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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빠져나간 무언가
작성일 : 17-07-20 20:54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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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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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혁은 강비서에게 문을 열어주며 하임을 집에서 나서게끔 했다. 그러면서 강비서의 눈빛을 보았다.

 

 

 장하임은 자신이 경계하는 것을 이해한 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문을 나섰지만 , 강비서는 아니었다.

 

 안에 있었던 인물이 장하임이었던 것에 놀란 듯이 보였다. 회의할 시간때가 아닌데 하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거 더 시끄러워지겠군..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만나서 회의한다는 걸 몰랐던것도 아니면서...

 

 

 

 

 

 고개를 돌리자- 자신 답지 않게 뻣뻣하게 서있는 강비서가 보였다.

 

 

 

 "저.. 작가님?"

 

 

 

 말이 짧았다. 수다쟁이인 그 답지 않게.

 

 그는 바짝 긴장한것처럼 보였다. 그건 좋은 사인이 아니었다.

 

 지혁은 말 없이 강비서를 잠시 쳐다보았다.

 

 그러곤 침착하게, 말을 건냈다.

 

 

 

 

 

 "... 그래- 앉아- 할말 있어서 온거 아니야?"

 

 

 

 오늘의 강비서는 더 없이 사무적인 표정이었다.

 

 웃는 일도- 그냥 넘기기 위해 얼버무리는 일도 없었다.

 

 

 

 

 

 

 

 

 "..... 우선 작가님부터 앉으세요-.. 그리고 좀 충격적인 일일거란거.. 각오 하시는게 좋으실거에요-"

 

 

 

 

 강비서는 입매도- 눈매도 딱딱했다. 나는 그가 말한데로 우선 자리에 앉았다.

 

 

 앉자 자리와 마음에 무거운 안개가 끼듯 마음까지도 어두워 졌다.

 

 아까의 마음과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뭐야- 이야기 해봐-"

 

 

 

 

 

 

 

 강비서는 마치 숨을 참았다가 내뱉듯이 말했다.

 

 

 

 "오늘 회장님 한국으로 들어오셨어요- 알고 계세요?"

 

 강비서는 초조하게 물었다.

 

 

 

 

 

 입술을 깨물어서 뜯고 있었는데 지혁은 어이없다는 듯이 그걸 한참 쳐다보다가

 

 대수롭잖다는 듯이 대답했다.

 

 

 

 

 "... 오늘 쯤 일거란거 정돈 알고 있었어- 정확하게 안건 아니고-.."

 

 

 

 

 난처한듯 강비서는 머뭇거린다. 얘기의 초입인데도..

 

 

 

 "...... 저는 좀 , 어쩌다 보니까 그 자리에 나가있게 되었는데요-"

 

 

 .....

 

 아마 그 자리엔 형도 나갔을 것이다. 만약 강비서가 저 묘하게 에두르는 사실이 만약 형 때문이라면

 

 그 자리에 강비서를 내보낸건 어머니이실 확률이 높다. 원래 강비서가 나갈만한 자리는 아니니까, 어떻게든 막아 주겠다고 하셨으니 불가피한 일이 셨겠지..

 

 아버지와 담판 짓기 전에- 쓸대없는 사실이나 소리가 아버지 귀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것...

 

 

 

 

 그게 목적이셨을 테다.

 

 

 

 지혁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어머니가 전화 해서까지 막으려던 일이 대체 무엇일지 ..... 형의 악착같은 행동에 진절머리가 났다.

 

 

 

 

 

 

 "그래서-"

 

 

 "회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저한테 운전하라 하시고- 그래서 차 안에 단 둘이 있게 되었는데... 회장님이

 

 일주일 내로 집에 한번쯤 들렀으면 .. 하시더군요-... 이사님과 두분이 다투신것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역시 창립기념일 때문인데.... "

 

 

 

 

 바로 본론이군....

 

 

 아버지 답지 않았다. 직구였다. 물론 대화할때도 직구 안 던지시는 분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회유 한 뒤에 그러실줄 알았는데-

 

 강비서를 유용하게 사용하시기로 맘을 먹으신 것이다.

 

 어머니는 이 사실을 모르셨다. 아버지는 어떤 싸움이던 한 수 위를 내다보시는 분이었다.

 

 

 강비서가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는 어머니의 한수 위-

 

 

 강비서가 나만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한수 위-

 

 

 

 물론 강비서는 내 사람이었다. 이젠 그래 보였다. 그냥 전하면 될 사실을 자신도 걱정하고 힘들어 하는게 보였으니까-

 

 그렇다고 아버지의 수하에서 빠져 나올수 있다는 얘긴 아니었다.

