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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9. 각성(2)
작성일 : 19-02-27 23:15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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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포트 메인, 무너진 방벽 -

 

 “휴. 팀장님! 수리 다 맞췄습니다!”

 

 방벽에 자재를 들이부어, 괴수가 들어올 틈을 모두 막았다.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금속 기둥을 여러 겹을 박고, 석회와 기타 골재를 섞어 만든 단단한 벽을 빠르게 굳혀서 공성포를 이용해서 두들겨도 무너지지 않을 단단한 벽을...... 아니 공성포에도 부서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은 못하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단단한 벽을 두껍게 만든 것이었다.

 

 그것도 단시간에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다른 부대와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그들만의 노하우였다. 그만큼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대단한 존재들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럼 이제 애들을 불러야... 저건 또 뭐야!!!!”

 

 모래폭풍을 거둬내고, 붉은 불기둥을 쏟아내며 괴수와 부딪히고 있는 존재의 출현에 다들 깜작 놀라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 저게 말로만 듣던 마녀의 힘이 해방된 모습인건가?

 

 “흐..... 저건... 인간이 아니잖아....”

 

 

 

 아멜의 모습은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상당이 불안정해 보였다. 힘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녀의 볼과 팔에, 아니 몸 전체로 붉은색 선들이 그어져 나가고 있었다.

 

 “헤헤! 이거 참 볼만한 대결이군요! 뭐,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 같아 보이지만요.”

 

 검은 로브의 남자의 말대로, 아멜의 공격은 괴수에게 굉장히 일방적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치는 쪽은 아멜이고, 오히려 맞으면 맞을수록 녀석의 반응이 조금씩 빨라지기만 했다.

 

 ‘크윽... 이렇게 까지 했는데......’

 

 분명 힘을 해방하면, 극한으로 올린다면 녀석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몸이 타들어가는 한이 있어도 녀석에게 한방을 먹이겠다는 생각으로 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공격은 왜 인지 모르게 녀석에게 닿을 때 마다 맥없이 픽픽 사라지는 것 같았다.

 

 ‘분명 무엇인가 방해를 받는 느낌이야.’

 

 처음 공격할 때는 먹혔던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맞질 않는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델이 떠올랐다. 분명 괴수들을 다루는 ‘아카레니의 사제’들은.......

 

 “젠장.... 처음부터 잊고 있었네.”

 

 아멜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검은 로브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피식 웃음을 지어냈다.

 

 “당신한테 그 사람이랑 같은 힘이 있다면..... 분명 ‘마법’이라는 것을 쓸 수 있겠죠?”

 

 “오호? 그런 것도 알고 있나요? 참, 당신에게 이것저것 알려준 사람은 대체 뭘까요? 그런 고급정보들을 아는 사람이라곤...... 아! 그 신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려나?”

 

 남자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신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런 존재들도 있다는 건가?

 

 “그럼 여기에 그 사람이 있다는 거군요. 우리 사랑스러운 무녀님에게 상처를 입힌, 그 몹쓸 녀석이.”

 

 그는 갑자기 머리에 손가락을 얹고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가끔 아델이 머리에다가 대고 중얼거리는 것과 같아보였다. 아니, 이제야 그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해되었다. 그는 이상한 괴짜가 아니라,

 

 “검풍 2식! 사초섬!”

 

 한차례 가벼운 움직임을 뒤로 갑자기 4가닥의 붉은 줄기가 그를 향해 날아갔다. 위력은 아까보다 약하지만, 아델에게서 배운 기술을 응용한, 녀석이 제때 반응 할 수 없도록 속임수를 섞어서 기술을 날린 것이다. 물론 이 기술도 막힐 것을 예상하며 날린 것이지만.

 

 텅! 요란하게 철판을 두들기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려 퍼졌다. 4개의 검기가 녀석의 앞에서 맥없이 사라져갔다.

