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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금이 간 유리 잔
작성일 : 17-07-22 00:06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7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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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이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 문을 두드렸다- 곧이여 무뚝뚝한 모습의 지혁이 문을 열어주고는

 

 잘 왔냐- 내지는 반갑단 인사도 없이 휙 들어가 버렸다- 그런 지혁을 졸졸 쫓아가며 제이미는 재잘댄다.

 

 

 "어디 갔다 왔는지- 안 물어요?"

 

 

 

 

 그 말에 지혁은 아주 들릴락 말락 한 조그마한 소리로 대답한다-

 

 

 

 "전혀, 관심 없어-"

 

 

 

 귀염성이라곤 없는 남자- 제이미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까망이를 집에 내려 놓는다-

 

 

 

 

 지혁의 표정은 오히려 나가기 전 보다 싸늘하다- 아까 그 여자 때문인것 같다- 바보 같게도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균등하게 흐른다- 그 시간에 맞서 , 물살을 가르는 바위처럼 박혀 있어 보았자- 그 물살대로 제 살을 내어주는건

 

 바위일 뿐이다. 물살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는다. 거스를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것은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흐음,"

 

 

 

 제이미는 그저 가슴에 들어서는 호흡이 자신도 답답한듯 해 - 괜히 헛기침이나 하고 만다.

 

 

 

 그 여자,

 

 어제 잠시 본게 전부지만 어떤 여자일지 예상이 된다-.. 자신처럼 밝은 사람에게도 싸늘한데- ... 아무래도 그 여자에게는 어떠한 특별한 힘이

 

 있나보다 , 저 철벽남이 저렇게 후회 할 정도로 죄책감이 느끼게 하는 여자라.....

 

 

 

 지혁은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시계를 보았다- 흘긋- 제이미는 그걸 보고 또 씩 웃었다.

 

 그제야 지혁이 눈을 찌푸리며 입을 연다- 정말 참을수 없다는 듯이-

 

 

 "그렇게 의미없이 씩씩 웃는거... 좀 그만하지?"

 

 

 

 제이미는 그 시비가 이젠 정겹다- 아무렇지도 않고, 차라리 관심이다 싶은 심정...

 

 아니- 시비라고도 생각치 않는다- 어찌되었든 자신에게 이 사람은 공간을 내 줬다 - 그것이 제이미에겐

 

 자신 곁의 자리를 내 준것 같아 고마 울 따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니까-

 

 

 

 

 

 

 

 "... 습관이라서요- 기분, 나쁜가요?"

 

 

 

 지혁은 미간을 찌푸린다- 제이미는 속으로 감탄한다- 저 남자는 찌푸리는 표정도 , 좀 아름답다

 

 

 뛰어난 작가의 훌륭한 문장 밑에 꼭 찍혀있는 마침표처럼- 표현하긴 좀 어렵지만 그런 기민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런것과 상관없이 지혁은 말을 이었다.

 

 

 "꼭 비웃는것 같아- 남들도 그렇게 생각할걸-"

 

 

 

 낮고 ,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목소리다- 제이미는 눈에서라도 애써 웃음기를 뺀다-

 

 

 "그런 생각, 전혀 없어요- 단순히 제 그... 취향인가요? -... 말하자면, 그걸 가리려고 익숙해진 것 뿐이죠- 어색한 상황을 웃음으로 넘기면

 

 다들 어쩔 수 없이 따라오거든요-"

 

 

 

 

 지혁은 관심 없다는 듯이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그런게 통한다는게 놀랍군-"

 

 

 

 제이미는 자신있게 대답한다.

 

 

 "물론이죠- 남들이 웃을수 없을때- .. 아니 나도 웃을 상황이 아닐때- 그 사실을 가리는건 눈물보다 웃음이 훨씬 쉽거든요-"

 

 

 

 지혁은 이 사람의 한국어 실력에 놀란다- 저런 말을 하는거 보면 능숙한데 또 어떤 말은 버벅버벅 버퍼링이 걸린다-

 

 도무지 종 잡을수 없는 남자다- 다 알고 있는거 같기도- 하나도 모르는거 같기도 하다-

 

 

 

 낮게 한숨을 내 쉬면서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거울앞의 자신은 긴장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문자 때문이었다.

