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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2. 수호자(5)
작성일 : 19-06-05 23:04     조회 : 59     추천 : 0     분량 : 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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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기지, 제 5전투지역 외곽 -

 

 “모두 뛰어!”

 

 쾅! 콰과과과광!

 

 거대한 울림과 파도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덕분에 소리를 듣고 쫓아오려던 괴수들도 휩쓸려 떠내려간다. 하지만 그 파도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뒤를 맹렬하게 쫓아오는 파도를 보며, 모두 죽을힘을 다해 뛸 뿐이다.

 

 “으아아아아!”

 

 “사렬려려줘어!!!”

 

 “들려 있으면서 소리나 치지 말라고요!”

 

 그 와중에도 그의 펜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상황을 그려가면서 기록하는 그의 직업정신은 참으로 대단할 정도였다.

 

 “아멜! 무슨 짓을 한 거야?!”

 

 스피넬이 맨 뒤에서 따라오는 아멜에게 소리쳤다. 그녀의 말에 아멜은 머리를 붙잡고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흐으...... 그냥 밥상 엎는 것을 상상 했을 뿐인데..... 이렇게 될 줄이야!”

 

 “뭔, 밥상을 엎는 게 이렇게 큰 거야! 아! 저기 갈라진 틈 조심해!”

 

 앞에 사람 두 명보다 큰 틈이 보였다. 다행히 스피넬이 알려준 덕분에, 모두가 그것을 인지하고 그대로 뛰어넘을 수 있었다.

 

 콰과과고과구그그그그그.......

 

 틈으로 모래가 빠지면서 파도의 벽이 줄어든다. 동시에 모래에 휩쓸린 괴수들도 그 구덩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 그대로 압사를 당했다. 파도가 줄어드는 것을 본 탐색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이제 안전한 건가?”

 

 “그.. 그런 소리 하지마세요!”

 

 “응? 왜?”

 

 “그러면 꼭.......”

 

 푸화악! 아멜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구덩이에서 모래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거기에는 검은 로브의 남자가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기어 나왔다. 그 모습은 마치 먹이에 굶주린 모래귀신 같아보였다.

 

 “어디까지 가는 거냐? 이 망할 녀석들........”

 

 “히이익! 이럴 줄 알았어!”

 

 “이... 입이 방정이야! 정말!”

 

 아멜은 다시 검을 땅에다 꽂으려고 했다. 하지만 녀석의 꼬리가 더 빨리 날아와 그녀의 검이 땅에 닿지 않게 했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노림수였다.

 

 “흐아압!”

 

 “끄아아아악!”

 

 그녀는 땅에다가 했던 것을 고스란히 녀석의 꼬리에 쏟아 부었다. 당황한 녀석은 꼬리를 빠르게 떨어뜨리고 그대로 뒤로 물러서려다가 그만 다시 구덩이에 빠져 들어갔다. 그 모습에 스피넬은 머리를 긁적이며 아멜에게 말했다.

 

 “흐음? 녀석 은근히 멍청한 거 아니야?”

 

 “그런가? 근데 힘 하나는 장난 아니게 세긴 해. 그리고 재생력도 엄청나고.”

 

 “푸하아악! 이.... 이년이!”

 

 이상하다. 분명 재생이 되어야 할 꼬리가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 일단 녀석들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지만, 조금은 조심을 해야 할 듯싶었다. 저 이질적인 힘은 뭐지? 이건 들어본 적도 없다고!

 

 그는 꼬리를 그대로 뜯어버리고 팔에서 가시를 뽑아 던지기 시작했다. 스피넬은 즉시 팅커를 자신 뒤에 내려두고, 가시들을 모두 쳐내버렸다. 간결한 동작으로 움직이며 정확하게 가시들을 떨군 것에 팅커는 감탄하며 그녀의 동작을 바라보았다.

 

 “이건....... 기사들보다 더 잘 다루는 거 아닌가? 대단해.........”