 

 

 지혁은 무서운 목소리로 , 벌써부터 거칠게 화를 내며 대답했다.

 

 

 

 

 "참 끈질기시네- 대체 의도가 무엇이신진 모르지만 나를 위협하시려면 다른게 필요하실것 같은데-"

 

 

 

 강비서는 지혁이 화난걸 조용히 살짝 막으며 대답했다.

 

 

 "생각하시는거........ 아닐거 같은데요..."

 

 

 강비서 답지 않게 강경한 말투였다. 지혁은 눈을 치켜뜨고 반문했다.

 

 

 

 "내가 무슨 생각할줄 알고 그게 아니래?"

 

 

 

 

 강비서는 몹시, 난처한 듯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의외의 말씀을 하시더군요-... 제가 말 안하면 자신이 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사모님이 자신이 또 그렇게 하시면 가만히 계시지 않을 거라고

 

 말미에 덧 붙이시더군요- 이런일엔 참여 안하기로-.... 사모님과 약속 하셨댔으니까요...

 

 제가 전했으면 하고 은근히 압박하시기에... 그냥 제가 얘기하는게 나을것 같아- 저도 그냥 말씀 드릴까 해서요-"

 

 

 

 

 강비서는 고통스러워 보였다. 지혁은 그 모습을 보고서야, 입을 다물었다.

 

 

 그 뒤에 이어질 말이 두려웠다. 그 어떤 것보다.. 자신에게 공포와 지난 날의 상처를 잔인하게

 

 뜯어 기억의 피를 낭자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가족이었다. 최측근까지 없애고 나자

 

 그런 존재는 가족 뿐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무의식 중에든 혹은 뒷 생각이 있어서든

 

 

 

 상처를 가만히 두질 않았다.

 

 지혁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 이제 회장님은 장하민양의 어머니가-.... 좀 편해 지셨으면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민이의 어머니? 그게 또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 해하는 지혁에게 강비서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계속 이었다.

 

 

 ".... 작가님이야 친구관계도 다 끊고 , 한동안은 그리 지내셨으니 ... 괜찮으셨을지 몰라도- 장하민양 어머님은 계속 그 안에 계실수 밖에 없 었다고..

 

 

 이런 파티 생길때, 혹은 어디서 얼굴만 비쳐도 욕이나 소문을 제법 견뎌내셨던 모양입니다..... 아마 하민양을 만나게 해 드린 것이

 

 

 어머님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수군댄 모양..."

 

 

 지혁은 그 말까지 듣고는 옆에 있던 컵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섬세한 세공이 들어간 커피잔은 바닥에 깨져서 산산조각이 나서 파편으로 나뒹굴었다.

 

 그러나 강비서는 별로 많이 놀라지 않았다. 예상했다. 이렇게 날뛸것을 - 지뢰를 밟은 마냥 폭발할 것을- 예상했다.

 

 

 지혁의 눈은 광기를 띄고 있었다. 그것이 무섭기 보다는 애처로웠다. 그래서 강비서는 더 괴로웠다.

 

 

 

 이를 갈듯 천천히 지혁은 말했다. 마치 믿기지 않는다는듯이..

 

 먼저 예상하면서도-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듯이..

 

 

 

 

 "그러니... 내가 나와서 타깃 변경을 해 달라고-... 그 말씀이신 모양이군-......"

 

 

 

 강비서는 눈을 질끈 감고 말을했다.

 

 

 

 "....정확히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안에 틀어 박혀서 사시니 한두시간 이면 그 일은 다 잘 마무리 될 테고...

 

 다시 욕먹더라도-.... 작가님 귀에 들어가는 일은 잘 없을 거라고......"

 

 

 

 

 지혁은 믿기지 않는다는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혼자 무엇인가를 뇌까렸다.

 

 그러다가 한참만에 고개를 들고, 강비서를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너무나 불쌍하고, 가엾은 말이었다.

 

 

 

 

 

 

 

 

 

 "그럼 내가 지켜온 마음은? 내가 지켜온.. 시간은?"

 

 

 

 

 

 

 

 

 강비서는 참담한 마음이었다. 공허한 질문이었지만 무슨 말인지 알고 있었다.

 

 회장이 하는 말은 마치, 니 맘이 어떠하더라도 이제 놓아버리라는 통보였다. 그분의 가족과 그분을 이용해서

 

 

 놓으라는 .. 일방적인 통보-

 

 

 강비서는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대답했다.

 

 

 "당장은 장 하민양도 입에 좀 오르내리겠지만.. 그래도 아무렴 불쌍하다고 이야기 듣는게 낫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그게 차라리....그분을 위한 일이라고...."

 

 

 ....