 

 “하아? 그런 하찮은 기술은 저 쪽한테나 쓰라고요. 참! 저 녀석한테도 안 통했죠? 낄낄낄.”

 

 아멜은 이 현상이 대충 무엇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에 아델과 훈련을 하면서, 아델이 자신의 힘을 정면에서 부딪쳤을 때, 그때와 같은 모습이 녀석 앞에서 펼쳐졌던 것이었다.

 

 ‘흐으....... 그럼 여기서는 이렇게 해야겠네.’

 

 강제로 힘을 끌어올렸기에 앞으로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녀는 여기서 힘을 다해 죽을 생각이 없었다. 예전에 그녀라면 한없이 괴수와 싸우다, 힘을 다할 때 괴수와 부딪히며 죽을 계획이었다. 아니 그게 무구 적합자의 삶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압! 갈래 비틀기!”

 

 그녀의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검에서 발산된 파동이 주변을 왜곡시키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흉측한 괴수는 그 공격을 자신이 들고 있는 도끼를 이용해 막으며 포효를 했다. 마치 이 정도는 싱겁다는 듯이. 바로 그 순간 아멜은 빠르게 두 번 앞을 내지르며 녀석의 도끼가 막고 있는, 파동에 검격을 그었다.

 

 “무기 파괴!”

 

 콰드득! 팍! 검은 로브의 남자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는 녀석과 더불어 아멜의 힘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래서 이 승부는 가볍게 낙승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투를 방관하고 있었는데.

 

 “어... 뭐.. 뭐야!”

 

 “크.. 크오오오!”

 

 괴수는 확실히 강해졌다. 그분에게서 받은 힘으로 녀석을 한층 더 강화 시켰으니까. 거기다 앞에 있는 소녀는 자신들이 걸어놓은 저주로 인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

 

 ‘어떻게.... 공격이 먹힌 거지?’

 

 녀석이 날뛸 수 있도록 특별한 무엇인가를 걸어두었다. 녀석들의 분류로 3등급짜리 괴수를 6등급 이상으로 만들 수 있는, 재앙 급 괴수를 이용해 녀석들의 핵심 전력을 없애버리라는 그분의 명령을 수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녀석들은 신속하게 대응하고, 이 괴수를 묶어두는 것도 모 잘라, 비밀로 부치고 지워냈던 힘들의 정보들도 다 알고 있었다. 수세기를 걸쳐서 만든 작업이, 단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반쪽짜리 주제에.......”

 

 힘은 제대로 쓰지 못한다. 봉인된 힘과 변질된 힘이 녀석들을 갉아먹게 만들어두었다. 그럼에도 앞의 소녀는, 한계를 넘어서서 괴수와 맞붙고 있다. 마녀의 힘을 쓰는 자에게는 또 다른 불행을 낳게 만드는 장치도 만들어 두었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 박탈감. 그로 인해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의식도 약하게 만들어두었다. 싸움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두었다, 라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당신은 저를 너무 과소평가했어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

 

 소녀는 타들어가는 몸으로, 자신의 동료를, 그리고 뒤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속으로 그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갔다. 이러다가 잘못하면, 어쩌면 ‘용사’의 존재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콰아앙! 아멜의 붉은 검이 괴수의 팔을 깔끔하게 절단했다. 이젠 더 이상 소녀에게 ‘왜곡’도 통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약한 괴수를 적응 형으로 길러내려고 했던 계획은 이제 포기해야 했다.

 

 “하아! 그래! 너무 과소평가 한 것 같네요. 그럼 전력으로 가겠습니다! 죽을 각오나 하세요!”

 

 3번째 변화, 괴수는 이제, 괴수라고 불리기보다는 이젠 괴물이 되었다고 해도 말이 되는, 짐승형 지아렛으로 변화를 성공했다. 녀석은 도끼를 집어던지고, 더 강해진 팔과 다리를 이용해 아멜을 향해 돌진해 왔다.

 

 “크르르! 크아아아아!”

 

 쾅! 콰과쾅!