 

 가시들과 그녀들의 공방이 가열된다. 창과 검과 가시가 부딪히면서 파열음과 불꽃을 마구 일으켰다. 뜨거운 모래밭의 공방에, 모래바람이 그치고 쏟아지는 뜨거운 햇빛이 더욱 더 열기를 가열시켰다.

 

 “흐.... 돌아가면 찬 물을 흠뻑 뒤집어써야겠네. 안 그래, 아멜?”

 

 “맞아. 돌아가면 그렇게 해야겠어.”

 

 스피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숨을 고르는 아멜. 아직 여유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녀석의 움직임이 이상해진 것을 조금 눈치 챈 그녀이기에,

 

 ‘어쩌면 승산이 있을지도 모르네. 이 타들어가는 갈증만 어떻게 한다면.........’

 

 스피넬과의 협공으로 녀석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멜은 그대로 검을 고쳐 잡고, 방금 전의 기운을 검에 불어넣기 시작했다. 이질적인 힘의 기운에 녀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 2식, 십자섬!”

 

 “이.... 이년이!”

 

 녀석 손에서 이상한 빛이....... 아니 저 빛은 예전에 본 적이 있다. 마치, 아델이나 리즌이 썼던 것과 비슷한 그런 빛. 그리고 그때도 봤었던 빛을. 아멜은 즉시 다른 기술을 연계해나갔다.

 

 “1식 초승달 베기! 이거나 먹고 떨어져!”

 

 아멜의 검기가 녀석의 팔을 밀어낸다. 동시에 녀석이 쓰려던 무엇인가는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갔다. 팔이 저려온다. 충격이 몸 안 구석구석을 헤집는 느낌이다.

 

 “이런... 고통.... 느낀 적이 없어.”

 

 사도가 되고 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다. 피부가 찢어지는 것이 이렇게까지 괴로운 것이었나? 불을 만졌을 때와 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고.

 

 펑! 피융!

 

 불꽃이 올라가는 게 보인다. 이건 인간 놈들이 쓰는 신호. 녀석들의 지원군이 오고 있다는 얘기다. 괴수들은 아직 배를 주리고 있어 그 녀석이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숫자싸움이 되고, 그렇게 되면 불리해질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물러나야 한다.

 

 “흐.... 흐아아아아아! 짜증나! 짜증난다고! 왜 나만! 왜 나만 이러는 거야! 앙?! 으아아아아!”

 

 그의 분노가 하늘을 뚫을 기세다. 하지만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두고 봐! 다음번에 만나면 내가 너희들을 찢어 버릴 테니까!”

 

 “시끄럽고 빨리 집에나 돌아가.”

 

 아멜은 그런 그를 보며 시답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검은 로브의 사내의 몸이 마치 사막의 안개처럼 흩어지듯 사라져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팅커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몇 번이고 눈을 문질렀다.

 

 “저.... 저것도 괴수인거야?”

 

 “뭐, 그렇다고 보면 되죠. 최근에 발견한 거라 아직 정보가 많이 없어요. 들리는 얘기로는 에디터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뭐, 아직은 두고 봐야죠.”

 

 특종 중의 특종인건가? 이건 일반 기사뿐만 아니라 학계에 보고해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못 해먹겠어.......”

 

 한 번 더 이런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면..... 심장이 쪼그라들어 터져버릴 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 살아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

 

 “아멜! 스페넬! 괜찮아?”

 

 마침 앞쪽에서 지원군이 도착했다. 모두 토벌부대 대원들. 괴수무리들이 몰려오는 것과 더불어(정확히는 갑자기 발생한 거대한 모래파도를 관측하러 온 것이긴 하지만.) 신호탄을 보고 즉시 달려왔으나, 이미 여기는 상황정리가 끝난 뒤였다.

 

 다행이 일행 모두 무사한 것 같아보였다. 모래바람에 날라 다니는 작은 돌조각이나 녀석의 가시에 긁힌 상처를 제외하고는 큰 상처나 무리는 없어보였다. 대원들은 서로 아까 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아멜을 바라보았다.