 

 

 '잠시 만났으면 좋겠구나-... 몸 상태 괜찮으면 이야기 좀 하자-'

 

 

 

 지혁은 심장이 따끔하는 것만 같다. 잊고 있던 작지만 깊은 상처가 뜨거운 피를 품어 따끔거리는 것만 같은 기분-

 

 

 

 무슨 이야기? ... 반가운 이야기 일리는 없을테니 분명한건 나쁜 이야기일 텐데-.....

 

 그보다 다리가 문제다- 또 다쳤단 이야길 어떻게 전한단 말인가-... 또 얼굴도-.......

 

 

 

 지혁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쉬었다-

 

 파리한 얼굴에 올라 앉은 상처는 젖은 바닥에 붙은 낙엽마냥 초라하다.

 

 

 

 지혁은 하는 수 없이 차선을 떠올렸다. 강비서였다. 차선이 그 밖에 없다는게 미안했지만

 

 지금 집에 저 녀석도 있는데... 모든걸 마주 할 자신도- 마주할 힘도-없고

 

 어머니의 요청에 응해 드릴 상태도....... 아니었다...

 

 

 

 

 

 문을 살짝 밀어 닫으며- 전화 버튼을 눌렀다.-

 

 

 

 

 

 -

 

 

 

 제이미는 그런 지혁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았다- 그래.. 자신이 무리해서 밀고 들어온게

 

 저 사람에게는 아마 아주 큰 용기.... 또는 후회로 남은 순간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제이미에겐 확실한 수확이었다. 저 남자와 이야길 나누게 된게 어디인가-

 

 

 

 또 아주 오랫만에 맘에 바람이 살랑 살랑 드는.. 그저 보는것 만으로도 충분한 존재도 여기서 알게 되었고-

 

 제이미는 머무르면 머무를 수록 한국이 좋았다- 내가 가장 사랑한 친구의 눈빛을 닮은 사람이 많은 곳-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면 다정하게 말 걸어주고 인사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이 곳이 , 점점 더 좋아졌다-

 

 바람이 좋아- 창을 열자- 옆에 동그마니 앉은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다-

 

 제이미는 지혁의 방을 흘긋 본다- 설마.... 또 혼나려나?

 

 

 

 혼나도 어쩔수 없겠다- 제이미는 그 여자가 정말 궁금했다-

 

 

 "안녕하세요?"

 

 

 

 누군가 말을 걸어올거라곤 생각지 않았던 듯이 그 여자는 놀란 듯 고갤 들었다- 눈이 빨갛다-

 

 얼마간 이 여잔 울었을 것이다- 안타깝다-.. 운명이란 잔인해서 원래 하지 말아야지 그래선 안되지 하면

 

 더 하고싶고 더 빠져들고 마는건데-.. 아무래도 요령 피울줄 아는 여잔 아닌듯 하다-

 

 

 

 하긴, 요령이 통하는 사랑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닐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해일처럼, 어느날의 순간처럼 , 꽃에게 찾아오는 가을처럼 , 추운 겨울을 가로지르는 봄의 시작처럼

 

 그냥 올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심하고 피하고.... 언제나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한다고 해도 말이다-

 

 

 

 

 "........ 네 안녕하세요-"

 

 

 여자는 이미 나에 대해 심지혁에게 언질을 들은듯 약간은 경계하는 표정이었다- 어제 보다는 확실히

 

 더- 이상하네.. 더 알게 됬는데 더 경계한다는건- 베이스에 질투가 깔려있다는 거려나...

 

 

 

 제이미는 또 씩 웃었다. 생각보다 둘이 닮은점이 많네-

 

 

 "바람이 참 좋죠?"

 

 

 산뜻하게 말을 건냈지만 여자의 표정은 부루퉁하다- 그래서 뭐? 이런 표정이다-

 

 할 말이 그거밖에 없기도 했다. 어디나 , 할말 없으면 날씨나 얘기하는 거지 뭐-

 

 

 

 "울면 얼굴 못나져요-"

 

 제이미는 자신도 모르게 슬쩍, 상관하고 만다- 내뱉곤 후회한다- 이런건 몹쓸 배려심인데

 

 살짝 놀란 듯이, 여자는 자기 얼굴을 만져본다- 티가 나나 싶은 모양이다.

 

 

 

 "눈이 빨개요- 밤새도록 게임한건 아니잖아요- 그죠?"

