 지혁이가 아무리 안에 박혀 살았다고 해도 , 사람들과 마주칠 기회는 끝도 없이 많았어.. 그 아이를 회유하고자 난 안 해본 일이 없었어

 

 그런데 그 여자분은 내가 그렇게 노력했던 것들을 , 단 몇개월 만에 해 냈어-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난 잘 모르지만... 이정도로

 

 다시, 지혁이를 꺼낼 사람이 또 있을거라고 생각치 않아- 니가 조급해 해야 소용 없으니까.. 지혁이가 또 사람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일단은 무조건 적으로 도와줘- 난 너무 궁금한데- 대체 어떤 분이기에 이까지 가능했는지.. 노하우라도 알고 싶다-"

 

 

 

 "...."

 

 

 

 

 이번엔 그녀가 침묵을 지킨다.

 

 

 

 "고맙게 생각해- 그 여성분한테 잘해줘- 솔직히 다시 또 그분까지 잃으면 지혁이가 어떻게 될지 난 생각도 하기 싫다-

 

 완벽하다고 꼭 다 좋진 않아...... "

 

 

 

 

 너에게 지금의 부군이 완벽하지만 니가 행복보다 갑갑함을 느낀 시간이 많듯이.....

 

 완전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 니가 지금 더 행복할수도 있지 않겠어?

 

 

 이 말을 김박사는 속으로 삼킬 따름이다.

 

 

 

 

 

 "그래.... 고맙게는 당연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내가 뭐 반대할 자격도 없고-

 

 잘 알고 있어.. 무슨 말인지... 고마워- 이제 생각이 좀 정리가 된다. 지시하는 입장이다 보니-

 

 내가 헷갈려 하면.. 일이 꼬이잖아... 늘 뒤에 물러서 있다가 .. 이제야 나섰어... 늦었지 벌써...

 

 그래도 내가 잘 해야-...... "

 

 

 

 "다 해줄수야 있겠어- 그냥 의지가 중요해, 너도 챙겨야지.. 너 스스로 말야- 너무 스트레스 받고 있는거 같아서

 

 니가 더 걱정이다. 당장은 지혁이보다 니가 더 급해보여.."

 

 

 

 "쓸데없는 충고.."

 

 그녀의 부루퉁한 목소리에 김박사는 웃으며 덧붙인다.

 

 

 

 

 

 "니 주치의이기도 하니까- 니 마음의 상태도 내가 신경 써야 하니까-"

 

 

 "... 그래 고마워 그러도록 할게-"

 

 

 둘은 낮게 웃으며 , 전화를 끊었다.

 

 친구였을때.. 아니- 훨씬 젊었던 시절에 둘의 대화끝에 웃었듯이-

 

 

 하지만 진심 따윈- 둘다 서로 감추고서...

 

 마치 그때처럼-...

 

 

 

 

 

 

 

 

 

 -

 

 

 하임이 문을 쾅 밀어 닫고 문에 스르륵 미끄러졌다.

 

 

 터질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서 그녀는 아주 살짝,웃었다. 개구진 미소가 새어나온다. 설레임이 이렇게 좋은 거였던가?

 

 아니... 설레임일것도 아니지... 짝사랑.. 아니.. 이제 그보다는 서로 쌍방 통행일까?

 

 그런걸까?

 

 

 

 완전 롤러코스터다. 아까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이번에도 몸이 먼저 움직인단 생각을 했다.

 

 

 그의 뒷모습- 말랐는데도 아직도 등은 꽤 넓다. 예전엔 이해 못했던..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단 그 말-

 

 이해 할수 있었다. 그는 숨을 힘겹게 쉬는거 같았고 나는 몸이 먼저 다가갔다. 창피도 모르고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그를 꽉 안았다. 내 품에 들어온 그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가 달라졌다. 그는 내 팔을 살짝 잡았다. 그 손에 생각보다 온기가 있었다.