 

 “그럼...... 그 거대한 벽은 아멜의 짓이라는 거야?”

 

 “응! 그래. 정말이지 나도 놀랐다니까?”

 

 “아멜, 이 얘기 진짜니? 이거 엄청난 일이잖아?!”

 

 모두 들뜬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멜은 그런 그들의 질문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 생겼으니까.

 

 “아저씨는 어디 있나요?”

 

 “흐... 역시 대장 바라기라니까. 대장부터 찾네.”

 

 “그... 그런 게 아니에요! 단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요.”

 

 “아.. 알았다고. 더 이상 안할 테니까, 귀는 잡지 마. 아프다고.”

 

 아멜의 응징에 대원들은 웃어넘기며 그들을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선....... 돌아가서 씻자. 모래랑 땀이 범벅이니까. 그렇게 하자.

 

 

 

 

 - 전진기지, 6군단 숙영지 내 토벌부대 막사 -

 

 

 아멜들이 막 괴물과 접촉했을 무렵.

 

 숙영지 내에서는 남들은 푹 쉬며 정비하고 있을 때, 한쪽에서는 종이더미에 파묻혀 한숨만 내쉬는 사람이 두 명이 있었다. 하나는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매력적인 눈이 퀭해지고 안테나 같은 머리카락이 축 쳐진 레프레아. 그리고 다른 한명은.........

 

 “흐...... 서류라니.... 또 서류야! 서류!”

 

 “그러게요........ 이런 지옥은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녀의 상관이자 그녀와 같이 퀭한 눈으로, 부들거리는 손을 떨고 있는 인간이 숨 막히는 전쟁터 속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그의 간이 책상의 한편에는 커피가 눌러 붙은 씻지 못한 컵에 여러 개 쌓여있다. 밤새 작업을 해도 끝나지 않는 이 서류들의 향연에 그는 몸부림을 치며 짜증을 내는 중인 것이다.

 

 “매번 왜 그분은 관리관님께 일을 넘기는 건가요?”

 

 아델이 막사에서 나오지 않아, 걱정되어서 왔다가 된통 걸려버린 리엔이 툴툴대며 말을 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그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부들대며, 그때 했던 선택을 후회하며 말했다.

 

 “하... 하지만.....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큰돈이었어........”

 

 서류 10장에 금화 1장. 아, 참고로 금화 1장의 값어치는 은화 100장, 동화로는 10만장이나 된다. 쉽게 맥주 한잔과 식사 한 번에 많아야 동화 수십 장, 사치품이나 무기 등을 사려면 은화가 수장이 필요하다. 그러니 금화 1장의 값어치는 엄청나게 많다는 얘기다.

 

 “물론 결제를 잘못하면 금화 10장이 날아가는 것들도 있지만.”

 

 “그러면 쓸모없는 거잖아요!”

 

 그래도 금화라는 말에 리엔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받는 거였다면, 이 수많은 서류들을 모두 정리한다면.........

 

 ‘히익, 금화 30장은 넘을 거야!“

 

 ‘이렇게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 몇 할은 떼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녀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자신도 열심히 서류를 작성해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펜들이 움직이고 있는 와중에, 문득 리엔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여태껏 받은 서류들, 전부 그분한테서 받은 건가요?”

 

 “어? 어...... 거의 그렇지?”

 

 “그럼 여태껏 서류 작성 도와드리면서 돈은 어디로 가셨나요?”

 

 뜨끔! 아델은 고개를 돌리고 일부러 먼 산을 바라보았다. 역시 이 사람........

 

 “관리관님! 그렇게 열심히 도와드렸었는데!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리엔의 눈빛이 사나운 고양이와 같아보였다. 이대로 변명같은 것을 늘어뜨리면 그녀에게 할퀴어 질 것이다. 아델은 머리를 긁적이며 진땀을 뺐다.