 

 검과 발톱이 수차례 맞부딪힌다. 아멜과 괴수는 서로의 목숨을 마치 불에타는 양초처럼 온 힘을 쏟아내며 부딪혀댔다. 붉은색 파동은 괴수의 검은 힘과 함께 사방으로 흩뿌려졌고, 주변의 바위와 돌들은 모두 모래가 될 정도로 갈려나가기 시작했다.

 

 “아... 아멜 누나.....”

 

 그런 둘의 싸움을 세유는 그저 그 모습을 넋을 놓고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아멜이 준 해독제가 거의 다 돌긴 했지만, 아직 몸 상태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니까. 거기다 언제 저 검은 로브가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검은 로브의 남자의 얼굴이 굉장히 일그러져 있었다. 남자는 괴수가 시간을 끄는 사이 거대한 한방을 준비하려고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무엇인가가 들려왔다.

 

 ‘이봐, 거기 상황도 안 좋지? 그렇지? 이 거지 같은 녀석아! 내 육체도 잃고 너도 전력을 크게 상실했겠지? 안 그래?’

 

 “뭐! 이 자식이! 내 계획은 틀리지 않았다고!”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자, 세유는 몸을 움찔 거리며 검을 움켜쥐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화를 버럭버럭 내며 말을 쏟아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갑자기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아멜과 세유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제...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 때문이라고?!!”

 

 “크오오오오!!!”

 

 “다 죽어버려! 다 죽어버려!! 다 죽어버...! 컥~!”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난 회색로브의 남자. 세유는 그의 기척을 읽을 수가 없었다는 사실에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다.

 

 ‘뭐... 뭐지?!’

 

 분명 그 녀석을 본적이 있었지만, 기억이 흐릿하다. 하지만 녀석을 바라보고 있으면 몸이 떨려오는 엄청난 공포가 그에게 엄습해왔다.

 

 “젠장..... 그 꼬맹이에 이어서.... 네 녀석 마저 살아남아 있는 거냐?”

 

 회색 로브에 가려진 얼굴이 살짝 드러났다. 피부가 문드러져 벗겨져 있는 그의 얼굴 모습과 불타는 것 같은 붉은 눈동자가 세유를 바라보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언제까지 그 작은 몸뚱이에서 살려는지 몰라도, 네 녀석들은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배신자.”

 

 배신자? 순간 그는 세유에게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검은 로브를 들쳐 매고 떠나려고 했다. 그 모습에 아멜은 그쪽으로 검기를 날리며 그의 발을 붙잡으려고 했다.

 

 “거기서! 이 망할 자식들아!”

 

 하지만 회색 로브의 남자는 검은 로브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 뒤, 손을 들어 아멜의 검기를 막아냈다.

 

 “걱정하지마라. 조만간에 또 볼 거다.”

 

 괴수만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진 그들. 아멜은 그들을 쫓고 싶었지만 일단 괴수를 제압해야만 했다. 한계점에 임박한 자신의 몸과 더불어 이 녀석 화가 날 때로 화가 나있었으니까.

 

 “@#$%. 제기랄.”

 

 아멜은 평소에 입에 담지 않던 거친 말을 내뱉은 뒤, 그대로 검을 고쳐 잡았다. 다시 만난다고 하니, 복수는 그때 가서 해야지. 아멜의 검과 괴수의 발톱이 다시 한바탕 붙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모래 바람을 뚫고 거대한 소음이 울려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흐으... 망할.....”

 

 눈살을 찌푸리며 욕을 내뱉을 까 하다, 뒤에 있는 리엔을 보고 급히 입을 다무는 아델은, 아까 전 회색 로브의 남자를 머릿속에서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 어디서 많이 봤단 말이지....... 너무 흐릿한 기억이라 기억이 나질 않네......”

 

 근 500년이나 된 기억... 이라고 하지만, 그때 나이가 고정 되어 있다면 10년 전 기억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구태여 500이라는 숫자를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아니, 신경을 쓴다면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 팍팍 든다는 말이지.