 

 

 

 여자는 자신을 살짝 셀쭉거리며 보고 있는게 분명하다- 그러나 제이미는 더 크게 웃었다.

 

 

 "참 이상한 기분이네요- 여기, 이 시간- 이 공간이요-"

 

 

 막연한 그 말에- 하임은 셀쭉대던걸 멈추고 그 남자를 그저 바라보았다.

 

 묘한 머리색- 더 알수없는 눈의 색- 무엇보다 느낌이 묘한 남자다. 저 남자는 아마 알고 있을것이다-

 

 

 

 

 작약이 말한, 그 시절의 장하민씨를... 그와 사랑에 빠지기 전의 장하민씨를- 작약이 죽도록 사랑하는 그 장하민씨를

 

 어쩌면 작약보다 더 오랫동안 알았을지도 모른다- 작약은 순간순간 그녀를 그리워하는게 보인다- 그건

 

 바보가 아닌이상 알수 있다- 아마... 장하민씨와도 많이 닮았을 것이다 지금의 작약은-... 전의 그와 다르다고 했으니까

 

 그를 만든 부분엔 분명히 그 요정같은 여자가 숨쉬고 있다-

 

 

 누구나 사랑하면 닮게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은 서로의 인생에 나이테로 남는다

 

 어느날 헤어진다고 해도 그 나이테는 그 사람 안에 언제나- 평생을 남아 있는 것이니까... 사라지지 않는다-

 

 

 

 

 그대로 그 사람의 어떤 부분이- 그대로 자신이 된다.

 

 

 하임은 자신도 모르게 질문한다.

 

 순수한 호기심이기도- 조금은 알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 당신이 본 심지혁씨는 어떤가요?"

 

 

 그 질문에 그는 좀 놀란듯 했다. 그러나 곧 말끝마다 웃듯이 , 남들이 보면 상큼하다고 할 얼굴로 웃었다.

 

 

 

 "... 솔직하게 말 했을때 당신이 그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대답하죠-"

 

 한국어가 능숙하다- 외국인이 저렇게 억양이 완벽하니.. 외국인이랑 대화하고 있다는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그래요- 말 , 안할게요-"

 

 

 

 그 대답에 제이미는 씩 웃고 대답했다.

 

 

 "조금은.. 사납고- 무섭고, 그런데 연약하고- 상처 투성이고.... 예민하고-... 그런데 아름답고-..... 좀 어려운 사람이죠-

 

 

 처음에 봤을때는, 그저 안쓰럽기만 했어요-... 그런데 좀 더 보고 나니까- 정말 조심스럽게 대해야 되는

 

 사람이네요- 그걸 뭐라고 하죠? 유리잔에 가있는.... 그........."

 

 

 "유리잔이요?"

 

 

 

 하임이 무슨 말인지 몰라 되 묻는다

 

 

 

 

 "그걸 잘못 다루면 깨지잖아요 crack, 그게 한국말로 뭐였죠?.. "

 

 

 

 

 "...아... 금 말하는 거군요-"

 

 

 

 "네... 금이 잔뜩 가있는 유리잔 같아요- "

 

 

 

 그는 힘겹게 그 문장을 마치곤 덧 붙였다.

 

 

 

 "그런 잔은 손에 힘을 좀 줘도 산산 조각이 나겠죠- 제 친구는 정말, 그런걸 원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녀는 언제나 착하고 용감했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걸 그냥 보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죠-

 

 지금의 저 사람은 정말,.... 언제나 위험해 보이네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위험해 보여요-"

 

 

 

 안타까워하는 표정이다- 위선 부리거나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정말 안타까워하는 듯한 표정-

 

 표정에 진심이 묻어있다.

 

 

 

 

 하임을 그 말을 가만히 듣는다- 장하민씨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들은 것 만으로도 충분히 예상이 된다-

 

 아름답고- 곱고, 게다가 모두가 일어나길 바라는 그런 잠자는 숲속의 공주같은 그런 여자-

 

 질투할 의욕도 안 생긴다. 조금은 상대가 되어야 말을 하지-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아마 작약 기억속의 그녀를 나는 평생 이기지 못할 것이다.

 

 기억은 그런거니까...

 

 

 

 

 "당신은 장 하민씨를 잘 알겠네요-"

 

 

 그는 그 말에 날 똑바로 보곤 다시 씩 웃었다.