 

 지혁의 눈은 허공을 맴돌았다. 아무것도 보고 있는것 같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수 없었다.

 

 지금 그에게는 차라리 재갈을 물려 억지로 끌어내는게 더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었다. 지혁의 머리에선

 

 하민 어머니의 애원이 맴돌았다. 그렇게 지우려고 애쓴 사실- 인정할수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던 사실-

 

 이젠 놓아달라던 간절한 애원- 자신은 그것이 그저 자신만을 안쓰러워 해서 하시는 소리일꺼라 생각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다리의 어떤 부분인가가 경보음처럼 아려왔다.

 

 

 

 

 자신이 희생자가 되는건 별 상관 없었다. 그건 자신이어도 상관 없었다.

 

 속으로만 되뇌였건만 가슴은 저릿했다.

 

 머릿속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반문했다.

 

 

 '너는 너의 순수한 사랑이, 아니 솔직히 말해 이젠 그저 너 하나의 일방적인 감정일 뿐이잖아.. 그녀와 사랑은 온데 간데 없는데 그 껍데기를

 

 그저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었던거 아니야? 니가 그것때문에 잃어온 게 있으니까 ,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바랬던거 아냐?'

 

 

 

 

 

 아니야... 내 마음은 그런 마음이 아니야....

 

 

 

 들려오는 목소리에 힘겹게 부인하자 또 다른 얘기가 달라붙었다.

 

 

 

 

 

 

 '너는 벌써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게 하는게 가능해졌잖아'

 

 

 

 

 그 사이에 많은 시간과,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너는 절대로 몰라

 

 내가 얼마나 그 여잘 밀어냈는데- 솔직히 말해서 끌렸어 - 하지만 언제나 돌아왔어 내 자리로

 

 그 자리에 있고 싶을때가 있었어-.. 언제나 고민했지만 난 언제나 돌아왔어

 

 

 

 그곳이 내 자리였으니까- 그게 분명했으니까..

 

 

 

 

 '어쨌든 가능해 졌잖아- 그리고 그 자리라는 것조차 니가 만든것에 불과하잖아- 허상일 뿐이지......'

 

 

 

 지혁이 마음속의 목소리에 대답할 말을 찾는동안 그 목소리는 조소하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변명하지마- 구차할 뿐이니까-'

 

 

 

 

 ...............

 

 

 

 

 지혁은 얼굴을 감싸쥐었다. 강비서는 차마 위로도 건내질 못하고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설수조차 없어서-

 

 차라리 소리라도 냈으면 했지만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강비서는 다른 말은 덧 붙이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거기에만 나온다면 이사님도 결국엔 회장님도, 사모님도

 

 모두가 잠시는 편안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아니 이사님이 더 이상은 이렇게 작가님을 위협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사실이었지만-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마 꺼내지도, 못했다.

 

 다른 사람을 꼭 데리고 와야 한다는 그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줬으면 했을 뿐이다.

 

 

 

 

 

 

 

  그저 한참을 기다리다- 부엌으로 향해 빗자루를 들고 와서 파편을 치우려고 했다.

 

 그의 다리가 자신의 눈에 띄일 정도로 달달 떨리고 있었다. 이대로 , 둘수는 없었다.

 

 

 지혁은 아무 말이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빗자루가 정교한 컵의 파편을 모으며 낸 자그락 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차라리 악 쓰는게 나았다. 예전처럼- 할수 없는 것을 시키는 게 나았다. 고개 든 눈에는 빨갛게 고통만 서려 있었다.

 

 

 

 "됬어, 내가 할게....... 이젠 가봐,"

 

 

 

 

 

 낮은 목소리- 목소리는 평소보단 까슬까슬했다. 불현듯 정신이 돌아온 사람처럼 보였다.

 

 

 어디를 헤메고 있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아뇨 제가..."

 

 

 

 강비서가 머뭇거리자 지혁은 자르듯이 말했다.

 

 

 

 "아니야, 내가 , 나중에 전화할게........ "

 

 

 

 .......

 

 

 

 

 강비서는 결국 그 자리에 살며시 빗자루를 내려 놓았다.

 

 천천히 돌아 나가는데 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부탁해왔다

 

 

 "장하임에게 말해줘, 저녁 회의는 못하게 될꺼 같다고-"

 

 

 

 정신은 다른곳에 있는 사람처럼 눈은 전혀 다른곳을 향하고 있었다. 창 밖인지도 아님 그 너머인지도 알수 없었다.

 

 

 그저 짧게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고 강비서는 돌아 나왔다.

 

 

 

 

 

 

 

 

 아무리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아무리 힘들게 들어온 회사라고 해도

 

 강비서는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댓가로 월급이란걸 받는 자신이 마치 파렴치한 처럼 느껴져서..