 

 “이러면 내가 엄청나게 나이 먹은 늙은이 같잖아! 아야!”

 

 “관리관님은 엄청 나이 먹은 늙은이 맞거든요! 갑자기 튀어나가지 말란 말이에요!”

 

 리엔이 그의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 이젠 그게 일상이 된 듯싶었다. 아픈 등을 쓰다듬으며 아델은 리엔을 노려보았지만, 리엔은 그런 그의 시선을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다치고 쓰러진 동료들만 보였으니까.

 

 “빨리 부상병들 후송해! 상처가 심각한 사람은 빨리 응급처치 하고!”

 

 리엔은 즉시 주변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동료들의 상태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가벼운 상처를 입거나, 아까 전 잔챙이들과 상대하면서 나왔던 부상자와는 상황이 안 좋은 병사들이 여럿 보였다. 그녀는 즉시 그들에게 다가가 소독과 지혈을 실시하고 그들을 격려해나갔다.

 

 ‘흠.... 괜한 걱정을 했나?’

 

 아델은 리엔이 동료들이 심하게 다치는 것을 보고 충격이 많이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리엔은 아델의 생각과 달리 굉장히 강하고 꿋꿋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준비했던 아델은 괜히 그녀에게 미안해져서 평소에 하던 농담도 하지 않았다.

 

 “응? 관리관님? 이때 쯤 되면 반 농담이라도 건네실 줄 알았는데, 오늘은 조금 다르네요?”

 

 “네가 집중을 하는데 내가 그러면 안 돼지. 나는 그 정도까지 몹쓸 사람이 아니라고.”

 

 “흐음? 이상하다? 관리관님, 어디 한 대 맞으신거 아니에요? 분명 이거 부상당하신 것 같은데?”

 

 “내 상태는 멀쩡하다고. 그나저나 방벽 수리팀도 수리가 끝난 것 같은데....... 아멜 쪽은 어떻게 되었으려나?”

 

 한 20분 전쯤에, 수리가 반 이상 완료 되었다는 소식이 들린 뒤로 쭉 소식이 없었다. 10분마다 보고하라고 했었는데, 아이엘 쪽도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 상당히 골치를 앓고 있는 것 같았다.

 

 “것보다 영내에 수상한 사람이 들어왔다고 하던데요? 관리관님을 꼭 만나야 한다고 하던데......”

 

 “수상한 사람? 복장이 어떤데?”

 

 “온통 검은색으로 칠한 복장에, 음...... 검은 망토와 뱃지를 달고 있었어요. 군 관계자라고 하더라고요.”

 

 아델의 눈썹이 순간 꿈틀거렸다. 괴수에 집중하느라 잊고 있었다. 녀석들이 거기까지 침투했던 것인가?

 

 “젠장. 그 사람은 수상한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일단 집무실에 있으라고 해. 난 일단 일 마치고 간다고.....”

 

 “그게 자신이 괴수들한테 쫓기고 있었다는데, 거기서 도와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2군단의 장교라고 하던데, 뭐 짐작 가시는 거라도 있나요?”

 

 “도와준 사람? 우리 인원 중에 거길 갈 사람도 없잖아? 거기다 장교라고 해봐야 4명뿐인 이 동네에?”

 

 자꾸만 그의 머릿속이 꼬여갔다. 괴수들을 막기는 했는데, 무슨 목적인지를 잘 모르겠단 말이지. 그림자를 공격했다는 것은 인장이 목적이라는 얘긴데, 그렇다고 해도 갑자기 대대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것도 이상하고.

 

 ‘자신들 부하들도 그저 ’습격‘하라고만 들었다고 했었어.’

 

 아델은 아까전의 녀석을 쥐어 패며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녀석이 너무 입을 굳게 다무는 바람에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전에 스티네아에게서 먹은 한방이 너무나 커서, 몇 대 때리지 않고 그대로 녀석이 죽어버렸지만 말이다.