 

 

 "그럼요- 가족같은 사이니까요-"

 

 

 그 자연스러운 대답에- 내가 되 묻는다-

 

 

 ".......... 그랬나요?"

 

 

 

 

 "그랬죠- 어쨌든 지금의 나는 하민이가 없었다면 없었을 테니까요-"

 

 

 

 

 자신 만만한 대답이다- 궁금해진다- 작약의 눈으로 보지 않은 장하민씨-

 

 그녀가 품고 있는, 그가 없는 그녀만의 시간들이-

 

 

 

 

 "이상하군요-"

 

 

 

 문득 그렇게 말을 걸어온다-

 

 

 

 

 

 

 "뭐가요?"

 

 

 

 

 

 "당신이 하민이를 궁금해 하는게요-"

 

 

 제이미의 표정은 더는 웃고있지 않다- 웃지 않으니 약간은 딱딱해 보이는 인상이다-

 

 

 정갈하게 떨어지는 얼굴 선- 왠지 낯설다.

 

 

 "그게 .... 왜요?"

 

 

 나는 어눌하게 항변했다. 그래... 이상하긴 이상하지

 

 

 

 그치만 궁금해 할수도 있는것 아닌가?

 

 

 

 

 "당신의 궁금증은 단순한 질투인가요- 아니면... 다른 어떤것인가요?"

 

 

 .....

 

 

 

 

 "질투라뇨?"

 

 

 내가 힐문했다. 사실이라고 해도 기분이 상하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당신은 심지혁씨를 좋아하잖아요, 아닌가요?"

 

 

 내가 심장마비를 겪는 것 같은 충격으로 그의 눈을 똑바로 보자 그는 다시 싱긋 웃었다.

 

 심장이 내려 앉는 것만 같다.

 

 

 

 씩 웃으며 놀리듯 더 묻는다- 아니.. 묻는데 이미 결론이다..

 

 

 "아, 아닌가요? 사랑하나요?"

 

 

 

 그는 아는거 같다 , 모든걸 다.

 

 그의 말은 그의 입에서 쏟아져 유리 파편처럼 심장으로 날아와 꽃혔다 푹-푹-푹-

 

 하임은 표정 정리가 안된다- 얼굴이 뜨거워지는것이 느껴진다.

 

 달아오르는 얼굴과 달리 마음속엔 왠지모를 감정들이 솟구쳤다. 억울한, 슬픔, 질투, 미안함,죄책감- 그리고 약간의 창피함이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어떻게 해도 설명되는 감정이 아니었다.

 

 

 

 뭐라 항변하기도 전에 눈에서 뭔가가 흘렀다- 그냥 치욕스럽기도 어떻게 안되는 상황이 분하기도

 

 딱 맞춰 반박 못한 자신이 싫기도 했다.

 

 

 

 이 감정은, 그래.. 가장 큰건, 부끄러움인거 같다.

 

 나는 울고 있었다- 눈은 나도 모르게 원망을 품었다.

 

 

 그는 내 눈물을 보자 당황한거 같았다. 얼굴에 향처럼 스며있는 미소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놀란 표정이 떠올랐으니까-

 

 

 "아... 미.. 미안해요- 그럴 의도로 한 말은 아닌데- 장난인데... 미안해요 내가 지나쳤어요- "

 

 

 한번 열린 눈물은 자꾸만 흘렀다. 그의 탓이 아닌데.. 그래.. 그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나는 멈출수가 없었다- 처음 한방울은 그의 탓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머지의 눈물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아까의 감정이 다시 터져나온것 뿐이었다. 답답하고 갈 곳을 잃은 그런 감정들-

 

 

 

 여전히 내 안에서 길을 헤메이는 감정들- 그 감정들이 어두운 길 끝의 돌파구를 찾은 듯 밀려 나오는것 뿐이었다.

 

 그는 여전히 당황하고 있었다- 주머니에서 구겨질 대로 구겨진 짙은 파란색 손수건을 건낸다-

 

 

 

 

 "이..이거라도- 구겨졌지만-"

 

 

 

 

 나는 손을 뻗어 그걸 받아서 얼굴을 감싸쥐었다- 황망한 마음 뿐이었다-

 

 얼굴을 닦고- 코를 팽하고 푼다- 이건 첫 눈물방울에 대한 보복이다-

 

 

 

 그는 나를 여전히 살피고 있다- 바짝 , 내 테라스 쪽으로 붙어 서서

 

 나는 목소리를 단정하게 내려고 애 쓴다- 울면 목소리는 곧 어린애같아지고 마니까

 

 

 

 "됐어요- 당신 탓 아니에요-"

 

 

 

 "......"