 

 “네... 네 몫은 따로 모아뒀다고! 그..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물론 이 말은 사실이긴 하다. 리엔이 자주 도와준 것에 휴가 다녀올 때 쓰라고 줄 돈을 따로 모아놓았던 그였으니까. 저번에 에테레아를 방문했을 때, 쇼핑한 것과 쾌속 비공정 탑승 비용으로 따로 모아둔 돈을 썼었다. 리엔이라면 그것을 잊지는 않았을 테니, 이 이상으로는 따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정말요? 정말 그런 거죠? 그럼 이번 것도 잊지 말고 모아둬 주세요~.”

 

 “아... 알았어. 알았다고!”

 

 흐...... 돈 관련 얘기만 나오면 기가 빨리는 것 같다니까. 대신, 이런 사람일수록 일 처리는 확실하니 좋지만 말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해맑게 웃는 리엔. 그저 한 없이 긍정적인 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피식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히히, 이번 일이 끝나면 놀러나 가야겠어요.”

 

 “그래. 놀러 갔다 와. 특별 휴가 신청에 관련된 서류도 거기 있으니까 말이야.”

 

 “정말요? 그건 맨 나중에 해야겠네요?”

 

 “그래. 실수라도 하면 네 휴가 잘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어이쿠! 실수 할 뻔했네.”

 

 둘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한차례 웃었다. 적당한 농담과 적당한 일은(?) 즐거운 거니까. 물론 노는 게 제일이지만.

 

 그렇게 한참을 둘이 일하고 있을 때, 밖에 조금 소란스러운 것에 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마침,

 

 “대장! 대장! 애들 쪽에서 붉은 신호가 왔어요!”

 

 갑자기 막사 밖에서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대원의 목소리에, 아델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붉은 색 신호탄은 위급 시에 쓰는 것이다. 다른 신호탄들이 있음에도 그것을 바로 썼으니, 상황이 급하다는 얘기겠지.

 

 동시에 거대한 파도 같은 것이 몰려든다는 얘기도 있다. 설마 우려했던 에디터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 그는 안절부절, 손을 떨며 대원의 보고를 들었다. 지아렛 정도라면 어느 정도 아이들이 감당을 할 수 있겠지만, 하이브나 에디터는 만나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대처할 방법을 모를 것이다.

 

 특히 에디터는 아마 일반 기사들 1000명이 달려들어도 무리라고 판단 될 정도로 위험한 녀석이니까. 몇 번 상대해본 그로서도 상당히 까다로운 녀석들이니까 말이다.

 

 “관리관님, 애들이랑 갔다 와요.”

 

 리엔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했다. 아이들의 일이라면 안절부절 못하는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였으니까.

 

 “아니야. 이쪽에서 부를 수도 있으니 기다려야지.”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어차피 그 망할 ‘상사’분도 있으시잖아요? 안 그래요?”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역시 저 눈을 그냥 바라보고 있기에는 무리다. 아델은 잠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럼 부탁할게.”

 

 “잘 갔다 와요. 무리는 하지 말고요.”

 

 아델은 곧장 대원들을 소집하고, 5지역으로 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대원들에게는 신호를 추적하며 합류지점으로 가라고 하면서 선발대를 편성하기는 했지만, 그의 발이 워낙 빨라서 선발대를 그만 제쳐버렸다는 것은 다른 대원들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거대한 모래파도가 워낙 신경 쓰여서 빨리 뛰어간 것이지만 말이다.

 

 뒤에서 오는 후발대에는 어느 정도 똑똑한 녀석이 있으니, 그에게 지휘를 맡겨뒀으니 안전하겠지.

 

 

 그렇게 한참을 뛰었을까. 그의 눈앞에는 모래에 압사당하고 제정신을 못 차리는 괴수들이 눈에 보였다. 확실히 지형을 뒤엎어버릴 정도로 대단한 힘이다. 지반에도 영향을 준 것인지, 균열이 간 곳이 있을 정도다.