 

 “글쎄요? 다만, 그 사람 얼굴에 천을 둘둘 말고 있다는 것만 뺀다면......”

 

 천? 설마.. 그 녀석이....

 

 쾅! 콰과광!

 

 붉은 섬광이 하늘로 솟구치는 게 눈에 보였다. 인위적인 섬광이 아닌, 거대한 충돌에 의한 섬광. 거기다 아델의 머리를 울리는 듯 하는 이 파장은 일전에 그가 대련을 할 때 느꼈던 바로 그 파장이었다. 그는 순간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이런 ㅆ@#&^&. 젠장!”

 

 방벽과 숲까지의 거리는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 전투하고 있는 상황을 봐서는 어느 한쪽을 도우러 가려면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도 그럴게 여기까지 오면서 무기도, 몸이 성한 사람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마유와 스피넬쪽도 아직 정리가 덜 되었고....... 으아... 어디부터 가야 하는 거야! 정말!’

 

 그는 마음속으로 절규하며 심한 고민에 빠져 들어갔다. 그때 옆에서 리엔이 그의 등을 한테 더 후려치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얏! 왜 또 때리는 거야!”

 

 아까 때린 것 보다 더 세게 때린 듯 싶어보였다. 잘못했으면 그의 위장에 들어있던 맛있는 점심이 거꾸로 솟아나올 뻔했다. 뭐,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리엔은 팔짱을 낀 채 그를 보며 말을 했다.

 

 “관리관님, 아멜한테 가세요.”

 

 “뭐? 왜 갑자기? 아직 여기도 수습 안 되었잖아.”

 

 “관리관님, 관리관님은 우리들을 너무 과소평가하세요.”

 

 리엔이 뾰로통한 얼굴을 그에게 보이며 한발 입을 내밀었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과소평가 하다니. 난 너희들을 그렇게까지 보지는....”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저희들을 과소평가 하시는 거예요. 모든지 혼자 짊어지시려고 하시잖아요? 안 그래요?”

 

 탕!

 

 “으아악!”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순식간에 권총을 뽑아들어 아델의 옷깃에 삐죽 튀어나와있는 실밥을 쐈다. 갑자기 총을 쏘는 바람에, 모두들 깜짝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며 큰소리로 말을 했다.

 

 “리엔씨! 이게 무슨 일에요!”

 

 “참나, 하마터면 맞을 뻔했잖아요!”

 

 “흥! 너희들 내가 너무 편하게 대해주니까 자꾸 그러는데! 나, 이래 보여도 너희들 상관이야! 불평 하지 말고 빨리 일들이나 해! 오죽하면 저기 슬슬 기어가는 괴수 하나 보질 못했을까 말이야!”

 

 눈에 거슬리는 실밥과 동시에, 아직도 숨이 붙어있던지 회색 로브 녀석이 기어가는 것을 정확히 쐈던 것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총상을 입은 다리를 끊고 그대로 땅 밑으로 가라앉아 사라져 버려서, 리엔은 인상을 찌푸리며 총을 다시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그러니까, 너무 혼자만 움직이지 마셔요! 적어도 우리들은 동료 아니에요? 완전 남남인가?”

 

 그녀의 말에 아델은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과소평가? 아니, 과소평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녀석들을 너무 과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는 발전이 없다. 거기다 만약 그가 없어진다면, 그때는 녀석들이 혼자서 활약해야 할 텐데......

 

 “아직도 고민 중이셔요? 정말이지 괴수만 만나면 사람이 달라진다니까. 자자, 빨리 가 봐요. 방벽 수리 상황도 봐야하고, 내부의 적은 모두가 다 모여서 소탕할 수 있지만, 방벽이 뚫리면 그때는 답이 없잖아요?”

 

 “리엔씨 말 대로에요! 아델씨가 걱정하는 게 아마 그 분이셔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편성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한 많이 뽑아서 이미 보내놨어요. 거기다 그분의 실력을 못 믿으시는 건가요?”