 

 정말 참을수가 없었다.

 

 

 "정말 미치겠군"

 

 

 강비서는 차마 떠나지도 못하고 문에 기대어 서 있있었다. 차마 떠날 용기도

 

 다른 이에게 이 사실을 알릴 용기조차 없었다.

 

 작가님 곁엔 의자뿐이었다. 목발은 다용도 방에 있을 것이었다.

 

 이대로 떠난다면 작가님은 아주 한참을...... 같은 자리에서 그저 앉아 있어야 할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강비서는 결국 문에 기대어 잠시 앉았다. 차마 떠날 수가 없어서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전한 자신이 너무 싫어서.

 

 

 

 

 눈을 꼭 감았다 떴다.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자신이 효율적인 흉기가 된 것만 같아 마음이 쓰렸다.

 

 

 

 

 -

 

 

 

 

 

 지혁은 강비서가 나간 뒤에 한참을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상하지만 마치 그런 기분이었다.

 

 어린 날 운동회가 끝난 운동장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떠뜰썩함도- 아이들의 웃음도 , 노랫소리도 끊긴 그곳엔

 

 

 늘 정리되지 않은 만국기들만 을씨년 스러운 저녁놀 바람에 흔들릴 뿐이었다.

 

 

 여름 내내 준비한 그 모든게 끝나버린 그 기분 - 그런 기분이었다.

 

 

 

 뭔가가 자신 안에서 빠져나가버린 기분이었다.

 

 가장 아프지만 가장 중요한- 자신을 규정짓던 어떠한 무엇인가가..

 

 

 솔직히 말하자면 아버지가 장하임을 카드로 쓸 줄 알았다. 그게 당연할거라고 생각했기에 그쪽으론 방어를 단단히 했다.

 

 어떻게 공격할질 몰랐을 뿐이다. 거기에 부수로 따라드는 상처는 대부분 죄책감일 것이었기에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건 견디는 중 이었다. 오늘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으니까-

 

 난 오늘도 죄책감을 느꼈으니까-

 

 

 

 그런데 아버지는 자신이 생각한것 이상으로 잔인했다. 어떤 이유로도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아니 거절할수 없는 것을

 

 아버지는 목줄로 내미신 셈이었다. 그 목줄은 안으로도 쇠못이 뻗쳐서 내 목에 내 손으로 채우는 순간 나를 죽도록

 

 할퀼걸 아시면서도 , 아니 내가 알고서도 기꺼이 그 목줄을 찰거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는 것이 더 소름끼쳤다.

 

 

 그랬다. 난 그 쇠못이 내 목 가장 깊은곳에 근육을 찢으며 파고들어도....... 그걸 내 손으론 못 끊을것이 분명했다.

 

 하민이 어머니.... 나는 왜 그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을까- 역시 난 형이 말한것처럼 그저 이기적인 새끼일지도 몰랐다.

 

 그런 소문이 들리는 것쯤이야 알았다. 그러나 난 내 고통이 너무 커서-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이.. 이제 기억만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런걸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어머님이 그런 부탁을 하시는 것도 , 그런 것 때문일 수도 있었는데

 

 

 

 전혀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전혀......

 

 

 아버지같은 냉혈한이 알아챈 일을 난 알아채지 못하다니 그 사실도 믿을수 없었다.

 

 난 이제 누구 뒤에도, 숨을수 없는 채 그저 내려오는 비를 맞고있는 것 같았다. 그 비는 나를 삼키고 내 숨의

 

 남은 한 조각까지 모조리 긁어갈 것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질 않았다. 맘속에 있던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이

 

 마치 스러져 사라진 것 처럼- 내 자신이 움직이고 숨을 쉬고 앉아 있는데도 내 자신은 껍데기처럼 느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일어섰다. 다리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정신이 없었다.

 

 겨우겨우 위태롭게 서 있었는데.... 갑자기 발 밑이 축축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그게 흘러서 다른 발 까지 살짝 적시고 나서야 그것이

 

 피라는 것을 알았다. 그 기분 나쁜 온도는 자신을 전의 그 기억으로 데려가기엔 충분했다.

 

 

 머릿속에서 하민이의 째지는 비명이 들렸고 그때처럼 징그러운 빨강이 눈에 번져왔다.

 

 눈에서 떨어지는게 눈물인지 땀인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

 

 

 

 

 

 

 자신은 스스로 강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끊임없이 눈을 다시떴다. 피는 이상한 따끈함을 품고 계속 흘렀다.

 

 감당할수가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어지러움증을 느끼다가.

 

 

 

 

 

 지혁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자리에 툭 떨어지듯 그는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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