 

 

 

 

 그 한참 뒤에야 나는 부끄러움이 살짝 들었고 그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울컥해졌다.

 

 

 

 우리의 사이가-... 이렇게 가까워 질줄이야-

 

 

 

 

 

 하루 하루, 매일 매일이 다르다. 하임은 다시 웃음기가 가신다.

 

 

 

 

 

 "조울증 환자되겠네.... 완전 왔다 갔다 하잖아?"

 

 그녀는 신발을 벗으며 중얼거린다.

 

 

 

 

 

 그떄 안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뭐?"

 

 

 

 

 

 "꺄악-"

 

 

 

 

 집 안에서 목소리가 들리고 하임은 신발도 벗은 채 현관으로 바짝 서서 물러섰다. 도둑? 비명 질러야 하나?

 

 뭐야?

 

 

 

 

 

 

 "나야...!"

 

 

 

 세진이었다- 세진이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 있어 놓고 하임이 기절할듯 놀라자 자신이 더 놀란듯 했다-

 

 얼른 나와 하임을 일으켜준다 어리둥절하다... 집엔 어떻게 들어왔지?

 

 

 "야! 너 뭐야? "

 

 

 하임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큰 소리로 다그친다-

 

 

 "아니..... 오랫만에 집에 들렀더니 너희 어머니가 와 계시더라구.. 온 김에 너희집에 이거 .. 갖다주라고 하시기에-...

 

 벨 눌러도 없는거 같아서.... 살짝 두고 갈려고 했지-"

 

 

 

 

 반찬이 든 가방이 보인다... 그래도 하임은 왠지 화가 울컥난다- 그래도 그렇지..

 

 

 

 세진은 오히려 별로 당황한것 같지도 않다.

 

 

 

 

 

 "야 그래도.. 그보다 집 비번은 어떻게 알았어?"

 

 "너 늘 같은거 쓰잖아.........."

 

 

 

 

 

 아오..

 

 

 

 "야.. 놀라잖아... 이렇게 들어와 있음 놀라지..... 기척을 하던가! 전활 하던가!"

 

 

 세진이 싸늘하게 쳐다보고선 짧게 대꾸한다.

 

 

 

 "전화 봐봐-"

 

 세진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다. 그제야 휴대폰을 확인하니

 

 

 

 수없이 전화가 찍혀 있다.... 15통이 넘는 전화............ 무음으로 해 둬서 전혀 몰랐다..

 

 

 

 

 ".....아이고..."

 

 

 

 

 

 "전화 분명히 했어- 니가 그 사이에 올줄도 몰랐고 전혀- 그냥 두고 가려고 문 연거 뿐야 아무것도 안 건드렸어-"

 

 

 "놀랐잖아!"

 

 

 "니가 지금올줄 내가 알았냐? 그리고 너희 엄마가 부탁하시는데 어떻게 싫다 그래.. 나도 난처했어-"

 

 

 

 

 오랫만에 보는 방어적인 세진이다... 하임은 그제야 자신이 너무 나무랐나 싶어 미안해진다.

 

 전에도 그랬는데 마치 오늘, 그런 일을 들켜서 그러는 것만 같아서-

 

 

 

 

 ".... 미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무 놀라서- .. 큰 소리가 났나 보다-"

 

 

 

 안에 다시 들어선다. 세진은 그런 하임을 말갛게 쳐다보며 의자에 앉았다.

 

 

 

 

 

 "어디 갔다 와?"

 

 

 

 하임이 그 질문에 돌아보고- 세진이 덧붙인다.

 

 알수 없는 표정으로-

 

 

 

 

 

 "그 사람이랑 다녀 왔어?"

 

 

 

 

 

 하임은 대답할 줄을 모르고 둘 사이엔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세진의 눈빛이 본 적 없이 어두워지고

 

 두 사람은 긴장한채 어색한 정적만이 시간을 모르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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