 

 갑자기 염화로 끼어드는 아이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3군단의 참모. 그녀도 머리를 쥐어짜내며 나름 많이 고생을 한 것처럼 보였지만, 역시 발 빠르게 대처를 한 모양이었다.

 

 그래 내가 여기서 고민해봤자 아무 의미 없지.

 

 “그래 알았어. 마침 저 자식도 방벽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리엔!”

 

 아델의 단호한 목소리가 모두에게 울려 퍼졌다. 그의 모습에 모두들 갑자기 그의 앞으로 다가와 정렬을 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 선두에 리엔이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옙! 말씀하시죠! 대장!”

 

 “지금부터 움직일 수 있는 사람, 무기가 성한 사람을 최대한 모아, 아군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모두들 리엔의 말을 최우선으로 듣고, 리엔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알았지?”

 

 “넵! 알겠습니다!”

 

 리엔은 평소엔 하지도 않던 짧고 강렬한 경례를 그에게 건넸다. 작고 귀엽게만 보이는 이 레프레아가, 그것도 나름 연습하긴 했지만 살짝 삐뚤어진 경례를 하는 것을 보고, 모두들 웃음이 나오려고 했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아델 역시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그녀의 강한 의지를 받아드렸다.

 

 “그래. 그럼 모두들 위치로 움직여라! 실시!”

 

 “실시!”

 

 리엔은 모두를 이끌고 곧장 숲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아델은 그런 그들의 뒤를 보며, 언젠가 있을 작별의 순간을 한번 떠올리고는 그대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아직 그때가 아니니까 섣불리 단정 짓지는 말자고. 그나저나 빨리 가야 할 텐데......’

 

 거대한 기운이 방벽 밖에서 날뛰는 게 느껴졌다. 아마 그녀에게 있어서 시간이 얼마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동료를 벌써부터 잃을 수는 없지.

 

 ‘죽어야 할 사람들은 늙은이들이니까. 아직 새파란 녀석들이 죽어서는 안 되지!’

 

 그의 발걸음이 한껏 가벼워 진 것 같아보였다. 방금 전의 복잡했던 머릿속도 한껏 가벼워져서 마음속도 많이 편해진 그였다. 그의 등 뒤에 짊어지고 있는 그들의 마음을 이어가며, 그는 그렇게 붉은 기둥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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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11. 토벌전(5) 2019 / 5 / 15 61 0 8592   
61 #11. 토벌전(4) 2019 / 5 / 14 54 0 9018   
60 #11. 토벌전(3) 2019 / 5 / 8 59 0 7776   
59 #11. 토벌전(2) 2019 / 5 / 7 53 0 9025   
58 #11. 토벌전 2019 / 4 / 3 58 0 9804   
57 #10. 개전(6) 2019 / 4 / 2 58 0 7849   
56 #10. 개전(5) 2019 / 3 / 27 61 0 8252   
55 #10. 개전(4) 2019 / 3 / 26 64 0 8808   
54 #10. 개전(3) 2019 / 3 / 20 57 0 7923   
53 #10. 개전(2) 2019 / 3 / 19 57 0 8767   
52 #10. 개전 2019 / 3 / 13 68 0 8143   
51 #9. 각성(5) 2019 / 3 / 12 58 0 10454   
50 #9. 각성(4) 2019 / 3 / 6 54 0 8041   
49 #9. 각성(3) 2019 / 3 / 5 63 0 8663   
48 #9. 각성(2) 2019 / 2 / 27 64 0 9316   
47 #9. 각성 2019 / 2 / 26 53 0 9298   
46 #8. 인장(6) 2019 / 2 / 20 66 0 8245   
45 #8. 인장(5.5) 2019 / 2 / 19 74 0 8494   
44 #8. 인장(5) 2019 / 2 / 13 71 0 8931   
43 #8. 인장(4) 2019 / 2 / 12 67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78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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