 

 

 

 

 그의 얼굴은 여전히 난처함을 가득 품고 있다. 천성이 젠틀한 모양이다-

 

 

 "물론- 처음은 당신 탓이에요- 그래도 다는 아니니까- 됐어요-"

 

 

 

 

 그는 눈에 걱정을 품고 나를 바라본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춘다-

 

 그러곤 그가 중얼거린다-

 

 

 "이런, 심지혁씨가 알면 나 쫓겨날지도 몰라요-"

 

 

 

 나는 그 말에 픽 웃고 만다- 가슴속의 허탈함에 내 속에 찬 것이 사랑인지 그저 빠져나가는 공기인지 모를 지경이다.

 

 

 

 "그 사람이 날 그만큼이나 신경쓴다고 생각해요-?"

 

 

 

 

 .....

 

 

 그는 그 말에도 그저 난처하게 웃을 뿐이다. 정말 난처하다는 듯이

 

 

 나는 그걸 보다가 , 막연히 손수건을 내려다 보며 물었다-

 

 

 

 "...... 어떻게 알았어요?"

 

 

 그는 다소 공손해진 태도로 묻는다

 

 

 "무엇을 말이죠?"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걸요- 나도 확신할수 없었던... 아니 확신하기 싫었던 감정인데-"

 

 

 ......

 

 

 

 그는 그 말에 잠시 말도 행동도 멈추곤 - 고민하는 듯 하더니 대답했다.

 

 

 "말 하면 더 기분 상할지도 몰라요-"

 

 

 나는 그 말에 다시 허탈하게 웃었다. 이미 더 상할 기분도 없는데 신경쓰는 척 하시긴,

 

 

 

 

 "아까 , 복도에서 눈물 , 봤어요- 미스터 심이 냉정하긴 해도 차가운 사람은 아닌데-

 

 당신한테 못되게 군것 같진 않고... 당신 눈 보니까 그런거 같아서요-"

 

 

 

 나는 그 말에 다시 얼굴에 마른 세수를 한다-

 

 

 

 "눈치가 빠르네요-"

 

 

 

 그는 그 말에 다시- 이번엔 아주 조심스럽게 웃었다.

 

 

 "타고난 재능이죠- 크면서 잘 배운 재주기도 하고요-"

 

 

 

 ... 크면서 잘 배운...? 그 말에 내가 힐긋 쳐다보자 그는 말했다.

 

 

 "아무래도 미스터 심이 나오려는 것 같네요- 들어가볼게요-"

 

 

 그러더니 내게 씩 웃었다-

 

 

 

 "비밀로 할게요, 다음에 또 봐요-"

 

 

 테라스 문이 살짝 밀어 닫히고 나는 혼자 남았다-

 

 

 

 

 그리고 내 감정을 연것을 창피해 했다- 아무거나 술술 말해버린 내 입을 미워했다-

 

 그리고 작약이 자상해 지기를- 조금이라도 더 따뜻해 지길 바란 내 자신을 다시금 원망했다-

 

 자상해 지니까

 

 더 포기하고싶지 않잖아-.... 이 자리에 있어야 되는데, 그냥 이자리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되잖아.... 멍청하게

 

 

 

 

 바람은 산들산들 좋은데 자꾸만 멍청하게 맘이 슬퍼져 눈에 물이 차올랐다-

 

 

 

 

 사랑,

 

 

 더 조심해야 했는데- 더 도망치고- 더 염려하고 - 더 꼼꼼히 신경 썼어야 했는데-

 

 자신은 또 그것에 빠져 있었다-

 

 

 

 

 또, 그것에 당했다는 생각이 들고 하임은 눈에 물이 찬 채로 또 픽 웃었다-

 

 

 자신이 이제는 좀 약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자신은 멍청했다.

 

 사랑 앞에서 - 여전히 속수 무책 멍청이였다.

 

 

 

 

 그런 자신이 얼어붙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여전히 어리석다고 딱해해야 할지

 

 

 

 하임 자신도 알수 없었다.

 

 

 

 그저 하늘만 응시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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