 

 ‘에디터가 진짜 있다면........ 원정군을 모두 뒤로 물려야 할 텐......’

 

 “어라? 거기 누구시죠?”

 

 그의 등 뒤에서 나는 목소리. 가늘고 여린 목소리에 그는 고개를 돌려 뒤집어진 괴수 시체 위에 앉아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그는 뒤로 물러서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그의 허리춤에는 검이 꽂혀있지 않았다.

 

 ‘아.... 지금은 검이 없지.’

 

 “에이, 살벌하게 무슨 짓이에요. 뭐, 검이 없는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요.”

 

 “썩은 시체냄새나 풍기지마라고.”

 

 “어머? 지금 그게 사람한테 할 소리인가요? 연약한 제 마음에 상처를 주시다니........”

 

 갈색 로브를 입고 섬뜩한 기운이 풀풀 풍기며 그녀인지 그인지 모를 녀석이 천천히 괴수 시체에서 내려왔다. 아델은 그런 녀석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거 네놈 짓이냐?”

 

 “흐흐,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직 이곳에 돌아온 지 얼마 안돼서 힘이 아직 덜 돌아왔거든요. 오히려 제가 묻고 싶네요. 그쪽에 아직 마법사가 남아있나요? 이렇게 뒤집을 정도로 뛰어난.”

 

 아델은 알 수 없는 녀석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아카레니의 사도 녀석들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만, 네들 짓이 아니라고?

 

 “그건 무슨 소리냐? 너는 ‘태초의 사도’잖아?”

 

 “어머! 그걸 기억해 주시다니, 영광이네요. 그렇지만 저는 그런 힘이 없답니다. 그런 힘이 가지고 있으면 그년 면상을 찢어버리고, 그 자리를 제가 차지하고 있겠죠. ‘용사님’?”

 

 두 사람의 사이에서 엄청난 살기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모래바람이 걷히고 내려오는 뜨거운 햇빛도 얼어붙을 만큼 시린 살기가 주변의 공기를 모두 얼려버릴 정도로 말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렇게 견제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 다 지금 제 힘을 못 발휘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고 말이다.

 

 “그럼, 제 3자의 소행이라는 건가요? 이 거대한 재해는?”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먼저 말을 꺼낸 것은 갈색 로브 쪽이었다. 녀석의 말에는 의심이 가득한 느낌과 더불어 거짓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녀석들에게서 보기 힘든 순수한 의구심이 말이다.

 

 “글쎄다? 확실한 거는 너희들이 없애버린 마법사들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으니까, 제 3자의 소행이라고 보긴 힘든데?”

 

 “하하, 지금 농담 하시자는 건가요? 저한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없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선약이 있는데, 이쪽으로 온 거라고.”

 

 뭐, 일단 둘 다 싸우러 온 것은 아니니까, 정말이지 둘이 동시에, 정확한 타이밍에 살기를 풀고 뒤로 물러났다.

 

 “다음번에도 검을 지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흐으...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살 떨려 죽는 줄 알았다고요.”

 

 “나야 말로, 너랑 오래 마주보기는 힘들다고. 특히 그 냄새, 기겁하다 못해 내 어제 먹은 것 까지 뱉어내고 싶을 정도니까.”

 

 서로가 섣불리 등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마치 왔던 길을 시간 감듯 뒤로 걸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거리를 벌려나갔다. 그나저나 알 수 없는 일이다.

 

 ‘제 3자라고? 그게 누구지? 누군가 또 있다고?’

 

 알 수 없는 녀석의 말을 곱씹으며, 그는 빠르게 아멜네들을 향해 뛰어갔다. 일단 아이들이 가까이 있었으니, 당사자들에게 들어보는 게 제일 빠를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녀석을 붙여놓은 이유가 바로 이거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요즘 왜 이리 힘이 쭉 빠질까요.... 너무 더운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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